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의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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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에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에 다녀왔습니다. 속된 말로 머리털나고 처음으로 자동차 생산공장을 돌아봤는데, 정말 웅장하더군요. 규모에 압도당하기도 했고, 난생 처음보는 시설에 여러가지 생각들로 느끼는 바도 컷습니다. 가장 크게 다가온 건, 공정마다 다르기는 했지만, 공장안에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거였습니다. 많은 부분 로봇이 사람을 대체하고 있었으니까요. 커다란 강판을 자동차 모형으로 자르고, 압축하고, 차체를 조립하는 왠만큼의 과정들을 각종 로봇들이 불과 몇초 단위로 착착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기계가 기계를 만들어 내는 현장을 보고나니, 영화 터미네이터의 장면들이 떠올라, 마음 한켠이 불편하더군요. '기계가 스스로 필요한 ‘무엇’을 만들기 시작한다면, 인간과 싸우지 말라는 법도 없겠구나!’ 싶었으니까요. 의식에서는 '현실은 현실이고, 영화는 영화다’ 라고 말하는데, 기억의 반복은 영화의 공포스러움을 자꾸만 들춰 냈습니다. 뭐 어쩌겠습니까. 인지상정(人之常情)쯤으로 이해하고 넘어가야지요. 기계문명은 산업이 변화하면서 시작된 것이고,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여 산업현장은 물론,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는게 지금의 현실입니다. ‘편리하다’ 싶은 왠만한 것들 사이사이, 기계문명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인식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 의 정도라고나 할까요.
요즘들어 '4차 산업혁명' 이라는 말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들어보신 분들도 계실것이고, 처음듣거나 몰랐던 분들도 계실 겁니다. 일단 정리를 한번 해보죠. 사실 시중에는 4차 산업혁명에 관한 많은 이야기와 책들이 떠돌고 있습니다. ‘이것이 4차 산업혁명이다. 저것이 4차 산업혁명이다’ 라고 말이죠. 저는 그 많은 이야기들 가운데, 이민화교수님의 정의가 가장 설득력이 강하지 않나 합니다. 교수님의 4차 산업혁명에 관한 설명을 옮겨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4차 산업혁명을 기술관점에서만 바라보시면 안됩니다. 그건 마치 코끼리 다리를 만지고, 코끼리라고 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이란 현실과 가상이 인간을 중심으로 융합하는 것입니다. 그 수단들이 기술입니다. 수단의 기술로는 Big Data,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로봇기술, 클라우드, SNS, 각종 웨어러블 기기들이 있는 것입니다“
간단히 줄여본다면 ‘융합의 관점’에서 전체를 바라봐야, 이해하고 대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행동을 수집하고(Big Data)하고, 어딘가에 모으고(Cloud), 이를 분석하고 예측하여(AI), 최적화 시킨다는 프로세스적 관점으로 이해해야 4차 산업혁명을 올바로 이해할 수 있다고 합니다. 기존의 산업혁명들과는 확실히 다릅니다. 하나가 선도하는게 아니라, 융합된 개체가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시대는 지금 변화하고 있습니다.
기술과 산업의 변화 관점에서 4차 산업혁명을 잠깐 언급해 봤는데요. 마음속에서는 기아차 화성공장에서 느꼈던 찜찜함이 계속 따라다니더군요. 어쩌면 ‘기계의 통제안에 인간이 갇힐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일 겁니다. 누구 말대로 생각이 우주를 만들어 제가 그 안에 갇힌 모양입니다.
어쨌든, 거부한다고 오지 않는것도 아니고, 우리는 적응하고 살아가야 합니다. 변화의 속도는 ‘어느새’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벌써 귓전에 와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쩌면 사이보그들과 싸울 준비를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 일자리 부분에서는 벌써 전쟁이 시작 된거 같기도 하군요. 그래서 산업혁명의 시기에 적합할 법한 싸움의 기술 3종 세트를 준비해 봤습니다.
첫번째 세상이 어떤 연관관계를 가지고 돌아가는지, 지켜보고 공부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내가 그(녀)를 사랑하는데 사랑 받고 싶은데, 그(녀)에 대해 모른다면 사랑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혼자만의 사랑으로 끝날 확률이 훨씬 더 크겠지요.
또 다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입사하고 싶은 회사가 있다고 칩시다. 그렇다면 그 회사의 인재상이
무엇인지?, 어떤 일을 하는지?, 나는 무엇을 하려 하는지
알아보고 준비를 해야 합니다. 막연히 ‘영어를 잘하니까, 학점이 높으니까’ 만으로는 원하는 회사의 문턱을 넘을 수 없습니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아야 백번 위태롭지 않은 것이니까요. 그러니
그 세상 안으로 들어가려면, 그 세상을 알아보고 공부해야 합니다.
두번째 나의 장점과 특성을 알아야 합니다.
‘내가 뭘 잘하는지, 그
잘하는 점으로 무슨일을 할 수 있는지’ 충분히 시도해보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3가지의 관점에서 스스로의 역량을 점검하고 강화한다면 조금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습니다. Knowledge, Skill, Attitude. 이를 KSA라고도 하는데 개인의 장점과 KSA의 결합은 탁월한 성장과 성과의
채크 리스트 입니다. 채크리스트와 나의 장점의 결합은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세번째 문제 해결력을 기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세계적인 회사
Google에서는 이런 면접질문을 했다고 합니다. “골프공이 있는데 그 안에 있는 작은
구멍들이 몇 개나 될까요?” 이 질문은 실제로 몇 개의 구멍이 있는지를 물어보는게 아닙니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 그 과정을 보기 위한 질문’이었다고
합니다. 만약에 여러분들께서도 이런 질문을 받았다면, “어떻게
답변하시겠습니까?”
이런 갑작스런 질문에 대처하는 방식으로는 ‘페르미 추정’식의 방식을 사용합니다. ‘페르미 추정’이란 ‘정확한 답이 아닐 수 있지만, 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 실마리를 어디서부터 접근하고, 해결책을 어떻게 강구할지를 추론에 의해 풀어가는 방법입니다. 산업을 이끌어가는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문제 해결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곧 인재인 것입니다. 그러니 인재의 반열(?)에 오르려면 익혀둬야 할 필살기 이기도 합니다. 문제해결은 단순히 특정 방식으로만 존재하지는 않습니다.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필요하고, 해결하려는 의지와 열정또한 필요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게 어디, 기업에만 필요한 능력이겠습니까? 가정에서도,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해결책 제시하는 사람이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일 것입니다. 이 부분은 노력을 통해 어느 정도 길러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하니, 스스로의 것으로 가져가야 할 기술입니다.
제가 제안한 3종 세트가 만능이 아니라는 걸, 모두 잘 아실겁니다. 참고 조언 정도로 생각하시고 정리하시는데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노력 하겠습니다.
건승하십시요.
'X차 산업혁명'이라는 것도 어떻게 보면 '대중'이라는 무리를 어떠한 틀 안에 가두고 사육시키기 위한 수단이 아닌가 해요. 우리는 매번, 그리고 갈수록 급격한 변화의 급류 속에서 허덕이기 바쁜데, 한 걸음 떨어져서 바라 보면 늘 누군가가 만들어 낸 틀 안에 갇혀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구요. 마치 나는 '와~ 세상은 정말 바다와 같이 넓고 변화 무쌍 하구나'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내가 바다라고 생각한 것이 텀블러 안에 든 커피 같은 것에 불과하고, 그 텀블러를 쥐고 흔드는 사람은 따로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 검은 망토를 쓴 누군가가 그동안은 '자본주의'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사피엔스> 시작하면서 OO주의, XX주의 이런 것들도 사피엔스(지금의 인간)가 자신들의 종을 영속시키기 위한 수단의 하나에 불과했다는 말을 하는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한 것 보다 책의 스케일이 큰 것 같아요.
형님 칼럼 글 보면서 리아 누님 말처럼 <사피엔스> 더 더 깊이 있게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ㅡ_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