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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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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첫

  • 이국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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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5일 02시 38분 등록
1. 제목 : 2막을 향한 출발
2. 새벽기상 시간 및 새벽활동 시간 : 4시 40분, 5시-7시 
    새벽활동 : 자격시험 관련 공부   (10월 30일을 기점으로 공부 내용은 달라짐)
 
3.나의  전체적인 목표 :
 1) 학위취득을 위한 자격시험에 대비하고 성과를 만들어낸다.
 2) 나를 위한 시간을 만들어내어 지속적으로 사용가능하도록 한다.

4. 중간목표
 1) 10월 30일까지는 자격시험1 응시를 위해 전력투구한다.
 2) 11월부터는 논문계획서 작성을 위한 이론적 배경 고찰 및 자격시험2 관련 공부를 100일차 끝나는 날까지 한다.
 3) 자격시험 1 응시 이전까지 적어도 짬짬이 아티클을 읽으며 일주일에 1편 정도는 읽도록 한다.


5. 목표달성을 위해 직면할 난관과 극복방법
  1) 불규칙할 수 밖에 없는 생활패턴
 식구들때문에 나만의 규칙적인 생활패턴을 유지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래서 연습하고있는 것처럼 퇴근하자마자 식사 후 잠을 자고 새벽 1시 정도에 일어나 계속 깨어있는 패턴을 유지해 볼 생각이다. 그러나 주 2-3회는 이 패턴도 불가능해 지는데 기상시간에 맞추느라 부족한 힘은 점심시간이나 짬짬이 휴식을 가짐으로서 해결해보겠다. 

 2) 공부의 지루함
 아티클을 읽으면 분명 지루할 것이다. 그렇기때문에 번역하면서 바로 노트북에다 저장하는 방법을 택할 것이고, 지루함이 느껴질 때는 블로그 등에 글쓰기를 하면서 힘을 내겠다. 또한 힘을 주는 음악을 틀어두어 혼자있는 듯한 기분을 없애도록 한다.

3) 저녁모임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고는 저녁모임을 잡지 않는다. 가능하면 바로 퇴근하여 식사 후 휴식하다 바로 잠들도록 환경을 조성하여 가능한한 규칙적인 생활패턴을 유지하려 노력한다.

 4) 알람소리 듣지 못함
 몸에 익숙한 기상시간이 아닌 관계로 알람소리를 듣지 못하고 나중에 눈을 뜬채 망연자실할 가능성이 높다. 사실 이 장면은 상상만해도 눈앞이 하얘지는 기분인데, 이런 기분을 맛보지 않기위해 다중의 장치를 한다. 휴대폰 알람을 반복해서 울리도록 조치하고, 또 자명종 시계를 이용하여 몇 단계의 알람을 설정해놓고 자도록 한다. 또한 무의식중에 누르고 자버리지 않도록 조금 멀리 두고 잠든다.

 
6. 목표를 달성했을 때 나에게 일어날 긍정적 변화
1) 논문작성을 위한 자격시험에 통과하였다.
  논문을 쓰기위한 자격 시험에 합격해 아마도 막연한 불안감없이 논문작성에만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아티클은 이미 학술지에 게재하였으니 걱정없고,  두 시험을 통과하기 위한 치열한 노력 끝에 모두 합격하였으니 이제 맘껏 논문을 설계하고 실행에 옮기는 작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내년 여름쯤 논문계획서가 통과되고 겨울쯤이면 논문 심사에서 통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행복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학위를 취득할 수 있을 것이다.

 2) 나를 위한 시간을 만들어내어 지속적으로 사용가능하도록 한다.
 100일차 성공후에는 200일차에 도전할 것이고, 많은 날들은 학위취득에 쓰여질 것이고, 그 이후에는 학교와 가족, 상담을 잇는 책을 쓰는 시간으로 만들어갈 것이다. 이 것은 예전부터 계획해오던 내용인데 이 것을 무척 재밌게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시간이 흐름에 따라 더욱 발전되는 나의 목표에 따라 나를 위한 나만의 시간을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7.목표를 달성했을 때 나에게 주는 보상 
 1) 100일차 달성했을 때 겨울에 동생이 있는 시애틀에 가서 신나게 놀다가 온다. 방학동안 동생도 만나고 조카들과 제부하고 재미있게 전보다 보다 자유로운 마음으로 생활할 것이고, 가능하면 캐나다의 카일라를 만나러 브리티시 콜럼비아를 방문하고 싶다. 다른 것은 필요없다. 목표를 달성하면 동생보러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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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1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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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진
2010.09.05 22:49:21 *.239.244.114
예행 연습 하시다니 대단 하십니다.
함께 하게 되니 너무 좋습니다. ^^
블로그에서도 자주 뵈요.
백.일.천.하! 청.룡.승.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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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0.09.06 05:02:51 *.121.41.236
병진님이 우리 부족수호장이셔서 참 기쁘고 행복합니다. 아시죠? 심한 아이인거.......ㅋㅋㅋ
늘 기운돋게 해주셔서 감사드리고, 함께하는 인연이어서 더 없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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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0.09.06 04:54:06 *.121.41.236
단군일지- 1일차

 첫 날 아침 기상에 대한 부담감으로 어제 저녁 일찍 잠들었다. 평상시 가끔 쓰던 방식이었는데 가장 내 패턴에 적합한 것 같아서 시도해보았다. 저녁먹고 나른하게 졸릴때 일찍자는거다. 그랬더니 새벽 1시 알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행복한 마음으로 더 잤다. 그랬더니 2시 알람이 울리는거다. 몸이 스스로 깨기를 기다리며 침대에서 한 참 미적거렸더니 그만 누워있고 싶어졌다.

 아직 활동시간 되려면 1시간 30분이나 있어야하지만 3시 30분쯤 일어났다. 평소처럼 화장실-몸무게 체크를 한 뒤 커피를 타고 차가운 사과를 한 개 깎아들고 앉았다. 매우 흐뭇하였다.  아직 시간이 많은터라 이 것 저 것 정리하다가 단군의 후예 출석부도장을 찍었다. 근데 아뿔싸! 이렇게 하는 게 아니었지 참! 일등으로 우리부족을 수호하고 계신 병진님 밑으로 이쁘게 안겼어야 하는건데 나도 떡~하니 출석을 해버렸다. 어머나 어쩌지? 하는데 내 밑에 출첵하시는 김선화님~ 아이구 망했다. 얼른 다시 병진님 밑으로 출석하고 선화님 살펴달라 썼다. 그리고 용훈님께는 문자 날리고....... 

  여름을 보낸 확실한 알람소리일까 어느새 개구리소리 사라지고 풀벌레들이 맹렬하게 울어대고있다. 나뿐 아니라 여기 동시간 어딘가에 언제 한 번은 만났던 누군가들과 함게 이 시간을 나누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벅차오르면서 진정 우리가 함께 멋진 청룡의 모습으로 승천하기를 바란다. 

  기상시간에 비해 비교적 일찍 시작한 새벽활동, 얼떨떨하기도 하고 멍하기도 했지만 어찌되었던 약 두 시간의 활동시간은 채웠다. 일어나서 준비하고 출석하고 활동 두 시간 하고 마지막으로 활동기록까지 작성하려면 적어도 세 시간의 활동시간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리할 수 있을런지는 미지수지만 첫날의 활동치고는 어느정도 채운듯하다.

  음악 틀어 놓고 앉아 읽던 아티클을 번역하는 작업을 하였는데 진도는 시원치가 않다. 그러나 앞으로 매일 같이 속도가 붙으면 더 나아지리라는 기대를 해 본다. 더구나 아침부터 아티클을 읽었으니 하루 생활 중 남는 시간에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멍석 깔아둔 것이 더 의미가 클지 모른다. 틀어 둔 음악은 다행히 내 감성을 자극하지 않아서 그 어떤 잡념도 떠오르게 하지 않아서 좋았고, 다만 단어를 어떤 낱말로 풀어야 문장이 매끄러울지에 신경쓰느라 다행히 시간은 잘 흘러갔다.

 날이 밝으며 시끄럽던 풀벌레 소리는 어느 순간엔가 파도소리처럼 쏴~하고 달려드는 빗소리로 변해있다. 멋지게 시작한 하루가 멋진 마무리로 하루를 드리울 수 있기를 바란다.
 
힘내자.
백일천하! 청룡승천! 정말 멋진 구호다. 그 짧은 시간에 이런 문구를 만들어 낸 것을 보면 우리 부족장님은 천재가 틀림없다.

잘 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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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연
2010.09.06 09:04:30 *.11.120.219
청룡부족 이문연입니다.
오~ 첫 단군일지.
잘 읽고 갑니다.
내일도 홧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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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0.09.07 03:46:46 *.121.41.236
오늘도 홧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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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6 17:11:09 *.244.197.254
백일천하! 청룡승천!
그때 급하게 막 생각한건데 반응이 좋네요 킥킥
그래요~ 우리 끝까지 잘달려요!

ps.' 목표를 달성했을 때 나에게 일어날 긍정적 변화' 간 눈에 그려지듯 생생하네요~ 꼭 이루실듯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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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0.09.07 03:45:03 *.121.41.236
정말 멋진 말이예요. 우리의 역사를 만들.......^^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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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6 17:11:11 *.244.197.254
백일천하! 청룡승천!
그때 급하게 막 생각한건데 반응이 좋네요 킥킥
그래요~ 우리 끝까지 잘달려요!

ps.' 목표를 달성했을 때 나에게 일어날 긍정적 변화' 간 눈에 그려지듯 생생하네요~ 꼭 이루실듯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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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0.09.07 07:05:09 *.121.41.236
단군일지-2일차

포만감에 지쳐 일찍 잠들기 위해 저녁을 마구 먹었다. 몇 번 시도해 본 바에 의하면 잠을 청하려 누워도 정신이 말똥말똥해서 도대체가 잠이 오지 않은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다소 무식한 방법이긴 하지만, 그리고 100일 뒤 내 몸매가 어찌될지 심히 두렵기는 하지만 어쨌든 잠이 드는게 목적이라 그리했다.

 그런데 이런 방해꾼들이 있나. 어찌하여 잠들어 자고 있는데 9시가 되어 누군가 깨운다. 저녁도 안먹고 왔다는 이런 무시무시한 소리....... 잠을 깨지 않기위해 최대한 몽롱한 상태를 유지하며 최대한 간단한 조치를 취한다음 다시 침대로 직행해버렸다.' 깨우지 말까?'라는 소리에만 '응~'하고 크게 반응한 뒤에.......

  3시 30분!
  참 희한하게도 눈이 떠졌다( 참고로 내 활동시간은 5시~7시이다 ㅋㅋㅋ). 어제 이 시간에 일어나서 그런걸까? 그냥 정신이 말짱하게 깨었다.

 미적거리고 있을이유가 없다. 일어나서 차가운 무언가를 찾아 입에 물고 노트북을 켰다. 출석시간이 너무 이르겠는걸? 했는데 어느새 한 분이 출석해 계신다. 권윤정님이시다. 진짜 대단하시다. 우리 청룡부족 만세 만만세이다. 어제 인희님이 문자도 주셨는데 잠결에 씹었던 것이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진짜였다.  와~ 새벽엔 별별게 다 생각나는구나. 인희님 죄송해요^^

 좋아하는 트레인의 노래를 틀어놓고 어제 읽다 만 아티클을 읽었다. 진도는 참 안나간다. 읽어야지 모르면 찾아야지 낱말 적어야지 번역 문장 적어놔야지 다시 꼬물거리는 문장 찾아들어가야지. 휴~ 이래서 공부는 젊을 때 하라고 했다. 이건 당췌 보여야 읽던가 말던가 하지. 슬금 슬금 불안감이 생긴다. 무시하고 읽었더니 좀 나아지긴 한다. 그래 나아지겠지....... 오전 보다는 오후가 나을 것이고 내일이면 더 낫겟지.

 어제처럼 어두운 밤, 풀벌레 소리 들으면서 시작했는데 정신없이 지내던 언젠가 쓰레기차 소리 요란하게 지나가고 지금은 창밖이 환하다. 어제 1일차를 보냈는데 하루가 자연스럽게 달라지는 것을 느꼈다. 일단 하루 중에서도 짬짬이 책을 보는 시간이 늘어나 지속적으로 새벽의 상태에 가깝게 유지하는 것이 하나이고, 두 번째는 쉴 새 없이 하품이 난다는 것이다. 이제 시작이라 아직 꼴불견으로 졸음에 이기지 못한 적은 없지만 그렇게 종일 하품이 나는 일은 참 신기하기도 했다. 

  방과 후 쉬는 시간에 교실에 불 다 끄고 이 더운 여름에 얼굴에 옷까지 뒤집어 쓰고 잠시 엎드려 눈을 감았는데 잠이 잘도 들었던 모양이었다. 잠자야 할 때 자지 못하면 견디지 못하는 눈 때문에 할 수없이 잠이 들지 않아도 눈은 감아야 했다.  40분 넘게 잔 듯했다. 누군가 나에게 오다가 살며시 문을 닫고 나가는 소리에 깼다. 옆반 샘일 것이다. 어찌나 개운하던지. 그래도 집에 오는 차 속에서도 계속 하품은 나더라. 혼자있기 망정이기 참 그것도 꼴불견일거다.

 오늘도 어제와 다르지 않은 하루가 흘러갈 것이다. 내가 이 프로젝트를 무사히 끝내게 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하루하루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가면서 즐기고 또 타인의 변화를 함께 축하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내가 사는 기쁨 중의 하나이다. 프로젝트 시작 전과 다름없는 나이지만 나에게 좀 더 책임감을 느끼기로 한 요즈음, 마음 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나에게 보여줄 수있는 나날이 지속되기를 바란다.

 오늘은 저녁 식사 후에 스케줄이 잡혀있어 또 다른 시험이 될 것이다. 그러나 변치 않아야 하는 것은 새벽 기상시간이다. 이틀간에야 어찌하여 예정시간보다 일찍 일어나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적어도 내일 내 활동시간을 어기는 일이 일어나서는 절대로 안된다. 

 오늘 읽던 아티클은 분량만큼 읽어낸 것 같다. 그러나 속도를 더 붙이는 훈련을 해야겠다. 기억력이 감퇴해 자꾸 잊어버리는 것도 있지만 왜 이런 글은 그냥 내가 알고 있는 단어를 다른 뜻으로 쓰는걸까? 나 참! 내가 범접 못할 동네에 사시는지들 원, 쯧쯧. 
 오늘하루도 잘 보내고 싶다. 

 백일천하! 청룡승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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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0.09.08 06:56:46 *.121.41.236

단군일지-3일차

 어제는 학원에 다녀오느라 취침시간이 11시 30분은 되어 잠자리에 들었다.  다른 날 보다 늦게 잠자리에 들면서 내심 걱정이 되었다. 몸이 깨어나주기나 할까? 자리에 누웠어도 말똥말똥하다. 올빼미로서의 직분에 충실했던 까닭일 것이다. 긴장을 푸는 연습을 몇 번 했던 기억이 나는데 잠들었던 모양이다.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면서 깨어났다. 벌써 날이 밝아버렸나? 싶어 시계를 보니 아직 3시가 되지 않은 시각. 3시간을 겨우 잔 것 같은데, 깼다. 놀랄 일이다.
 
일어나 사이트에 접속하여 출석체크를 했다. 커피를 타서 앉는데 몸이 으슬으슬, 옷을 걸쳤다. 어제 보다는 오늘 더 쉽고 빠르게 정해둔 활동으로 들어갔고, 읽는 속도도 조금씩 빨라지는 것이 느껴졌다. 그러나 간간히 마음을 불편케하는 경험이 떠올라 집중을 방해하는 것이 느껴졌다.

  두 시간을 보내고 나니 기지개를 켜고 싶어지고 좀 쉬고 싶어진다. 밖은 어느새 밝아오기 시작하였고. 언뜻 내다보니 아침 해 밀어내느라 붉어진 하늘이 비치는 것 같은데, 내일은 그 광경을 작정하고 보리라 마음 먹는다.
  
 이러한 패턴대로 쭉 갈 수 있으면 좋겠다. 전 날 늦어진 취침에도 정해진 시간에 일어날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을 것 같다. 프로젝트 진행 중이라  모두 함께 가는 여행을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놀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왠지 이번에는 그러는 게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그리하겠노라 이야기 했다. 

 이틀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생활에서 굳이 필요하지 않았던 많은 부분들이  정돈이 되어가고, 새벽에 확보한 시간을 내실있게 보내는 경험은 자신에게 보다 현실에 발 딛고 선 느낌이 나도록 만든다. 충실하게 보낸 시간이 내 의식에 아로새겨지면서 나는 당연히 그런 일을 하는 사람임을 믿어의심치 않게 된다. 부지불식간에 느끼는 이러한 자신감은, 하루 일과 중에도 영향을 주어 매 시간 깨어있는 의식으로 나를 보는 그런 나를 마주하게 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끝까지 완주할 수 있을지, 그 과정이 어떨지는 모르지만 이 순간은 내게 있어 매우 유쾌한 경험이다. 저기에 내가 가고 싶은 곳이 존재하는 그것, 그야말로 내가 거기 닿은 것 그 것만이 기쁜것이 아니라, 그를 향해 걸어가는 이 순간을 더 없이 사랑하는 것이 기쁨과 행복이란 녀석을 더 오래 내 곁에 붙잡을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남은 하루도 새벽 활동의 마음으로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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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은
2010.09.08 07:02:26 *.182.146.75
언니, 단군일지 너무 재미있어요. 연재해도 되겠어요.
그렇게 일찍 눈이 떠지면 100일안에 논문 한 편 더 쓰겠는데요...ㅋㅋ
난 오늘 일찍 일어나긴 했는데 수련은 많이 못했어요. 몸이 안 따라줘서...
어쨌든  100일동안 열심히 하자구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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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0.09.08 08:24:24 *.246.77.2
효은~~
잘 지내지?
너무 보고싶다.

다음에 우리 만나면 할 이야기 더 많아지겠는걸? ㅋㅋㅋ

잘 지내고 있어.
200일차 수련 잘 하고~

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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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연
2010.09.08 09:38:17 *.11.120.219
저랑 비슷하네요.
저도 이거 시작한 이후로
2시 3시에 가끔씩 깬다는...ㅎㅎㅎ
단군일지 잘 읽고 갑니다.
오늘 하루되 힘찬 하루되세요!
백일천하 청룡승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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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0.09.09 04:44:57 *.121.41.236
부지런한 문연님도 화이팅입니다.
오늘 하루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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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8 21:10:38 *.83.152.147
지난 3일 이상하게 잘 일어나지는게 저만 그런 게 아니였군요^^ ㅎㅎ
일지 재미있게 잘 읽고 있습니다.

일을 하시면서 그 일을 더 잘하기 위해 공부를 하는 국향 님의 모습이 제가 앞으로 상상하는 저의 모습 중 하나입니다.
왠지 대리 체험같이 느껴져서 앞으로 내가 공부를 이렇게 하게 될까 상상해봅니다.ㅎ

이국향 이름만큼 향기로운 기운이 수원 이곳까지 느껴집니다.
반갑고 길동무가 되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새벽에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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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0.09.09 04:52:55 *.121.41.236
보미님~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보미님은 분명 날아 오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멋진 계획에 벌써 부터 동참하고 계시잖아요?

그대의 앞 날이 벌써부터 궁금해지기 시작했어요.
저에게 좋은 길동무의 모습으로 다가와주셔서 참 고맙습니다.
우리 함께 달려요.

백일천하! 청룡승천!
이 말 참 좋죠? ㅋㅋ

내일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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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0.09.09 08:57:33 *.121.41.236
단군일지- 4일차

 밤새 악몽에 시달렸다.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지르며 깨어나  내가 꾼 악몽이 얼마나 지독했는지 있는대로 이야기해 주었는데, 깨고나니 그 또한 꿈 속이었다. 내용은 자세히 생각나지 않지만 그 끔찍했던 기억은 다시 되풀이하기 싫을 정도였다.

 이런 종류의 꿈은 꾸지 않은지 오래되었다. 어떤 이유로 이러한 꿈에 시달렸는지는 차차 되짚어 볼 일이지만 아마도 심적 상태가 투영된 일이겠거니 짐작하고 넘어간다. 그리고 내일 또 어떻게 될 지 지켜볼 일이다.

  중간 중간 한 세 번 넘게 깨어났고 다시 잠들기를 반복, 그래서 였겠지만 오늘 아침 기상은 쾌청하지가 않았다. 4시 30분 정도. 활동시간에는 넉넉한 시간대였지만 지난 3일에 비해서는 1시간 정도 늦은 기상이었다. 몸도 별로 좋지 않았지만 무엇보다 기분이 별로였다. 간간이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게 도대체가 여름 그림자는 찾아보기가 힘들지경이었다.

 먼저 출석 체크부터 하고, 따뜻한 커피를 준비하고 속이 너무 쓰라려 토스트를 하나 구웠지만 넘어가지 않았다. 몸에 신경 쓸 기분도 아니어서 그냥 읽던 내용이나 꺼내어 읽어내려갔다. 만약 읽던 아티클마저 애를 먹였다면 오늘은 좀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 내 기분을 아는지 이건 또 술술 잘 내려가 졌다. 4일만에 이 정도면 괜찮았다.

 그 뒤 분량을 죽 훑었는데, 막힘없이 잘 내려가주었다. 백일되어 승천하는 거에 거의 반복적 주문을 외워댔는데, 이거 뭐  4일 만에 승천하는 거 아냐?  싶은 생각이 들 지경이었다.  

 이런 거 였던가 보다. 매일 매일 훈련의 힘. 꾸준히 지속하는 힘의 중요성이란 것이 말이다. 매일같이 시간을 투자하여 한 가지일에 몰입하지 않았다면 결코 맛볼 수 없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나중에 앨리사 만나면 이 기쁜 소식을 전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시원찮은 몸과 기분으로 시작한 하루였지만, 다행하게도 그 것을 잊고 싶었는지 활동에는 몰입할 수 있었을뿐만 아니라 어제보다 더 빠르게 활동에 들어갔고 더 수월하게 보낼 수 있었다. 출근 준비를 시작할 때 쯤에는 기쁨이 뻐근하게 오르는 느낌이었다.

 함께 한다는 것은 참 좋은 것이다. 기지개를 펼 때 출석부를 보니 모두다가 따로 또 같이 숨쉬고 있는 모양이었다. 여름 걷어낸 오늘, 어느새 서늘해지는 바람을 음미하며 살뜰하게 보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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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0.09.10 07:29:33 *.154.223.196
단군일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아침에 커피부터 마시고 시작하는데 속이 쓰릴 때 빵, 과자, 밥을 먹으면 졸려서 요플레류를 1개 먹으면 덜 부대끼는 듯 합니다. 물을 많이 마실 때도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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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0.09.10 09:42:14 *.246.77.2
그렇군요.
잘 몰랐어요.
이른 아침에 깨보지 않았으니.......
 
윤정님의 부지런한 활동에 찬사를 보내며, 우리 같이 힘껏 걸어요.
좋은 하루 보내시구요.

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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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0.09.10 09:40:16 *.121.41.236

단군 일지- 5일차

  깜짝 깼다. 12시. 몽롱한 상태로 시계를 보면서 12시가 도대체 언제지......? 더 자도 되는 시간인가......? 하면서 또 잠이 들었다. 평상시에 비해 억수로!! 취한 상태에서 침대에 몸을 던져버린터라( 이 때의 기분이 정말 좋았다, 몸을 던졌는데 바로 침대로 몸이 스르륵 빨려들어가는 느낌이었다. 다음에도 잠 안오면 한 번 써볼까 생각중일 정도였다) 1시간을 잔 뒤에 왜 깨어났는지 이유를 모른다. 그냥 깼고 다시 잠들었다. 

 다시 깼다. 정신이 말짱하게 깨어난 시각이 두 시를 좀 넘기고 있었다. 해도 너무한다 싶어서 눈 감고 누워 약간 뒤척거리면서 내 몸에 대한 예의나마 좀 차리고 싶었다. 30분이 넘을 때 일어났다. 순간 계산한 것이 활동시간으로 몇 시간이 확보되나? 였다.  4시간 30분. 크~헉!  대박이다!

  좋았다. 어제처럼 악몽도 꾸지 않았고. 11시에 침대로 달려갔는데 말짱하게 깼다는 사실이 참 좋았다. 사실 어제는 약간의 모험을 감행해보았다. 술마시고 늦게자면 어떻게 될까? 알람을 있는대로 다 켜두고 잠들면 들을 수 있기나 할까? 등. 그래도 어제는 어찌할 수 없는 날이어서 달리 방도가 없었다. 그렇게 좀은 불안하게 잠들었는데 이른 새벽 눈을 뜨니, 그 것도 어제처럼 악몽도 없이 깨어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좋았다. 역시 정신력이란!  그러나 이 것에도 한계는 있는 법. 너무 남용하지는 말 것, 큰 코 다치는 날이 올지도.......

 커피를 가져다 읽을 거리들을 세팅해 놓은 뒤 추워진 날씨를 느끼며 창문을 닫으려다 가만히  창 밖 소리에 왼쪽 귀를 대보았다. 
 숲도 잠 잘텐데.
 잠자는 숲으로 비 내리는 소리.
 쏴~아~ 툭, 툭.......
가슴 한 켠으로 이상한 통증이 저릿하게 느껴졌다.
나이를 먹는군, 자다깨어 저 소리에 가슴통증을 느끼다니.......

음악을 찾아 틀어두고 본격적인 원문 읽기. 어제 쓰다가 읽어내린 부분을 찾아 옮겨 적는 일이 꽤 인내심을 요하였다. 정말 지겨웠다. 읽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데, 문장을 옮겨 적고 다시 그 부분으로 찾아들어가는 게 짜증스러웠다. '다른 방도를 찾아야겠구만' 생각하면서 반복적인 동작..... 아직 덜 옮겼다. 오늘은 낮에 틈나는대로 옮겨버리고 내일 새벽에는 새로운 분량을 읽겠노라 다짐했다. 봤던 내용을 다시 보는 것이 지겹게 느껴지는 근본적인 원인인 것 같았다.

 옮겨 적으면서 참고문헌을 옮겨 적는 게 너무 하기 싫어서 그 부분에다 " 참고문헌, 00쪽" 혹은" 신뢰구간에 대한 참고사항 있음 원문, 00쪽 참고할 것" 이런식으로 적고 말았다. 이렇게 해두면 나중에 분명 다시 찾아야 할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렇게 하기로 선택했다. '오늘 덜 고생한 거 언젠가 고스란히 내게 돌아올거야 분명~' 하면서도 나중에 필요하면 다시 보는 것을 선택했다. 왠지 오늘 새벽은 한글 영어 대문자 소문자 숫자 바꿔가며 참고문헌 적기가 싫었다.  읽다보니 국내 관련 논문들을 더 읽어두어야 겠고, 다음 주 읽을거리를 이번 주 내로 찾아내어 준비해 두는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정도의 속도면 이번 주 안에 정해진 분량은 다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다행한 일이다. 정해진 것을 정해진 시간 안에 매일 매일 해 내다니, 나도 나이 먹어가면서 철드는 게 분명하다. 

 

  매일 매일, 연습이나 훈련 꾸준함의 필요성을 힘주어 말하면서도, 그 것을 행동을 통해 결과를 만들어가는 것은 내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중요한 일이 벌어지거나 하면, 예를들어 교수님께 연락와서 약속 잡히면 몇 날 며칠을 그 일에만 매달려 강도 높게 일을 해치우곤 했다. 물론 이 방법이 나에게는 쓸모있는 방법이고 그러한 상황이 된다면 또 그렇게 할 것이다. 분명 유용한 방법이고, 난 그런 상황을 즐긴다. 그 일이 끝이 났을 때 느낄 그 해방감과 나에게 줄 보상을 상상하는 것 만으로 골머리를 싸매야 할 그 일에 거의 식음을 전폐하고 몰입할 수 있으며, 결과는 거의 매 번 나를 만족시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 중요하지만 당장 급하지은 않은 일들, 계획한대로 미리 준비해 두어야 하는 일들은 순위에서 밀려나기 예사였다. 저 위에 해야하고 하고 싶은 일이 둥그렇게 걸려있는데, 내면의 나침반을 그 곳을 가리키고 있는데, 그 곳까지 다다르는 계단을 매일같이 만들어가지 못하면 목표로 하는 곳에 다다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벽 활동은 매일의 시간을 가고 싶은 곳을 향해  일어나 걷게 함으로써 쳐다만 보던 것을 결국은 내 손에 거머쥐게 만들 것이라고 본다. 생활에서 중요한 것들을 정렬시키고 불필요한 요소들을 배제시키며, 꼭 필요한 요소들을 자신과 싸워가며 매일의 훈련을 통해 다듬어가다보면, 내가 꿈꾸던 모습으로 만들어져 있을 것이라 믿고싶다.

 

  이제 웬만한 비는 비 같이도 안보이는 요즘,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하고 싶은 비가 내린다.

  오늘 하루도  충실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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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0.09.11 08:46:04 *.121.41.236

단군일지- 6일차

"일어나세요 모닝콜 시각입니다.
9월 11일,  오전 4시 30분.
3분 뒤에 다시 울립니다.
띠리 띠리 띠~리 띠 띠 띠
띠리 띠리 띠~리 띠 띠 띠
띠리 띠리 띠~리 ~

 이쯤이면 시끄러워서 일어나야한다. 안 그럼 3분 뒤에 이런 레파토리를 또 시작하기 때문에 알았다고 대답하고 꺼주시는 게 상책이다. 아침마다 나를 일으켜주시는 고마운 모닝콜님의 속삭임?이 거의 비명에 가까운 소리로 들릴 때 쯤이면 얼른 끄고 대신 휴대폰만 꼭 잡고 다시 눈을 감는다. 정신 좀 들자~

 

 어제는 마음 가벼운 금요일이라 그랬는지 어쩌다보니 12시 30분을 넘겨 잠자리에 들었다. 기분이 가벼운 나머지 심지어 들뜬 것 같아서 자기 전에 생각 정리를 좀 해야했다. '내일도 어김없이 일찍 일어나야 되는 날인데 이러다가 내일 아침 놓칠 수 있겠구나.......'  자신에게 암시를 했다. 늦어도 4시 30분에는 일어날 것! 분명 알람소리를 들을 것!  

 

 그래서 가능했는지도 모른다. 어찌되었든 일어났고 같은 조건의 다른 토요일과 다른 일상을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약간 지친감이 있는지 어제까지에 비해 일어나는 데 몸이 좀 무거워서 커피를 타야겠다는 생각을 한참 만에야 하는 게 가능했다. 혹시나 싶어 접속한 상태로 잠들었던 사이트에 출석을 하고나서 느릿느릿 커피타고 읽을거리들을 꺼내놓고 앉았다. 어제 학교에서 짬나는 시간에 동료들과 시간을 보내느라 읽겠다던 분량을 읽지 못하고 온 것이 내심 걸렸지만 어찌할 수 없었다고 간단하게 합리화를 해주시고 안경 찾아 끼고 앉았다.

 

  지난 번 가열차게? 써댔던 아티클이 학회지에 게재되었고, 그 게 여름방학 시작 바로 전이라 자축의 기회를 놓친 터여서 어제 다시 한 번 자축의 기회를 만들었다.  내가 아티클 쓰는데 보태 준 사람은 없지만, 그래도 스스로 자리를 만들고 타인들에게 공식적으로 알려두어야 나를 향한 그들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좀은 나를 더 긴장시키면서 나가리라는 것을 너무 잘 알았기때문이다. 얼마 전 까지는 따로 공부하고 있는 티를 전혀 내지 않으면서 직장생활을 하려 애썼다. 누군가 공부하느라 바쁘지? 라고 지나가는 말로 물을 때마다, 도대체 사람들은 나의 무엇을 보고 저런 말을 하는 것일까? 학교에서 책 한 번 들친 적 없고, 공부에 관한 이야기는 꺼낸 적도 없는데....... 싶었다. 그랬는데 여름방학 전에는 아티클 마무리하느라 거의 며칠씩 집에도 못가고 교수님 연구실에서 밤을 새며 작업하느라 꼴이 말이 아니었을 때는 자연스럽게 말이 나오고 말았다. 잠을 하루에 1시간도 채 못잤다는 말을....... 여하튼 오직 믿는 것은 정신력 하나도 버티며 썼던 아티클이었는데 그걸 마무리하고 편안하게 학교 방학 마무리까지 했던 기억이나서, 그리고 단군의 후예 프로젝트로 내 마음 밭에 빛이 나기 시작해^^ 이 또한 스스로를 칭찬하고 싶은 마음에 한 턱 크~~~~게 냈다 하하하. 맛있는 음식을 시키고 동료들과 환담을 나누며 즐겼고 그 것으로 된 것이었지만, 그래도 잠들기 전에 분량을 채워두고 싶다라고 생각했던 것 조차 학원에 다녀오는 바람에 오늘 새벽에 재확인했을 때는 그리 좋아죽겠는 기분까지는 느낄 수 없었다.

 

 오늘 아침 진도는 비교적 느렸다. 어쩌면 진도보다는 몸이 느린 것처럼 느껴졌다. 평소 2시간 몰입이 가능했던 것이 오늘은 딱 1시간이었다. 1시간 뒤에는 기지개를 켰고 소파에 앉아 눈을 감고 흐르는 음악을 들으며 10분 정도는 쉬었다. 그러다 다시 시작, 힘이 좀 났는지 그 뒤 2시간은 잘 흘러갔다. 오늘은 토요일 기념으로 식구들 깨어날 때까지 최대한 시간을 벌어 활동에 투자해볼 생각이다. 과연 토요일 날 몇 시간까지 안전하게 나만의 시간을 확보하는 게 가능한지. 또 몸이 어느 정도까지 견디는지. 현재 손가락은 뻣뻣해지고 손목이 굳고 오른쪽 팔에도 저린 감이 있지만 그리고 무엇보다 엉덩이가 너무 배기지만 한 번 해보는 것이다. 스케줄이많이 잡혀있는 토요일은 이른 시간에 내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면 그 후에는 이 것이 가능하지 않았던 경험이 많다. 읽던 거 오늘까지는 끝내고 싶다.

 

 세상을 삼켜 버릴 모양 내리던 폭우는 낡이 밝으니 기분이 좋아지는 지 좀 진정되는 기미가 보인다. 꼭꼭 닫아둔 창 너머로 들려오던 비소리에 무서움이 느껴진 오늘 새벽이었다. 활동시간에는 처진 기분을 정리하고 힘내서 다시 시작할 마음으로 " Eric Clapton의 Let It Grow"를 반복적으로 틀어두었다. 역시 힘내는 덴 음악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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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희
2010.09.12 05:56:37 *.105.125.156
아 대단하시군요.
너무 몸 혹사시키시면 나중에 몸 약해져요.

제가 지난 2년간 거의 밤 잠까지도 다스린답시고, 가혹하게 혹사시켰더니
지금 몸에 이상이... 빨리 회복되지 않는군요.

자연의 리듬 생체의 리듬을 잃지 말아야 할 것 같아요. 아직은 젊은 나이시지만 그래도...

그리고 취침콜이 혹시 방해되시겠는데요. 제가 실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래도 늘 답신을 주시고 매우 너그러우시네요.
본받을 점이 참 많은시군요.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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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0.09.12 07:11:31 *.121.41.236
인희님, 저 오늘 지각했어요.
잠이라도 자다가 지각했으면 억울하지는 않을텐데, 3시 반에 일어나 시간 이르답시고  여유부리다가 출석체크 하는 사실 자체를 잊어버렸어요.
ㅋㅋㅋㅋ

웃기죠?
그래서 저 지금 성질 엄~~~청 나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한데요, 저도 인희님과 거의 비슷한 나이 같은데요. 저도 안 젊습니다요. 제가 하는 짓을 보면 아실텐데요. 출석을 잊어버리잖아요~~~~( 이건 거의 절규에 가까운 외침임)

저도 건강조심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내일부터 심기일전하겠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이 기분을 털어내기가 영~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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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0.09.12 22:44:31 *.121.41.236
단군일지- 7일차

잠들기 전 맞춰 둔 알람소리에 눈을 떴다. 3시 30분. 활동시간은 5시~7시로 정해둔터이지만 지금껏 대체로 이른 시각에 눈이 떠졌고 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 오늘도 그랬다. 출석 시간 아직 많이 전이네, 음~ 다행이다 아직 시간여유가 많네. 그리곤 곁에 둔 책을 집어들었다. 왜 그랬는지는 나도 모른다. 왜 그 시간에 출석체크를 안해도 된다고 생각했는지는 지금 나도 궁금할 지경이다. 매일 일어나는대로 했는데 왜 오늘은 좀 있다가 한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나, 참. 그냥 그랬다. 나도 모르게.  오늘은 일요일이고 활동시간이 있으니 지금은 여유있을 때 책이라도 읽자 대충 그런 생각을 순간적으로 한 것 같다. 한 참 있다가 정신이 번쩍! 디게 찝찝했다. 시계를 보니 5시 15분을 넘겼다. 순간적으로 소름이 좌~악 끼쳤다. 헐~지각했구나.

 

  기분이 좋지가 않았다. 자신이 참 한심하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고, 허탈하기도 하고, 기가 막히기도 하고....... 출석하려 들어가니 오늘따라 윤정님은 내가 이런 짓을 할 줄 간파하셨는지 시간대까지 아름답게 꾸며 아~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셨다. 통해도 너무 잘 통한다. 속이 상했다.  지금까지 열심히 잘 해왔는데. 에이~ 하면서 늦은 출석을 했다. 말한들 뭐하랴 싶어 간단하게 인사하고 나왔다.

 

   공부할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새벽에 일어나면 딴 짓 안했는데 오늘은 김이 빠져서 하기가 싫었다.  뉴스를 검색하면서 ADHD에 대한 최근 연구결과와 근래 회자되고 있는 중독의 위험성, 그리고 정치인에게 있어서 삶의 가치가 얼마나 중요하며 또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질 것인가? 등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이 것 저 것 포털뉴스를 읽었다.

 

  중독과 관련한 이슈에 대해서는 며칠 전 내가 예측하여 말했던 그 양상 그대로가 벌어지고 있었다. 이야기를 듣는 옆 반 샘은 그런가요? 했지만 전적이 있는 개인이 어떠한 중독이라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가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한 이야기였다. 복합적인 치료를 받아야 회복 가능하며 그러자면 다시는 그런 환경에 접할 기회를 차단했어야 했다. 도박이나, 우리가 매우 좋아하는 음식을 먹거나 그 음식을 생각하는 것, 굉장히 좋아하는 그 무엇을 할 때 분비되는 신경전달 물질이 동일한 것으로 알고있는데, 그러니 더욱 더 방향을 제대로 잡는 것이 개인의 삶에 결정적이지 않겠는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를 가능케 하지 않는 것이 중독의 현상이라 참 안타까웠다, 어리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중독으로 겪게되는 관련 질병들도 매우 심각하기 때문에 주변인들이라도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전적이 있었을 때 치료를 했어야하는 것이 바른 순서였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새벽에 망친 활동은 오후에 하기로 마음먹고 오랫만에 쉬었다. 이야기도 하고 생각도 하고 좋아하는 LP찾아 턴테이블에 걸어두고 볼륨을 높였다. 차분해진다.

 

저녁때쯤, 이제 하던 거 좀 하고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지금까지 보던 아티클을 다시 집어들었다. 세 시간이 어떻게 지나간 줄 모르고 읽었는데 아직 좀 남았다. 오늘 끝내려고 했는데 어렵겠다. 그만하고 싶다. 무엇보다 오른쪽 팔에 빈틈없이 파스를 발라 둔 상태라 더 이상 쓰기가 힘들 것 같다. 그러나 내일 중으론 끝내고 싶다.

 

어제 잠들면서 습관적으로 알람을 맞추고 자신에게 집중하여 일어날 시각을 주입시키는 것을 빼먹었다. 긴장이 살짝 풀어진 게 원인인 것 같다. 내 정신에게도 일러두어야일어나 출석을 했을텐데, 몸만 일어나고 정신은 여기 없으니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잠들기 전 나에게 일어날 시간을 일러두는 것, 마음과 머리에 새기는 것을 잊지 않아야겠다.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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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0.09.13 16:43:25 *.121.41.236
단군일지- 8일차

일주일을 보낸 시점이어서 그런지 일어나는 것도 활동을 시작하는 것도 이젠 크게 호들갑스럽지가 않아졌다. 집중할 수 있는 음악을 찾아 틀어두고 커피 한 잔을 태우면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가 있다.  장족의 발전이다.

  여러 번 이야기 한 적이 있지만 새벽활동이 주는 효과는 내게 크다. 단지 새벽활동에서 그치게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활동을 함으로써 일상이 원하는 목표를 향해 정렬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 같다.

 활동시간보다 이른 시간에 활동 시작했고 두 시간동안 아티클 읽었다.
출근 시간이 되어 출근 준비를 하였다.

일상이 비교적 활기차게 흘러가고 있지만 단군 프로젝트 시작하고 생긴 심각한 문제 가운데 하나는 살이 찌고 있다는 것이다. 감당할 수 없을만큼 살이 찌는 게 보이고 있다. 움직이는 시간이 적어지고, 수면 시간이 적어지고, 피곤해서인지 스트레스 때문인지 어제는 심각성을 깨달아야 했다. 

 환기시키기 위해 하나씩 먹는 과일도 결국은 칼로리일텐데, 배가 남산만큼 나온 내 모습을 마주하기 싫다면 조절해야한다.  오늘은 좀 덜했는데, 모르겠다 두고 봐야지. 심각하게 몸매가 망가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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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하
2010.09.14 05:55:29 *.71.7.233
단군일지가 하나의 에세이를 보는 듯 합니다.
눈에 잘 그려지며 커피 냄새도 나는 듯 하네요.
일요일엔 진짜 속상하셨겠어요.
일어났는데 체크를 늦게 하셨다니...
하지만 그 계기를 통해 다른 날 들 더 최선을 다하실 이름도 예쁜 국화향기님을 봅니다.
이름이 진짜 너무 예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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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0.09.14 09:31:18 *.246.77.2
아이와 남편을 사랑하시는 멋진 정하님,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정하님 말씀대로 이젠 일어나면 바로 출첵부터 해요. 소심한 마음에 충격이 컸었나봐요.ㅋㅋㅋㅋ

정하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일찍 주무시는 연습 하시구요.
그리고 아이 일찍 재울 때 엄마도 눕고 불도 꺼야 아이가 쉽게 잠들겁니다.^^
또 뵈어요~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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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0.09.14 06:59:52 *.121.41.236


단군일지- 9일차

시 30분 일어났고, 읽던 article을 모두 읽었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
SOLUTION-FOCUSED GROUP THERAPY FOR LEVEL 1 SUBSTANCE ABUSERS" 는 지난 번 내가 쓴 아티클과도 설계가 비슷했지만 대상은 달랐으나 결과는 흥미로웠다. 내용은 블로그에 옮겨두었다.

나의 활동은 너무나 단순해서 몇 시까지 무엇을 하고, 이런식으로 구분하지를 못하겠다. 그냥 너무나 단순하다.

알람소리에 일어남
접속해 둔 사이트에 다가가 권윤정님 밑에 출석체크
화장실
이닦기
커피
음악선곡
활동하기
활동끝내기

하는 활동도 전날부터 이어져서 별로 할 말도 없다. 단순 그 자체. 하나 읽으면 또 다른 아티클 읽기.......읽다보면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가버리기 때문에 기지개를 켜고 싶으면 약 2~3시간이 경과된 것은 알 것 같다.

  오늘은 몇 오페라의 아리아를 틀어두고 작업하였다. 이른 아침이어서 오페라 전 곡을 턴 테이블로 크게 듣고싶다는 소망은 거두어야했지만, 노트북 스피커로 흘러나오는 아름다운 선율은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주었고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일을 할 때 혼자있는 듯한 조용한 기분은 나를 지루하게 만든다. 아마 활동하다가 잠이 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음악을 틀어두면 그런 염려로부터 벗어날 수 있어 좋다. 아, 가사는 가급적이면 모르는 것이 집중을 방해하지 않기때문에^^ 주로 클래식이나 팝송을 듣는다. 그리고 이어폰으로 들으면 음악에 집중하기 때문에 일에 몰입을 방해할 뿐 아니라 심지어 잠이 올 수도 있어서 안된다. 헤드폰에서 울려나오는 질 좋은 음질에 취하고 싶은 마음은 눌러두어야한다. 나는 음악에 대해서는 모른다, 다만 듣기 좋은 노래를 들을 뿐.  곡명도 가수도 작곡가도 잘 모른다. 그저 음악의 분위기가 어떻구나 하는 것을 느끼는 정도일 뿐이다. 음악을 들으면 무언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반사적으로 들기때문에 딴 생각을 할 새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음악을 듣는 것이 좋다. 나에겐 거의 기름칠 정도의 역할인 것 같다.

  매듭 짓는 것은 유쾌하다. 3시간 넘게 충실한 새벽을 보냈다. 다른 부족원들도 다들 이러하시겠지? 함께 가는 걸음이라는 것이 이토록 나를 힘나게 할 줄 몰랐다.
즐겁다.

오늘도 좋은 하루를 외치며~
백일천하! 청룡승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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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0.09.15 09:27:30 *.121.41.236
단군일지- 10일차

10분 간격으로 알람을 맞춰놓고 잠자리에 든 시각이 12시 50분은 되어서였다. 오늘 있을 출장지를 검색해서 대강의 위치를 파악하고 주소를 찾아 적어놓고 그 학교 홈페이지를 들러 이 것 저 것 우리학교와 비교하느라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몰랐다. 그렇지 않아도 학원다녀오느라 늦은 시각이었는데 너무 여유를 부린 것이다.

 걱정이 되었다. 과연 일어날 수 있을지.
3시 30분 알람소리가 어김없이 귀찮게 굴었다. 일어나야겠구나.......그리고 몇 번이나 일어나  출석체크를 했는지 모른다. 해도 해도 자꾸 출첵이 안된게 이상하기도 했다. 그러다 정신이 좀 났다.  내가 꿈을 꿨나? 아 그래, 이 생각이 날 때가 제 정신인게야. 눈감고 일어나 출첵을 했다. 눈을 뜰 수가 없었다. 너무나 아프고 따가웠다.

 기분이 쾌청한지 그렇지 않은지를 알 수있을 정도로 표정에서 바로 드러나는 심각한 안구건조증이 있는데, 겪어 본 바에 의하면 수면부족과 허기짐 그리고 스트레스는 가장 강력하게 눈을 피로하게 하는 원인이었다. 눈을 뜰수가 없어 출첵을 겨우하고 노트북 앞에 엎드렸다. 커피도 음악도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몸이 천근만근이었다. 오늘을 어떻게 할 지 생각해보았다. 아직 이른시각이었다. 습관적으로 깨기는 했지만 활동시간까지는 여유가 있었다.

 눈을 붙이자. 침대로 스~윽 걸어가 이불을 덮고 다시 누웠다. 몇 분이나 지나갔나 싶어 눈을 뜨고 시계를 보니 5시를 조금 넘겼다. 몸이 좀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볍다. 눈을 떠보니 눈동자가 구른다. 다행이다. 그러고보니 다행히 책 볼 시간은 확보했다. 욕심부려 일찍 시작했던 게 도움이 될 때도 있구나.......

 안경을 찾아끼고 어제 생각해 둔대로 가방에서 책을 꺼냈다. 학교장면에 어떻게 가족상담을 접목시켜 볼 수 있을지가 머리속에 맴도는 요즘인데, 지난 번 서점 갔을 때 괜찮구나 싶어 사다둔 책이다. 현재 내가 가장하고싶다고 생각하고 있던 바에 대한 아이디어를 보태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고른 번역서였다.

  집중해서 한 이틀만에 읽을 수 있도록 해보아야겠다는 대강의 계획을 세웠다.  내 논문의 틀과 아귀가 맞아들어가도록 이 책 다음 읽을 책 몇 권의 목록을 순서대로 뽑아두었다.

하나하나 작게 놓여진 목표들을 성공적으로 이루어가고 싶다. 그러자면 매일, 그 목표를 향해 걸어가야한다.  10일차였다. 1주일이 되었을 때 내 몸은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아침은 걱정스러울정도로 힘들었다. 어제 너무 바빠서 점심시간 낮잠 자는 것을 건너뛰어서 그런게 아닐까?라는 다소 순진한 생각도 해보았다.  만약 며칠간 지속적으로 이런 상태가 된다면, 프로젝트 팀에서 처음부터 말한대로 6시간 수면확보라는 권장멘트를 수용해야한다.  일단 며칠 두고 본 뒤에 결정하겠다.  낮시간 조절만 잘하면 4시간으로도 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내 희망사항일 수도 있겠다.

 오늘은 counseling toward solutions 를 약 반 정도 읽기로 하고  평소처럼 2시간 영어방송 듣기(출퇴근시간 2시간), 그리고 가능하면 관심있는 신문 기사를 찾아 시간을 정해둔 뒤, 시간 안에 번역하는 일을 해보겠다. 절대적인 시간확보가 관건이다. 적당한 말을 찾아 매끄러운 문장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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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0.09.16 09:04:33 *.121.41.236
단군일지- 11일차

3시 30분 알람소리.
벌떡 일어나서 실눈뜨고 출첵
오늘도 멋진 그림으로 새벽을 여는 윤정님 밑에 출석체크

휴~ 힘들다.
어제부터 느껴지는 새벽기상의 피곤함.

30분은  메일, 까페, 블로그 등을 방문하고, 음악을 찾아 틀고 커피타고 이닦고 화장실.......
Our canon in D,  나지막히 들리는 목소리에 비로소 정신이 든다. 참 감미로운 목소리다. 나도 모르게 헤드폰을 찾아 뒤적뒤적, 음악이 너무 좋다. 차원이 다르다. 스피커로 흘러나오는 음악이랑은. 그런데 가사가 너무 집중을 방해해서 두 번 듣고 뺐다.

 영자 신문 뒤져 맘에 드는 기사를 찾아  하나 읽고 어제 읽던 책을 펼쳤다.
내용에 소름이 끼친다.  내가 알고있는 것을 새로운 책에서 확인하는 기분, 나라와 문화가 달라도 학교라는 시스템에서 일어나는 역동은 비슷한 모양이다. 지금껏 그 누구와도 나누어보지 못한 이야기를 책을 읽으면서 나누었다. 가슴이 뛰었다.  다 팽개치고 이 책만 읽고 싶은것을 억지로 참으며 출근준비를 했다.  이런 이론서를 읽으면서 가슴이 미칠듯이 두근대다니, 나도 어지간히 이야기할 사람이 없는듯 싶다.

 어제부터 아침활동에 대한 흥분이 조금 사그라진 듯하다. 왜일까?
영웅의 여정상 그렇다고했으니 그런 것이려니 넘어간다.

정말 사실이 그래서 결론적으로 맞을 수도있고, 그렇다고 가정하기에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다. 뭐가 먼저인지는 알 수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현상들을 넘어서 가야한다는 것이다. 기운이 조금씩 빠져간다, 종일 지탱할 힘이 부족해보인다. 어제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음에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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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0.09.17 08:54:16 *.121.41.236
단군일지- 12일차

4시 30분
사방에서 울리는 알람.
평소보다는 좀 늦게 깼다.
피곤, 술, 늦은 귀가 3종세트를 선물로 안고 잠자리에 든 시각이 거의 12시 40분인데 이 정도면 매우 양호하다.
눈을 찡그리며 일단 출첵을 하고.......
1시간은 읽던 책을 읽고, 1시간은 북경으로 부칠 짐을 꾸려두었다.
가사가 있는 음악은 팝송이라 한들 책읽기를 방해했다. 원문을 읽을 때는 상관이 없지만 우리글로 된 내용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아  가사없는 음악만 들어야한다.

읽고 있는 책은 해결중심상담을 학교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해 놓은 것인데, 구성이 매우 산만해보인다. 책 읽으면서 이 내용이 도대체 어디 소속인가 끊임없이 확인하는 상황을 연출하도록 하는 것을 보면 이 책은 좀 짜임새가 그렇다. 아무리 번역서이긴 하지만 좀 더 일목요연하게 구성할 수 있을 것도 같은데, 매듭지어지는 장이 없이 그냥 주~욱 내려가면서 작은제목 중간제목 큰제목 알 수 없이 이어져있다. 차례를 펼쳐 확인하고 다시 돌아오기를 반복하면서 읽고있다. 읽다 읽다 이런 독특한 짜임은 또 첨이다. 내용상으로는 일반인의 입장이라면 꽤 쉽게 풀어두었지만 내 입장에선 단지 종합선물셋트 같은 느낌을 떨칠 수 없다. 나중에 다시 이책을 내 식대로 재구성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그게 필요할 듯했다.

 12일차라고 출석체크를 하였다.
확실히 10일이 넘어가는 지점부터 약간 기운이 달리기 시작한다. 어찌보면 힘보다는 의미에의 의지가 약간 퇴색된 느낌이 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 것이 수많은 잡다한 일거리가 있는 명절 연휴를 앞두고 겪는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내 목표에 대한 의지에 문제가 생긴 것인지는 명절이 지나봐야 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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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0.09.18 10:27:50 *.121.41.236
단군일지- 13일차

잠깬 시간 3시 30분.
출첵하고 나니 느껴지는 서늘한 바람.

읽던 책 펼치고 읽는다.
이상하다.
잠온다, 한 시간 밖에 흐르지 않았는데 지루하다.
뜨거운 열기가 사라진 듯한 느낌.
심각하다.
마음을 다잡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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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0.09.20 07:01:01 *.121.41.236
단군일지- 14일차

심상치가 않은 기분을 안고 출석을 했다. 이상하게 영~ 의욕이 생기지 않고 축 쳐진다. 하기도 싫어진다. 왜일까? 엄청 고민했더랬다. 이러다가 100일을 갈 수나 있을까? 등등

그런데, 이런~~~ 명절이었구나.
스트레스 때문인 것 같다, 그눔에 명절이 이제 코 앞으로 다가왔으니, 밥 맛도 없고 자도 잔 것 같지 않고 재미도 없고 길고 긴 연휴동안 내 시간은 갖지 못한 채 많은 사람들 속에 있어야하는 그 부담감이 내성적이기로 치면 하늘아래 날 따라올 자 없는 나에게는 밥맛 떨어지게하는 원인이었던 모양이다. 좀 어지간히 하지....... 결혼하지 않은 사람은 죽어도 알지 못할 이 묵직한 부담감. 이젠 익숙해질 때도 되었구만, 가봐야 아무도 나한테 뭐라하는 사람 하나 없구만 나는 늘 이렇게 불편해한다. 규칙적인 모든 리듬이 가차없이 깨어져야하는 데 대한 부담감이 큰 것이다.

원인을 알고나니 비교적 대처하기가 쉽다. 읽던 책을 건성으로 들쳐보다가 아예 오늘은 작정하고 이어폰을 꽂고 음악에 빠져들기로했다. 긴장을 좀 완화할 필요가 있다. 애잔하고 감미로운 음색, 가사조차 너무나 슬픈, 감미로운 멜로디와 기타소리가 좋은 Aaron Angello의  'Our canon in D' 를 반복해서 들으면서, 추석 연휴간의 시간에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계획을 세웠다. 그러고나니 좀 나아진다.

 마음이 불안하여 블로그 타이틀을 바꾸고 오후에는 관심두었던 분야에 대한 포스팅을 무지막지하게 해댔다. 이 건 잘 한 것 같다. 그리고 단군일지에 그간 간간이 찍어두었던 사진을 함께 붙여넣어보았다. 보기가 좋았다. 하다가 말았다. 아마도 이런 불안 어정쩡한 상태는 추석 지나서 집에 돌아와 이 자리에 앉을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이 건 분명히 싫은 느낌이다.

한가지에 대한 고정관념이라는 것이 매우 불행한 결과들을 초래한다는 것을 알고있으면서도 내가 그 인식을 제어하기전에 달려나오는 그런 느낌조차 없다고 말하지는 아직 못하겠다. 아직 그 정도는 안되나보다. 아무일 없는 듯이 인사하고 웃으며 오랜만에 만난 시댁 식구들과 인사를 하고 재밌는 꺼리들을 찾겠지만 그래도, 내 의지와는 무관한 일들이 계속 일어날 것이란 경험에서 비롯된 생각이 날 불편케한다.

추석에 가서 재미있게 놀 거리를 찾아보았다.
1. 도련님께 카메라를 가지고 가서 각종 조작법과 사용법 효과내기 등을 배우고 실습한다.

2. 가지고 간 카메라를 이용하여 산소에 성묘가는 길에 있는 각종 야생화와 열매 잎 꽃 등 식물을 촬영해오고 이 것을 과학시간에 아이들에게 보여준다(지금 식물단원 공부중임)

3. 엄마집과 중학교가서 사진을 많이 찍어온다.(우리중학교는 1회 아름다운 학교에서 대상을 받은 학교다, 자연 경관이 너무나 훌륭하다. 또 엄마집에는 이쁜 꽃들이 많다)

또 뭐가 있을까?
하여튼 꺼리들을 만들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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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0.09.20 08:12:29 *.121.41.236
단군일지- 15일차

기상시간을 조절하기로 했다. 5시부터 활동시간으로 정해둔 터이지만 일어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과 출근시간의 압박때문에 3시 30분에 알람을 맞춰두고 있었다. 하지만 기운이 조금씩 달리기도 하고, 알람을 듣는데 점점 익숙해지는 듯하여 4시로 알람을 설정하였더니 일어나는 것이 가능하였다. 한결 정신이 잘 차려졌다.

추석때 무엇을 할 지, 무엇을 읽고 올지에 대한 대략적 계획을 세워둔 상태여서인지 오늘은 비교적 마음이 편해졌다.  아니면 포기에서 오는 에너지?인지도 모를일이다. 어찌되었든 더 이상은 미룰 수 없는 귀향길이 오늘 기다리고 있고, 오후에는 대구에 도착해있을 것이다.

 한 시간 동안 그동안 올려둔 일지가 밋밋해보여 찍어둔 사진으로 업뎃을 해두고, 오늘 나온 기사를 보면서 필요 부분 포스팅을 가열차게 했다. 그리고 출석부에도 일찍 일어나는 사람들 눈이라도 시원해지라고 사진을 올려두었다. 뭐 달리 부족원들에게 해줄 수 있는게 이 좋은 머리로는 생각나지 않아서 그렇게 했는데, 반응이 좋으면 계속 할터이고 그렇지 않으면 그 것으로 안녕이다.

 책을 읽다가 어느 순간 사례를 맡은지가 꽤 되었다는 생각, 감각이 무디어져간다는 깨달음에 흠칫 놀랐다. 그래서 다음 주 모든 활동을 시작하게되면 적어도 한 군데 기관에는 컨택해서 자원봉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난 번 처럼 구로건강가정지원센터도 좋을 것 같고, 안양시나 용인시 등 어떤 곳이든 상담이 가능한 곳으로 자원봉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또한 경기초등상담교육연구회를 생각해내었다. 생각난 김에 홈페이지에 들어가 그간의 활동내용을 둘러보았는데, 연구회의 활동방향이 바람직해보인다. 나도 역할을 보탤 수 있을 것 같고 상생할 수 있을 듯하여 가입신청을 해두었다. 기회가 된다면 함께 초등학교에서 상담에 관한 역할을 할 수 있으리란 바램을 가져본다.

 짐챙기고 정리해두고 길 나서야한다. 결혼한 그 해부터 나에게서 명절이란 개념이 부담으로 바뀐채 지금까지 흘러오고 있는 것은 나에게 굉장한 손실이다. 이 것을 알지만 생각보다 먼저 그 꺽꺽한 느낌과 감정이 먼저 흘러나오니 현재로서는 어찌할 수가 없다. 또한 이런 것도 간간이 있어줘야 평소 누리고 있는 자연스런 일상이란 것이 비교적 홀가분한 것임을 알 수도 있을 것이다. 마음이 편하고 불편하고의 생각, 명절에 대한 나의 태도까지도 어찌보면 내 선택의 결과이지만, 내가 나고 자라지 않은 그런 환경으로 그리 편안한 입장은 아닌 며느리로서의 입성이고보면, 지금 이런 감정은 지극히 정상적일지 모른다.

어찌되었든 화이팅하고 내일 아침 제 시간에 출석이나 하면 좋겠다.
백일천하! 청룡승천!  빠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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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0.09.25 14:29:42 *.121.41.236
단군일지- 16일차

추석, 설, 어버이날, 생신 기타 등등 즐거울 수도 있는 날에 오로지 못되먹은 내 심보 탓인지 부담만 백배 안고 길을 떠났다. 가보면 다를 것이다 세뇌를 하고 가기도 하고, 실지로 다르기도 하지만 가야한다는 그 사실에는 아직도 스트레스가 엄청난 것을 느끼겠다.

 도착하자마자 가지고 간 노트북을 옮겨다니면서 혹시나 어디 출처를 알 수 없는 무선인터넷이라도 연결이 될까 똥마려운 강아지처러 낑낑대며 찾아 헤맸다. 문간방, 한 부분, 베란다가 가까운 곳, 거기가 무선인터넷이 잡혔다. 예전에 한 번 알아둔 것이라 가벼운 넷북을 가지고 와봤는데 된다. 이름모를 그 어떤 분들 얼마나 감사한지, 보안설정도 안해주시고 그래서 이렇게 나에게도 광명의 빛을 내려주시니 그저 감사할 따름.

변경연 사이트에 접속해서 들어가보니 이상하게도 사이트가 깨져보였다. 있어야할 배너들이 보이지를 않고 글씨도 이상하게 보이고. 그러나 아쉬운대로 출석은 가능해보였다. 잠들기 전 내일 출석을 위해 사이트에 접속해 두고, 끄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해두고 자러갔다( 참고로 그 방은 남정네들이 차지했다).

잠자리에 든 시각, 비교적 이른 12시경, 감기 기운이 있어 쓰러져 먼저 잤다. 알람소리, 벌떡 일어나서 휴태폰 들고 살금살금 들어갔다. 이게 지금 뭐하는 짓이여~ 싶지만 사이트에 접속하고 출석완료. 사방이 깜깜하다. 거실부터 모든 방이 전부 사람들로 어지럽다. 간단하게 둘러보다가 그냥 자러갔다. 달리 어쩔 도리가 없다. 여기서 뭘 어떻게 할 수 있을까하다가 종일 전부칠 생각에 에너지 비축을 되내이며 자러갔다. 알람소리에 벌떡 일어나 출석한 게 놀라울 지경이다.

 종일 덤덤했다. 자고 일어나 나의 단군 프로젝트가 이렇게 변질되는구나 싶었지만 그 것을 길게 생각할 여력이 없었다. 종일 바빴으니까.

저녁 때 쯤, 막내 삼촌 댁 도련님께 본격적으로 내 카메라를 들이대고  이 것 저 것 좀 배웠다. 그 도련님은 이미 사진으로 여러 번 상도 받았다. 쬐매 부끄럽기도 했지만 지금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었다. 도련님은 가볍게 찍으려고 준비한 카메라가 내 카메라랑 같은 모델이라는 것이 약간 존심이 상하기도 했지만 뭐 어쩌랴, 난 초짜인걸. 괘안아~

이 것 저 것 설명을 듣고 필요한 것은 메모를 했다. 열심히 설명을 해 주긴 했지만 한 30%나 알아들었으면 다행이고 결국, 내 카메라를 가지고 가서 각종 조작법과 사용법 효과내기 등을 직접 실습과 매뉴얼을 통해 배워야겠다는 결론을 얻어내었다. 그래도 그만하면 다행이다. 내일 산소가면 들꽃들을 함께 찍으면서 한 수 더 배우리라 결심했더니 나름 기분이 좋아졌다. 그러다 늦게 잠들었다. 내일도 아마 이러한 시간이 흘러갈 것이다. 어쩔 수 없다. 새벽 활동이라니 가당치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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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0.09.25 14:38:25 *.121.41.236
단군일지- 17일차

새벽 알람소리, 벌떡 일어나 눈 감고 걸어감, 사이트에 출석, 바로 돌아서 제자리, 다시 잠듬. 새벽활동? 안했다. 일어나서 생각하니 기분이 안 좋다. 뿌듯함 대신 명절이란 놈과 마주하고 선 내 심장소리만 들리는 듯하다. 집으로 돌아가기까지는 못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알람소리에 일어나는 것만으로도 기특한 것이다.

비가와서 산소 못같고 야심차게 준비했던 도련님과의 촬영실습은 포기해야 했다. 제일 아까운 일이었다. 가까운 작은 댁에간 뒤 거기서 많은 친척들과 안녕을 했다. 오후에는 친정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거기가면 아름다운 우리 중학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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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0.09.25 14:54:15 *.121.41.236
2010 0926 076.JPG

단군일지- 18일차
잠든 시각 새벽 3시, 겨우 눈 붙이다 깨어 대리출석을 부탁했다. 정말 오랫만에 동생이랑 만나 3시 혀가 씹힐때까지 이야기를 하고 이야기를 들었다. 동생은 너무나 말을 재미있게 잘한다. 어렸을적에도 동생을 앞에 앉혀 놓고 이야기를 하라고 한 다음 내가 동생 교복을 다리거나 음식을 만들어주거나 했던 기억이 많다. 그러니 얼마나 할 이야기가 많겠는가?  재미있어 죽을 뻔했다. 그러니 얼마나 늦게 잠자리에 들었을까? 오늘 아침 단군이는 겨우 생각이 날 정도였다. 대리출석하고 또 잤다. 이렇게 내 리듬이 깨어져가고 있었다.

 아침을 먹고 쓰러져 잤다 이상하게 단군이도 안했는데 너무 힘들고  축 쳐졌다. 그 새 식구들은 아버지 산소엘 다녀왔다고 했다 내 혼자 냅두고....... 점심 먹고 한참 뒤 오후, 동생이랑 카메라들고 중학교엘 갔다. 그리운 그 곳, 우리가 아니면 절대 공감 못할 가지 각색의 추억과 이야기꺼리들이 구석구석마다 흩어져있는 곳. 학교는 더 없이 아름다웠다. 우리가 들어선 그 학교는 먼 옛날 우리들이 내지르던 함성과 기억을 고스란히 되돌려줄 충분한 준비를 늘 하고 기다린다. 곳곳을 돌아보며 사진을 찍어대는 내 등에 대고 짜증을 내는 동생. ㅋㅋㅋㅋ

 하지만 나는 나름 마음 먹은 바가 있기도 해서 연신 이 곳 저 곳을 기웃거렸다. 엄마집으로 돌아오는 길, 오는 내내 생각만 해도 웃기는 우리들만의 이야기로 키득거렸는데, 말끔하게 정리해 둔 밭의 이랑이 너무 이뻐서 저걸 어떻게 담을 방법이 없나 고민하다가 멀리서 들이대보았는데, 순간 와~ 그 모든 충경을 깔고 앉은 노을내릴 하늘이 그렇게 멋있을 수가 없었다. 같은 장소에서 몇 컷이나 찍어댔는지 모른다. 아, 어디까지나 내 기준에서 멋있었음을 밝히는 바이다.

 집으로 돌아와 언제 그리 즐거웠냐는 듯 감기 기운에 계속되는 코막힘과 재채기, 약 먹고 자고, 또 깨어나 밥먹고 약먹고 또자고..... 이 것만 했다. 그래서 동생이랑 이차전을 할 수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아깝다. 동생이 '언니 저래도 깨워놓으면 또 좋다고 나랑 얘기 할거다'하면서 자는 나를 깨우려다가 엄마한테 무지하게 야단 맞았다고 했다. 그래도 꿋꿋하게 깨우지.......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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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0.09.25 15:15:43 *.246.77.2
단군일지- 19일차
새벽에 잠 깰때까지 휴대폰을 놓지 않고, 잠들 때 쯤 문자가오고, 새벽에 자다가 일어나 문자를 보내는 것을 보고 드디어 동생이 입을 열었다.
 언니, 니 바람피재?
ㅋㅋㅋㅋ
 웃겨 죽는 줄 알았다. 그렇다고 하고 말까 하다가 괜히 동생 정신건강 해칠까봐 소상히 알려주었다. 참~ 안심한다. 에휴~

오늘도 알람소리에 벌떡 일어나 윤정님께 대리출석 문자 보냈다. 이제 알람 소리에는 몸이 반응을 잘 한다. 출석문자 보내고 또 잤다. 약기운에 취했는지 도대체 몸이 천근만근이다. 새벽활동을 안한지 오늘로써 4일차, 깨고난 뒤 약간 우울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정말 내가 이래도 되나? 싶기도 하고....... 오늘 오후면 집에 도착할 것이고 내일 새벽엔 집에서 눈을 뜰 것이란 사실에 다소 안도감이 느껴진다.

아침에 학교에서 보낸 문자에 마음이 바빴다. 평소 존경했던 선생님의 장인어른 별세. 그 문자를 보았을 때는 포항에서도 한 참을 더 들어간 엄마집. 과연 오늘 저녁때 쯤 조문을 갈 수 있을까? 다행히 친한 선생님들과 연락이되어 내가 올라올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고 밤에라도 같이 가기로 하였다. 집에 도착 7시 경, 짐 풀고 조문에 적당한 옷을갈아입고 병원에 도착한 시각이 8시 30분, 9시 30분 조문마치고 나와서 12시까지 병원로비에서 셋이 앉아 이야기를 했다.

때가 때인지라 웃다가 울다가 농담하다가 진담하다가....... 10여년 가량이나 젊은 선생님으로부터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고는 오늘 하루를 접는 시간이 뿌듯하였다. 아무런 셈 없이 타인을 위한 희생과 배려, 나에게는 가당키나 한 일일지도 모르는 그 모습,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다소 낯선 이야기들. 역시 난 사람보는 눈이 있다. 그런 그녀이기에 내 눈에 띄었고 나이를 넘어 우리는 친구이기도 하다.

집으로 돌아와 사이트와 블로그 메일등을 확인한다. 일지는 없고 허접하다.
내일부터는 다시 정신차려야한다. 정말이다를 되뇌이며 잠자리에 든 시간 1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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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0.09.25 15:27:50 *.246.77.2
단군일지- 20일차

알람소리, 기상, 휴대폰 쥐고 끙끙대기, 그러다가 잠들었다가 시계보기, 출석해야겠구나 하면서 다시 잠들기......그러다가 벌떡!!!! 4시 58분이었다.

우당탕탕!!!! 밑에 집은 새벽에 놀랐을지도 모르겠다 나도 모르게 달렸으니. 재빨리 출석, 59분 37초 였던가? 우하하하!!!!

살다보니 이런 일도 있군하면서 모니터 앞에 앉는다. 며칠간 흐트러진 몸과 마음이 쉽게 다잡아지지가 않는다. 1시간 가량 뉴스보고, 정신을 차리려 여기저기 구경하고 다녔다. 그리곤 블로그를 들여다보며 며칠 간 내 속을 헤집고 돌아다니가다 결판이 난 생각들과 조용히 마주해보았다.

억지로 결론을 내어보고 정리해서 치워두려하지만, 표면적으론 그렇다하더라도 그게 내 심정적 동의를 얻어내기에는 부족해보인다. 잠정적 결론을 뚫고 올라오는 번잡한 생각들, 꾹꾹 눌러두고 다시 한 번 내 목표를 눈 앞에 치켜들며 오늘과 내일을 거쳐 완전히 복귀하고 말리란 다짐을 한다. 이상하게 명절 끝에 맥이 빠져있다. 이래도 되는 것일까? 내일은 정상적인 새벽활동이 가능할까? 제대로 리듬타고 활동하지 못한지도 일주일은 되는 것 같다. 가기 전엔 스트레스로, 가서는 환경으로, 와서는 흐트러진 리듬으로....... 이러다가 도로아미타불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오늘 오후엔 별 사정이 없으니까 목표를 재점검하고 다시 시작할 준비를 하기로 했다. 잘 되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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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4 16:05:14 *.207.0.12
며칠 전 만났던 청룡부족님들의 단군일지에 댓글을 남기고 있습니다.
만남을 기억하고 싶어서..
이제 국향님의 차례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늘 하고 싶었지만 한 번도 하지 못했던 말을 해보렵니다.

아침 출석글에 빠져 정작 자신은 출석하지 못하는 국향님..
당신의 소녀다움을, 그 순수함을 참 아끼고 사랑하고 있습니다..
알게 되어 감사하고 소중한 분입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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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0.10.04 17:48:30 *.121.41.236
단군일지- 21일차(9월 26일 일요일) 
출석체크.
오늘이 길었던 연휴의 마지막 날이라는 사실에 양가감정이 슬그머니 머리를 든다. 긴 시간을 의미있게 살리지 못하고 보냈다는 사실에 자괴감이 든다.

그러나 꼭 긴 시간을 의미있게 보내야만 하는가? 어떤 행동이든 시간이든 의미는 부여하기 나름이 아닌가? 그러므로 나는 명절 낀 이 시간이 힘빠지게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고, 내가 반드시 물리쳐야 할 대상이 아니라 보통 겪을 수 있는 허우적거림이라고 이름매기고 싶다.

나는 이 시간을 잘 보냈고 잘 보내고 있다. 그리고 보다 씩씩한 행동을 하기위해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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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0.10.04 17:52:50 *.121.41.236

단군일지- 22일차(9월 27일 월요일)

출석했지만 너무 멍하다. 견딜 수 없는 시간이 느껴져 음악을 고른다. 
 Our Canon In D ... Aaron Angello 
이 계절 가사가 너무 맘에 드는 곡이다. 이 곡이 그만 듣고 싶을 때쯤 다시 깨어날 것이고, 다소 쳐진기분을 벗어나 한 껏 기쁘게 앞을 향해 달려나갈 것이다. 근래는 너무 차분한 음악을 고르는 경향이 나를 두렵게 한다.

컴퓨터 앞에 앉아있지만, 오늘은 별로 생산적인 일을 하지 않았다. 정신건강 관련 기사 검색을 하고 읽은 것을 제외하고는....인터넷 서핑을 했다.

이런 자신이 싫어진다. 우울해지고 기분이 나쁘다. 의미없는 두 시간을 보낸다는 사실이 견딜 수가 없이 불쾌하다.

학교에서 기분이 너무 나빠 쳐져 있을 때 옆 반 선생님이 읽고 있던 책을 빌려왔다. 몇 편의 글을 읽었는데, 환기가 되는 듯하다. 고맙게도 쉽게 책을 빌려주었다.

오후들어 조금 나아지는 듯한 기미가 보였다. 예전에도 힘들 때면 법정 스님의 책을 즐겨읽곤 했는데, 어쩌면 이 번에도 그러할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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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0.10.04 21:42:38 *.121.41.236

단군일지- 23일차

출석체크를 했다.
멍하니 앉아 있다가 아티클 대신에 빌려온 책을 읽었다.
두 시간 지나갔다.

법정 스님의 잠언집이다.
새로운 기운이 조금 솟는 듯한 기분이 든다.
제발 그러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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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0.10.04 21:44:32 *.121.41.236

두시간- 법정스님의 잠언집을 읽었다.

메일을 체크했더니 '심연'이란 낱말이 크게 다가온다. 나만 여기 이 밑에서 헤엄치고 있는 것 같은데 아니란 말인가? 바닥에 가라앉아 기력없이 허우적거리는 기분이 좋지가 않다. 이 정도쯤은 가볍게 지나가야 되는데, 명절 뒤 끝이 길다. 죽겠다 힘들어서.

예정에 없던 새벽활동으로 대신했다. 가만히 앉아 법정스님의 잠언집을 읽었다. 시계보니 두 시간이 갔다. 기분이 좀은 나아지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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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0.10.04 21:46:28 *.121.41.236

단군일지- 25일차(9월 30일 )

"百 on 而 不 如 一off 
 [속담]  온라인 시대에도 오프모임에서 얼굴 익히고 숨결을 느끼며 대화하는 데서
            정과 결속력을 다질 수 있다는 의미.
            여기서 부족회의와 중간모임이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음
            비슷한 말 백문이불여일견, 불여일착 (옷은 직접 입어보고 사야한다)이 있음
            출처 : 변경연 야매 국어사전"

출석체크하러 들어갔다가 윤정님의 출석글에 올려진 글 보고 새벽부터 웃겨죽는줄 알았다. 1일 있을 1차 부족회의를 기다리는 우리들의 심정을 담은 글이리라. '아이디어 권'이라 해야겠다.

흐트러진 리듬, 집으로 돌아와 제 자리 잡았어도 아직 느슨하다. 뉴스를 검색해서 읽고, 정신건강관련 논문에 관한 기사 몇 편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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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0.10.04 21:47:35 *.121.41.236

단군일지- 26일차(10월 1일)

5분전 기상

출석부 보고 정신 팔다가 출석 시간 놓치고 지각, 윤정님이 올린 안전그물망에 정신팔고 읽고 있다가.....난 내가 출석한 줄 알았다.

 오늘 1차 부족회의에 참석하기 전에 어떻게든 밀린 일지를 작성하고 가리란 다짐을 했건만 이상하리만치 내 맘과 몸이 끌어올라오지를 않는다.

이 일을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다.
두 시간, 옆 반 선생님께 빌려온 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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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0.10.04 21:50:10 *.121.41.236

단군일지- 27일차(10월 2일 토툐일)

모닝콜.
출석체크.
새벽활동 못함, 대신 시어머니 생신 상 차리기

어제 1차 부족회의 후 집에와 미역국을 끓여두고, 불고기를 재워두었다. 오늘 아침엔 잡곡밥, 생선굽기, 국 데우기, 불고기 불어올려 하기, 게장, 김치 등 밑반찬으로 생신 상 차리고 마지막으로 케잌에 불붙이고 짠~

후다닥 아침 식사하고 출근 준비하고 학교갔다.
그대신 학교가서 선생님들한테 엄청 칭찬받았다. 착한 며느리라고. 내가 정말 그럴까? 그렇지는 않다, 그냥 할 수 있는 것만 하기 때문이고, 내 책임을 다 할 뿐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터이지만 길어지는 바닥 감정에 우울이 깊어지는 것을 알겠다. 시어른이라고는 하나 내 집에 손님이 예고없이 오고 가는 것이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듯하다. 얼른 고요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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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0.10.04 21:52:31 *.121.41.236

단군일지-28일차(10월 3일)

- 출석체크
- 2시간 동안 깨어있을 목적으로 인터넷 서핑만 하였다. 속이 답답하다.

어제 저녁은 스케줄이 엉망진창이었다. 아침에 시어머님 생신이었던 데다가, 오후에는 시이모님 댁 혼인식이 있는 날이라 행사에 참석하셨던 시어머님은 시이모님을 대동하고 우리집으로 오셨다. 아무런 사전 이야기도 없이 방향을 돌린 식구들이 원망스러웠지만, 연로하신 분들이 자매끼리 만나면 얼마나 오래 자주 만날 수 있을까 싶어서 저녁드시고 가시려는 것을 내가 잡았다. 주무시고 날 밝을 때 가시라고.......

잘 한 것 같았다. 새벽 두시가 되었어도 이야기 소리가 끊이지 않으셨다. 새벽 1시에 아이를 데리러 갔었고, 간만에 휴일을 맞는 기념으로 아이와 둘이 소파에 길게 누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새벽 두 시를 넘겨 잠이 들었고, 윤정님 모닝콜에 깨었다.

벌떡 일어나 비몽사몽을 헤매다가 겨우 출석을 하였고, 내 뒤에 전해야 할 모닝콜은 잊었다. 재앙이었다. 아침부터 일어나 새벽 활동은 할 수가 없었고 시간되어 어른들을 위한 식사 준비를 하였다. 나의 욕심을 차리기 이전에 타인을 깊이 사랑하고  헌신하는 것도 삶의 중요한 태도임을 믿어의심치 않으며, 다음 주는 달라지리란 기대를 억지로 하며 마음 다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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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
2010.10.04 21:55:29 *.121.41.236

단군일지- 29일차(10월 4일)

새벽 활동으로 2시간, 
정신건강 관련 최근 연구들을 찾아 읽고 필요부분은 포스팅 했다.

이번 주 부터는 달라지리란 모진 각오를 해서일까 일어나는 것도 어렵지 않고, 새벽활동에 들어가는 것도 어렵지가 않았다. 어제 고단한 스케줄을 소화했던 터이지만, 때가되어 해야 할 일을 한다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느껴지는 아침이었다.

중독관련, 아동이나 청소년의 행동과 관련된 양육태도 등과 관련된 최근 연구논문들을 찾아 읽었고, 흥미있는 내용은 포스팅했다. 얼마 전 끝낸 아티클의 내용과 관련된 부분은 특히 추이가 궁금했는데 결과들이 흥미롭다.

이제 이런 기운이 도는 것이 그야말로 바닥을 치고 올라온 감정이면 좋겠다. 밀린 일지들을 대강으로라도 기록해두었고, 한 컷 두 컷 올려두었던 사진들은 지웠다. 용량을 맣이 차지하는 것인지 일지 뜨는 속도가 느려서였다. 이제 다시 빨라졌으나 밋밋해진 일지가되어서 조금 아쉽다.

너무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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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정
2010.10.05 14:36:13 *.114.49.161
그림이 올라오는 것이 오래 걸려서 일지를 읽으려고 왔다가 다시 돌아가길 몇 번 했는데 오늘은 훅 뜹니다.
게다가 제 자리 컴퓨터가 어제 바뀌었구요.
오늘은 2시까지 내내 말을 하다가 2시부터 입을 딱 닫고 커피 1잔 마시면서 헤드셋 끼고 쉬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국향님 단군일지는 밋밋하지 않아요.^^
담에 또 들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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