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혜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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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 떠나는 진정한 여행
몇일 전, 그 날도 양 손에 한 짐 가득 들고 방을 나오는 중이었다.
엄마 : 왜 이렇게 빨리 나가니?
나 : 어, 할 게 좀 많아서..
아빠 : 아침 먹고 가라
평소 같으면 바쁘다고 원래 아침 안 먹지 않냐며 그냥 지나쳤을 텐데, 그날따라 현관까지 배웅나오시는 부모님의 흰 머리가 마음에 들어와 잠시 망설이다가 식탁에 앉았다.
엄마 : 너무 무리하지 마라.
나 : 어..
아빠 : 네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걸 하고 살아라
나 : 네.. 엥? 근데 아빠, 그게 아니고, 어쩌구저쩌구, 이렇구저렇구..
아빠 : 아, 알았어. 그래, 너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어.
엄마 : 건강이 최고야.
지 집은 정작 손도 못 대고 남의 집 꾸민다고 동동거리고 있으니.. 하시는
안타까워하시는 안쓰러워하시는 엄마의 마음을, 아빠의 마음을 나는 잘 알고 있다.
집을 나서는데 코끝이 찡했다. 엄마, 아빠의 더 세진 머리와 늘어난 주름이 눈에 밟혀 한참이 지나서야 시동을 켰다. 난 정말이지 아무리 생각해도 부모님 말씀을 무쟈게 안 듣는 딸이다.
예전에 나는 열심히 일만 했다. 사랑보다는 일에 더 관심이 많았다. 나는 사랑에 빠지면 그대로 사랑이 이루어져 해피엔딩이 되는 줄로만 알았다. 내 인생이 바뀔 만한 몇 가지 일들을 겪게 되면서 나는 일에서든, 사랑에서든 관계가 시작됨과 동시에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깊이 살피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솔직하게 표현하면서 서로 맞춰나가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 알아줄 거라 기대하지 말고 몰라준다고 섭섭해 하지 말고 지금은 때가 아니야,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되겠지 미루지 말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참지 말고 그때그때 나의 마음을, 나의 진심을 표현했어야 했다. 내가 나를 표현하지 않으면 내가 나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 상대방은 나를 알 수 없다는 것을, 나의 진심은 더욱 모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아주 뒤늦게야 깨닫게 되었다.
이게 무슨 얘기냐고?
나의 첫 책쓰기를 준비하면서, 집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그 집에 사는 사람들을 떠올리게 되면서, 관련 책을 읽으면서, 자료를 이리저리 모으고 점검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의 일을 나의 삶을 다시 바라보게 되면서, 점점 구체적으로 선명하게 그림을 그려나가다가도 어느 날은 알 수 없는 미궁에 빠져 들었다. 왜 그럴까? 어떤 이유 때문일까? 무언가, 뚜렷하게 떠오르지는 않지만 왠지 깊은 무언가가 빠져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게 무얼까? 한참을 생각했다.
첫 책을 구상할 때 평소에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를 잘 정리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이미 누군가가 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기존의 개념들을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고 서로 연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참신하고 경쟁력 있는 콘셉트는 이런 과정에서 나온다. 분석하고 창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P182)
<내 인생의 첫 책쓰기>
오랫동안 한 우물만 팠다.
그 시간은 내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보물이다. 그 보물이 만들어지는 동안 나는 많은 것을 수집했다. 그리고 그 수집은 내가 가장 아끼는 행복이 되었다. 내게는 사랑이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이 행복 보따리를 나의 사랑을 풀면 될 것이라 생각했다. 부족하지만 정말이지 많은 것을 아낌없이 담아 함께 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었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나의 맘 깊숙한 곳에 움츠리고 있는, 채워지지 않은 무언가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진정한 여행’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쓰여지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려지지 않았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
무엇을 해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 비로소 진정한 무엇인가를 알 수 있다.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
- 작자미상 -
연구원 생활을 시작하기 전 그래도 좀 여유가 있는 토요일이면 숍에 일찍 나와 한 주 동안 읽었던 책 들 중에서 마음에 들어온 글귀들을 노트에 필기하며 정리하는 시간을 갖곤 했다. 이 글도 그 때 적어둔 것인데 역쉬 작자미상에 출처를 적어두지 않았다. 그때는 함께 기록해 두어야 한다는 것을 잘 몰랐고 분명 가까이에 있었을 터인데 내용에만 꽂혀 보이지 않았음이 분명하다.
나, 이제 진정한 여행을 떠나려 한다. 아니, 이미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최대한 가볍고 간편하게 짐을 꾸릴 것이다.
이번에 떠나는 여행은 숙련된 손과 지식만으로는 걸어갈 수 없는 길임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나의 머리, 가슴, 손이 동시에 일체가 되어 이루어지는 하나의 통일된 과정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아마도 아주 길고 지난한 여행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한 한 가지, 그 여행의 끝에는 가르침이 존재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또 하나, 반드시 집으로 귀환하리라는 믿음도. 그 집은 엄마, 아빠, 우리 가족이 함께하는 지금의 집일 수도 있고, 내가 꿈꾸는 집을 만날 수도 있다.
추늬 언니~ ^^
글이.. 좀.. 비장해 보였나여.. ?
제가.. 새벽에.. 쓰면.. 좀 기래여.. ㅎ
글쓰기가 아직 서툴러서 그런가봐여.. ㅋ
제가 주로 함께하는 분들이.. 30대 쪼끔.. 대부분이.. 40-50대 주부님들이시거든여..
그 분들의 곰삭은 깊이를.. 추구하려다 보니.. 살아보지 않고는.. 절-대 알 수 없는 그 깊이를..
제가 쓸 수 없다는 거이를.. 알게 되었어여..
너무나 당연한 거이를.. 늘.. 보면서도.. 느끼면서도.. 정작.. 깨닫지는 못하고 있었던 거이져..
뭔가.. 빠져 있다는 느낌이 계속해서 들었는데.. 아마.. 이거이였던 거 같아여.. 맞는지는 모르겠지만여..
그래서.. 다시.. 깊이.. 생각해 보아야 겠다고.. 마음 먹었져.. 헤헤^^
졸대 어설프지 않은 영원한 독자.. 게다가.. 건축이 전공인 40대? 주부를 바로 옆에 두고서..
맨날 ??? 들으면서도.. 제가 좀.. 기래여.. ㅋㅋㅋ
추늬 언니~, 뽕 가게 땅큐~, 깊이 알라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