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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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란 나는 TV나 영화에서 쏟아지는 세계 각국의 이국적인 풍광과 사람들을 보고 외국 생활을 해 보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막연하게 가졌었다.
나와는 다르게 생긴 그들의 외모도 호기심의 대상이었고, 온갖 다양한 문자로 쓰여진 의미모를 간판의 거리들도 신기하고 왠지 모르게 달라보이는 주변 풍광들도 모두 궁금했다.
원하면 어디든 이동할 수 있는 대학생이 되어서는 본격적으로 낯선 세계에 내가 발을 담그고 살아 가는 것은 과연 진짜로 어떤 기분일까 본격적으로 상상하기도 했으나 한편으로 소심하고 게으르기도 한 나는 늘상 꿈꾸던 외국 여행의 경험이나 기회를 적극적으로 가져볼 생각은 미처하지 못했다.
이러한 외국생활에 대한 동경 및 무기력한 소심함이 공존하던 나에게 어느날 캐나다로의 단기 어학연수를 가게 될 우연한 기회가 생기게 되었다.
그렇게 떠난 캐나다에서의 두달여간의 생활을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꿈 같은 나날들’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곳에서의 머무름은 평범하던 일상을 새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와 갑작스럽게 나이를 한살 더 먹은 것처럼 정신적 경험치를 높여준 것 같다.
처음 도착할 때는 무척 낯설며 고향 내집이 생각났지만, 어느정도 낯선 것에 대해 익숙해지면서는 낯선 것들로의 무한정 경험의 기회만이 남아있는 듯 했다. 내가 머무른 두달 동안 그 낯선 도시에서 아침은 매번 나에게 설레임과 기대감을 주었다.
낯선 도시이지만 현지인들처럼 그 곳을 알아가며 익숙해 지는 기쁨, 반복적이고 따분한 일상을 새롭게 볼 수 있게 하는 재생의 경험들 말이다.
내 삶이 이곳에서 다시 시작한 듯한 느낌. 여기에서 나의 인생을 압축적으로 사는 에너제틱한 느낌이 있었다.
다른 나라에서 만나게 되는 소소한 일상용품 및 문구용품들 또한 나에겐 호기심이다. 치약, 비누, 샴푸, 스킨, 로션, 샴푸, 노트, 볼펜등은 매번 하던 일상적인 위생, 학습 행위들 조차 새롭게 만든다.
그 사람들만의 생활습관들을 알아가고 흉내내는 재미 또한 즐겁다. 국내에서는 해보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버스 기사 아저씨한테 인사하기는 자연스러운 행위이고, 낯선 곳의 시장에서 경험하는 일상적인 쇼핑 경험, 그들처럼 커피로 시작해보는 아침들..
그곳에서의 짧은 생활을 하고 돌아온 나는 굉장히 에너지 넘치고 자신감 넘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내 터전으로 돌아온 뒤에 맞닥뜨리는 갖가지 상황들에 대한 대처도 왠지 모르게 자신감이 배어 있었다. 얼마간의 외지 생활에 대한 웃지못할 자만심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짧은 기간동안 낯선 곳에서의 경험이 순식간에 나에게 많은 정보와 경험을 압축적으로 제공했기에 다른 내가, 약간은 다른 눈으로 나의 익숙한 일상을 바라볼 수 있었고 다양한 경험들에서 느낀 내 안의 또 다른 시각들에서 오는 그런 들뜨고 신기한 기분이 아닐까?
이런 느낌들은 해외 유명 관광지를 쓱 둘러보면서 느끼는 감상들과는 분명 다르다. 그곳에 정착을 하고 약간의 일상 생활을 반복하면서 맞닥뜨리게 되는 신선한 재미와 경험들이 나는 좋다.
나는 이제 기회만 되면 항상 낯선 바깥 세계로의 장기 여행을 꿈꾸고 있다. 즉 몇일 간의 짦은 여행이 아닌, 한두달 정도 내 보금자리라고 불릴만한 한 장소에 점을 찍어놓고 그 도시의 이곳저곳, 사람 사는 곳에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기운과 느낌들을 느껴보고 싶다.
다시 한번 무료하게 혹은 무감각하게 흘려버린 내 일상이 새롭고 다시 보이지 않을까. 또 다른 자신감과 경험의 지혜들을 주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
IP *.34.17.28
나와는 다르게 생긴 그들의 외모도 호기심의 대상이었고, 온갖 다양한 문자로 쓰여진 의미모를 간판의 거리들도 신기하고 왠지 모르게 달라보이는 주변 풍광들도 모두 궁금했다.
원하면 어디든 이동할 수 있는 대학생이 되어서는 본격적으로 낯선 세계에 내가 발을 담그고 살아 가는 것은 과연 진짜로 어떤 기분일까 본격적으로 상상하기도 했으나 한편으로 소심하고 게으르기도 한 나는 늘상 꿈꾸던 외국 여행의 경험이나 기회를 적극적으로 가져볼 생각은 미처하지 못했다.
이러한 외국생활에 대한 동경 및 무기력한 소심함이 공존하던 나에게 어느날 캐나다로의 단기 어학연수를 가게 될 우연한 기회가 생기게 되었다.
그렇게 떠난 캐나다에서의 두달여간의 생활을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꿈 같은 나날들’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곳에서의 머무름은 평범하던 일상을 새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와 갑작스럽게 나이를 한살 더 먹은 것처럼 정신적 경험치를 높여준 것 같다.
처음 도착할 때는 무척 낯설며 고향 내집이 생각났지만, 어느정도 낯선 것에 대해 익숙해지면서는 낯선 것들로의 무한정 경험의 기회만이 남아있는 듯 했다. 내가 머무른 두달 동안 그 낯선 도시에서 아침은 매번 나에게 설레임과 기대감을 주었다.
낯선 도시이지만 현지인들처럼 그 곳을 알아가며 익숙해 지는 기쁨, 반복적이고 따분한 일상을 새롭게 볼 수 있게 하는 재생의 경험들 말이다.
내 삶이 이곳에서 다시 시작한 듯한 느낌. 여기에서 나의 인생을 압축적으로 사는 에너제틱한 느낌이 있었다.
다른 나라에서 만나게 되는 소소한 일상용품 및 문구용품들 또한 나에겐 호기심이다. 치약, 비누, 샴푸, 스킨, 로션, 샴푸, 노트, 볼펜등은 매번 하던 일상적인 위생, 학습 행위들 조차 새롭게 만든다.
그 사람들만의 생활습관들을 알아가고 흉내내는 재미 또한 즐겁다. 국내에서는 해보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버스 기사 아저씨한테 인사하기는 자연스러운 행위이고, 낯선 곳의 시장에서 경험하는 일상적인 쇼핑 경험, 그들처럼 커피로 시작해보는 아침들..
그곳에서의 짧은 생활을 하고 돌아온 나는 굉장히 에너지 넘치고 자신감 넘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내 터전으로 돌아온 뒤에 맞닥뜨리는 갖가지 상황들에 대한 대처도 왠지 모르게 자신감이 배어 있었다. 얼마간의 외지 생활에 대한 웃지못할 자만심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짧은 기간동안 낯선 곳에서의 경험이 순식간에 나에게 많은 정보와 경험을 압축적으로 제공했기에 다른 내가, 약간은 다른 눈으로 나의 익숙한 일상을 바라볼 수 있었고 다양한 경험들에서 느낀 내 안의 또 다른 시각들에서 오는 그런 들뜨고 신기한 기분이 아닐까?
이런 느낌들은 해외 유명 관광지를 쓱 둘러보면서 느끼는 감상들과는 분명 다르다. 그곳에 정착을 하고 약간의 일상 생활을 반복하면서 맞닥뜨리게 되는 신선한 재미와 경험들이 나는 좋다.
나는 이제 기회만 되면 항상 낯선 바깥 세계로의 장기 여행을 꿈꾸고 있다. 즉 몇일 간의 짦은 여행이 아닌, 한두달 정도 내 보금자리라고 불릴만한 한 장소에 점을 찍어놓고 그 도시의 이곳저곳, 사람 사는 곳에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기운과 느낌들을 느껴보고 싶다.
다시 한번 무료하게 혹은 무감각하게 흘려버린 내 일상이 새롭고 다시 보이지 않을까. 또 다른 자신감과 경험의 지혜들을 주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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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
지혜 글을 읽으니 지난 번 내면 찾기 호주 여행에서 놀랐던 것이 생각이 나는군..
아무 생각 없이 찾아간 유스 호스텔에서 세계 각지에서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가지고 몰려든 젊은이들을 볼 수 있었는데..대부분인 유럽인인 그들의 태도와 한국 젊은 이들의 태도가 너무 달라서 충격적이었어..
유럽 아이들은 정말 무일푼으로 빈 손으로 유스 호스텔에 들어와서 크레딧 카드를 맡기고 일자리를 찾기 시작해서 나중에 청소, 시장에서 옷장사, 양털깍기, 토마토 농사 등의 일자리를 찾는데...그러는 불안한 와중에도 여유 작작하게 밤마다 사람들을 사귀고 각국의 아이들고 어울리곤 하더라구..너무 여유 작작하게 일이 안 생길까에 대해서 걱정도 하지 않지..
그런데..그 옆에 한국 학생들을 너무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고 저녁엔 꼭 한국 친구들하고 모여서 함께 식사하고 ..거기까진 좋은데..다른 나라 사람들하고는 잘 안 어울리더라구..
우리 한국 젊은이들 새로운 문화에 좀 더 오픈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나는..
아무 생각 없이 찾아간 유스 호스텔에서 세계 각지에서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가지고 몰려든 젊은이들을 볼 수 있었는데..대부분인 유럽인인 그들의 태도와 한국 젊은 이들의 태도가 너무 달라서 충격적이었어..
유럽 아이들은 정말 무일푼으로 빈 손으로 유스 호스텔에 들어와서 크레딧 카드를 맡기고 일자리를 찾기 시작해서 나중에 청소, 시장에서 옷장사, 양털깍기, 토마토 농사 등의 일자리를 찾는데...그러는 불안한 와중에도 여유 작작하게 밤마다 사람들을 사귀고 각국의 아이들고 어울리곤 하더라구..너무 여유 작작하게 일이 안 생길까에 대해서 걱정도 하지 않지..
그런데..그 옆에 한국 학생들을 너무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고 저녁엔 꼭 한국 친구들하고 모여서 함께 식사하고 ..거기까진 좋은데..다른 나라 사람들하고는 잘 안 어울리더라구..
우리 한국 젊은이들 새로운 문화에 좀 더 오픈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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