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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21일 17시 37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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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 두근. 가슴이 설레었다. 출발선에서 총성이 울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찰나의 순간에도 무척이나 많은 시간이 흐르고 있는 것 같았다. 탕! 드디어 출발이다. 힘껏 달려 나갔다.

‘포레스트 검프‘에서 포레스트가 어릴적 부자연스러운 다리에 부착된 장애물들을 풀어 헤치고 바람처럼 달려 나가듯

‘영광의 탈출’ 아리 벤캐넌이 수용소의 그의 민족들을 이끌고 나가듯

‘말아톤‘의 자폐증 초원이가 마라톤 서브쓰리의 완주를 하듯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에서 나우시카가 자연과의 교감을 이어 나가듯

‘달려라 하니’가 삶의 힘겨움을 달리기로써 헤쳐 나가듯

소년은 뛰었다.

드디어 결승점. 우와 골인이다.

......

그러했다. 소년은 꼴찌였다. 들어선 순간 그는 스탠드 한구석에서 응원을 하였을 어머니를 훔쳐 보았다. 실망한 표정. 고개를 숙였다. 가쁜 숨을 몰아 쉬었다.

그럼 그렇지. 내가 무슨.

 

공부에서나 운동에서나 무엇하나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그에게도 작은 성취 경험들의 기회가 문을 두드렸다.

 

미술시간.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린후 그안에 풀을 바르고 색종이를 잘게 펜으로 찢어 붙이는 작업 이었다. 단순 노동에 강점을 보인 소년은 밤을 하얗게 새우며 작업을 하였다. 다음날 아침 등교길 뿌듯한 마음으로 숙제를 제출한 그는 흐뭇 하였다. 무사히 완결 했다는 마음 하나로. 며칠후 학급 뒤쪽 게시판에 소년의 그림이 대문짝 만하게 붙었다. 거기에는 그가 그렇게나 받고 싶어했던 각인(刻印)의 상징인 마크가 찍혀 있었다.

‘참! 잘했어요.’ 문구의 파란 도장.

가슴이 뛰었다. 흥분이 되었다. 자랑하고 싶었다. 나도 잘하는 것이 있구나. 나도 칭찬 받는게 있구나.

끈기와 인내가 그의 밥벌이가 되리라는걸 처음 확인 시키는 순간 이었다.

성인이 되고난후 힘들 때 어려울 때 이 참 잘했어요 도장은 그의 마음을 흥분시키고

그의 삶을 뛰게하고

그의 심장에 메아리치며

그의 영혼을 새롭게 하고

실패와 쓰라린 고난이 있더라도 다시 용기를 회복하게 해주는 도화선이 되었다.

앵커링(Anchoring)의 상징으로써.

 

중학교 국어시간. 숙제로써 글을 하나 제출 하였다.

수업시간 담당 선생님은 그의 글을 반 아이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낭독 하시고 작은 칭찬을 하였다.

반복적인 표현 문구를 잘하였다는 그녀의 한마디.

두근두근. 자신이 칭찬 받을수 있는 분야가 또 있을수 있구나.

어쩌면 글쓰기란 가치에 대한 첫 기억은 이때부터 였나보다.

 

대학교 레크리에이션 강습회 현장. 포크 댄스와 레크 댄스 시험이 마지막날 있는데 그는 이어지는 동작의 학습에도 몸이 제대로 따라주질 않는다. 어쩔 수 없다. 남아서 특별 과외 교습을 받는수 밖에.

교육장에서 거울을 보며 밤늦도록 연습에 매진을 하였다.

하나 둘 하나 둘. 슬로우 슬로우 퀵퀵.

쏟아지는 땀방울 지친 육신 허기진 배.

그래도 해야만 했다.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남보다 항상 한박자 늦는 신체적 느낌과 반응들을 조금이나마 살려야 했다.

열심히 하였다. 고3 이후로 이렇게 무엇엔가 열심히 해보기는 처음 이었던 것 같다.

드디어 발표일. 시험에 붙었다. 야호~

그의 무기의 또다른 발견. 자신 안에 대중 앞에서 이렇게 이야기하고 액션을 취할수 있는 잠든 거인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밑천이 되어 이렇게 강단에 서고 전문 강사의 꿈을 키워 나갈수 있음을.

 

집단 상담 리더를 경험 하였다. 십여명의 또래 대학생들이 모인 가운데 코스의 프로그램을 이끌어 나가고 구성원들을 캐치하며, 집단의 상호 역학적인 관계를 고취 시키는 가운데 시너지가 형성이 되어갔다.

재미있었다. 흥미로웠다. 과정 운영 하는게 취향에 맞는 것 같았다.

또하나의 각성.

감성적인 세밀함이 있는 그에게는 다른 사람보다 타인에 대한 파악과 속마음을 열게하는 나름의 능력이 있는 것 같다.

 

직장에서의 교육부 생활.

학창생활 소원중 하나가 남앞에 서서 이야기 해보는 것이었는데 그것이 이루어졌다.

교육 준비를 하였다. 더듬더듬.

이렇게 해볼까. 저렇게 해볼까. 잘하지는 못하지만 준비하는 시간이 행복 하였다. 자신의 강의 멘트와 퍼포먼스에 흥분을 할 수강생들의 느낌에 절로 신이 났다.

말은 할수록 느는 것 같다. 어설프던 것이 쌓여만 갔다. 내공이 키워졌다. 떨리던 것이 가라 앉았다.

신기 하였다. 그의 강의에 박수를 보내고 눈물을 흘리며 반응을 보이고 이를 통해 힘을 얻어 다시 자신의 일에 매진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간절히 염원하던 것을 찾았다. 마흔 넘어 밥먹고 살아갈수 있는 직종을. 그마나 다행이었다. 한가지라도 남보다 잘할수 있는 것이 있음에.

그것은 목소리로써 먹고 사는 직업.

그의 목소리는 흡인력이 있고 설득력이 있고 강한 어조로써 대중을 장악한다.

 

터닝포인트 라는 무료 강의를 부서 사람들과 함께 듣게 되었다.

전날 술을 과하게 마신 그는 오전 내내 취중에 헤매었다.

무료 강의가 그렇지뭐 라는 생각속에.

오후 강의에 접어 들면서 눈이 번쩍 뜨였다. 일종의 개안(開眼).

이런 강의 패턴이 있었구나. 흥분이 되었다. 가슴이 뛰었다. 엔돌핀이 솟았다.

일반적으로 칠판 앞에서 강사가 떠드는 강의가 전부라고 생각했던 그에게 그것은 혁명 이었다.

춤도 추고, 스팟과 음악도 하고, 각종 동영상이 추임새로 들어가고.

그에게는 엄청나고 신선한 자극 이었다.

흥분이 된 그는 교육 내용을 기록한 것을 토대로 지시사항이 없음에도 혼자만의 ppt 작업에 착수 하였다. 꼬박 일주일의 시간속에 100여장이 넘은 성과물을 만들어 내었다.

그리고 세시간여의 강의로써 조직에 접목 하였다.

반응은 폭팔적 이었다. 또하나의 새로움 이었다.

타인의 강의나 프로그램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 및 가공하여 창출해 내는 능력이 있음을.

 

Carnegie 리더십 강사.

데일 카네기 코스를 수강 하면서 변해감을 느꼈다.

좋은 프로그램 이구나. 끝까지 한번 가보아야 되겠구나 라는 마음을 먹었다.

수강후 3개월 기간의 코치 과정을 몇번을 거친후 거금을 들여 강사 과정에 도전 하였다.

그에겐 안전지대를 넘어선 또다른 도전지대의 시작 이었다.

힘들었다. 찌는듯한 여름의 더위속에 아침부처 늦은 밤까지 일주일여의 훈련과 연습.

로직(logic)을 이해 하기도 힘든터에 그는 더욱더 부담이 되었다.

다른 곳에서는 강사 자격증을 쉽게도 주는데 이곳은 왜이리 힘들게 운영을 하는지 궁금증도 늘어갔다.

하지만 끝나고 나서야 알았다. 카네기 강사는 단순한 강사가 아닌 그 힘든 과정을 거쳐 왔기에 끈기로써 인내로써 이룬 노력의 결과물인 것을.

타인의 발표가 끝난후 주어지는 코멘트에 대한 느낌도 잘오질 않았다. 그래도 밀어 붙여야 한다.

드디어 라이센스 취득. 국제적인 강사 자격증 수여는 그의 퀄리티를 자부심을 명예를 한껏 살려 주었다. 강사로써 무대에 공식적으로 설 수 있다는 자신감이 그를 충만하게 하였다.

대기업과 보험 직종에 다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무대에선 그는 신이 났다.

자신에게 이런 기회가 오다니. 감사했다. 자랑스러웠다. 뿌듯했다.

 

Coaching에의 입문후 한국 코치협회의 코치 자격증 도전.

쉽게 생각 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뭐가 이리 깐깐하담. 대충 넘어가야 될일이 아니었다.

전화나 대면을 통한 일정 시간의 피코치 상담.

작업물에 대한 두분의 전문 코치의 감정과 그에따른 추천서 받기.

전화를 통한 오랄 테스트 패스.

코치라는 자격증을 새로이 딴것도 기뻤지만 전달식의 기법이 아닌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자신 스스로 답을 찾아가게 해주는 여정의 과정에 동참하는 코치라는 직업에 마음이 동하였다.

코치라는 분야에 대한 눈이 떠지자 강사와 더불어 자신이 함께 가야할 소명임이 느껴졌다.

 

뭐가 이런 과제가 다있노.

신기 하였다. 선발 기준이. 변화경영 연구소 문을 처음 두드렸다.

자서전 쓰기와 4주 동안 주어진 책을 읽고 북리뷰 및 각종 과제. 우와.

떨어졌다.

다음해 다시한번 도전할 의사를 느꼈다. 아까워서였다. 한달동안 노력한 그때의 시간들이.

두 번째 도전.

1, 2차 과제 패스에 이어 마지막 3차 면접 여행시 구본형 싸부님이 그에게 이렇게 질문을 하셨다.

“이번에도 붙지 않으면 어떡할건데.”

그는 이렇게 대답 하였다.

“그럼 내년에 또 도전 할겁니다. 삼세판 까지는 가봐야죠.”

최종 합격의 명단이 있던날. 싸부님은 아마도 내년에 또 봐야할 그를 염려해 붙게 해주신 것 같다.

 

1년여의 연구원 과정.

읽기 힘든 그것도 아주 두꺼운 책을 일주일 만에 독파하고 북리뷰에다가 칼럼을 꼬박 한주도 빠짐없이 작성하고 등재하는 작업들.

힘들지 않았으면 거짓말 이겠지.

책을 읽고 내 마음을 무찔러 들어오는 문구를 토요일 사무실에서 타이핑 쳐나가는데 너무나 팔이 아파 신에게 기도를 올렸었다.

시간이 너무 촉박해 새벽 4시경이 되어서야 겨우 완료 및 싸이트에 등재를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명절에 고향을 내려가면 도저히 과제를 수행할수 없을 것 같아 설, 추석을 포기 하였다.

그런 순간에도 그는 자신과의 약속을 어떡해 하든지 이행해 나갔다.

100% 과제 완결. 누가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든 결국은 그는 수행해 내었고 환급 금액을 동문회에 기부할수 있었다.

 

단군 프로젝트라. 무얼까? 새벽 기상의 습관화 프로그램. 예전에 한번 해보았던 것이었지만 얼마 가지를 못하였기에 다시 한번 도전을 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쉽게 생각하던 마음은 오리엔테이션을 듣고 장난이 아님을 금새 간파할수 있었다.

그냥 일어나는 것만이 아닌 각자가 정해진 시간에 싸이트에 출석 체크의 수행. 그러기 위해서는 컴퓨터 부팅 시간을 고려해 기상 시간보다 최소한 10분은 먼저 일어나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거기에다 매일의 단군일지 작성이라.

 

새벽 4시40분 기상. 눈꺼풀이 천근만근. 매번 갈등의 순간이 일어난다.

잠을 좀더 잤으면. 아니야 일어나야 되느니라.

시작한지 80여일이 다가옴에도 이 갈등은 매번 반복이 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노트북 앞에 앉아 십여분의 출석 체크의 과정동안 잠이 깬다는 것.

그런후 이어지는 칼럼 글쓰기.

매일 1시간여의 고정적인 글쓰기 시간은 참으로 좋은 것 같다.

노력 한다는 것은 매일 한다는 것. 매일 함으로 인한 그의 근육속의 살은 점점 키워진다.

거기에다가 동반된 100일 금주.

한모금도 마시지 않는 그의 약속은 이어진다. 자신이 대견할 정도로 잘지켜 가고 있는 이행사항. 유혹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지켜 나가고 있는 것은 술 한잔을 마시면 반드시 또다른 한잔이 이어진다는 경험 때문이다.

 

몇해전 권민님의 ‘새벽 거인’ 이라는 책을 접하고 그는 자신이 제작한 꿈의 명함 앞면에 표지 사진과 A.M 5시라는 문구를 삽입 하였다. 하지만 그것은 종이조각으로 남을뿐 전혀 실천을 하지 못하였다. 자신이 부끄러웠다. 명함을 제작한 금액도 아까웠다. 결국은 다시 공염불로 끝나는 소망. 그럼 그렇지 본성이 어디가나.

그러다 찾아온 단군 프로젝트. 그는 이 기회를 놓칠수 없었다. 제작 되어있는 명함 때문이더라도 꼭 그것을 이행하고 싶었다. 학창시절 받지못한 개근상을 꼭 받고 싶었다. 그리고 결혼 기념일이자 100일의 대장정이 완료되는 12월 14일. 자랑스럽게 영웅의 칭호를 받으며 이를 이행한 것에 대한 선물을 자신과 마눌님에게 수여 하고 싶다.

 

이렇게 적어 나가다 보니 못하는 것이 아닌 잘하는 것만 생각하며 살아도 인생은 짧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IP *.117.11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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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해
2010.11.22 18:40:15 *.67.223.154
승호씨가 살짝 살짝 꺼내놓는 전설들이 재미있네요.
요즈음 자이안트와 대물을 보기시작했더니...
방송 시간이 기다려지거든....

승호네 알콩달콩 연애얘기도 재밌어요.  
다음 주말까지 또 기다릴께. ㅎㅎ
프로필 이미지
2010.11.26 15:53:00 *.230.26.16
선배님의 내음이 물씬 느껴지는 글입니다 ^^
그 꾸준함이 반드시 선배님을 정상에 데려다줄 것임을 제 마음이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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