
- 박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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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비롯, 우리나라 사람들은 참 말을 많이 한다. 말로도 부족하여 글을 쓰기도 하고 강연을 하기도 한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남의 말, 남의 글이 내 의견과 맞지 않을 경우 자기 의견을 더하거나 빼면서 흥분하기도 하고 편을 가르기도 한다. 자기 의견이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는 ‘카더라 통신’을 이용하기도 한다. 말을 퍼뜨리는 것이다. 이 말 퍼뜨리기의 역사는 오래 되었다.
삼국유사에 기록되어 있는 서동요 이야기가 그것이다.
신라 진평왕때 (599년 이전), 서동이란 마장수가 왕의 셋째 공주 선화가 아름답기 짝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 서동은 동네 아이들에게 마를 주며 자신을 따르게 한 후 노래 하나를 지어 아이들에게 부르게 했다. 바로 서동요란 불순한 노래인 헛소문을 퍼뜨린 것이다.
"선화공주님은 남몰래 사귀어 두고 서동방을 밤에 몰래 안고 간다.(善化公主主隠, 他密只嫁良置古, 薯童房乙夜矣卵乙抱遣去如)
서동요가 서울에 가득 퍼져서 대궐 안에까지 들리자 백관들이 임금에게 극력 간하여 공주를 먼 곳으로 귀양 보내게 했다.‘
1400여년 전에 입소문이 이 정도이면 요즘의 인터넷 속도는 말해 무엇하랴.
인터넷의 소문은 말보다 더 빨리, 더 넓게 퍼져나가는데 지각없는 일부 사람들은 마를 받은 신라시대 아이들처럼 확인도 하지 않은 채
그랬다더라 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그 말을 옮기고 다니는 것이다. 서동요 이야기는 현재 그 후손들에게 지금도 극성을 이루고 있다.
이 카더라 통신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기의 목적을 이루고자 하는 자들이 흔히 그러나 교묘히 사용하는 방법이 아니던가.
‘카더라 통신’에서는 서동요 이야기에서도 잘 알 수 있듯이 주로 性과 거짓말이 주축을 이룬다.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시키기 전, 언론에서 떠들어댄 이야기를 보면 알 수 있다.
결혼도 하지 않은 여 대통령에게 글은 물론이요 차마 입에 올리기도 기가 막힌, 귀부터 더러워지는 이야기들을 얼마나 많은 이들이 킬킬거리며 옮겼는가. .
“그들의 입에 신실함이 없고 그들의 심중이 심히 악하며 그들의 목구멍은 열린 무덤 같고 그들의 혀로는 아첨 하나이다” -- 시편 5:9
저희 목구멍은 열린 무덤이요, 그 혀로는 속임을 일삼으며, 그 입술에는 독사의 독이 있고, 그 입에는 저주와 악독이 가득하고 그 발은 피 흘리는 데 빠른지라 파멸과 고생이 그 길에 있어 평강의 길을 알지 못하였고 저희 눈앞에 하나님을 두려워함이 없느니라 -로마서 3:13~18
즉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이 하는 짓이 바로 더러운 말들과 관련된 이야기다.
그런데 요즘은 그저 주변사람들과의 잡담속의 지저분한 이야기가 아니라 대중 앞에서도 더러운 말과 행동을 거침없이 한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지각없는 자들은 그런 언행이 멋져 보이든가, 아니면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에 정말 좋겠네’의 수준이든가, 스스로 죄를 짓고 죄를 퍼뜨리는지도 모르는 채 떠들어 대는 것이다.
이런 정치판을 보면서 원래 정치는 그런 것이라며 거짓말과 폭력이 난무하는 것에 그러려니 하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참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잘못하면 사람이나 국가나 삼국시대의 선화공주처럼 되기 십상인 정국이다.
속는 자와 속이는 자 누가 더 나쁠까.
성경에 답이 있었다. 사람의 말에 속은 하나님의 사람을 하나님께서 죽이셨던 것이다. 드루킹과 서동요가 자꾸 생각나는 날들이지만 무엇보다 나 자신의 입이 열린 무덤이 되는 것이나 아닌지 더 깊이 생각해야할 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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