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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 26일 10시 32분 등록

여행에서 일상으로  

9기 유형선

 

이번 여름 두 번의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일주일의 몽골 여행과 삼일 간의 단양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몽골은 가족을 두고 홀로 떠나 변경연 가족들과 함께 보냈습니다. 단양여행은 아내와 두 딸을 차에 태우고 운전하여 다녀왔습니다.

두 번의 여름 여행으로 저는 이전보다 충만 해 졌습니다. 분명한 증거도 있습니다. 작년 7월에 제 마음을 표현했던 글이 있습니다. 이 글을 제 블로그에서 찾아 옮겨 적으면서 제일 아랫줄(밑줄)에 한 구절 보태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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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연듯 불어온 바람에 심장이 벌겋게 달아오르는 경험

어찌할 줄 몰라 오로지 버터보던 힘 겨루기

들불처럼 타고 남은 자리에 까만 재만 바람에 날리는 하늘

홀로 살리라 악쓸 때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기억

맥없이 풀리는 두 다리

침묵의 언어를 배우는 시간

다시 돋아나는 새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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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이전에는 곡괭이를 휘둘러 하여 콘크리트 바닥을 뚫고 맨 땅을 찾아 보려 했던 것 같았다면, 지금은 괭이자루를 옆에 던져 놓고 바닥에 편히 앉아 촉촉하게 물기를 머금은 땅에 씨앗이 발아하는 모양새를 지켜보며 흐믓하게 웃고 있는 것 같습니다.

두 번의 여름 여행을 마무리하는 글을 씁니다.  여행에서 돌아와 다시 도시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제 자신에게 글 한 편 쥐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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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나 자신에게

일상은 반복이다. 일상의 삶은 끊임없이 생산적으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주어진 목표를 세분화하여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에 따라 실행하는 반복이다. 밥을 주는 반복이니 고마운 일이지만 그러나 늘 무엇인가 잃어버리고 사는 마음도 당연한 거다. 공허함. 잃어버림. 허전함. 내던져짐. 뭐 이런 종류의 감정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몰라 그저 꽁꽁 붙들어 싸매 숨겨 놓곤 했었다.

 

이런 종류의 감정이 이는 원인도 이미 알고는 있었다.  우선순위의 기준에서 타인이 중요하다고 순서 매김 한 것이 대부분 이기 때문이다. 타인 기준이라기 보다는 생산성의 기준으로 시간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반복의 일상. 순위 매김에라는 존재는 없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를 기억할 여유가 없었다. ‘를 기억하는 순간 공동 작업의 프로세스는 삐걱거리기 일쑤이니 당연하였다.

 

그러나 여행은 물러섬이다. 생산성의 프로세스에서 물러서는 거다. ‘휴가 중 입니다라는 문구 하나 걸어 놓고 PC도 스위치 내리고서 며칠이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다.

 

여행의 시간은 남들이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아니라 내가 내 자신에게 쥐어준 시간이기에,  를 중심으로 시간을 설계할 수 있었다. 일상과 다른 시간이기에 일의 우선순위도 바꾸어 본다. 세상이 중요하다고 한 것을 찾기보다 내가 소중하다고 느낀 것을 먼저 찾아보게 된다. 세상에서 한 발 물러서니 ''가 한 발 다가오는 이치를 배우는 거야.

 

휴가에서 돌아와 다시 도시로 향하는 ''는 분명 달라졌다. 비록 여행은 끝났지만, 나는 이 콘크리트의 도시에서 새로운 연습을 할 것이다. 자연에서 적시고 돌아온 마음을 다시 콘크리트로 뒤덮지 않기 위해서. 여행으로 적셔진 마음에 이제 막 싹이 돋기 시작했다. 생명의 터전에 물이 스며드니 저절로 씨앗이 열리고 싹이 돋아 나는 것은 당연한 거다.

 

모처럼 발아한 씨앗을 넉넉히 가꾸어 보자. 반복의 일상에서 매일매일 숨을 돌려 보자. 해가 떠오르는 아침에, 해가 지는 저녁에 직장으로 다시 집으로 재촉하는 발걸음을 멈추고 잠시 내 마음의내 자신을 받아들일 여유를 가져보자. 콘크리트가 발아한 싹을 덮어 버리지 않도록 보살펴 줄 것이다. 잘 지켜 주면서 사랑해 주면 이토록 어렵게 발아한 내 마음도 하늘을 향해 성장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음 속으로 더 깊이 뿌리 내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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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마중물 입니다. 수동식 펌프에 물을 한 바가지 부어주고 펌프질을 해 주면 물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처음 부어주는 한 바가지의 물을 마중물이라고 합니다. 땅 속 깊은 곳에 있는 물이 땅 위로 올라오는 길에 마중을 나와 주는 고마운 존재입니다.

마중물이 이끌어준 일상의 물줄기를 잘 키워 보겠습니다. 제 마음의 텃밭에 발아한 새싹을 키워 보렵니다. 훌륭한 나무로 잘 가꾸어 보고 싶습니다.

 

2013-08-26

坡州 雲井에서

IP *.6.5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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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26 13:29:04 *.58.97.140

벌겋게 달아오르는 심장,

맥 풀리는 두 다리

침묵의 언어를 배우는 시간.....

 

나는 그런 너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았네.

누구보다 열정적이기에

누구보다 치열했고

그 누구보다 더 파괴적으로 새로운 무엇을 만들어낼 수는  너이기에

형선은 멋진 다이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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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27 17:01:12 *.43.131.14

가족들도 푸른 새싹 하나 틔워서 가슴에 품고 온 남자의 마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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