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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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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8일 18시 46분 등록

가끔은 내가 왜 여기를 헤매고 있는지 궁금할 때가 있어.
바로 오늘 같은 날이지.
 
막걸리 한잔하고 가라는 동료의 손을 무시하고
화실을 나와선
늦는 밤 허기지는 배를 달래려 편의점으로 들어서지.
'그냥 막걸리 집에가 안주나 먹을껄'
라면에 물 부어 놓고 궁시렁 거리지.
'10시가 넘었는데 지금 먹으면 안되지.'라고
마음 속에선 누군가 말려도 보지만
 
어떤 것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배고픔 때문에
나는 왜 여기에 있는지 문득 궁금해진다.
 
2009년 신입회원들의 첫 수업에서
'168의 키에 36-24-36을 추구하는'이라는 말로
그림에 집중한 사람들을 뒤돌아보게 만들었던
활기와 풋풋함을 가졌다면

내 삶에 아무런 추구도,
하고싶다거나 하고싶지 않다거나 하는 것도 무시한채
지금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고는 모두 가려지는,
지금의 방황도 모두 덮어버리는, 오직
'시집이나 가라'라는
무심한 말을
더이상 듣지 않아도 될까
 
라면국물보다 더 뜨거운 사람,
먹다가 혀를 대도 좋다며 반기는
식욕자극하는 냄새 솔솔 풍기는
라면보다 더 좋은
라면보다 더 따뜻한 사람이 그립다
 
내 그리운 사람은
이런 내 궁시렁거림 듣는다면
야단부터 치겠지만,
........
........

그래서  더욱 그립다

IP *.247.8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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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9.01.10 14:15:30 *.36.210.237
정화야, 언니는 때로 사람보다 라면이 더 좋다.
사람에 대한 갈증보다 요즘 같은 겨울 밤 출출함을 핑계로 그려지는 라면의 유혹이란 어찌나 강렬한 지 사람 그리움에 비할까. ㅎㅎㅎ

아무런 조건을 묻지 않고 탓하지 않은 채 자기를 찾을 때면 언제고 그냥 저로서 무던히 달려와 묽게 끓이면 묽게 되게 끓이면 되게 꼬들꼬들 혹은 지대로 풀어져서는 찰싹 입안을 감돌아 목구멍으로 넘어갈 줄 아는 친절함이야 말로 일편단심 저 자신을 고유하게 지킴으로서 배반하지 않는 지고지순한 사랑일 테지.

살다보면 우리가 비록 뛰쳐나왔던 어제의 그곳을 다시 드나들며 더 많은 노동을 해 가면서도 고작 훨씬 가벼운 봉투나 받아들고 헛지랄 같은 꿈탕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 것 같을 지라도 그 순간에도 인생은 우리가 그리는 행로를 따라 곱게 구비구비 흘러가고 있는 것. 미술 열심히 그리면서 또 지치지 않고 글 쓰면서 그렇더라도 이 시리고 차가운 겨울날 배까지 골치는 말고 제 때 저 때에 밥일랑은 꼭 챙겨 먹거라. 인생이 별거더냐. 이케 저케 살아가믄 되는 거지. 때로 그 따위 것(우리의 인생)들이 시방의 나와 너를 만족시키지 않는다고 해서 당장 죽을 일도 아니고 라면이 아니라 따스함을 나눌 종자가 제기랄 당장에는 없더라도 또 재미나게 살아갈 방도는 얼마든지 있는 것, 목표와 성취에 짓눌리며 그까이 것들에만 힘겹게 매달릴 일은 아닐 런지 모른다. 더러 지치는 것도 서러움도 인생의 재미라는 것을 사람들은 인정을 안 하고 싶은 지 모르지만 따지고보면 그것도 다 행복이나 즐거움과 마찬가지로 나름 의미가 있고 제법인 것을. 어떤 이는 5번 웃고 5번 울고, 어떤 이는 9번 웃고 1번 울으며, 어떤 이는 1번 웃고 9번 운다고 하여도 그것이 무에 그리 차이가 있을까. 10번 100번 보다 단 1번 이라 하여도 나름의 의미와 깨달음이 중요할 것이다. 어차피 죽으면 다 먼지가 되고 말 것을 아무것도 아닌 것에 얽매어 아까운 시간 서러워하며 기운 일치는 말자. 제 아무리 당당하고 멋져 보여도 부러워할 것도 뽐낼 것도 별반 없는 것이니 평상심과 일상의 항상성을 잃지 않도록 좌우당간 우짜둔동 애쓰자꾸나. 네가 너고 내가 나여서 우리 속에 기쁨과 슬픔, 성공과 괴로움의 파도가 일렁이는 것을 매양 부러워하거나 부끄러워야 할 일만은 결코 아닐 것이다. 세상은 이율 배반적으로 애시와는 달리 그게 아니라고 가르치고 냉엄한 현실과 결과만을 숭배해 보여도 천년 만년 살아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진실로 참되고 한가함을 유유자적 즐길 줄 아는 이들도 별반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요 현실이다. 경쟁 속에서 성취하고 성과를 칭찬 받고 공헌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실상은 대다수 묵묵히 자기 삶에 충실한 사람들의 두터운 인내와 진정성이 튼튼한 기반을 이루기에 건강한 평형을 이루어나가는 것일 게다. 오늘은 푸른 멍에를 지닌 벙어리 냉가슴일 지라도 내일은 또 웃으며 수다스러운 기운을 펼 수 있기에 희망과 바람 속에서 나부끼는 것이야 말로 생존의 법칙. 살아 저만큼의 삶으로 실재하는 것보다 더 훌륭한 일상은 없다. 그것 때문에 세상이 균형을 이루고 서로 공존하는 것이니까. 그러므로 그대는 그동안 최선을 다해 성실히 살았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음으로 앞으로는 더욱 좋은 일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답답하고 속상해도 너의 두 해는 정말 대단했어. 무엇보다 네 자신이 그 시간을 훌륭히 정성껏 살아내며 울고 웃고 버티며 희망과 모험을 즐겼으며, 되고 안 되고 부족하고 넘침을 알아갈 수 있었고, 마음은 넓어지고 현실 인식은 좀 더 잘 할 수 있게 되었을 테니까. 뜻하는 것을 오래 기다릴 때 열망이 큰 만큼 그리움도 깊지. 그래서 설움에 잠겼다가도 종래에는 우리가 이곳을 떠나지 못하고 다시 마음을 다잡으며 지켜가려는 생각들을 쌓아가게 되는 것 아닐까? 뒤에서 들러리나 하는 것처럼 저마다의 희망으로 갈망하며 줄 서 있는 이들이 없다면 성취를 달성하고 앞서나감은 허상일 뿐일지도 몰라. 그러하기에 앞서나간 이들은 그 만큼의 성원에 보답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고 나누고 도와야 할 일들도 더 많게 되는 것이지. 그렇지 못하다면 진정한 선도자들이라 할 수 없지. 신이 그토록 추앙을 받는 것도 모두가 그 앞에서 조아리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니 아직 책임이 덜한 만큼 이제까지처럼 자신에게 더 몰두해 나가면 되겠구나.^^

그동안 네가 모아 놓은 그림들과 써놓은 글들을 보아. 그 기간 동안의 너의 삶의 방향을 말해주고 이룩했으며 지금도 달리고 있을 뿐이야. 서툰 만큼 힘들고 괴로움은 당연하지만 누가 대신 살아줄 것도 아닌데 너무 속상할 필요도 없을 지 몰라.(우리는 동변상련^^) 너만큼 충실하고 옹골차게 열심히 살아낸 사람도 없어. 누가 너를 말릴 수 있겠니? 정화야, 네가 그리 열심히 할 줄은 미처 몰랐다. 설령 우리가 타고난 재능이 부족하더라도 의욕과 정심을 잃지는 말자. 책이야 이미 시작한 그날부터 마음으로는 다 써놓았고^^ 너의 그림은 우리들에게 너라는 사람을 인식하고 이해하게 하는 또 하나 귀한 선물이었어. 무엇보다 네가 그토록 열심히 그려대는 과정은 그 어떤 책이나 성과보다 감동 그 자체요 강력한 설득력과 숙연함이야. 아닌 말로 어떤 미친 년넘들이 저를 오롯이 발가벗겨 그렇게 진솔하게 맨땅에 헤딩하듯 시작하고 그려갈 수 있겠니. 너의 과정만으로도 충분히 베스트셀러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바로 너와 같은 투지와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는 하면서... 우리가 이해 할 수 없다면 세상도 이해하지 못할 지 몰라. 우리가 인정할 수 있다면 세상도 다르지 않을 거야. 부족함을 아는 것, 서투름을 이해하는 것, 더 나가야 함에 힘 모아가는 일 등, 그 모든 것이 이곳 또는 이 과정에 스스로 참여하는 이들의 못말리는 역경과 사랑이요, 변.경.연을 알게 되는 그 날부터 펼쳐지고 엮이는 팔자소관일 테지.^^ㅋㅋ 이곳에 머무는 사람들과 함께 더불어 성장하고 싶고 포부와 기대와 사랑이 크고 깊기 때문에 늘 허기진 채로 굶주린 이리와 같이 울어대는 것이겠지. 아마도 네가 금년에는 일을 낼 모양이다. 시련을 이겨낸 만큼 열매도 탐스러울 것이야. 사랑이 깊으면 외로움도 깊다지만 외로움이 깊어도 사랑이 깊을 테니까. 소원성취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래. 탈리다 쿰! 달리자 꿈!! 달려라 정화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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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09.01.10 17:28:02 *.209.32.129
슬쩍 정화의 속내가 드러나는 글도 좋고,
오랫만에 보는 써니의 비나리체도 좋네요. ^^
써니는 요새 왜 글 안 올려요?
써니없는 변경연은 앙꼬없는 찐빵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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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9.01.10 18:14:50 *.209.172.49
써니 언니 다시 돌아와서 기뻐요.
고마워요. 우리의 인연이.... 동료이자 스승이란 말이 뭔지 직접 알려주는 사람.
언니도 힘내요.

명석 선배님,
노트를 여러권 선물해 주셨는데 아끼지 않고 팍팍 쓸께요. 고맙습니다.
써서 없애는 즐거움을 누려봐야죠.
꾸준히 읽고 쓰시고... 부러워요.
조만간 멋진 모습으로 또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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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땐양
2009.01.12 13:40:36 *.122.143.214
라면 같은 남자라... ㅎ
아니 라면 보다 더 좋은 남자라...
속이 알차게 잘 익은 군고구마 같은 남자는 어떠신가? ^^;
주변에 그런 먹음직한 남자 있는지 눈 비비고 잘 찾아볼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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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언니
2009.01.23 16:02:14 *.38.102.222
나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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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mas sabo anhänger
2010.10.11 16:47:07 *.218.126.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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