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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2일 13시 12분 등록

화요편지 독자 여러분, 한주 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낯선 질문들을 받고 대답하는 시간이 매우 색다르셨을텐데요. 아마도 시작하기 전에 기대했던 부분이랑 비슷한 점도 있고 다른 점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오늘은 바로 그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제 이야기부터 풀어내 볼까요?   


사랑하는 그들에게 쓰는 편지로 여는 새벽은 달콤했습니다. 그들을 향한 내 마음의 현주소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눈뜨자마자 노트북으로 달려가 앉았습니다. 내심 자신이 있었거든요. 그렇다고 앉자마자 이야기가 줄줄줄 흘러나왔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디서부터 어찌 시작해야할지 막막해 한참을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다 정해놓은 2시간이 끝날 무렵에야 하고 싶은 이야기를 찾아내기도 했습니다. 그런 날은 편지 위에서 하루가 진행되었습니다.   


그들과 함께한 오랜 시간들을 단 두 시간에 정리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미션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이리 될 것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충분히 시간을 쓸 수 있도록 일정을 미리 조정해두기도 했구요. 이번을 놓치고 나면 언제 또 이런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더 정성을 들였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시간을 쓸 수도 없었습니다. 한 사람에게 쓸 수 있는 시간은 딱 하루. 그래서 결국은 마무리하지 못 한 편지도 있습니다.‘나를 엄마로 만들어 준 아이에게 보내는 편지’가 그렇습니다.   


큰 아이를 떠올리면 늘 미안합니다. 엄마가 되어가는 시행착오를 고스란히 함께 한 아이. 아이에게 쓰는 편지가 유난히 어려웠던 건 그 시행착오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겠지요? 어떤 말을 해야 서툰 엄마 곁에서 아이가 느낄 불안과 피로를 덜어줄 수 있을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게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건지도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막막해진 저는 다시 한번 네 통의 편지를 읽어봤습니다. 그 안에는 나 자신으로, 아내로, 딸로, 그리고 친구로 살아왔던 43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녹아있었습니다. 아쉬움이 전혀 없을 수는 없지만 참 열심히도 살았다는 것만은 인정해주고 싶습니다. 특히 가슴 속 깊은 상처로 남아있었던 엄마와의 관계를 회복한 것은 정말로 자랑스럽습니다. 남편과도 점점 더 편안해져 갑니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와의 깊은 불화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된 듯 보이구요. 모두 엄마가 되고야 이루어낸 일들이었습니다. 나의 상처로 아이마저 아프게 할 수는 없다는 간절함으로 이루어낸 일들이었습니다.   


그렇게 키운 아이가 벌써 열 세 살이 되었습니다. 아직 못 다 준 것이 너무나 많지만 아이는 벌써 부모와의 사이에 놓인 길들을 하나 둘씩 끊고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가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아이가 겪어야할 수많은 고민과 혼란을 짐작하기에 더 안타까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안타깝다고 대신 치러줄 수 없는 일이라는 것 역시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인정해야겠지요? 지금 엄마가 할 수 있는 일은 믿고 기다려주는 것 뿐이라는 걸요.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요?   


글쎄요.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만은 분명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제가 아이의 고민을 대신 해 줄 수 없는 것처럼 그 어느 누구도 저의 답을 대신해 찾아 줄 수 없다는 것 말입니다. 그러니 어쩌겠습니까? 정성을 다해 제 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보는 수 밖에요.  

 

“결국 자신과 아이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자기 자신뿐이에요. 자신이 편안한 상태가 되어서 상황을 제대로 볼 수 있다면 대부분 답은 명료해져요. 자신에게 가장 맞는 답은 자신이 잘 알고 있거든요. 전문가에게 몇 가지 사실만 알려주고 상담을 요청하면 좋은 답을 얻기가 어려워요. 전문가도 개인의 관점이나 경험으로 ‘이렇게 하세요. 저렇게 하세요’라고 말하게 되고, 그 답은 잘 못된 경우도 많아요. 갈등의 원인을 알고 마음이 편해졌다면 답은 거의 찾으신 셈입니다.  

최성애 부모 자녀 관계 전문가 <EBS 다큐프라임 마더쇼크> 중에서  

 

다른 분들은 이 시간들을 통해  어떤 '나'를 새롭게 만나셨을까요?  

1주차 워크숍.JPG

http://www.podbbang.com/ch/11670 )

※ 공유한 팟캐스트는 2016년 상반기, 바로 이런 순간을 위해 녹음해 두었던 워크숍 실황입니다. 동료 엄마들을 위해 기꺼이 뜨거운 이야기를 나눠주신 <아이를 기다리는 시간> 3기 동지들께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방송용이 아니라 기록용으로 제작된 자료로 다소 편집이 거칠 수 있음에 양해를 구합니다.)


--- 변경연에서 알립니다 ---

1. [팟캐스트] 공부하는 식당만이 살아남는다– 박노진 작가 1부
65번째 팟캐스트 에피소드는 <공부하는 식당만이 살아남는다> 1편으로, 남다른 생각과 실행력을 가진 박노진 작가의 우아한 외식업 이야기입니다. 보통 기업수준 이상에서나 할 법한 원가관리부터 매출관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수치화하며 철저히 체계화를 이뤄냅니다. 이는 수차례 업종 전환을 하면서 쌓은 실무경험과 광우병 사태로 겪은 실패경험을 통해 터득한 노하우였다고 합니다. 또한 장사의 매력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누니 방송에서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2. [모집] <내 인생의 첫 책쓰기> 16기를 모집합니다
터닝포인트 경영연구소 오병곤 대표가 2019년 하반기 <내 인생의 첫 책쓰기> 프로그램에 참여할 16기 수강생을 모집합니다. 좋은 책은 진정성을 담아 자신과 독자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진실한 책으로 책쓰기를 통해 먼저 스스로 변화할 수 있다고 합니다. 기획, 집필, 퇴고, 출간하는 책쓰기의 전 과정을 사례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책을 통해 자신이 주도하는 삶의 전환을 꿈꾸는 분들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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