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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라노사우르스와 불가사리가 싸우기 시작한다.
불가사리가 튀어올라 티라노의 머리를 덮친다.
결국 티라노는 쓰러지고,
불가사리는 티라노를 잡아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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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배기 아들, 승우가 노는 모습이다.

"승우야, 불가사리는 티라노를 절대 못이겨,
불가사리는 작고 느리잖아"

"아냐 불가사리가 이겨"

아뿔사, 승우는 기억하고 있었다.
얼마전, 우리나라 바다속에 불가사리가 급증하여 문제가 심각하다는
방송을 할 때, 내가 불가사리는 조개도 먹고, 물고기도 먹고, 문어도
먹고, 여러 바다생물을 거의 다 먹어치운다고 설명해준 것이다.

불가사리는 티라노를 못이긴다고 이야기 해주려는 찰라,
갑자기 머리속이 번쩍한다.
아빠인 내가 승우의 상상력을 오히려 가로막는 것은 아닐까?

나는 더이상 불가사리가 티라노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을 할 수 없었다.
왜 안되는가?
어차피 티라노는 현시대의 생물도 아니고,
우리네 인간 중 그 누구도 직접 대면한 이는 없다.
티라노 화석에서 날카로운 이빨을 확인할 수는 있겠지만,
실제 티라노가 최강의 육식공룡이라는 지식은
어른들에 의해 후천적으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타임머신이 만들어진다면 주라기로 가서
타라노를 애완공룡으로 데려오는 것도 가능하다.
영화, 주라기공원 3에서는
처음보는 스피노사우르스라는 공룡이
그 무시무시한 티라노의 목을 단숨에 꺽어버린다.

어린 아이에게 있어서는 무엇이든 가능하다.
대통령, 과학자, 의사, 세계 정복자, 유캔도, 파워레인져도 가능하다.
그들은 뭐든지 될 수 있고, 할 수 있다.
그들에게는 생각 그 자체와 하루하루가 그저 재미인 것이다.

다 큰 어른들은 가능한 것을 하나라도 긍정적으로 말하기 힘들다.

때려칠까? 버틸까?
이직이 잘 될까?
공부를 계속해야 하는 걸까?
무엇을 배워야 할까?
창업이 실패하지 않을까?
내가 할 수 있을까?
정말이지 내가 하고 싶은 것(일)은 무얼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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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이그, 과연 어른이 애들보다 나은 존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