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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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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7일 09시 00분 등록


1. 기질과 체험 - 관찰자적인 시선과 혼잣말

읽기는 나의 오래된 취미이다. 저 혼자 한글을 떼어 언니 교과서를 읽었단다. 어려서 말을 잘한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변호사 시켜라~~ 뭐 그런 말도 들은 것같다. 상대적이나마 언어지능이 발달될 기미가 보인 셈이다. 뭐 60년대 마포골목 이야기이니 그 수준은 믿을 것이 못된다.

중학교 때부터 특별활동부는 무조건 문예부에 들었다. 교내 백일장에서 장원은 한번도 못해보고, 가작은 몇 번 해 보았다. 그 때부터 몇 십년을 내 맘대로 쓰는 일기나마 끄적거리며 살았다. 내가 성장하던 시기에는 지금처럼 읽을 것이 풍부하지 않았다. 옆집에서 빨간 색 장정의 오십 권짜리 동화책을 빌려보느라 전전긍긍한 기억이 난다. 만화도 엄청 많이 보았다. 주인 아저씨의 눈치를 봐가며 많이 보느라 속독 훈련이 되었다.

어린 날에 읽었던 동화책은 지금도 고스란히 내 안에 남아있다. 알프스 소녀의 낭만, 소공녀의 자존심, 빨간머리 앤과 길버트의 사랑, 비밀의 화원을 따라가며 두근거리던 심정... 맙소사. 아직도 그 수준인 것 같다.

아무리 돌이켜봐도, 기꺼이 몰입하고 오랜 시간을 계속해 온 일은 책읽기밖에 없다. 읽기와 끄적거림은 무인도에 떨어진대도 포기할 수 없는, 가장 원초적인 행위인 셈이다. 승부근성이라곤 도통 없는 내게 질투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좋은 글을 읽는 순간이다. 그리고 그 빈약한 씨앗은 인생의 중반에서 넘어진 나를 다시 일으켜 주는 소중한 자산이 되어주었다. 여기에서 주목할 것은, 책읽기가 글쓰기로 전환되었다는 점이다. 책읽기는 유서깊고 독립적인 여흥이요 저력이요 레퍼런스이지만, 그 자체가 능동적인 역할을 하지는 못한다. 글쓰기라는 적극적인 자기표현의 수단으로 변환되었을 때 비로소 책읽기도 제 역할을 완수한다. 책읽기는 수동적이라는 성격상 자기만족까지는 가능해도, 자기표현과 자기실현까지는 도달하지 못했을 것이다.

읽기와 쓰기에 기름을 부어준 것은, 인생 중반을 살아낸 체험이다. 체험을 통해 나의 언어를 갖게 되었고, 절실하게 토해내고 싶은 이야기가 생겼다. 그러나 말로 하는 이야기에는 한계가 있다. 가령 이런 것이다. 작년에 밤에 야산에 오른 적이 있다. 그 곳에서 뜻하지 않게 반딧불이를 보았다. 그렇게 가까이에서 본 것은 처음이라, 흥분한 내가 마구 소리치며 좋아했더니, 동행한 친구가 문학소녀 나왔다고 비웃는 것이다. 그녀는 농촌 출신인데다가, 나처럼 반딧불이에 열광하는 정서가 아니었으므로.

이럴 때, 자연히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중단되고, 소통에 대한 나의 욕구는 억압된다. 이런 일이 한 두 번이 아니고, 일 이 년이 아니고 몇 십년 동안 계속되었다면, 이제 나는 혼자 하는 말 - 글쓰기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다. 글쓰기는 완벽한 대화상대를 가정하고 하는 혼잣말이다. 시공간의 한계를 넘어, 누군가 나의 언어를 온전히 이해해주리라는 턱없는 기대 속에 온갖 속내를 다 풀어낸다. 말하고 싶다, 소통하고 싶다, 이해받고 싶다는 욕구는 쓰는 것만으로도 반쯤은 해소된다. 그래서 글쓰기는 세상에 대한 연애편지이고, 배설행위이고, 카타르시스이고, 오르가즘이다.

내가 관찰자적인 시선을 가진 것도 인정해야겠다. 나는 다른 사람은 물론 나 자신조차 관찰하는 데 능하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나를 지켜보는 또 하나의 내가 있다. 남들의 언어와 몸짓, 마음짓을 짚어보는 일이 재미있다. 가령 3기 연구원들의 글을 읽다가, 글쓴이의 성정이나 상황을 짐작하게 하는 단서를 찾을 때가 있다. 정화씨도 얘기했듯 나만 가능한 일은 아니리라. 아주 친해지기 전에는 확인할 길은 없고, 이 증세가 악화되면, 과대망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 이 버릇 때문에 내가 글을 쓸 때, 보이고 싶지 않은 부분을 차단하기도 하고, 장난끼가 발동하면 슬쩍 끼워넣기도 하지만, 역시 누가 알아차렸는지 확인할 길은 없다. 하물며 자기검열을 놓치고 빠져나간 것까지 누가 읽어줄는지, 그것 역시 알 수 없다.


2. 터닝 포인트 - 지면과 긍정적 반사대상

2006년 2기 연구원 활동은 내 인생 최대의 터닝포인트이다. 1년 간의 연구원 활동기간은 몇 십년의 느슨한 독서습관을, 확장하고 확정함으로써 확실하게 업그레이드시켜 주었다. 나는 좀 더 포괄적이고 분석하는 책읽기를 하게 되었으며, 지식에 대한 탐구열에 빠져들었다.지식은 지식과 연결되어 있어, 지하에서 서로 손잡고 있는 가느다란 수맥이라도 발견할라치면 내 가슴은 사정없이 뛰었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지만, 꾸준히 몰입하다보면, 언젠가 지혜의 바다에 도달할 수도 있겠구나, 잔잔한 희열이 왔다. 그런데 이것은 불과 오년 전이라도 상상할 수 없던 즐거움이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사회적으로 주어지는 역할에 따라 살다가, 돌연 문화적 각본이 사라지는 중년에 도달하면, 스스로 존재의 의미를 찾아내야 한다고 했다. 나의 전인격으로 만나는 그 일을 찾은 사람은 행복하다.

글쓰기의 훈련단계에서, 무언가 쓸 것이 떠올랐을 때, 조르르 달려가 펼쳐놓을 지면의 역할은 필수적이다. 미흡한 나의 글을 읽고 피드백을 해 주는, ‘긍정적 반사대상’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나의 언어를 이해하고, 나의 가능성을 믿어주는 반사대상으로 해서 우리 내부의 꼬마아티스트를 키울 수 있게 된다. 구소장님은 내게 완벽한 반사대상이 되어주셨다. 나는 그 분에게서 내 생애 최고의 인정을 받았다. 짧은 댓글이라도 진정성이 들어있다면 충분히 우리를 감동시킨다. 내 글에 과분한 추임새를 넣어준 많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연구소에 모인 사람들은 서로에게 긍정적인 거울이 되어야 한다. 구소장님이 우리에게 해 주셨듯,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고 가능성을 믿어주는 최고의 독자요, 써포터가 되어야 한다. 진실된 박수갈채는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이제 글쓰기는 내게 최고의 즐거움이요, 소일거리요, 꿈이 되었다. 읽고 쓰는 일을 가지고 먹고 사는 일이 최대의 목표가 되었다. 아주 오래된 취미 하나에 나를 새롭게 출발하게 하는 단서가 들어있던 셈이다. 좌충우돌, 지리멸렬한 경험이 글을 쓰는 자산으로 변모하는 경험은 짜릿한 것이다. 살아있는 한 지적 컨텐츠를 생산하는 현역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매혹적이다. 더욱 잘 살고 싶게 하고, 더욱 나다워지고 싶게 만든다. 이렇게 글쓰기는 나의 구원이 되었다.


3. 현안 - 좀 더 넓은 시장을 향하여

연구원 출신 저자의 책이 속속 출판됨으로써, 나머지 연구원들의 꿈이 구체성을 갖게 되었다. 그들이 어떤 책을 어떻게 썼고, 어떻게 시장에 진입하였으며, 어떻게 후속작이 나와줄 지 흥미진진한 가운데, 나 자신의 책에 대해서도 시야가 아주 넓어졌다. 우선 서둘지 않게 되었다. 그저 책 한 권을 갖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좋은 출발을 하고 싶다는 생각. 퀄리티가 있으면 언제고 인정받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생각. 많이 팔리지는 않더라도, 진정성과 필요성이 인정되는 책을 쓰고싶다는 생각. - 물론 많이 팔리면 더 좋다 ^^-

직장인들이 그토록 갈망하는 자유인의 상태인데도, 생각만큼 사고와 글쓰기가 쑥쑥 자라주는 것은 아니다. 얼마나 읽느냐, 얼마나 내 것으로 소화해내느냐, 소화한 것을 어떻게 나의 언어로 표현해내느냐의 싸움을 평생 가지고 가려고 한다.

글을 통해 나와 他者와 사회를 성찰하고 개입한다. 글쓰기를 통해 나의 삶을 구성하고 돌보는 셈이다. 읽기 - 생각하기 - 쓰기 - 살기의 순환경로를 통해 나의 삶이 좀 더 온전해질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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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5.07 09:19:23 *.75.15.205
참 푸른 5월이네요. 정원을 산책하며 자신만의 영역이된 꽃밭을 선명하게 가꿔나가는 느낌이 들어요. 무척 부럽다. 한 사람의 안정된 모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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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용
2007.05.07 10:37:03 *.99.120.184
조금 일찍 시작했더라도 지금쯤 굵직한 문인이 되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아니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명석님의 글을 만났을때 전혀 아마추어라는 느낌이 없었습니다. 형식과 내용이 잘 어우러져 읽는 이로 하여금 글 속에 빠지게 하였습니다. 제가 부러워하는 부분이거든요. 머리와 가슴이 어우러진 글, 이것이 제가 원하는 글의 모습입니다. 명석님의 글 속에는 그런 모습이 보입니다. 제가 감히 이런 말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네요. 오해가 없으시길 .....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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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07.05.07 15:03:12 *.221.217.143
써니 자신은 잘 못 느끼나 보군요. 써니의 글도 가속도로 안정되어 가고 있다는 것. 심지어 이 짧은 댓글에서조차 풍겨나오는 서늘한 기운. ^^
과도한 에너지는 통제해 나가되, 특유의 '써니다움'을 살려나가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꺼라고 생각해요.

창용님, '머리와 가슴이 어우러진 글'을 쓰고 싶어한다는 느낌 받았습니다. '아직은 그 뚜껑을 여는 방법을 모르더라도' 시도하면서 배울 수밖에 없다는 말씀 전하고 싶네요. 이 곳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수용하고, 긍정적으로 되쏘아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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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대원
2007.05.07 18:20:42 *.231.64.5
한선생님의 글이 많이 변했습니다. 저는 예전에는 선생님 글을 읽으면 남자중에서도 맘을 비우지 않는 반항적인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지금은 엄마같고, 만상을 의논할 수 있는 선생님 같고, 젊은 연인 같습니다. 변화를가져오는 것은 글쓰기에서 오는 것이 아니고 맘이 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한 소식 얻은 것 같습니다.

천천히 더욱 천천히 명작을 내십시요. 저가 생각에는 한선생님은 경제학가가 아닌 문학가입니다. 우린 선생님의 아름다운 글을 인내하며 기다릴 것입니다. -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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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석
2007.05.07 19:00:40 *.222.214.144
초아선생님, 저번에 북세미나 끝나고 인사도 못드리고 와서 죄송해요. 한참 말씀 나누시는데, 흐름을 끊기 보다, "떠날 때는 말없이"가 제 스타일이거든요. ^^

선생님이야말로, 이 많은 글 다 읽으시면서 많은 훈련이 되실 것같습니다. 6월에 꿈벗 모임에서 시니어 모임 하나 만들지 않으실래요?
젊은이들도 좋지만, 비슷한 세대끼리 줄 수 있는 것도 있을 것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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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7.05.07 23:04:32 *.131.127.120
열심히 읽었습니다.
저도 선생님처럼 열심히 읽고 쓰다보면
이런 글을 쓸 수 있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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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07.05.08 08:43:56 *.155.113.52
저는 정말 동화책 읽던 시절의 정서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것같습니다. 좋게 보면 동심이지만, 당연히 비현실적인 감각 때문에 겪는 고충도 있겠지요.

백산님의 세계도 참 독특해 보입니다. 그에 대한 자로님과 함장님의 일갈과 소장님의 처방... 모두 유효해 보입니다. 읽는 사람을 위해서 조금만 자기 세계를 열어주시면, 비로소 참견할 여지가 생길 것같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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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7.05.08 10:14:20 *.46.151.24
때론 상상이 사실보다 훨씬 즐겁고 아름다울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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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미
2007.05.08 13:50:48 *.128.30.57
훌륭합니다. 부럽습니다.
저도 좋은글을 읽었을때 아주 강렬한 질투심과 부러움을 느낍니다
오늘은 유난히 질투를 많이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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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07.05.08 13:55:08 *.198.108.152
어, 은미씨, 실시간이네요.
저 하나도 안 훌륭하거든요. ^^

어버이날이라고, 딸애가 알바 한 걸로 밥 산다고 해서 외출하는 중이네요. 아~~ 진하인가요? 아들 생각 나겠어요. 좋은 오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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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명수
2007.05.08 14:47:42 *.57.36.18
글은 저 넓은 세상으로 우리를 안내합니다.

제가 글을 쓰면서 사람을 구별하는 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진정한 사람과 진실한 사람은 글을 쓸줄 압니다.
생각을 글로 옮긴다는 것만큼 사람을 키우는 일은
없습니다.

한선생님 글이 속말로 물이 올랐다고나 할까요
오늘 이 글에서도 갈파할 수 있었기에
멋진 책이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아참 어버이날에 꽃은 받았는지요? 밥으로 대신하는 것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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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오병곤
2007.05.08 17:41:22 *.116.198.184
책을 내고 난 후 기분좋은 순간이 몇 번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기억나는 몇 가지 장면 중의 하나는 우리 아이들이 자기 친구들에게 제 책을 자랑할 때, 그리고 독자에게 감사의 편지를 받았을 때였습니다. 특히 한 독자는 책을 통해 다시 희망을 갖게 되었다고 장문의 편지를 보내와 가슴이 찡할 정도로 기뻤습니다. 글쓰기의 매력이 이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내 자신을 구원할 목적으로 썼지만 나 아닌 다른 누구에게 연탄 한장이 되고,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 제 기질상 이것이 큰 기쁨이었습니다.

글쓰기가 무척 어렵게 느껴지는 건, 쓰는 행위 자체보다는 무엇을 쓸 것인가라는 주제에 관한 것입니다. 마음을 나누는 편지 쓸 때도 쓰는 거는 별로 시간이 걸리지 않지만 무엇을 쓸 것인가를 위해 일주일을 고민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누님, 화두를 잘 잡으십시오. 늘 질문을 하십시오. how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what입니다. 이것이 글쓰기가 살풀이를 넘어 소통으로 가는 길이지요. 이것만 잘 건지시면 누님의 책은 이미 나온 것과 진배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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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2007.05.08 19:04:32 *.187.232.3
명석님,
지난번 얼굴 뵙고 난 후로..
매주 보내주시는 글이 제 앞에서 춤추는 것마냥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오늘 글은....제 속을 더 깊게 해주고
저의 생각을 더 다지게 해주네요.

아..뭐라 표현해야 하나 ^^;
제 속에서 수많은 박수소리가..
동의와 격려와 존경의 박수소리가 퍼지는 것 같습니다.
이리 말씀드리는 것이 '과분한 추임새'는 아닐 것입니다.

글쓴이의 존재가 그대로 표현된 것 같은
이런 진실한 글은 저를 설레게 합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저를 즐겁게 해주시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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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인
2007.05.08 22:27:00 *.48.42.253
제가 읽었던 어릴 때 책과 일치하네요. 꼬마때는 책벌레라는 별명도 들었는데 회사 다니면서는 도통 멀리하게 되었죠. 요즘 저는 글쓰기 연습의 걸음마단계로 들어왔습니다만 다른 이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글을 보면 마음이 정갈해집니다. 아직 저는 책 읽기가 훨씬 편합니다. 너무 모르는 것이 많아 자기 이론을 전개하는 것이 참 어렵더군요.

명석님 글을 읽으면 늘 그래, 맞아, 어쩜..이런 느낌이에요. 사람들에게 그런 기분을 갖게한다는 건 대단한 능력이라고 봅니다.
먼저 가는 사람이 이렇게 써주시면 따라가는 사람은 용기를 갖게 되지요. 늘 그렇게 그 자리에 우뚝 계셔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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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07.05.09 00:14:42 *.198.108.161
명수님/ '물오르다'라는 표현이 아주 마음에 듭니다. 감사합니다.

병곤씨/ 내가 원래 실용적인 사고에 약하지요. 병곤씨의 '질문법'을 잘 따라 해 봐야겠어요.

지혜님/아무래도 연구원을 1년 늦추기로 결정한 것은 큰 실수같지요? 객원연구원으로 좀 더 본격적인 글 기대할게요. 이 곳은 '열린 곳'이잖아요.

향인/호가 아주 잘 어울려요. 3기가 치고 올라오는 걸 보면 기존 기수들은 더 넓은 세상으로 쭉쭉 빠져줘야할 것같은데요? 그 자리에 어리버리하게 있다가는 추월당하기 딱 좋게 생겼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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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윤
2007.05.09 09:48:53 *.227.22.57
선생님~ 읽는 사람을 들볶지 않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편안하지만 할 말을 잊지 않는, 선생님의 글이 참 좋습니다. 병곤이형이 말한대로 좋은 화두를 고르시고 마음을 조금 내려놓으시면(?) 멋진 책이 쑥! 쏟아질 거라고 믿습니다.

글쓰기가 '최고의 즐거움'이라는 말씀에 잠시 저를 돌아보게 됩니다. 정말 즐기고 있는지, 조금씩 나아지고 있기는 한건지... 연구원 1년의 끝에 무엇이 있을까라는 제 기대에 든든한 모습으로 서계셔서 감사합니다. 조금 더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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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07.05.09 19:42:15 *.209.118.180
종윤씨, 나는 연구소가 참 좋아요. 내가 가진 유일한 영역인, 읽기와 쓰기를 가지고 놀 수 있는 곳이니까요. 그러니 연구원들도 좋을 수밖에요. 내가 잘 놀기 위해서라도, 연구원들과 맘껏 친해지고 싶어요.

얼굴만 봐도 진국이고, 글을 보면 더 진국인 종윤씨와도 세대를 넘어 좋은 소통이 가능하리라 믿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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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구
2007.05.12 11:36:13 *.90.26.2
참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우리나이 45세 만 44세인데, 내 인생을 반추하며 나의 글 나 아니면 아무도 똑같이 슬 수 없는 글을 쓰고 싶다는 각오를 님의 글을 읽고 더 깊이 있게 생각해봅니다. 생각에 이어 행동도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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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석
2007.05.12 16:09:37 *.209.122.36
함영구님, 제 글을 제대로 읽어주신 것 같아 흐뭇합니다. 우리가 중년에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없다면, 우리의 독립적인 인생은 30대 전후의 20년 정도에 불과하다는 결론이 나오니까요.

특히 중년에는 어휘력이 증가할뿐 아니라, 살아온 체험이 뒷받침되므로, 글쓰기를 할 조건이 무르익는거지요. 우리 연구소 홈페이지에서 영구님 글을 볼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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