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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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가는 대로.....
새벽 두 시간 온전히 깨어
나 자신과 마주하기를....
5시 -7시
책읽기와 글쓰기
핵심가치
창의성 : 새로운 시선으로, 다르게 보려고 노력하기.
성실성 : 매순간 하는 일에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고 몸으로 최선을 다하기.
자아실현: 진정한 나를 찾아 끊임없이 탐색하고, 돌탑을 쌓듯 정성스레 이뤄나가기.
직업가치
자율성 : 스스로의 가치 기준에 따라 결정할 수 있는 일을 한다.
창작활동 : 어떤 일을 하든 예술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일은 필수다.
발전성 : 자신과 고객의 잠재력을 최대한 성장시킬 수 있는 일을 한다.
일과 생활의 균형 : 가족, 취미, 사회 활동이 가능한 일을 한다.
사회적 공헌 :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일을, 하는 일에서 실현한다.
2014. 11. 2. 일. 42일
- 찜질방의 풍경-
토요일 밤, 10시쯤 자리에서 일어났으니 나는 차를 놓칠거라 전혀 생각지 않았다. 그러나 강변역에 도착하여 서둘러 뛸 때 막차는 출발을 하였을 것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터미널에 가 보았으나 이미 끝났다는 대답에, 주변 어느 도시로 갈 차편도 있지 않았다. 첫 차는 6시. 막막함과 두려움이 엄습했다. 남편은 동생 집에 가라고 길을 알려줬지만 늦은 시간에 한 시간이 걸리는 거리였다. 거기다 그 집엘 가면 일찍 가겠다고 나서기란 불가능할 것이었다. 나는 처리해야 할 신경쓰이는 업무가 있어 오래 머무를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터미널 근처 찜질방엘 들어갔다. 혼자 찜질방에, 그것도 밤을 보낼 곳을 찾아 들어오긴 처음이다. 쭈뼛쭈뼛 .... 들어섰는데 자정이 다 되어 가는 시간인데도 어린 아이 동반한 가족들이 더러 있었다. 이제 호기심도 약간 발동하여 나는 찜질방의 풍경을 즐기기로 했다. 제일 먼저 비구니 스님 한 분이 눈에 들어왔다. 웬지 말이라도 한번 걸어보고 싶을 정도로 반가웠다.
어두컴컴한 계단을 올라 찜질방에 들어서니 사람들이 한가득 누워 있다. 많은 이들이 골아 떨어져 있는데, 사람들이 다니는 통로에 쓰러진 듯 엎드려 자는 사람도 있다. 나는 불이 밝은 한 구석을 찾아 가지고 간 책을 펴 들었다. [필살기] 내가 찜질방에 갈 상황이 아니었다면 아마 다 읽지 못하였을 것이다. 후후. 잠이 하나도 오지 않았으나 몇 번 자리를 옮겨야 했다. 코고는 소리가 비교적 없는 곳을 찾아야 했기에.
책을 읽으면서 나의 아침 활동의 문제점을 찾을 수 있었다. 선택과 집중을 해야 했는데 나는 확실한 실천 방안이 없었다.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싶고, 그것도 해야 할 것 같고, 그리하여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새벽 두 시간을 한 시간씩 나눠 다른 활동을 하는 것도 구본형 선생님은 하지 말라고 하셨다. 나는 이 대목에서 또 갈등이다. 읽어야 하나 써야 하나.....
"이론은 흥미롭고 차트는 멋지고 그래프는 과학처럼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실천은 간단하다.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을 사는 것이다.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라. 그리고 필사적으로 실행하라. 매일의 힘을 빌리지 못하면 누구도 꿈을 이룰 수 없다. "
구본형의 필살기 p. 168
첫 차를 타고 집에 와서 바로 쓰러져 잤다. 11시쯤 일어나서 일하다가 다시 오후에 세상 모르고 자다가 저녁 때쯤 일어났다. 그러다 보니 또 밤 늦게 자리에 누웠다.
2014. 11. 9. 일. 49일째
출석만 하고 다시 곯아떨어졌다가 7시에 일어났다. 인터스텔라 보러 갔다. 1시 야구 연습에 맞추려니 조조 영화를 봐야 했고 7시 40분쯤 출발했다. 극장 매점도 문을 안 열어서 요기도 못하고 그냥 봤다. 3시간이 길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아들 녀석들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재밌었다고 했다. 그러자 남편이 물리 공부를 좀 더 하고 다시 보라고 했다. 저녁에 오랜만에 작은 아이랑 책 같이 읽는데 지구 오염 이야기가 나오니 영화가 떠오른 모양이다. 이것 저것 질문을 한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적어도 나랑 비슷한 정도로는 이해한 듯 하다. 같이 책 보며 이야기 나눈 시간이 너무 좋았다. 바쁘다는 핑계로 몇 달만에 처음인 듯 하다. 아이는 그사이 한 뼘쯤 자란 것 같다.
2014. 11. 16. 56일째
간만에 읽은 어린이 문학 잡지에서 '동화쓰기 수련은 인생 공부와 글쓰기 공부를 함께 해야 한다' 는 글이 있었다. 동화뿐만 아니라 모든 글쓰기가 그렇겠지만.. 응모 동화 심사평인 그 글에서 '어떤 분은 열정은 넘쳤지만 동화쓰기의 기본이 갖추어지지 않았고, 어떤 분은 동화 창작의 기법에 대한 수련을 많이 했음을 느낄 수 있었지만 세상에 인생에 대한 주체적인 사고가 부족하였다.' 라고 하였다.
나는 어떨까 생각해 보니 답이 뻔해서 ......
오늘은 집 밖에 한 발자국도 안 나갔다. 허리가 아플 만큼 청소나 했다. 휴. 다시 월요일이 오는구나.
2014. 11. 29. 토. 69일째
마지막 세미나에 참여했다. 뒷풀이에선 ..... 소주도 먹을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적어도 10시 20분에서 30여분 사이에는 강변쪽으로 가는 지하철이 안 오는 모양이다.
터미널 도착 시간이 11시, 창구 직원분에게 늦은 차표를 받아 들고 달려가 보니 컴컴한 승차장.
난감한 맘으로 돌아서니 직원분이 계셔서 버스 떠난 줄 알면서도, "혹시 차 없나요?" 물어보니,
"6분이나 지났는데 당연히 버스 갔죠.. "
그러나 어디론가 전화를 하시더니 따라오라고 손짓을 하셨다. 그리고 건널목 앞에서 버스를 세워서 태워주셨다.
휴~ 감사합니다.
차 갔겠다고 하면서도 "그래도 가 보세요." 해주신 분이랑, 버스 세워 주신 직원 분이 너무 고맙다.
왜 이리 요즘 스릴있게 사냐고 그러는데 뭐... 이런 거 말고 진짜 스릴 있는 삶을 살아보고도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