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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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족

명절을 제외하고 한 가족이 모두 함께 여행을 하는 풍경을 한국 사회에서 보기란 쉽지 않다.
가족을 이끄는 가장의 강력한 의지와 팔로워인 아내의 적극적인 지지가 있지 않은 이상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나는 이 젊은 아빠가 존경스럽고 부럽다. 나는 그 나이에.... 좀 부끄러운 일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가 재무설계에 관한 일을 하고 있는데, 그와 상담을 하면 무조건 잘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늘 웃는 얼굴, 말할 때도 웃고, 밥 먹을 때도 웃고, 노래할 때도 웃고, 춤출 때도 웃고, 지금 사진 속에서도 웃고 있다. 그렇다고 그가 진지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나의 느낌으로는 그가 초월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다. 왜냐면 그가 조금은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말투를 들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든 짐작할 수가 있을 것이다.
짧게 몇 마디 주고 받은 그의 아내도 여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 뒤치다꺼리를 하러 온 듯하지만 중요한 순간에는 언제나 표정이 밝다. 부창부수라는 말이 바로 그와 그녀를 두고 한 말이라고 생각된다.
이 두 녀석은 너무 대조적이다. 당연히 그렇겠지만 ,,, 더 웃고 있는 녀석이 동생이다. 내가 알기로는 그런데 정확한지는 잘 모르겠다. 일란성 쌍둥이, 시간차라는 것이... 별의미가 없지만 그 짧은 시간의 차이로 인해서 형과 동생이 된다. 그것도 일생동안...
활달한 녀석은 영리하다. 포기할 줄 알고, 그리고 붙임성도 있고 눈치도 있다. 반면에 늘 아빠를 붙어다니는 녀석은 대조적이다. 모르긴 해도 사랑받기 게임에서 한 번 밀려나자, 영... 회복 불능이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녀석은 응석받이로 변했고, 주로 객이는 스타일인 것 같다.
펜싱을 가르쳐도 그렇다. 나는 절대로 남자든 여자든 동시에 둘을 마음에 두고 가르치지 않는다. 그 결과는 늘 하나가 다른 하나에 눌려서 꺾여버리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기 때문이다.
펜싱이 개인 종목이어서 그렇기도 하고, 사랑싸움에서는 둘째란 있을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애정을 공평하게 양분할 수가 없다. 결국 개인차가 생기는데 그에 따라 하나는 꺾이게 된다.
아빠가 늘 업고 다니는 녀석, 커서는 어쩔지 모르겠다. 하긴, 어린아이가 너무 똑똑해서 엄마 아빠의 간섭이 전혀 없어도 부모로서는 섭섭하다. 자식 키우는 맛이 사라지기 때문일까? 가끔씩 너무 똑똑한 애들을 보면 정래미가 뚝 떨어지는 느낌을 나는 받곤 했다.
나는 선수들을 자식보다 더 중하게 여겨서 비난을 많이 받았다. 그래도 나의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 내 자식이 이쁜 것처럼 남의 자식도 그 만큼 소중한 것이다. 선수들을 가르칠 때 엄격함과 자애로움의 기준은 늘 그랬다. “이런 상황에서 내 자식이라면 어떻게 대했을까?”
그래서 그런지 나는 가족 때문에, 가족이니까, 가족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 세상에 제 자식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있는가? 모두 제 자식만 소중하니 그 자식들은 한 사람에게 보호받는 대신 모든 사람 앞에서 위험에 처한다.
내 자식이 선량하지만 착하기만 한 사람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그리고 한 번도 그런 것을 요구한 적도 없다. 난 그저 코흘리개 자식을 등에 업고, 남자는 스스로 일어나서 강자가 되고 자기자신과 남을 위해서 무언가 할 수 있어야 한다. 라고 말하곤 했을 뿐이다.
신기하게도 그 자식은 시키지도 않았는데, 어려서부터 봉사활동을 좋아하고 남을 잘 도와준다. 그러더니 학교도 사회복지과를 지원하고 유니세프에서 일하고 싶단다.
나는 늘 나의 기대를 자식에게 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보통 아버지처럼 지낼 수 없었기 때문에 어쩌다 한 번씩 만나는데 기대 때문에 그나마 있는 정마저도 떨어져 버릴까봐... 나는 늘 걱정했다. 그래도 늘 큰 소리 뻥뻥 치면서 절대로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대신에 난 보통의 아버지가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그들에게 삶을 통해서 증명하는 것이었다. 나는 가족에게 미안해하는 아버지가 아니라, 세상과 삶 속에서 당당한 아버지이고 싶었다.
나는 분명 이 가장 영훈처럼, 자애로운 아빠가 아니다. 하지만 요즈음에 와서는 내 소원대로 친구같은 아버지가 되어가고 있다. 눈썹 한 번만 꿈적해도 온 집안이 조용했던 아버지에 대한 반대급부다 난 친구처럼 살고, 함께 음식을 만들고, 함께 목욕탕을 가면서 폼 잡을 생각이다.
근데 요즈음 이 녀석이 번쩍 번쩍 나를 들어 올린다. 저도 등치있다 이거지... 그러면 내가 그런다. “ 한 번 할 래,! 펜싱은 안 될 것이고, 좋아 쥬디스로 할래, 케이원으로 할래? 덤벼... 덤벼 덤벼... ^^” 나는 녀석이 고 3이고 대학진학 때문에 요즘 바쁜데도 놀자고 전화한다. 철없는 아들이 아니라 철없는 아빠다.
이 엄마 아빠는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서 자식들을 위해 여행을 하고 있었다. 여행기간 내내, 편하게 한 번 쉬지 못하는 것 같았다. 분명 훌륭한 부모임이 틀림없다. 그 사랑을 아이들이 잊을 수 있겠는가, 그들의 영혼 속에 새겨지고 그들의 미래를 지켜줄 것이다.
근데 신기하게도 아들만 혼자 보낸 원영이 아버지 이름도 ‘영훈’이다. 영훈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자식 사랑이 좀 더 각별한가? 우연의 일치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혹,,, 뭔가가 있지 않을까 하는 ... 비현실적인 상상을 하게 한다.
원영이처럼 규담이 기담이도 몇 년만 지나면 혼자서 아무 문제없이 엄마 아빠 신경끄고 따로 놀지도 모르겠다.
그들 가족에게 신의 축복이 늘 함께 할 것이라는 것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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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을 제외하고 한 가족이 모두 함께 여행을 하는 풍경을 한국 사회에서 보기란 쉽지 않다.
가족을 이끄는 가장의 강력한 의지와 팔로워인 아내의 적극적인 지지가 있지 않은 이상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나는 이 젊은 아빠가 존경스럽고 부럽다. 나는 그 나이에.... 좀 부끄러운 일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가 재무설계에 관한 일을 하고 있는데, 그와 상담을 하면 무조건 잘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늘 웃는 얼굴, 말할 때도 웃고, 밥 먹을 때도 웃고, 노래할 때도 웃고, 춤출 때도 웃고, 지금 사진 속에서도 웃고 있다. 그렇다고 그가 진지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나의 느낌으로는 그가 초월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다. 왜냐면 그가 조금은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말투를 들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든 짐작할 수가 있을 것이다.
짧게 몇 마디 주고 받은 그의 아내도 여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 뒤치다꺼리를 하러 온 듯하지만 중요한 순간에는 언제나 표정이 밝다. 부창부수라는 말이 바로 그와 그녀를 두고 한 말이라고 생각된다.
이 두 녀석은 너무 대조적이다. 당연히 그렇겠지만 ,,, 더 웃고 있는 녀석이 동생이다. 내가 알기로는 그런데 정확한지는 잘 모르겠다. 일란성 쌍둥이, 시간차라는 것이... 별의미가 없지만 그 짧은 시간의 차이로 인해서 형과 동생이 된다. 그것도 일생동안...
활달한 녀석은 영리하다. 포기할 줄 알고, 그리고 붙임성도 있고 눈치도 있다. 반면에 늘 아빠를 붙어다니는 녀석은 대조적이다. 모르긴 해도 사랑받기 게임에서 한 번 밀려나자, 영... 회복 불능이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녀석은 응석받이로 변했고, 주로 객이는 스타일인 것 같다.
펜싱을 가르쳐도 그렇다. 나는 절대로 남자든 여자든 동시에 둘을 마음에 두고 가르치지 않는다. 그 결과는 늘 하나가 다른 하나에 눌려서 꺾여버리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기 때문이다.
펜싱이 개인 종목이어서 그렇기도 하고, 사랑싸움에서는 둘째란 있을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애정을 공평하게 양분할 수가 없다. 결국 개인차가 생기는데 그에 따라 하나는 꺾이게 된다.
아빠가 늘 업고 다니는 녀석, 커서는 어쩔지 모르겠다. 하긴, 어린아이가 너무 똑똑해서 엄마 아빠의 간섭이 전혀 없어도 부모로서는 섭섭하다. 자식 키우는 맛이 사라지기 때문일까? 가끔씩 너무 똑똑한 애들을 보면 정래미가 뚝 떨어지는 느낌을 나는 받곤 했다.
나는 선수들을 자식보다 더 중하게 여겨서 비난을 많이 받았다. 그래도 나의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 내 자식이 이쁜 것처럼 남의 자식도 그 만큼 소중한 것이다. 선수들을 가르칠 때 엄격함과 자애로움의 기준은 늘 그랬다. “이런 상황에서 내 자식이라면 어떻게 대했을까?”
그래서 그런지 나는 가족 때문에, 가족이니까, 가족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 세상에 제 자식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있는가? 모두 제 자식만 소중하니 그 자식들은 한 사람에게 보호받는 대신 모든 사람 앞에서 위험에 처한다.
내 자식이 선량하지만 착하기만 한 사람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그리고 한 번도 그런 것을 요구한 적도 없다. 난 그저 코흘리개 자식을 등에 업고, 남자는 스스로 일어나서 강자가 되고 자기자신과 남을 위해서 무언가 할 수 있어야 한다. 라고 말하곤 했을 뿐이다.
신기하게도 그 자식은 시키지도 않았는데, 어려서부터 봉사활동을 좋아하고 남을 잘 도와준다. 그러더니 학교도 사회복지과를 지원하고 유니세프에서 일하고 싶단다.
나는 늘 나의 기대를 자식에게 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보통 아버지처럼 지낼 수 없었기 때문에 어쩌다 한 번씩 만나는데 기대 때문에 그나마 있는 정마저도 떨어져 버릴까봐... 나는 늘 걱정했다. 그래도 늘 큰 소리 뻥뻥 치면서 절대로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대신에 난 보통의 아버지가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그들에게 삶을 통해서 증명하는 것이었다. 나는 가족에게 미안해하는 아버지가 아니라, 세상과 삶 속에서 당당한 아버지이고 싶었다.
나는 분명 이 가장 영훈처럼, 자애로운 아빠가 아니다. 하지만 요즈음에 와서는 내 소원대로 친구같은 아버지가 되어가고 있다. 눈썹 한 번만 꿈적해도 온 집안이 조용했던 아버지에 대한 반대급부다 난 친구처럼 살고, 함께 음식을 만들고, 함께 목욕탕을 가면서 폼 잡을 생각이다.
근데 요즈음 이 녀석이 번쩍 번쩍 나를 들어 올린다. 저도 등치있다 이거지... 그러면 내가 그런다. “ 한 번 할 래,! 펜싱은 안 될 것이고, 좋아 쥬디스로 할래, 케이원으로 할래? 덤벼... 덤벼 덤벼... ^^” 나는 녀석이 고 3이고 대학진학 때문에 요즘 바쁜데도 놀자고 전화한다. 철없는 아들이 아니라 철없는 아빠다.
이 엄마 아빠는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서 자식들을 위해 여행을 하고 있었다. 여행기간 내내, 편하게 한 번 쉬지 못하는 것 같았다. 분명 훌륭한 부모임이 틀림없다. 그 사랑을 아이들이 잊을 수 있겠는가, 그들의 영혼 속에 새겨지고 그들의 미래를 지켜줄 것이다.
근데 신기하게도 아들만 혼자 보낸 원영이 아버지 이름도 ‘영훈’이다. 영훈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자식 사랑이 좀 더 각별한가? 우연의 일치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혹,,, 뭔가가 있지 않을까 하는 ... 비현실적인 상상을 하게 한다.
원영이처럼 규담이 기담이도 몇 년만 지나면 혼자서 아무 문제없이 엄마 아빠 신경끄고 따로 놀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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