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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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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23일 09시 42분 등록

돈은 문명의 뿌리다.

결혼은 재산의 문제였다. 재산은 신체적 욕망이라는 일시적 변덕에 종속될 수는 없었다. 집안의 회의를 통해 약혼이 성립되었고 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은 자기들에게 주어진 짝을 별다른 저항도 없이 받아들였다. 남자들은 오직 신부가 가져오는 상당한 지참금을 보고서만 결혼을 생각했다.

 

다음은 아뇰로 판돌피니(1436) <가정과 경영에 대하여>쓴 논문의 내용이다. 세 아들과의 대화 형식으로 만들어졌고,

그는 재산가였고, 피렌쩨의 외교관이었다.

 

아들들이 아버지에게 묻는다. 관리직을 얻어야 할지

 

아버지의 대답이다.

 

그 일은 정직하지 않고, 잔인하며 도둑질을 피할 수 없게 하고, 또 의심과 질투와 남용에 노출시키는 일이다. 좋지 않은

일이다. 나는 반대한다. 남자의 행복의 원천은 공직이나 명성에 있지 않고 아내와 아이들, 경제적인 성공, 좋은 평판,

친구들에 있는 것이다. 남자는 자기보다 나이가 충분히 어려서 자신의 가르침과 교육에 순종하는 아내를 얻어야 한다.

번영하는 생활은 건강, 재능, 시간, 돈을 경제적으로 반듯하게 사용하는 데서 온다. 건강은 절제와 운동과 적절한 식사를

통해서 얻을 수 있다.

 

재능은 종교와 모범을 보고 정직한 성격을 형성하는 것과 공부를 통해서 얻을 수 있다. 돈은 수입과 지출과 저축을

심스럽게 계산하고 균형을 맞추는 것으로 얻을 수 있다. 지혜로운 사람은 무엇보다도 농장이나 부동산에 투자한다.

그것은 그의 가족에게 시골에 거주할 장소를 마련해 줄 뿐만 아니라 곡식, 포도주, 기름, 가금, 목재, 그리고 생활에 필요한

다른 많은 것들을 제공해 준다. 도시에도 집을 소유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자녀들은 그곳의 교육 시설을 이용할 수가 있고

산업 기술 일부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족은 한 해의 대부분을 별장과 시골에서 보내는 것이 좋다. 다른 모든

직업은 일과 위험, 두려움과 실업을 만들어 내지만 별장은 정직하고 큰 이점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별장은 언제나

진실하고 친절하다. 봄이면 초록의 나무와 새들의 노래가 즐겁고도 희망에 넘치게 해 줄 것이다. 가을이면 적당한

일의 대가로 100배의 수확을 얻게 된다. 1년 내내 우울함이 가까이 오지 않는다. 별장은 훌륭하고 정직한 남자들이 모이기를

좋아하는 장소이다. …서둘러 그리로 가라. 그래서 부자의 자부심과 나쁜 사람들의 수치에서 벗어나라.

(문명이야기5-2 333)

 

아버지가 아들에게 삶의 지혜를 나누어주는 글이다. 생을 마감하는 즈음에 쓰는 글이라 조목조목 잘도 짚었다.

 

요즘식으로 풀어보자.

 

남자의 행복은 사회적 성공(명예, 권력)에 있는 것이 아니다. 과연 이에 동의할 남자가 몇이나 되겠는가 행복의 원천은

안정된 가정과 평판이 좋은 삶과 마음을 나눌 친구가 함께하는 것이다. 훌륭하다. 이 모든 것을 이루기가 과연 쉬운

일인가 자고로 남자는 말 잘 듣는 여자와 결혼해야 한다. 그것도 현명한 여자이기까지 해야 한다. 글쎄다. 말 잘 듣고

현명한 여자쉽지 않다. 자기계발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종교가 있으면 좋다건강관리는 절제와 적당한 운동과 섭생이

중요하다투자는 포트폴리오를 잘 구성 해야 한다. 부동산투자가 좋다. 물 좋고 공기 좋은 시골에 작은 산과 평야가 함께

있으면 좋겠다. 아이들의 교육을 위하여 학군 좋은 도시에도 집이 있어야 한다. 노후대책으로 별장은 좋은 투자이다많은

시간을 가족과 함께 시골 별장에서 지내라. 계절의 변화를 가족과 함께 즐겨라. 그래야 우울증이 발생할 확률이 줄어든다 

 

거액의 지참금을 주고 결혼을 해야 하는 여자들이 살던 시대이다. 난잡한 행실의 특권을 지닌 남자들이 살던 시대이다.

간통이 널리 퍼져있던 시대이고, 사생아의 숫자가 이루 헤아리기 어려운 시대이다. 그 시대를 살다가는 생의 마지막에

아버지가 아들들에게 하는 이야기이다. 왠지 논문용인 것 같다는 느낌이지만 조목조목 틀린 말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다만 이를 수용하고 기꺼이 이렇게 살아갈 남자가 얼마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스님의 주례사>란 책이 있다. 베스트셀러이다. 누구는 결혼도 해 보지 않은 스님이 결혼에 대하여 왈가왈부하지 말라고 주문한다. 나도 동의한다. 그 사람의 신을 신고 걸어봐야 편한지 불편한지를 아는 법이다. 그럼에도 결혼에 임하는 우리들의 자세에 대하여는 동의가 된다. 결혼하는 당사자는 둘 다 조금이라도 상대에게 득을 보고자 한다는 것이다. 나름 열심히 계산을 한다. 잘 계산한 줄 알고 결혼을 했는데, 결과가 다르다. 둘 다 손해 본 느낌이다. 당연하지 않은가. 둘 다 이익인 게임은 세상에 없는 것이다. 세상에 공짜가 없듯이 말이다 

결혼은 계약이다. 권리와 의무가 있는 계약이다. 계약서에 사랑이란 전제는 없다. 주례사에 있을 뿐이다. 의무를 이행함에는 돈이 필수다. 문명의 뿌리도 돈이고, 일부일처제의 정착도 돈의 세대이전을 위해서라고 했었지. 이래 저래 돈이다.

돈의 치사함과 돈의 더러움과 돈의 신성함을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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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3 21:42:15 *.229.239.39

'돈'의 기쁨이라는 책을 본 적이 있어요.

그 안에서 돈이  큰 위로와 힘을

준다는 내용이기도 했어요.

나 처럼 일 만 하서 돈 버는것 말고

투자 만으로 돈이 되는것...방법도 좀 알려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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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4 06:41:01 *.194.37.13

행님글 읽고, 돈에 대해 지혜로운 아내가 있어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요즈음들어 보잘것 없는 나에게 투자해 주는 아내가 존경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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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4 08:53:14 *.217.210.84

투자에는 성공과 실패라는 양날의 칼이 있습니다.

투자하는 사람의 마음을 잘 읽도록 하는것이 현명할것 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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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6 16:15:21 *.154.223.199

길수형님 

 

저 글을 현대식으로 고친 것에서 길수형님의 토에 키득키득 웃었어요.

 

결혼의 본질이 계약인데요, 혼인서약 계약서를 한 줄로 줄이면 '죽을 때까지 사랑하고 함께 한다'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사랑해서 결혼해도 사랑은 유효기간이 있고요

저 시대나 지금이나 사랑보다 조건을 우선해서 결혼하면 결혼 안에서 채울 수 없는 것을 밖에서 구하는 것은 생존을 위해 당연한 듯 합니다.     

거기다 돈까지 걸려있고요.

 

형님의 깔때기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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