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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8일 12시 04분 등록

2016년 ‘4차 산업혁명’을 주제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은 2020년까지 전 세계에서 일자리 710만개를 사라지게 할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급변하게 돌아가는 시대, 우리 아이들은 AI와 겨루어야 하는 세상을 맞았습니다. 다가올 미래에 적합한 인재상이 새로이 대두되면서 교육제도와 입시제도 또한 변화하고 있습니다.


부모 세대는 학교에서 노동시장에서 필요한 기술을 배울 수 있었고, 열심히 공부하면 성공할 수 있었으며, 계층 이동의 가능성이 열려 있는 세상에서 살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자녀 세대는 노력이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고 열심히 공부해도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소위 명문대를 졸업해도 정규직으로 취업하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우리 부부는 마흔의 통과의례를 혹독하게 치렀습니다. 직장에서 구조조정을 시작하면서 남편은 장기 파업에 돌입했고, 아이 둘을 낳고 키우며 간신히 직장 생활을 이어가던 아내는 직업병을 얻고서 직장을 그만두었습니다. 부부에게 신체적, 정신적, 경제적 위기가 한꺼번에 찾아왔습니다. 차곡차곡 쌓아올렸던 삶의 기반이 한순간에 무너졌습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습니다. 수중에 아무것도 없을 때, 신기하게도 어릴 시절 읽었던 책이 떠올랐습니다. 책 한권만 있어도 세상 모든 걸 다 가진 것 같았던 때가 떠올랐습니다. 집 근처 도서관이 다시 눈에 들어왔습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그만 둔 두 아이를 데리고 매일 도서관에 갔습니다. 책으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우리에게 딱 맞는 책을 찾는 보물찾기를 했습니다. 남편이 고른 책을 아내가 따라 읽고, 아내가 고른 책을 남편이 따라 읽었습니다. 엄마, 아빠가 책을 읽는 모습을 보면서 두 아이도 따라 책을 읽었습니다. 인문고전 50선을 선정해 부부가 함께 읽고 마음을 흔드는 문장을 만나면 밑줄을 긋고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난중일기>(이순신, 노승석 역, 여해)와 <공자의 생애>(최현, 범우사)가 길을 열어 주는 것 같았습니다. 어느 덧 중학교 2학년과 초등 4학년이 된 두 아이도 엄마, 아빠의 대화에 끼어들기 시작하면서 가족 독서 토론으로 이어졌습니다. 가족이 함께 읽으며 ‘배움의 공동체’가 되는 기쁨을 맛보았습니다.

 

세상은 변합니다. 부모 세대가 살았던 세상과 자녀 세대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은 다릅니다. 변화의 소용돌이에 흔들리고 불안하지만, 중심을 잡고 나의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혼란의 시대에 부여잡아야 할 ‘기본’이란 무엇일까요? 급변하는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가치가 있다면, 그것이 ‘기본’이 아닐까요? 수십 년에서 수백 년 동안 사람들에게 읽힌 인문고전에서 그 가치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대학 졸업장으로 평생을 먹고살았던 시대는 끝난 지 오래입니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고, 오늘 배운 지식이 내일은 쓸모없어지는 시대에 사십대 부모와 십대 자녀가 공존합니다. 급변하는 시대에 ‘기본’이란, 과거에 쌓아올린 지식이나 기술을 증명하는 졸업장이나 자격증이 아니라, 배우려는 자세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인문고전으로부터 우리는 배우려는 자세를 배울 수 있습니다. 인문고전을 스승 삼아 30년 이상 차이나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고 소통하며 배움을 나눌 수 있습니다. 특히 성장기 인문고전 읽기는 기본 생활 태도는 물론 사고력과 공감 능력을 길러주기에 더욱 중요합니다.


* * *
[자유학년제 인문독서] 30. 독서는 모든 것의 기본이다 2로 돌아오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김정은, 유형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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