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희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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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24일~ 8월 31일. 하늘이 점지해 주신, 단군의 후예들 1기 첫 100일 대장정 기간이다.
이제 가장 힘들다는 1주일 지나, 각 부족장들 혹은 여타 책임자들이 첫 출석부를 올렸다. 그 중에는 그야말로 ‘감동의 물결’을 자아내는 출석부도 있고, 아직 출석부를 올리지 못하는 부족도 있다 (킥-오프 모임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고 있다. 역시 모든 일은 첫 단계에서 서로 충분히 이해하고, 함께 결의하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 다음부턴 가능한 많은 참가자들이 킥-오프에 참여할 수 있도록 사전에 날짜를 공고하고자 한다).
지난 주 난 수행에 이어 꿈벗을 다녀오느라 1주일 동안 부족원들의 출석체크를 자세히 보지 못했다. 오늘 모처럼 시간을 내어 1주일 동안의 출석체크를 살펴보았다. 자신들의 출석만 알리고 조용히 사라지는 부족도 있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왁자지껄하게 응원하는 부족도 있다.
누가 시키거나 내가 특별히 부탁한 적 없는데도 부족원들의 글에 일일이 댓글을 달며 살뜰히 챙기는 부족장도 있고, 아침마다 문자를 날리는 부족장도 있다.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저들의 저러한 애정과 노력의 힘은 과연 어디에서 나오는 건지, 나로서는 그저 감탄을 금할 수 없을 뿐이다.
부족원들은 어떤가? 그들의 출사표와 단군 일지를 읽고 있다 보면, 우리들의 “단군의 후예들”이란 프로젝트가 단순히 새벽 2시간의 기상이 아니라, 진정 한 사람이 자신의 삶을 바꿔보고자 처절히 노력하는 현장임을 느낄 수 있다. 마음이 아프다.
그런가 하면 중국 상해에서까지 참가하는 부족원도 있다. 그녀 또한 옛날의 나처럼 고국의 어딘가에 연결되고 싶은 거겠지.. 한편 올빼미 부족이 해체되며 수탉반으로 어렵사리 넘어온 부족원들의 파이팅이 놀랍다. 지독한 올빼미들의 체질 개선이 결코 쉽지 않을 터인데, 잃어버린 새벽을 찾는 기쁨을 느끼기 시작하는 듯해 내 마음이 다 뿌듯하다.
참 많은 휴먼 드라마가 펼쳐지고 있다. 그 감동의 순간들을 가능한 기록해 놓고 싶다..
첫째 날: 소풍가는 것도 아닌데 잠이 안 와요~ ㅋㅋㅋ
그랬다. 단군이들의 첫 날 소감 중 간밤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글이 압도적으로 많다 (실은 나 역시도 그러했다 ㅋㅋ).
그냥 그랬다. 긴장일까? 설레임일까? 잘 모르겠다. 아마 양쪽 다 일수도 있겠다. 그야말로 혹시 못 일어나면 어쩌나 하는 걱정 반에, 내일부터 무언가를 시작한다는, 그것도 연구소 홈피에 떠억~하니 공개하면서 한다는 것에 대한 설레임과 긴장감이었겠지.
그래서였다. 새벽 4시 45분. 알람 소리가 울리자마자 벌떡! 일어났다. 와우~ 믿기지 않는 사실이 아닐 수 없었다. 회사에 출근해야 할 때를 빼고, 자발적으로 5시 이전에 일어난 적은 없었다 (수행 기간에야 당연히 새벽 3시에 일어나지만, 그건 엄밀히 자발적이라 말할 수는 없기에).
간밤에 잠을 설쳐 왼종일 하품을 뻑뻑해댄 우리들의 단군이 첫째날이었다..
작심 3일: 괜한 말이 아니었어요~ ㅋㅋ
어째서 작심 3일이란 말이 생겼는지, 단군이를 하면서 깨달은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이전에는 무언가 자발적으로 하기 보다는 해야 했던 상황아래서 무조건 따라 하느라, 작심 3일이란 걸 잘 모르고 지냈던 것 같다).
왜 작심 3일이냐고? 사람들의 긴장감이 풀어지는 때가 바로 3일째 되는 날이다.
첫 날은 말할 것도 없고 둘째 날까지도 긴장감이 유지되지만, 심리적인지 생체 리듬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3일째 되면 긴장감이 살짝 풀리면서 팽팽한 정신력이 느슨해지는 틈을 타고 “힘들다”는 느낌이 사정없이 치고 들어온다.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낮 시간의 “헤롱거림”이 시작된다. 아마 첫째나 둘째날은 하품을 할지언정, 낮에도 긴장하여 헤롱거림까지는 그다지 못느끼는데, 3일째부터는 본격적으로 멍~하다.
행운의 7일째: 이젠 지가 알아서 일어나려고 해요~ 우와~
부족원들 중에서 7일째가 되면 슬슬 알람이 울리면 바로 일어나진다거나 울릴 때쯤이면 눈이 떠진다는 말들이 나온다. 물론, 아직 습관화가 된 것이 아니니까, 자연스레 맑은 정신으로 일어난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지만, 그 시간쯤되면 뇌가 어느 정도 기상을 인식하기 시작한다는 의미 정도가 되는 것 같다.
그러나 이게 어딘가 말이다. 일생 어려웠던 일 아니던가! ㅋㅋ
게다가, 더 엄청난 기적은 행운의 7일째가 주말인데도 일어난다는 사실이다! 단군이들 만만세가 아닐 수 없다. 예쁜 부족원들^^
하지만 어찌 어려움이 없을까. 많다. 것도 아주 많다. 정리해보자.
1. 부족한 잠
단군이를 하기 위해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이 있다. “밤 생활의 단순화” 철칙이다. 단군이를 하기 위해 기존의 수면 시간을 줄여서는 결코 오래 버틸 수 없다. 장기적으로는 체력에까지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건 내가 분당에서 홍대 앞까지 출퇴근하면서 겪어봐서 뼈저리게 안다. 살이 좍좍 빠지면서, 사람 몰골이 말이 아니다. 절대 습관화가 될 수 없는 일이다).
사람은 누구나 최소 6시간에서 8시간의 수면 시간이 필요하다 (사실 일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6시간도 부족하다). 여기서 단군이를 하려고, 1시간이라도 줄인다면, 그만큼 장기 생존률은 낮아질 수 밖에 없다. 방법은 수면 시간의 감소가 아니라, “밤 생활의 단순화”이다.
2. 밤 생활의 단순화. 어떻게?
부족원 누군가는 야근이 끊이질 않는다. 또 다른 누군가는 업무 성격상 회식이, 그것도 술자리의 연속이다. 또 누군가는 아직 돌봐야 할 아이들이 어리다. 참 쉽지 않다…
나라고 해서 별다른 해결책을 제안할 수 없는 부분이다. 살짝 사부님의 방법을 엿보자면, 가능한 모든 저녁 약속을 “점심 약속”으로 대체해 본다. 얼핏 어려울 것 같지만, 하나 둘 시도하다보면 전부 다는 아니라도 그 횟수를 줄일 수도 있겠다.
특히 요즘 젊은 세대의 경우, 상대도 밤시간을 당신과 술자리를 마주하고 싶지 않을 수 있다. 그냥 간단히 점심 식사하면서 업무처리 할 수 있는 부분은 전부 대치하자.
야근. 업무 효율을 올리자. 상사가 싫어한다고? 상사 중엔 당연히 칼퇴근을 싫어하는 유형이 있게 마련이다. 이 역시도 시간을 두고 아웃풋으로 증명해보자. “저 자식은 가만 둬도 지 할일은 알아서 해.”라는 이미지 괜찮은 것 같다.
어린 아기들과 밤새 함께 자야 한다면, 이거야 말로 수면 부족의 주범이 아닐 수 없다. 낮에 아기들을 안 재우면 되려나..? 어렵다^^:::
3. 체력적인 부분에선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처음엔 당연히 정신이 멍하거나 헤롱거리면서 몸도 피곤하다. 일찍 일어나지 않다 갑자기 새벽 기상을 하니 당연히 몸도 피곤하다 난리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건강이 좋아질 수 밖에 없다. 밤생활이 단순해지면서 술이나 야식이 준다. 그리고 새벽 일찍 일어난다. 사람은 누구나 밤 10시에서 새벽 2시 사이에 숙면을 취해주는 것이 생체 리듬상 좋다고 한다. 그러니 (술이나 야식을 먹지 않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거. 장기적으로는 이보다 더 좋은 건강 선물이 없다.
자, 그렇다면 지난 1주일간 우리가 깨달은 노-하우가 뭐 없을까? 있다. 우린 단군의 후예들이다. 노-하우 한둘 개발은 기본이다. ㅋㅋㅋ
첫째. 알람이 울리면 벌떡! 일어나야 한다.
조금만 버티면 다시 깊은 잠으로 빨려 들어간다. 일단 일어나고 봐야 한다. 일어나서 방에 불부터 얼른 켜고, 켬퓨터 키고 어쩌고 하다 보면, 어느 새 정신이 조금씩 든다.
이래도 어려우면 냉수 한 컵 혹은 찬물에 얼굴 씻기 정도. 여기까지 진도나가면 일어났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양날의 칼: 낮잠
낮잠은 초기에는 나쁘지 않다고 본다. 특히 수면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당연하다.
그러나 7~8시간의 수면을 취한 다음 날에도 단순히 새벽에 깼다는 이유만으로 혹은 낮에 나른하다는 이유만으로 낮잠을 취하지는 말자. 밤새 눈 말똥거려 그 다음 새벽에 고생한다.
물론 이동시간이 많고 몸을 많이 움직여야 하는 직장인들은 틈틈히 자줘야 버틸 수 있다. 낮잠과 관련해선 철저히 개인적인 문제이니, 자신의 상황에 따라 잘 대처해야 할 것 같다.
이상으로, 단군이들의 1주일을 분석해 보았다.
다음 1주일 동안에는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그래서 우리들의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질지… 그러나 내가 믿는 건 단 하나다. 어떤 길로 가더라도 우린 함께 갈 것이고, 완주할 것이라는 거. 바로 그 하나의 믿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