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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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이란, 스스로의 힘으로 복종 (자기극복)의 기술을 완성한 인간이다.”[29]
나는 귀환한 영웅이었다. 위의 글을 읽기 전까지 나는 민족적으로 혹은 역사적으로 커다란 한 획을 그은 지혜나 재능이 뛰어난 사람, 또는 용맹하여 보통 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을 해내는 사람들만이 영웅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에 새로이 돌아본 나는 위대하지는 않으나 스스로의 힘으로 나름대로 자신의 극복의 기술을 완성해 나가고 있었다. 나의 삶의 궤적을 돌아보니 위대하지는 않으나 자신의 삶을 조금씩 이겨내 가는 작은 영웅처럼 느껴졌다.
요즘들어 나를 새로이 알게 된 주변 사람들이 나를 대상으로 나의 성격 테스트 유형 맞추기 놀이를 하는 것을 보곤 한다. 그런데 정작 사람들이 유추하는 나의 성격 유형은 실제 테스트 결과와는 너무 다르다. 사람들의 예측이 실제 결과를 비껴가는 것을 보면 내가 ‘오페라의 유령’처럼 가면을 쓰고 있는 것 아니면 만화 속의 아수라 백작 그것도 아니면 투 페이스라고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나는 INFP (내향적 감정형)이다. 이 결과를 말해 주면 사람들은 감정형은 그렇다 치고 내향적이라는 부분에 모두 의문을 표시하고는 한다. 내향적 감정형 부류 사람들의 특징은 A4용지로 두 장을 넘지만 그 중 나를 잘 묘사한 것 같은 문장에 줄을 쳐 놓은 것이 눈에 띄었다.
1. 어떤 공격에 반격하기보다 마음속에 깊이 간직한 문제를 삭일 따름이며 그런 문제가 나중에라도 언급되는 것을 꺼려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분란의 당사자를 아예 외면하는 해결책을 택함.
2. 혼자서 조용히 사색을 하거나 독서, 또는 글을 쓰면서 시간 보내기를 즐기며 흥미있고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것이라 생각하는 프로젝트에 몰입할 때 최고의 행복감을 느낌.
3. 철저한 확신을 가지고 자기의 가치를 고수해 나가지만 이런 것들을 말로써 잘 표현하지 않음.
내가 타고난 기질대로 살아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련만, 현실의 삶은 녹록하지 않았다. 외면하고 싶은 사람을 봐야하는 고통은 참으로 힘들었다. 그리고 혼자 누리는 행복감은 나누는 행복감보다 행복하지 않았다. 성격 유형 테스트는 설문지를 통한 기계 데이터에서 나온 정보 중 몇 개에 맞춰 그것이 나라고 단정짓고 있었다. 하지만 정확히 나 자신을 발견하는 것은 시련을 통해서였다.
나를 발견하고 보니 참 어이가 없었다. 말도 안 되는, 내가 만들어 놓은 틀 안에 콕 박혀서 세상과 부딪히지 않고 모든 일을 꾹꾹 참아 넘기고 삭히고 살아가면서도 그런 내가 콩쥐처럼 아주 착하고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제일 큰 문제였다. 이를 꽉 깨물고 나름 대단한 각오로 정글에 우거진 덤불을 치우며 앞으로 나가는 사람처럼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정리에 들어갔다. 그리고 더불어 마음 정리에도 들어갔다. 그 전에는 엄두도 못 냈던 일이었는데, 이십여 년의 세월을 어떻게 살았나 싶게 내 안에 쌓여 있던 ‘분노, 참는 것과 어리석음’ 이라는 세 겹의 불은 소멸되어 갔다. Nirvana(나가버린, 소멸된)에 발을 살며시 들여 놓았다. 마음이 제어 되면서 평화가 찾아 들었다. 하지만 평화로 안주한 삶으로 살기에는 지나간 시간이 너무 아깝게 느껴졌고, 남아 있는 시간은 너무 길었다.
이제 귀환의 시점이었다. 때와 기회와 시간, 삼박자가 딱 맞아 떨어졌다. 빨갛게 달구어진 화롯불 속 인두촉 화살 되어 심장이란 과녁에다 멋지게 댕겼다. 명중이다. 소멸된 불씨 위에 새로운 불을 붙였다 .
“나의 고유의 육체적 의지, 정상적인 욕망, 내 마음이 인도하는 대로 즐겁고 멋지게 살자. 현상적인 원인,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남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새롭게 살자. 영웅이 극복해야 하는 마지막 관문의 수호자는 바로 나이다. 이 새롭게 당긴 불길을 활활 살리느냐 꺼지느냐 모든 것은 나에게 달려있다.”
숨어있던 나의 외향적인 성격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신나는 비트의 음악에 잠자고 있던 나의 세포는 일어나 꿈틀거렸다. 이제 내가 사는 세상은 거침이 없다.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고, 춤을 추고 싶을 때 춤을 출 것이다. 나는 춤을 추듯 순간을 살을 것이다. 내가 신명나게 추는 춤은 찰나에 누리는 영원의 기쁨의 표상이다.

누구나 힘든 시간이 있지. 물론 겪는 고통의 종류와 난이도는 틀리겠지만.....
‘지금 이 순간이 완벽하다’ 란 말을 참 좋아해. 왜? 내일 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르니까..... 나도 힘든 일이 있으면 발향램프에 에센스 아로마 오일(불안, 스트레스에 좋은 오일)을 떨어뜨리고 명상 음악을 틀어 놓고 가만히 바라본다. 많이 도움이 된다.
솔직히 두 일을 한다고 힘든 일은 없어. 왜냐면 내가 의견을 내놓기만 하면
훨씬 더 좋은 아이디어와 알아서 척척 맡아 일을 진행시키는 동기들 덕분이지. ㅎㅎ
Thank you ~! 그런데 넓따랗고 전망좋은 필지을 찜 해놓았다는 말에 살이 떨리지?
나 밤길 조심해야하는거야?
난 항상 이야기 하지만 같은 일을 해도 재미있고 즐겁게 하고 싶은 마음뿐이야.
하는 일도 없이 이렇게 염려해주는 동기들이 있어 든든한 오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