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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gum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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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16일 11시 52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찰스 핸디

나는 우선 그의 이력을 보고 조금 놀랐다. 이런 책을 썼으니 당연히 전공은 경제 또는 경영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그의 전공은 고전문학이었다. 마치 역사학을 전공한 구본형 선생님을 보는 듯했다. 나는 예전에 인문학을 전공하면 도대체 어디에 써 먹을데가 있기는 한건가 하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는데 근래에 들어 나의 무식을 깨달았다. 인문학이야 말로 모든 것에서 근간이 됨을 깨달았다. 구본형 선생님이나 찰스 핸디도 출발은 고전과 역사를 시작했지만 그것을 바탕으로 아마 경영을 공부하면서 경영철학과 자기경영의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찰스 핸디는 90세가 넘어도 아직 현역에서 왕성한 일을 하시고 계신 반면에 구본형 선생님은 11기인 나와 함께 함께 할수 없어 너무 아쉽기만 하다.

핸디가 쓴 책 <올림포스 경영학>에서 볼 수 있듯이 그는 또한 그리스 신화를 경영학과 접목시켰다. 우리가 읽었던 그리스 신화조차 현대의 경영에 사용되고 있는 것을 보면 놀랍다. 그리고 대기업이나 거대 조직 속에 속한 코끼리가 되기 보다는 개인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벼룩이 되자고 한다. 아마 구본형 선생님은 조직 속에서 16년간 변화경영 업무를 하시면서 찰스 핸디와 피터 드러커를 만났을 것이다. 거장들을 만나 거장이 되었으니 참으로 멋진 일이다.

 

나는 특히 찰스 핸디의 포트폴리오 인생이라는 말에 매료되었다. 직장을 그만두고 무슨 직업을 가질까 고민하고 있던 나에게 너무나 와닿는 말이 너무 많았다. 내 한계를 시험해보고 어쩔 수 없다면 다시 조직에 들어가겠지만 지금 현재로서는 조직에 들어가기 보다는 나만의 무엇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망이 현재로선 크다. 그러나 내가 하고자 하는 것들은 항상 잘 될 수 없고, 내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없이 산다는 것은 매우 비참한 일이다. 그리고 나도 양육해야할 아이들과 돌봐야할 가정이 있다. 풍족하게는 해주지 못하더라도 어느 정도 도와줄 수는 있을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일정한 수입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조직이라는 상자 밖에서 일하고자 하는 나는 고정된 수입이 될 때까지 여러 가지 일들을 계획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작가가 얘기한 포트폴리오 인생이라 생각한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고 분산하듯이 나도 내 특정한 무엇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몇 가지 포토폴리오을 구상해야겠다.

 

특히 다른 경영 서적들이 어떻게라는 관점에서 경영을 이야기한다면, 저자는 무엇을 위하여(Why)”라는 관점에서 경영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각을 갖게 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찰스 핸디의 명언

 

성공의 역설 중 하나는 당신을 그곳까지 오게 해준 방법들이 당신을 계속 그곳에 머물러 있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미래 성공의 최대 적은 오늘의 성공이다. 어떤 성공을 거두더라도 현실에 안주하지 마라. 잠시 성공을 즐기고 위대한 성장을 위해 다음 발걸음을 내디뎌라

 

개인적인 차원에서만 보자면, 아리스토텔레스의 그만하면 충분하다는 가르침을 따른다면 삶이 훨씬 간소하고 편안해질 것이다. 우리에게 충분한것이 어느 정도인지를 금액으로 규정하지 못한다면 - 그리고 규정하기 전까지는 - 우리는 결코 진정 자유로울 수 없다. 달리 말하면 자유롭게 자신의 진정한 삶의 목표를 정할 수가 없다. 대신에 자발적으로 고용주의 노예가 되어 타인의 우선순위에 복종하며 살게 될 것이다.

 

'꿀벌이 아니라 파리가 돼야 한다.'

6마리의 꿀벌과 같은 수의 파리를 병에 넣고 그 병을 뉘어 바닥이 창문 쪽을 향하도록 둔다. 빛을 좋아하는 습성이 있는 꿀벌들은 계속해서 병 바닥 쪽으로만 날아간다. 꿀벌들에겐 밖으로 빠져나가는 법은 오직 빛을 따라 환한 곳을 가는 것이란 논리가 있기 때문이다. 반복해서 병 바닥을 향해 날던 벌들은 그렇게 병 속에서 죽음을 맞는다.

 

반면 아무 생각이 없는 파리들은 2분 안에 모두 병 바닥 반대편에 있는 입구를 거쳐 밖으로 빠져나간다. 꿀벌과 달리 자신들만의 논리가 없는 파리들. 이들은 빛을 무시하고 아무렇게나 이리 저리 날아다니다가 우연히 행운을 만나 자유를 얻는다. 찰스 핸디는 어느 상황, 어느 조직에서나 통하는 확고한 이론이나 계획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한다. 조직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이론을 일원화하려는 움직임은 '몹쓸 것'이라는 게 찰스 핸디의 지적이기도 하다. 찰스 핸디는 또 '그룹의 한계를 인정하라'고 말한다. 도저히 불가능한 상황에선 어떤 리더십이나 어떤 과정도 소용이 없기 때문에 그룹을 관리할 땐 주어진 상황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이고, 결과에 대한 현실적인 기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를 보고 벼룩과 파리가 되라고 한다. 어떻게 보면 벼룩과 파리는 우리가 기피하는 것들이다. 우리는 코끼리와 꿀벌처럼 늘 익숙하고 깨끗한 환경에서만 살려고 하지 말고 벼룩이나 파리가 되어 모든 사람들이 지향하는 것들은 아니지만 스스로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그런 존재가 되는 것이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2. 내 마음에 무찔러 드는 글귀

 

들어가는 글

 

9. 안정된 미래를 버리고 새롭고 무모한 모험을 택한 이유는 바로 자유를 얻기 위해서였다.

자유라는 단어는 참으로 설레이는 말이다. 이만큼 좋은 말도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역설적이에게 이 자유라는 말 뒤에는 고단함이 숨어 있는 것 같다. 이를 테면 물위에 떠 있는 오리는 자유로워 보이지만 그 자유를 위해서는 물 아래 잠시도 쉴 틈없이 움직여야 하는 다리처럼 말이다. 지금의 나도 이 자유로움에 취해 너무 행복하다. 그렇지만 그 자유로움 뒤에는 수많은 고민들과 번뇌가 자리잡고 있다.

 

9. 1981725일 나의 마흔아홉 번째 생일, 자발적 실업상태가 되고 나서 맞는 제2의 인생 첫날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스스로는 실업 상태라 하지 않았다. 당시로부터 2년 전에 내가 만들어낸 말에 따르면 나는 비로소 포토폴리오 인생을 시작한 것이다.

올해 핸디의 나이는 74. 내 나이 마흔 셋. 나는 그보다 6살 일찍 벼룩생활을 시작하려 하고 있다.

 

10. 나는 서기 2000년에는 종신계약이라 불리는 전일제 직장에 근무하는 영국 노동자가 전체 노동력의 절반도 되지 않을 것이라 예측했는데, 그 당시 대단히 황당무계한 예측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랬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 아버지 세대를 보고 자란 우리들은 아버지세대와 같이 한번 들어간 직장에서 오랫동안 일하다가 명예롭게 퇴직할거라 모두 생각했다. 그것이 깨어지는데는 불과 얼마 걸리지 않았고 우리는 힘들어했다.

 

10. 나머지 절반의 노동력은 자영업자, 파트타임 근무자, 이런 저런 일을 하는 임시직 노동자, 실업자 등이 될 것이라 내다보았다. 따라서 생계를 유지하려면 저마다 다른 고객이나 거래처의 일감을 받아 일하는 포토폴리오 인생의 도래가 불가피하다고 보았다. 그런 이유로 앞으로의 충만하고 보람찬 인생은 서로 다른 범주의 일, 가령 돈을 받고 하는 일, 자원봉사, 공부를 비롯해 요리, 청소, 세탁 등 부부가 함께 하는 집안일 등으로 채워지는 복합포토폴리오일 것이라 예측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다. 그의 예측이 맞는 셈이다.

 

10. 또한 직장과 가정의 경계가 애매모한 현재의 직장 분위기는 여가와 즐거움이 있는 다른 형태의 일로 대체될 것이라 주장했다. 사람들은 나의 이러한 주장에 코웃음을 쳤다...... 21세기 초가 되면 집안일을 하는 남편이라는 유행어가 등장할 것이라는 나의 논평을 조롱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는 기업 정신과 자기 신뢰를 강조하는 대처 독트린이 힘을 얻고 있었고, 따라서 사람들은 원하면 누구나 전일제 직장에서 일할 수 있는 호경기가 오리라 믿었기 때문이다.

멀리 내다보지 못하는 사람들의 반응이 대체로 이런 법이다. 나도 한때는 그랬으니까. 세상의 변화에 대해 얘기하더라도 나하고는 상관이 없는 그런 얘기였다. 이러한 사실을 조금더 일찍 깨달을수 있다면 얼마나 많은 삶이 변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11. 일을 시키는 사람이 너무 많아 순서를 조정해가면서 해야 하는 전기 설비 같은 일, 그게 앞으로의 직장문화가 될 것이다. 반면 모든 시간을 회사에다 미리 팔아넘기고 그 대신 평생 고용을 보장받는 그런 형태의 직장문화는 점점 사라질 것이다.

내 시간을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함을 요즘 난 절실히 깨닫고 있다.

 

12. 20세기의 고용문화는 안정된 수입, 편리한 납세 절차, 회사 내 직급에 따른 사회에서의 신분 증명 등 이른바 좋은 것들을 많이 제공했다. 노동자들은 10, 20년이 지난 후 자신이 어디쯤에 위치하고 무엇을 하고 있을지 미리 내다볼 수 있었다.

일을 하면서 그 직장에서 자신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인 동시에 힘들어도 버텨낼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12. 특히 사회가 이기적인 싸움터, 즉 각자 자기 이익만을 취하고 나머지는 알 바 아니라는 태도의 각축장으로 타락하는 것을 강력하게 막아주는 핵심적 유대관계를 회사라는 조직이 제공한다고 여겼다. 그러나 내가 예측한 상황은 그와는 정반대로 불안전, 막연한 공포 등이 가득 들어찬 세계였다.

 

12. 나는 모든 진리가 3단계를 거친다는 철학자 아르투르 쇼펜하우어의 말로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에 따르면 진리는 조롱을 먼저 받고 그 다음에는 반대를 받다가 마지막으로 자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시대를 앞서가는 사람은 항상 이런 대접을 받는다. 저자도 자신의 이론이 틀리기를 바랬을지도 모르지만 그가 보이는 걸 보이는대로 썼을 뿐일 것이다.

 

13. 대기업의 보금자리를 떠나 거친 들판에서 풍찬노숙하는 경험을 해보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20세기 고용 문화의 거대한 기둥인 대기업, 그 코끼리들의 세계에서 벗어나 벼룩처럼 혼자 힘으로 살아갈 생각이었다. 여기서 벼룩은 프리랜서를 가리키는 말이다. 어떤 벼룩은 혼자 일하고 어떤 벼룩은 자그마한 자기 회사가 있고 또 어떤 벼룩은 파트너십에 참가하고 있다.

몸소 배운 걸 실천하기 위해 코끼리를 떠나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길이다. 이론과 실제는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 실패할 확률이 더 크지만 이렇게 도전한다. 이렇게 도전하는 사람이 핸디 혼자이겠나. 많은 사람이 희망을 품고 시작하지만 핸디처럼 독립적인 벼룩이 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그래도 우리는 벼룩이 되어야 한다는 그의 주장에는 절대적으로 동의한다.

 

14. 나는 대기업일수록 반항적인 개인이나 집단이 있어야만 생존의 필수 사항인 혁신과 아이디어 개발이 이뤄질 수 있다는 주제의 공개강연을 하다가 이 비유를 우연히 발견했다.

코끼리와 벼룩. 꽤 괜찮은 비유라고 생각한다. 나도 책 제목을 정해야 하는데 어렵다.

 

14. 현대 사회에서 볼 수 있는 중대한 분수령을 지적하는 표현으로 코끼리와 벼룩은 매우 적절한 비유라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벼룩으로 일하거나 벼룩의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는 동안 사회의 온갖 주목과 관심은 코끼리들이 다 가져간다.

 

14. 경제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이동하면서 과거의 코끼리 기업은 벼룩 기업으로 대체되고 있다. 이것은 그야말로 새로운 세계다. 나는 자유를 얻기 위해 안정을 내팽개치고, 그 새롭고 무모한 모험의 세계를 선택한 것이다.

그의 선택을 백분 이해한다. 우리나라도 이런 벼룩들이 많이 나와야 할 것이다. 공무원이나 대기업에 쏠리는 현상이 조금은 안타깝다.

 

16. 그곳에 너무 오래 머물다가는 화석이 된 나머지 바깥 세계에서 더 이상 살아남지 못할 것 같아 나는 안전한 윈저성을 떠나 나의 행운을 시험해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살아있는 셀이라는 거대한 조직에서 계속해서 변화를 시도하는 저자의 모습이 대단하다.

 

16. 할 줄 아는 것은 글을 쓰고 강연하는 것뿐이라 앞날이 그야말로 막막했다. 마흔아홉 생일날 아침 눈을 뜨면서 충동적으로 사표를 낸 것이 무모한 짓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가르친 것을 실천하겠다는 명분으로 대군단인 코끼리의 세계를 훌쩍 떠나 외로운 전사 집단인 벼룩의 세계로 뛰어들다니..... 하지만 앞으로 세상에는 벼룩들이 훨씬 많아질 것이라 스스로 예측하지 않았던가.

그래도 저자는 벼룩이 되면서 어떤 벼룩이 될 것이가를 스스로 정하고 나왔으니 나은 편이었다. 나는 그야말로 무턱대고 나왔다. 무엇을 할 것이지는 일단 나오고 난 다음에 하자는 막무가내 식이었다.

 

17. 자본주의는 혁혁한 승리를 거두었으나 머지않아 그 자체의 딜레마로 허덕이고 만다.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돈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 탓에 삶의 우선순위는 완전히 뒤바뀌었다.

그래도 자본주의는 계속되리라 본다. 이 제도보다 과연 나은 것이 있을까?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보완할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결국 인간성의 회복 아니겠나.

 

18. 사람들이 너무 단기적인 경제 문제에만 몰두한 나머지 성공의 의미,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사회상과 그런 사회를 구축하려는 책임 등 근본적인 문제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자기 먹고 살기에도 바쁜 세상이다. 그래도 우리는 저자처럼 우리 자녀들 후손들의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

 

19. 경제가 활성화된 나라에서 일하는 것은 신나는 일이야.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경제가 낙후된 나라에서 사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해. 그런 나라에서는 택시를 쉽게 잡을 수 있고, 식당에서 좌석을 편하게 맡을 수 있어. 또 좋은 연극을 볼 수 있고, 대화는 늘 철학적이지. 한마디로 여유 있게 숨 쉬며 살수 있달까.

저마다 복잡하고 막히고 메말라 있는 도심을 살기를 싫어한다. 귀촌을 꿈꾸지만 막상 시골에서는 살지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이 역시 이상과 현실의 차이 아니겠나.

 

19. 기술과 생산력이 발달하는 만큼 여유 시간이 늘어나야 하는데 어찌 된 일인지 사람들은 과거에 비해 일에 더 찌들어 있다. 일은 생활의 수단을 마련할 목적일 뿐인데도 사람들은 일중독에 시달린다. 과연 인간은 직면한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까? 아니면 성공적인 자본주의는 결국 커다란 환멸로 끝나버리고 말 것인가?

이 부분은 나도 의아한 부분이다. 분명 컴퓨터가 없던 시절보다 훨씬 업무하기가 편해졌는데 역설적으로 업무량은 2~3배이다. 차라리 이런게 없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누구를 위한 발전인가.

 

20. 텔레비전 시청, 여행, 골프 등 아무리 많은 여가활동을 동원한다 해도 18년은 그런 것들로 간단히 채울 수 있는 세월이 아니다. .... 20년이라는 긴 세월을 어떻게 보낼지, 또 이 기간 동안 생활비는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난감하지 않을 수 없다.

내말이 이 말이다. 우리 집 주변을 둘러봐도 어르신들의 행동반경을 보면 얼마나 답답할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삼삼오오 모여서 이웃들과 얘기하는 것과 TV시청 이러한 것들로 남은 인생을 채우기는 너무 갑갑할 것 같다. 평생 현역. 정말 멋진 말이기도 하지만 그것을 하기에는 얼마나 어려울까. 80이 되어도 내가 뭔가를 할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임에 틀림없다.

 

21. 사실 코끼리 회사의 일하는 방식이 전면적으로 재고되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옛날처럼 본사에서 모든 것을 일률적으로 지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21. 런던 본사 책상머리에 앉아 세계 경영을 하겠다고 큰 소리치는 것이 얼마나 쓸데없는 짓인가를 절실히 깨달았다. 그 당시에도 대기업이 모든 업무를 자체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비효율적이고 또 복잡하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다.

 

22. 회사 운영의 일부를 하부 조직에 위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것을 아웃소싱 또는 다운사이징이라 불렀고 그런 조치가 가져온 비용 절감 효과에 흡족해했다. 하지만 나는 삼엽 조직이라 부르는 약간 다른 개념의 조직을 추천하고 있었다. 삼엽 조직은 핵심적인 코어 영역, 계약적 관계의 주변부, 보조적인 노동력이라는 잎새 세 개로 이루어지는 조직이다. 나는 삼엽 조직의 개념이 거대 기업 전체를 관통하는 유연성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나는 관리자들이 조직을 축소해 비용을 절감하려는 욕망이 지나친 나머지 과거 회사들이 애지중지하던 직원의 소속감(애사심)을 내팽겨쳤다가 나중에 후회하지는 않을까 우려했다. 사실 이 걱정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22. 오늘날 기업이 자기 힘으로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것은 교만으로 여겨지고, 파트너십과의 동맹관계가 인기를 얻고 있다. 항공사들은 항공기 코드를 공유하고, 자동차 회사들은 부품을 공동으로 구매한다. 코끼리들은 영향력을 높이거나 연구비 규모를 늘리기 위해 경쟁사 코끼리와 결혼한다.

 

22. 새로운 변화는 오래된 질문을 타당성을 더욱 강조한다.

당신이 완전히 통제하지 못하는 것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당신이 만나본 적 없는 사람을 어떻게 신뢰할 것인가?

종이 뭉치에 불과한 고용 계약서에 어떻게 충성심을 느낄 것인가?

벼룩과 코끼리가 뒤섞여 사는 시대, 앞으로 벼룩은 숫자가 늘어나고 코끼리는 숫자가 줄어드는 대신 덩치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이는 시대, 이런 디지털 시대에 일은 어떤 형태일까?

토지나 물건보다는 지식과 노하우에서 가치가 생성되는 시대에 자본주의는 어떻게 바뀔까?

점점 더 커지는 대기업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특히 대기업의 매출액이 몇몇 국가의 예산보다도 많은 현재 상황에서 대기업은 과연 어떤 책임을 져야 할까?

인터넷 때문에 영토의 개념이 애매모호한 버추얼 세계에 사회는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 조세는 어떻게 징수할 것인가? 국가는 어떻게 존속할 것이며, 사회는 회사와 마찬가지로 극대화와 극소화를 동시에 경험하게 될 것인가?

 

23. 닥쳐오는 현상이 마음에 들지 않을지라도 앞을 내다보아야 한다. 자신과 자신의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무대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스스로의 삶이나 아이들의 삶을 계획하는 것이 불가능 하기 때문이다.

 

24. 전통적인 연극무대를 사랑하지만 굶지 않고 살아가려면 영화와 텔레비전 일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런 일에는 연극의 기술과는 사뭇 다른 기술이 필요했다. 그런데도 아들이 다닌 연극학교는 연극 기술이 아닌 다른 기술의 개발에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이미 흘러가버린 과거의 세상이나 자기가 원하는 어떤 세상만을 목표로 인생을 준비하는 것은 어리석다. 연극학교든 요리학교든 현실과 무관하게 과거처럼 살아갈 것을 가르치는 일은 부도덕한 짓이다.

 

24. 내가 받은 학교 교육도 과거의 유산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었다. 그래서 벼룩의 삶에는 하등 도움이 되지 않았다. ....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뚜렷한 대안이 없음을 잘 안다. 하지만 누구나 인생의 어느 시점에 도달하면 무소속 상태로 벼룩의 삶을 살아나가야 한다. 좋든 싫든 거부할 수 없는 추세다.

 

24. 요즘에는 회사의 재산이 개인 또는 그 개인의 머릿속에 든 지식을 기반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코끼리도 개개 벼룩들의 공동체로 보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이것은 분명 건강한 변화의 조짐이다. 회사를 주주들이 지배하는 인적 자원의 집합소 정도로 보는 것은 옛날 얘기일 뿐이다.

 

25. 코끼리에서 벼룩으로의 전환은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겪을 변화다. ..... 많은 사람들이 벼룩의 삶을 선택하면서 고용의 의심스러운 안전보다 무소속의 자유를 더 높이 평가할 것이다.

 

25. 벼룩들은 어떻게 생활할까? 나는 직장에 다닐 때 회사에 매일 출근했고 출장을 가지 않으면 으레 아주 늦게 퇴근했다. 아내 엘리자베스와는 낮 동안 완전히 떨어져 살았다. 우리의 공통 관심사는 아이들, 부모님, 여가 시간(그리 많지 않았지만) 등이었다. 아내는 평생 프리랜서였기 때문에, 직장에 귀중한 시간을 송두리째 팔아넘긴 나를 이해하지 못했다. 게다가 애들이 다 크고 내게 매일 출근할 직장이 없어지면 어떻게 할 거냐고 걱정하기까지 했다.

저자의 아내도 보통의 여자는 아니다. 잘 다니는 직장을 이런 식으로 평가하고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준다.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

 

26. 우리 부부는 새로운 상황에 최대한 적응하기 위해 삶의 방식을 완전히 바꿔야 했다.

 

26. 두 번째 질문, 벼룩은 어떻게 배울까? ‘이 세상의 모든 문제는 이미 해결되었다. 그 대답은 교사의 머릿속이나 교과서 안에 있다. 학생인 내가 할 일은 그 답을 내 머릿 속으로 옮겨오는 것이다.’ 나는 회사에 입사했을 때 그 상황이 학교와 비슷하다고 여겼다. 나의 상급자나 컨설턴트는 회사의 모든 문제에 대한 답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답은 존재하지 않고 그 답은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큰 충격을 받았다. 게다가 많은 문제들이 인간관계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교과서적인 정답이 없다.

 

26. 어쨌든 학습은 학창 시절로 끝나지 않는다. 어쩌면 그런 사실을 고마워해야 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나중에 배운 학습이 훨씬 더 재미있기 때문이다.

필요에 의해서 하는 배움만큼 강한 것은 없기 때문일 것이다.

 

26. 나 역시 교과서보다는 화랑, 공연장, 영화관, 연주회장 등에서 다 많은 것을 배웠다. 여행도 큰 도움이 되었다. 다른 문화권에서 한동안 살아본 경험은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는 렌즈를 마련해주었고, 너무 익숙해 아무런 의문도 들지 않았던 사물을 새롭게 돌아보게 했다.

 

27.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 사람들을 연구하면서 얻은 교훈이다. 아내와 나는 그들을 연금술사라 불렀는데, 그들을 연구한 결과가 아내와 나의 공저로 출간되었다. 그들은 간절히 소망하면 배우지 못할 것이 없다는 사실을 가르쳐주었다. 그들을 움직인 것은 열정이었다. 만약 어떤 것을 간절히 바란다면 그것을 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고 그 지식과 기술을 어디서 발견할 수 있는지 알아낼 수 있다. 그런 열정이 있으면 일단 도전하게 되며 성패 여부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연금술사는 실패와 실수를 말하지 않고 오로지 학습의 경험만을 말한다.

 

28. 자기 시간을 자유롭게 통제할 수 있는 것이야말로 포토폴리오 생활의 큰 축복이다. 휴일을 회사 사정이나 동료들의 필요에 맞춰 조정해온 내게 약속 날짜를 마음대로 잡을 수 있다는 것은 큰 즐거움이었다. 하지만 포토폴리오 생활을 제대로 누리려면 스케줄을 마음대로 잡는 대신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선택을 하고, ‘아니오라고 말할 줄 아는 단호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정말 큰 축복이다. 생계만 해결된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아니오라고 말할수 있는 그 자유가 가장 좋기도 하다. 남의 눈치도 안보고

 

28. 포토폴리오 생활을 하려면 성공의 의미를 재규정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인생과 인생의 목적에 관한 개인의 가치와 신념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28. 대기업 생활이 주는 이점 중 하나는 그런 준종교적 탐구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대기업 직원이라는 명함 하나로 그 사람의 수입, 지위, 신분이 자유스럽게 드러난다. 회사에 자신의 시간을 팔아넘기며 회사가 규정하는 성공 개념에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것이다. .... 하지만 회사의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는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 규정해야 한다. 이때 복잡한 문제가 발생한다.

그래도 대기업에 다니는 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개인의 희생을 요구하기도 하지만 그 희생 속에서 벼룩으로서의 경험하지 못하는 많은 것을 배우기도 하니까.

 

29. 사실은 대회나 행사에 참석해 내 이름 밑에 아무런 기관명도 붙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마치 발가벗은 느낌이었다. 아내는 이러한 내 문제를 이해하지 못했다. ....... 남자들도 코끼리의 보호가 없다면 전보다 더 빨리 성장하게 될 것이다.

나도 사실 현재의 나의 위치가 아직 완전하지는 않다. 그래도 다행이 이 연구원 과정으로 인해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다행이다.

 

29. 사람은 누구나 이런저런 기술을 가지고 있다. 까다로운 점은 그 기술을 다른 사람들이 돈 주고 사가는 서비스나 제품으로 바꾸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없으면 매우 비참하다.

 

30. 사실 인생의 교훈은 직접 살아나가면서 배우는 것이자 삶에 반영하며 풍성해지는 것이다. 물론 그 교훈이 모두 타당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그런 교훈들을 모으면 신념이 되고, 세상에 대한 인식이 되며, 미래에 대한 희망, 기대, 공포로 자리해 총체적으로 나의 인생철학이 된다.

 

1. 포트폴리오 인생의 시작

 

첫 번째 장. 시작으로 되돌아가다.

 

35. 자기 자신을 알려면 자기 자신이 아닌 것이 무엇인지 먼저 알아야 한다.

 

36. 어린 시절의 환경은 중요하다. 물론 처음부터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젊은 시절 나는 늘 유년의 환경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다. 그때의 환경이 나 자신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 확실히 안다. 시작은 언제나 중요하다. 과거가 현재와 미래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생애 후반기에 벼룩의 생활을 영위하려면 가장 먼저 자신에게 충실해야 한다. 자기가 아닌 다른 무언가를 염원하거나 가장하는 것은 부질없다. 그렇다면 나는 과거에 어떤 사람이었는가?

나는 과거는 굳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연구원 과정과 과정 속에 읽었던 책, 그리고 이 책을 통해 과거가 단순히 과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의 나와 미래의 나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부정하고 싶지만 부정할수 없는 나의 과거.

 

38. 모든 사람은 저마다 나름의 장점이 있고 존경받을 자격이 있으며 도움을 받을 가치가 있으므로 단 한사람이라도 소홀히 대해서는 결코 안된다는 충고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 정신과 의사는 그 믿음이 스트레스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내가 직장에 들어온 무능력한 부하 직원을 칼같이 자르지 못하고, 일의 미진한 부분을 수정하도록 직원들을 채근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38. 나는 남의 부탁에 안 돼라고 말하기 어려워하고 그렇게 하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할 때도 있다. 누군가가 내 도움을 필요로 한다면 거절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 집 전화는 늘 아내가 받는다.

 

39. 어린 나는 어른들이 케이크가 없어졌다는 사실보다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에 더 집중하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것은 존 프러퓨모에서 빌 클린턴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깨우치지 못한 교훈이기도 하다. 거짓말은 통하지 않는다고 나는 스스로에게 속삭였다. 거짓말은 부메랑이 되어 당신에게 만드시 돌아온다.

나도 여러번 느꼈다. 순간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한 거짓말은 더 큰 결과를 초래함을 알게 되었다.

 

40. 개인에 대한 존경, 진리에 대한 외경이 좋은 미덕으로 여겨지지 않고 하나의 장애로 여겨지는 것은 곤란했다. 나는 내 유년시절의 이런 유산과 타협하는 데 오랜 세월이 걸렸다. 만약 내가 그것을 바꿀수 없다면, 또 특별히 바꾸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그런 미덕이 장애가 되지 않는 생활방식을 찾아봐야 했다. 그래서 나는 남들이 움직여야 할 책임이 없는 벼룩이 되었고, 본 것 그대로 진실을 말하는 작가로 살기로 했다.

 

41. 나의 부모는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결혼 생활을 평생 이어가야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이혼해야 할 이유가 있으면 거리낌 없이 이혼하고, 애당초 결혼을 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생각하기까지 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결혼 생활이 아무리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고 사는게 지옥이고 고통이면 이혼해야 하지 않나.

 

41. 불행한 결혼 생활을 계속하는 것은 당사자들에게 합의 이혼보다도 더 나쁠지도 모른다. 나는 이혼이라는 단어를 나의 사전에서 아예 삭제한 것이 내 삶의 관점을 바꿔놓았다고 본다. 부부의 생활방식이 달라질 때, 이혼을 해서 새로운 배우자를 찾기보다는 부부 사이에 새로운 형태의 파트너십을 만드는 일이 포트폴리오 인생을 시작하는 나에게 대단히 중요한 문제였다.

 

43. 나는 매일 아침식사를 하기 전에 개들 대신 아내와 함께 산책을 한다. 아침 산보를 하지 않는 날은 어쩐지 개운하지 않다.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에 앞서 일종의 명상과 같은 산보를 하며 몸에 기운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아내와 함께 시작해야만 하루를 충만하게 보낼 수 있다.

저자도 자기만의 의식을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48. 어린 시절 매일 교회에 다닌 습관은 언어에 대한 사랑을 유산으로 남겼다.

 

49. 내가 쓴 글을 어머니에게 보여드린 적이 있다. 어머니는 내가 전문용어를 너무 많이 쓴다고 지적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네가 공통기도서나 셰익스피어 작품 속에서 볼 수 있는 단어들만으로도 말하려고 하는 바를 표현할 수 있었으면 좋겠구나.” 어머니는 그런 고전의 리듬을 그대로 살릴 수 있으면 좋을 것이라 덧붙였다. 그때 이후 나는 어머니의 그 조언을 잊은 적이 없다.

여기서도 고전 인문학의 중요성이 증명이 된다. 우리가 인문학을 해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50. 셰익스피어는 또 다른 성서였다. 어린 시절에는 많은 부분을 오해하기도 했지만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성서 못지않게 내 생활의 일부를 이루었고 또 언어적으로 마법의 원천이 되었다. 셰익스피어의 시행은 그저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문장의 의미나 메시지를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그냥 읽어나가기만 해도 흥취가 느껴졌다.

내가 느끼기에는 이 정도는 아니였는데. 영어를 쓰는 나라에서는 역시

 

52. 자녀의 생활조건을 너무 제약하다 보면 오히려 반항을 불러일으키기 쉽다. 그런데도 부모가 조성하는 분위기, 부모의 가치관, 부모의 우선순위과 같은 것들이 자녀의 세계관 형성에 일차적인 기여를 한다. 가정은 인간의 첫 번째 학교다. 단지 정해진 교과 과정, 자질 관리,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담임교사 등이 없다는 것이 일반학교와 다를 뿐이다.

 

53. 내 유년 시절의 진실이 무엇이든 나는 거기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나는 부자가 되고 싶었고 교회에서 탈출하고 싶었다. 내 삶의 숨은 뿌리를 회상하는 것은 일종의 충격이었다.

 

55. 아버지의 장지를 향해 시골길을 달려가는 영구차 뒤를 내차로 따라가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조용하게 지내신 분의 조용한 종말이로군. 아버지가 내 일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돌아가신 것이 안타깝기도 했다. 내가 교수가 되었다고 했을 때 어머니는 그렇다면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느냐고 물었다.

어머니가 정말 대단하신 분이다. 다른 사람 같으면 자기 아들이 교수가 됐다고 동네 잔치를 했을 판인데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낼수 있냐고 했다. 정말?

 

55. 장지는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저 사람들은 어떻게 소식을 들었을까? 아버지는 겨우 이틀 전에 돌아가셨고 현지 신문 딱 한군데에만 부고가 나갔을 뿐인데

 

56. 과연 내 장례식에 눈물을 흘리면서 찾아 줄 사람이 있을까? 성공이란 무엇이고 나와 내 아버지 중 누가 더 성공한 사람인가? 인생은 무엇을 위한 것이며 우리가 지상에 존재하는 의미는 무엇인가? 그것은 완전히 새로운 질문도 아니었다. 나는 철학을 공부했고, 이런저런 이론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그것들을 스스로에게 진지하게 적용해본 적이 없었다.

 

56. 영국으로 되돌아간 그해 여름은 몹시 무더웠다. 나는 나의 인생과 우선순위를 바꾸기로 마음 먹었다. 신학대학에 진학해 아버지처럼 목사가 되리라 결심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 다행스럽게도 당시 내가 만한 주교들이 그렇게 어리석게 행동하지 말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57. 나의 유년 시절이 결국 나의 발목을 잡았다. 시인 T.S 엘리엇은 이렇게 말했다. “네가 시작한 곳으로 되돌아가 생애 최초로 그곳이 어떤 곳인지 알아보라.” 나는 앨리엇의 조언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윈저성의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나는 내가 자신의 권위를 스스로 추구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57. 자기 자신을 알려면 자기 자신이 아닌 것이 무엇인지 먼저 알아야 한다. 그것을 알아내려면 시간이 걸린다. 여러 가지 역할과 직장을 거치고 난 40대 중반에 이르러서야 내가 아닌 것이 무엇인지 알았다.

 

58. “어차피 인생은 리스크에요. 난 피곤에 찌든 직장인과 함께 사는게 지겨워졌어요.” 이렇게 나의 포트폴리오 인생, 벼룩 생활이 시작되었다.

저자의 아내는 강하다. 저자 명성의 8할은 아내 몫이다.

 

58. 나는 걱정을 해야 하는 순간에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남의 결재를 받기 위해 어깨 너머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것, 내 인생을 난생처음으로 내 마음대로 주무른다는 것, 내가 아닌 그 어떤 것으로 위장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나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고 그런 상태를 편안히 여긴다는 것 등이 너무 좋았다.

저자의 마음이 십분 이해된다. 지금의 나의 상태가 그렇다. 힘들지만 행복하다.

 

60. 인간이라면 누구나 어딘가에 속하고 싶어 한다. 자유의 차변에는 뭐든 혼자 해내야 한다는 고독감이 기재되어 있다.....그러나 행복이라는 저울대에서 무게를 달아본다면 틀림없이 자유가 언제나 이긴다. 나는 앞으로 점점 더 개인의 세계, 선택과 리스크의 세계로 진입하게 될 것이라는 확신으로 이 책을 썼다.

 

두 번째 장. 나는 무엇을 배웠나

 

61. 출신 학교나 졸업 성적 따위는 따지지 않아요. 그들이 알고 싶어하는 것은 학교에서 무엇을 했느냐는 거예요.

앞으로는 이렇게 될 것이고 꼭 그렇게 되어야만 한다. SKY를 나와야 성공이 보장되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보다 창의적으로 혁신적으로 아이디어를 승부하는 사람이 모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62. 대학을 졸업하면 또 다른 기관으로 들어가는 자격증이 주어질 것이고, 그러면 나는 그 기관의 규칙을 준수하면서 각종 테스트를 거치다 결국에는 읜퇴를 하거나 죽는 일 중 하나로 인생을 끝마칠 것이라 생각했다.

나역시 마찬가지다. 사관학교를 입학하고 졸업하면서 군인의 길은 이미 정해졌고 나는 거기서 은퇴를 할 것이라 생각했다.

 

63. 나는 내가 겪었던 학교생활과는 다르면서도 질 좋은 교육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비록 그건 결심이 늘 성공하지믄 않았지만 과거 경험이 현재 교육관의 출발점이 된 것은 분명하다.

 

65. 학교는 가정 외의 더 넓은 사회를 경험하는 최초의 장소. 그곳에서 공식적, 비공식적 위계질서, 또래 집단과 동아리, 친척이 아닌 사람이나 자신을 잘 모르고 또 원하지도 않는 사람을 상대하는 방법을 배운다. 학교가 이렇게 중요한 곳이므로 학교생활은 가능한 한 적극적인 경험의 장이 되어야 마땅하다.

 

67. 구타는 학교 생활의 일부였다. 또한 매일 아침 교장의 엄혹한 눈초리 아래 알몸으로 벌벌 떨며 냉수 목욕 차례를 기다리는 것도 변함없는 일과였다. 냉수 목욕은 학생들을 강인하게 만들겠다는 의도로 이루어졌지만 이제 와 회상해보니 거기에는 더 음험한 동기가 숨어 있지 않았나 싶다.

영국도 이런식의 교육이 있었네. 마치 내가 다닐 때 받았던 행위들이 그대로 들어가 있다.

 

68. 사람은 재미있다고 생각하면 뭐든지 잘하게 되어 있다..... 다시 말해 나는 우연한 경로로 고전학자의 길을 밟을 수 있었던 셈이다. 당시 영국의 교육제도는 학생이 잘하는 두세 과목을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방식이었다.

 

69. “여우는 많은 것을 알지만 고슴도치는 중요한 것 한 가지를 알고 있다네.” 다른 나라들은 유연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여우와 고슴도치를 섞어놓은 사람을 원하고 있었느넫, 영국은 그저 고슴도치를 길러야 한다고 고집했던 것이다.

 

69. 이제 와서 돌이켜 보니 열두 살 혹은 열다섯 살에 학생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는 생각이 든다. 인생은 길다. 그러니 선택을 가능한 한 미루는 것이 좋다. 학습에 관한 잠자력보다는 표현된 재능을 근거로 학생을 판단하는 교육제도는 대단히 불합리하다. 그것은 학생이 10대 중반에 흥미를 느끼는 과목에 근거해 학생의 미래를 결정짓는 것이다.

 

70. 나와 나의 아내가 공동으로 연구했던 연금술사들이 어린 나이에 영국 교육제도에서 이탈한 것은 따지고 보면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다. 영국 학교에서는 실험의 여지가 매우 적고, 재능이 아닌 잠재력을 드러낼 기회도 거의 없다.

 

75. 상급생에게 제한된 책임을 부여하는 것은, 그 권력을 적절히 제약하는 수단만 확보된다면 유익한 조치라 생각한다. 그것은 어린 학생들에게 타인과 관련된 책임의식을 심어주는 좋은 방법인 동시에 지나친 이기심을 갖게 할지도 모르는 성적 우선 방침의 부작용을 상쇄시키기에도 좋다.

 

77. 그 선생은 학생들에게 공부를 엄청나게 시키는 것으로도 유명해 슬레이버라고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학생들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애칭처럼 붙은 별명이었다. 누구든 어린 나이에 존경하는 사람으로부터 황금씨앗을 물려받는 것이 인생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것은 칭찬이난 기대감의 표현으로 아이의 자신감을 크게 강화한다. 슬레이버는 나에게 그런 씨앗을 주었다. 그것은 선생이 제자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다.

 

78. 그는 내가 만난 평생의 스승이며, 뚜렷한 목적을 갖게 했고, 내 인생을 뒤바꾸어놓았다.

 

79. 옥스퍼드의 고전학과는 언어로부터 시작해 그리스와 로마의 역사와 철학 연구로 옮겨갔다. 그곳에서 사상과 가설을 바탕으로 지식과 사실 너머의 어떤 것을 탐구하도록 교육받았다. 암기 위주의 학교 교육이 끝나고 본격적인 교육이 시작된 것이다. 나는 마침내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내가 완전히 공부하고 싶은 것들인데. 저자의 대학생활이 부럽다.

 

80. 대학 시절 나는 내가 제출한 논문들을 크게 소리 내 읽었다. 지도교수는 반드시 낭독을 시켰다. 나는 교수가 게을러서 그렇다고 생각했으나 읽는 것보다 듣는데 에너지 소모가 더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낭독은 나의 글쓰기 스타일에 영향을 미쳤다.

낭독의 중요성은 수차례 책을 통해서 접했다. 요즘도 가끔 책을 읽을 때 소리내어 읽지만 아직까지 익숙하지는 않다.

 

83. 가끔은 2년간의 군복무 과정을 선택하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 군 생활은 분명 재미있었을 것이고 거기서 나는 사람 다루는 법, 문제를 해결하는 법, 일을 해내는 법 등 다양한 기수릉배울 수 있었을 것이다.

 

85. 구체적 맥락 속에서 파악되지 않은 정보는 자료에 불과할 뿐이므로 곧 잊혔다.... 그래서 나는 좀 더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면 중간 관리자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본사의 여러부서에서 적당한 사례들을 거의 졸라대다시피 요구해서 수집했다. 그 당시는 영국에 경영대학원이 도입되기 전이었으므로 나는 내가 하는 것이 바로 사례 연구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모든 학문이나 업무에 있어서 사례연구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매번 다른 환경에서 벌어지는 일이긴 하나 이 역시 인간이 하는 일인지라 똑같은 사례는 없어도 유사한 사례는 있기 마련이다. 저자는 뚜렷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접근한 것은 아니지만 직감이라는 것이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고전의 힘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86. 나는 그 일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실제 상황을 학습의 맥락으로 제공하면서 성인을 교육시키는 그 딜이 적성에 딱 맞았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회사는 내가 현장에 나가 사업을 할 때라고 판단해 나를 아프리카 리베리아 지사장으로 발령을 냈다. 그 일로 나는 내가 회사를 떠날 때가 되었음을 알았다.

대기업의 장점이기도 하다. 그가 이 회사를 다녔기 때문에 이런 교육을 접할수 있었고 자신의 일을 찾은 것이다. 꼭 자기에게 맞는 일을 찾기 위해 직장을 그만둘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오히려 많은 일을 접함으로써 거기서 일을 찾을수 있을 것이다.

 

86. 나는 가끔 농담 삼아 MIT의 슬론 경영대학원에서 내가 배운 것이 있다면 내가 그 학교에 갈 필요가 없었다는 사실뿐이라고 말한다.

 

88. 나는 연극이야말로 인생의 좋은 사례연구라고 하며 학생들을 극장에 데려갔다. <리어왕>의 주제와 딜레마를 연구하는 것은 가족 기업을 연구하는 것 못지않게 배울 바가 많은 흥미진진한 숙제감이라고 말했다.

셰익스피어의 연극정도이면 충분히 배우고도 남을만 하다.

 

88. 소포클레스의 희곡의 중심주제인 가치, 신념, 정서 등은 관리자가 자주 만나는 회계 숫자만큼이나 중요하다. 그런 주제는 위대한 문학을 통해 가장 잘 탐구할 수 있고 표현할 수 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여러 세기가 지난후에도 사람들은 소포클레스와 셰익스피어를 읽는다. 이런 작가들을 연구 주제의 고려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것은 모든 조직의 핵심부에 자리잡고 있는 인간성의 문제를 무시하는 일이다.

결국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인간관계에서 시작되고 인간관계에서 끝이 난다.

 

90. 나는 연금술과 독립성을 강조하는 나의 교육관을 개진하겠다는 조건으로 사회를 맡겠다고 수락했다. 나는 기조연설에서 내가 연구한 많은 연금술사들이 학창 시절 개구쟁이였다는 것을 밝혔다. 그러나 현행 교육 제도내에서 더 많은 개구쟁이를 허용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그 말에 동의해줄 청중은 그 자리에 별로 없었다. 그들은 그럴 경우 교실 내에서 학생들의 행동을 통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회를 맡은 나의 권위는 무참하게 손상당했다.

 

90. 나는 단지 토론을 촉발시키고 싶었다. 어떤 공동체든 질서와 기강이 핵심 요소이기는 하지만 학생들의 호기심, 모험심, 실험 정신 등을 더 권장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하고 싶었다.

 

91. 나는 학교가 인생을 미리 실험해보는 안전한 장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시험에서는 드러나지 않는 재능을 발견하는 곳, 자기의 과제와 다른 사람에 대한 책임을 배우는 곳,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그것이 언제 필요한지를 깨닫는 곳, 인생과 사회에 대한 가치와 신념을 탐구하는 곳이어야 한다고 확신한다. 내가 볼 때 그런 것들이야말로 지식 위주의 교과과정보다 더욱 매력적인 교육이다. 가르치는 사람이라면 학생들 모두에게 황금 씨앗을 주어야 한다.

 

91. 세계적인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가 이런 글을 쓴적이 있다고 말했다.

왜 우리는 학생들에게 그들의 본질을 가르치지 않는가? 우리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해야 한다. ”넌 네가 누구인지 아니? 넌 하나의 경이로움이야. 넌 독특한 아이야. 이 세상 어디에도 너하고 똑같이 생긴 아니는 없어. 네 몸을 한번 살펴봐. 다리와 팔, 귀여운 손가락, 그것들이 움직이는 모양 등 모두 하나의 경이로움이야. 넌 셰익스피어, 미켈란젤로, 베토벤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어. 네게는 어떤 것이든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어. 넌 정말로 하나의 경이로움이야.“

이런 말들이야 말로 그들에게 황금씨앗을 뿌리는 것 아니겠는가. 우리 아이들에게도 항상 얘기해주고 알려줘야겠다.

 

2. 인터넷 시대의 기업문화 자본주의의 과거, 현재, 미래

 

세 번째 장. 새로운 경제와 그리 새롭지 않은 경제

 

95. 회사의 소유주가 누구인가 하는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개인의 에너지, 특징, 창조 정신이다. 그 나머지는 소음에 불과하다.

 

95. 다시는 가난하게 살지 않겠다고 결심한 내가 보기에 재정적으로 풍족한 생활을 영위하는 방법은 회사에 입사하는 것 뿐이었다. 당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나뿐만이 아니었다. 그때는 회사원의 시대였다. 회사는 사람들이 삶에서 바라는 것, 즉 안정적인 생활, 승진, 보람 있는 일을 할 기회를 주었다. 그런 제도가 지속된다면 그보다 좋은 생활은 없을 것이었다. 하지만 국가라는 경계가 무너지고 통신수단이 발달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회사들은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되었다

이런 이유로 모든 사람이 회사생활을 시작하고 아직까지 하고 있다. 앞으로도 취업의 방법이나 종류는 달라지겠지만 회사원은 지속될 것이다.

 

100. 애덤 스미스가 사업가 두세 명이 모이면 반드시 담합하려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지만 평소에 신사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대중을 그렇게 속여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건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그 사람도 그래서 그럴려고 그랬게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 사람의 선배가 했고 아마 관행일 것이다.

이 관행이 얼마나 무섭나. 관행입니다. 그러면 대부분은 상사는 그래 관행이면 어쩔수 없이 따라야지 하는 식이다.

 

100. 시장이 점점 팽창하고 현상유지에 대해서 아는 바가 조금도 없는 새로운 경쟁사가 등장하면서 그런 관행은 사라졌다. 그러자 회사의 각종 사업은 아웃소싱되기 시작했고 비용은 대폭 절감되었으며 이익은 얇은 조각처럼 박해졌다.

 

101. 자본주의적 경쟁은 필연적으로 자본의 집중을 가져온다는 것. 그때 이래 나는 공개경쟁과 공개시장을 철저하게 믿는 신봉자가 되었다. 그것만이 경제의 각 분야에서 공정성을 제대로 보장할 수 있다.

 

101. (헝가리에) 비료공장이 하나뿐이면 정부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이상적인 비용을 파악할 수가 없다. 비교 대상이 없으므로 비용을 알아낼 길이 막막하기 때문이다. 공장이 두곳 있으면 서로 견제가 돼 이상적인 비용을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공산주의 체제 아래서도 경쟁은 효용이 있다.

 

103. 정부의 도움이 있건 없건 경쟁은 공공 부분에도 스며들고 있다. 교육, 건강, 지방 정부 등의 분야에서 사기업이 점점 더 훌륭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공공부문도 가난한 사람의 수호자라는 역할을 초월해 이런 추세에 적절히 대응해나가야 한다.

 

105. 고대 그리스 신들을 차용해 나는 <올림포스 경영학>이라는 책을 썼다. 이 책에는 네 명의 신이 등장한다. 카리스마적 리더를 상징하는 전쟁의 여신 아테나, 창조적 개인을 상징하는 디오니소스가 그들이다. 각각의 신은 저마다 장점이 있다. 회사는 늘 이 네 유형이 섞여 있는데, 관건은 혼합의 정도다.

작가의 독창성이 엿보인다. 사실 서점에 가봐도 사실 책 내용은 거의 유사하다. 다만 그것을 어떻게 옷을 입히느냐가 관점인 것 같다. 경영과 그리스신화라 전혀 생각도 못했는데.

 

105. 아폴로주의자들은 회사란 모든 조각이 제자리를 찾아들어가는 열차 시간표 같은 상태가 가장 이상적이라 생각한다. .... 비상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는데 이때는 아테나형 기동타격대가 새로운 노선과 기관차를 마련한다. 물론 조직표의 상층부에 제우스형 리더도 있고 작은 틈새에는 디오니소스형의 창조적인 개인들도 몇 명 있겠지만 회사의 전반적인 힘은 계획과 통제를 강조하는 아폴로형의 규율, 규칙, 체제에서 나온다. 아폴로형 회사들은 그들이 살고 있는 세계가 안정되어 있고 예측 가능할 때에는 잘해나간다. 미래는 과거의 연장이므로 작업계획, 예산편성, 통제가 용이하다.

 

107. 정확하게 55년이지. 자네의 6개월 경험으로 55년 경험을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 가서 다른 유익한 일이나 알아보게.

대부분 이런 식이였다. 학교를 졸업하고 실무에 배치되었을 때 내가 얘기하는 건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다.

 

108. 생존하려면 변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회사들도 많다. 40년 전 <포춘> 500대 기업 리스트는 오늘날 크게 달라졌다. 과거 그 리스트에 들어 있던 이름들 중 다수를 지금은 찾아볼 수 없다. 그 회사들은 사라져버렸거나 도산했거나 남에게 넘어갔다.

 

109. 안톤 체호프의 <벚꽃 동산>1백년 전에 쓰인 희곡이지만 그 도덕적 요소는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110. 아폴로형 회사는 자기 자신이라는 상자 밖으로 나가 사색하고 행동하는 법을 모른다. 어쨌든 네 신들의 새로운 혼합으로 아폴로형 회사는 지위를 그런대로 유지하겠지만 전과 같은 압도적 위상을 지키기는 어려울 것이다.

 

114. 나이키는 대표적인 버추얼 회사다. “나이키는 개념을 판매한다.”. 나이키가 세계 최대의 신발 제조업체이기는 하지만 이 회사는 이렇다 할 공장도, 기계도, 장비도, 부동산도 없다. 나이키가 꽉 잡고 있는 것은 회사 전체를 단단히 결속해주는 정보 시스템이다.

나도 운동화를 신지만 나이키, 아디다스를 따라올 신발을 잘 보이질 않는다. 정말 여기 말대로 나이키를 입거나 신으면 내가 최고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지울수 없다. 너무 강력해서 다른 것들이 감히 끼어들지 못한다. 이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연구와 변화를 이루어냈을까.

 

115. 물론 가장 멋진 아이디어는 소비자들이 고객을 위해 일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소비자가 고객에게 아무런 금전적 부담을 주지 않고 고객의 쇼핑 파트너가 되는 것이다.

별도의 마케팅이 필요없지 않을까. 소비자들이 알아서 입소문도 내고 홍보도 하고 최고의 전략이다.

 

116. 프랜차이즈는 분산형 기업의 가장 구체적인 형태일 것이다. 프랜차이즈는 현대 기업의 도래 이후 가장 중요한 새로운 비즈니스 조직형태라고 한다. 당신이 생각해낸 모든 사업이 프랜차이즈 대상이 될 수 있다. 나는 이런 현상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지만 프랜차이즈는 회사가 사람을 더 쓰지 않고 자본을 더 투자할 필요없이 비약적으로 조직을 성장시킬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프랜차이즈는 벼룩들을 위한 학교이자 벼룩들이 기업가로 가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117. 현실에서 기업은 칼 같은 원리와 원칙으로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지 못한다. 좋은 싫든 회사는 이름이 있는 개인들의 공동체고 그 개인들은 저마다 개별적인 필요에 의해 계약을 맺고 있는 것이다. 리들 개인은 인적 자원이나 노동력에 불과한 존재가 결코 아니다.

 

118. 회사가 분산될수록 독특한 개인들 사이의 신뢰는 더욱 중요해진다. 이른바 R경제가 되는 것이다(R은 인간관계 Relationships). 따라서 문제는 직함이 아닌 이름을 부를 수 있고 정말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개인을 몇 명이나 알고 있느냐다.

 

119. 사람들이 직접 만나야 하는 경우는 인간관계를 형성할 때뿐이다. 의사소통 중 70퍼센트가 시선접촉, 어조, 몸짓 언어 등에 의존하고 나머지 30퍼센트가 말로 결정된다. 오늘날의 회사들이 일을 효율적으로 해나가고자 한다면 팀원들이 서로의 이름을 모두 알고 있는 소규모 운영단위를 만들어야 한다.

정확한 지적이다. 인원이나 팀이 일정 인원 이상이면 업무를 수행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이런 소규모 인원의 결합이 가장 효율적인 체계일 것이다.

 

119. 당신은 하나를 이해하기 때문에 둘을 이해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둘은 하나 그리고하나의 결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은 그리고의 역할을 이해하는 것이다.

관계의 중요성을 얘기하는 것인가. ‘그리고가 아니라 그러나’ ‘또는이면 둘은 될 수 없다.

 

121. 테크놀로지는 파트너십과 사람들이 새 물결에 힘을 실어주었다. 그 물결은 계속 밀려오고 있다. 빠른 혁신속도, 시장개방 압박, 치열한 경쟁 등이 회사에게 군살 없고 유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이디어와 지식은 전보다 더 중요해졌다. 아이디어와 지식은 기계 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머릿속에 들어 있다. .... 낡은 것은 새로운 것에 자리를 내주고 물러나야 한다.

 

123. 새로운 코끼리는 다음과 같은 네가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 기업의 규모를 계속 키우면서도 소기업적, 개인적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

. 창조성과 효율성을 융합하는 것

. 번영을 이루면서도 사회적으로 용인받는 것

. 회사의 주주는 물론이고 아이디어의 소유자에게 충분한 보상을 하는 것

 

124. 앞으로 몇 십년 동안 새로운 코끼리들이 직면해야 할 문제는 각양각색의 파트너 체인망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다. 게다가 그 체인망을 관리하는 직원들이 저마다 생각과 야망을 가진 개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코끼리 기업의 경영자들이 안고 있는 문제가 얼마나 복잡한지 잘 알 수 있다.

 

124. 연방은 첫 번째 도전에 대한 나의 처방전으로, 조직이 크면서도 작아야 할 필요를 강조한다. 연방주의는 인간적인 규모의 공동체를 가진 거대 규모의 복합체와 연결시키는 검증된 방식이다. 하나의 마을, 하나의 시장, 하나의 생태계, 하나의 정치 체제를 갈수록 더 지향하고 있는 세계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거대 규모의 복합체가 필수적이다. 반면 개인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소규모의 조직이나 공동체의 존재도 필요하다. 이 두 필수사항을 종합하려면 연방주의가 제격이라고 생각한다.

 

125. 연방제는 전 세계를 침투하면서도 지역적으로는 소기업으로 남기를 바라는 회사 조직을 파고드는경영 형태다. .... 현재 75개의 환경-지역으로 나뉘어 있는 유럽 세계는 앞으로 연방제국가가 연결된 형태로 변모할 것이다. 연방주의는 새로운 군주, 새로운 압제를 거부한 미국 식민지가 택한 방식이다.

 

125. 연방주의는 어느 한 기관이 나머지 기관을 일방적으로 억압하지 모샇게 하려는 의도적 장치다. 사실 연방주의는 중앙주의인 동시에 탈중앙주의다. 중앙에서 할 수 있는 기능과 결정은 중앙에 남겨두고 그 나머지 기능은 지역에서 모두 처리하도록 하는 것이다.

 

126. 연방주의 덕분에 독립적인 기관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다른 조직과 협동할 수 있다. 주권은 분할이 불가능하고 공유 역시 불가능하다는 주장은 이제 근거 없는 얘기다. 연방주의는 각양각색의 파트너들을 한데 아우르고 소유권 패턴을 전체 속에서 유기적으로 엮어낼 수 있는 이상적인 장치다. 그러나 연방주의는 각 부분이 상호의존적일 때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해 각 부분이 개별적으로 행동하기 보다는 커다란 조직의 일부로 행동할 때 더 잘돌아가는 것이다.

 

127. 연방제의 다섯가지 전통적 원칙을 설명하는 논문을 기고하면서 그것이 어떻게 기업에 적용될 수 있는지 해석한 적이 있다. 먼저 원칙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칙을 존중하지 않으면 연방제는 성공할 수 없다. 다섯 가지 원칙들 중 가장 중요한 보완성은 권력을 행동 가까운 곳에 놓아주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복수 시민권의 원칙이 있다. 복수 시민권은 한 사람이 소단위와 대단위에 동시에 소속되어서 두 단위 모두에서 소속감을 느끼는 상태를 말한다. 그리고 권력 분리의 원칙, 기본법의 원칙, 공통화폐의 원칙이 있다.

조금 더 상세하게 다루었으면 좋겠고 논문 투고 후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자본주의 이후의 모델에 대해 있다고 들어본적이 없기 때문에 관심이 많이 간다.

 

128. 연방제를 도입한다는 것은 그 회사가 하나의 공동체임을 인정하는 것이며 동시에 과거의 엔지니어링 언어를 버렸음을 뜻한다. 연방 기구는 일방적인 명령으로 다스려지는 조직이라기보다 선도하고 영향을 주고 설득하는 조직이다. 연방 기구의 구성원은 자신의 미래에 대한 발언권을 얻기를 바라고 신임받기를 원하며 성장할 기회가 주어지기를 희망한다.

 

130. 두 번째 도전인 창조성과 효율성을 융합하는 것의 해결안은 잘 관리된 연금술이다. 혁신과 사업가 정신은 요즘같이 격변하는 시대에 회사가 살아남기 위한 필수사항이다. 역사가 아널도 토인비는 스물하나의 실패한 문명을 검토한 끝에 패망의 원인을 이렇게 진단했다. “중앙집권화된 소유권변화하는 상황에 대한 부적응이 해당 문명의 붕괴를 가져왔다.

국가나 기업이나 운영하는 것은 거의 동일하다. 문명의 붕괴 이유를 기업의 생존과 연계지어지는 저자의 통찰이 돋보인다.

 

130. 나는 코끼리 기업의 중앙집권화를 볼 때마다 우려를 떨칠수가 없다. 조그마한 송사리, 벼룩, 소기업이 대기업 시스템에 혁신의 정신을 불어넣어 그들이 화석화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을까?

 

130. 나는 이런 연금술사들이야말로 코끼리 회사를 춤추게 만들 벼룩 집단이라는 것을 알았다. 사실 코끼리 기업에서는 복지부동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들은 새로운 것은 시도할 생각을 하지 않고 그저 자기 앞에 밀려오는 일만 근근히 처리한다. 하지만 연금술사는 다르다. 그들은 자기 앞에 밀려오는 일을 수동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일을 적극적으로 만들어내고 또 그런 일을 성취하는 커다란 차이를 보여준다. 연금술사에게는 다음과 같은 세가지 특징이 있다. 열정적이다. 매달리는 능력. 즉 현실이 자신의 꿈과는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어도 그들은 놓지 않는다. 3의 눈을 가지고 있다.

 

133. 연금술사들은 현재의 시스템에 도전하고, 아이디어를 과감하게 추진하고, 자신의 꿈을 밀어붙이는 부정적 능력을 어디서 얻는 걸까? 아내와 나는 그들의 개인적인 역사에서 연금술적인 전례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유전적 요소가 관련된 것은 아닐까 싶었다.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실험 정신과 기업가 정신을 권유 받은 것도 나중에 큰 역할을 하는 듯 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연금술사 대부분이 적당한 시기에 황금씨앗을 부여받았다는 사실이다. 그들이 존경했던 교사, 첫 번째 상급자, 목사, 대부 등이 그들의 재능을 알아보고 그들이 어떤 분야의 특별한 사람임을 일깨워 준 것이다.

황금씨앗이 꼭 사람일수도 있겠지만 한권의 책 또한 그렇게 되지 않을까. 그리고 유전자적 요인이 있다면 나는 실망했을 것이다. 그럼 그런 유전자를 물려받지 못한 사람은 연금술사가 되지 못하는 건가? 그렇다면 이 세상 살아가는데 너무 슬프지 않은가.

 

135. 연방적 구조는 독립단위로 하여금 전체 조직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혁신적인 행동을 하도록 허용한다. ..... JP 모건은 랩모건을 발족시켰다. 자본금 10억달러 규모의 이금융 부서로 회사 내에서 나오는 좋은 아이디아를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기관이다. 모건은 이런 기구를 설치해 보수적으로 알려진 자사에 많은 연금술사가 모여들기를 기대하고 있다.

 

136.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가장 큰 문제는 대표적 코끼리의 정부의 유연성(연금술)이 없다는 것이다. 공무원은 태생적으로 리스크를 싫어한다. 책임 소재를 가리는 것이 성공과 모험에 대한 포상이라기보다 실수에 대한 징벌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누구든 그렇게 소심한 사람이 되고 말 것이다.

아쉬운 점이다. 모든 업무를 할 때 법적검토, 관련규정을 검토한다. 공부해가면서 하는 것이 힘들었다. 책임을 묻지 않고 자유성을 준다면 지금보다 10배나 업무에 대해 수동적이 아닌 적극적인 자세를 가질텐데.

 

138. 무엇보다 연금술사들은 한 직장에 있다가 정년이 되어 은퇴한다는 것을 꿈조차 꾸지 않는다. 테렌스 콘란은 일흔 살이 다 되어 가지만 그의 아이디어는 갈수록 더 불타오른다. 영국의 개방대학 전신이었던 기관을 포함해 49개의 기관을 운영하기 시작한 사회사업가 마이클 영은 현제 80대인데도 3년 전 가장 야심 찬 프로젝트인 사회사업자 학교를 설립했다.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는 말을 사람들은 외친다. 외치기 전에 진정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나도 정말 나이를 먹어가고 있지만 뒷방 늙은이로 늙어가는 것은 절대 원치 않는다.

 

141. 회사들이 이니셜로 된 회사명을 사용한다는 것은 자신들의 과거와 의도적으로 단절하겠다는 뜻이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개성을 잃어버리고 익명의 상태가 되어 사람들의 레이더망에서 사라져버린다.

 

142. 명성을 지켜주는 브랜드 이미지는 이렇듯 깨지기 쉬운 것이다.

 

143. 이제 대기업들은 사회적 책임을 재규정해야 한다. 이익금의 일부를 떼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돌려주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회사가 이익을 얼마나 올리고 그 수익금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궁리하는 것만이 다가 아니다. 회사를 얼마나 정직하게 운영하며 서로 다른 이익단체의 요구를 얼마나 균형있게 들어주는지가 중요하다. 환경과 사회봉사 감사 결과를 공표하고 이 두가지 기준에 대한 기여도가 회사 재무제표의 맨 아랫줄에 표시되어야 한다.

 

143. 젊은 중역 그룹의 권유를 받아들여 BP‘BP British Petroleum’가 석유를 넘어서 ‘BP Beyond Petroleum’를 의미한다고 발표했다. 대단히 파격적이고 멋진 아이디어인 만큼 BP는 그 멋진 표어에 상응하는 실질적인 결과를 내놓아야 할 것이다.

 

145. 요즘은 지적 재산, 즉 회사를 움직이는 아이디어, 기술, 지식 등이 대부분 회사의 핵심 자산으로 인정받고 잇다. 이제 고용 계약하나만으로 지적 재산권의 소유자인 직원이 그 권리를 회사에게 넘겨주기를 기대할 수는 없게 되었다. 그들의 권리는 회사의 법적 소유주인 주주의 그것과 균형울 이룬다.

 

147. 나는 연금술사들이 점점 더 저술가인 나처럼 변해갈 것이라 생각한다. 그들은 자신의 아이디어로 발생한 소득 흐름에서 일정부분을 주식이나 옵션의 형태로 요구할 것이다. 필요하면 그런 보상을 사전에 협상하자고 나올지도 모른다.

 

149. 앞으로는 주주가 회사를 소유한다는 신화가 사라질 것이라 예상한다. 주주는 임대권 소유자 같은 성격으로 자신의 돈에 대한 임대료만 요구할 수 있을뿐이다. 주주는 돈을 내놓고, 다른 사람은 시간, 기술, 아이디어, 경험을 제공한다. 이제 기업은 그 누구도 단독으로 소유하기 어려워졌다.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바꾸는 사람들의 집단을 누군가의 임의로 소유할 수 있는 재산이라 보는 것은 낡아빠진 사고다.

 

152. 다윈주의적 세계관 속에서 가장 이상적인 회사는 소규모 운영단위, 유연한 위계제와 리더십, 개인의 개성을 존중하는 팀 프로젝트 방식으로 움직여야 한다. 또한 다양성을 강조하지만 높은 신뢰감과 참여의식을 배양해야 하며, 자기비판적이지만 개인의 성취를 인정하는 보상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앞으로 회사들은 이런 회사가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

 

153. 사람들은 이런저런 방식으로 벼룩이 되려는 성향을 갖고 있다. 그런데 회사라는 조직 탓에 논리적 상자속으로 본능을 우겨넣었고, 학교 교육으로 인간성보다 이성을 더 존중하도록 설득 당했다.

 

153. 회사들은 이제 회사 운영을 인간성의 흐름에 발맞춰 모든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해야 하지 않을까? 만약 사태가 이런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국면이 전환되어 지적 재산권의 소유자인 핵심 직원들이 회사를 인질로잡고 보상금을 요구하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그것은 어쩌면 노동자가 생산의 수단을 장악해야 한다는 마르크스의 희망과 예언이 아주 기이한 방식으로 실현되는 일인지도 모른다.

 

네 번째 장. 달라지는 기업문화와 개인

 

155. 인터넷과 그것이 일으킨 여러 가지 가능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무한한 유연성과 무제한의 성장이 가능한 새로운 형태의 경제를 예측하고 있다. ... 하지만 늘 그렇듯이 실제 상황은 그렇게 유토피아적이지 않다.

 

156. 사람들은 보통 다섯 살이 되기 전에 발생한 테크놀로지의 변화는 하나의 규범으로 삼는다. 서른 다섯 살 이전에 발생한 테크놀로지에는 흥분하고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열어준다. 그러나 서른 다섯 살 이후의 테크놀로지에는 당황하고 난처해한다.

 

158. 나는 또한 기술 변화의 유혹에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 뭔가 신기한 것이 존재하면 사람들은 그것을 사용해보고 싶어 한다.

 

159. 상급자들의 감시와 감독이 엄격한 오늘날에 그렇게 실수를 바로잡는 것은 아마도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날 회사에서는 사원들이 실수하는 일이 전보다 적겠지만 그에 비례해 배우는 것도 적고 책임 의식도 적은 것이다.

 

161. 아무리 변해봐야 결국은 그게 그거다. 아무리 새로운 세계라 할지라도 그 자체의 새로운 기술뿐만 아니라 과거의 낡은 기술도 필요한 것이다.

 

165. 연극 관람, 여행, 외식, 축구 경기 관람 등 소위 체험 경제가 오래전에 실물 경제를 앞질렀다. ... 영리한 마케팅 담당자들은 평범한 활동도 하나의 체험으로 이벤트화한다. 이처럼 체험 경제에서는 회사들이 물건을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경험이나 추억을 사고 판다.

 

166. 사회가 점점 부유해지자 사람들은 좀 더 유기적인 제품과 환경친화적인 방식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수제품이 고급 제품으로 인식되고 전통적인 제품이 양호한 제품으로 인정받는다.

 

170. 앞으로는 소유보다 접속이 더 중요해질 것이다. 또 어떻게 보면 비소유적 재산의 세계가 경제를 활성화시킬지도 모른다.

 

171. 지식의 소나기는 부자와 가난한 사람, 가까이에 있는 사람과 멀리 있는 사람을 따지지 않고 공평하게 내릴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모든 사람을 위한 공평한 교육은 하나의 현실태가 될 것이다.

기회의 공평함과 교육은 우리 모두에게 평등하게 주어져야 한다.

 

172. 사랑, 질투, 야망과 탐욕, 자존심과 동정심, 죽음과 인생의 의미 등을 다루는 셰익스피의 연극은 더욱 많은 감동을 줄 것이다. 그런 것들이야말로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

 

173. 더욱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의사소통과 정보의 획득과 교환에 관한 완전히 새로운 방식을 알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그 효과가 지속적으로 쌓이면 사람들의 일하는 방식을 크게 바꾸어 놓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인터넷은 현재의 과장된 선전을 실제로 실현해 이 세상을 영원히 바꾸어놓는 단절적 테크놀로지(연속적 테크놀로지인 대부분의 기술과 달리 자동차, 텔레비전, 인터넷 등은 기존의 어떤 기술과도 연결이 되지 않는 단절적 기술임)일지도 모른다.

 

176. 중간배제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컴퓨터나 전화로 주식을 사고팔 수 있기 때문에 주식 브로커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177.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의 많은 분야에서 자기 자신을 교육할 시간이나 여력이 없다. 따라서 많은 산업들의 중간은 여전히 필요하겠지만 그 존속 형태는 크게 바뀔 것이다. 더 넓게 말해서 전통적 기업들의 중간 배제 현상은 그 비어 버린 중간을 새로운 방식으로 채우는 기회를 제공한다.

 

178. 사람들이 비물질 또는 버추얼이 되어가는 세상에 적응하면서 중간배제는 기업뿐만 아니라 사회 내에서도 벌어진다.

 

180. 사람들은 국가 규모보다는 지역 규모에 더 기여할 것이며 잘 알지도 통제하지도 못하는 관료제보다는 소속감을 느끼는 회사나 조직에 더 기여할 것이다.

 

181. 기업들이 중간배제 현상과 씨름하는 동안 직장개념도 바뀔 것이다. 전일제 평생 직장에서 근무하는 영국 노동인구가 절반도 안된다는 사실은 주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의 규모를 실감케 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것을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183. 역설적이게도 기업들은 인재 손실을 우려한다. 자유를 추구하는 독립적인 직원들은 회사 밖의 생활이 너무나 매력적이라 생각해 회사를 자꾸만 그만둔다. “야망있는 젊은이들이 회사에 들어오려 하지 않아요. 설혹 입사를 해도 오래 머무르지 않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바꾸어 놓는게 나의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186. 클럽하우스는 지원과 프리랜서를 모두 아우르는 네트워크 중심축이 될 것이다. 따라서 어떤 프로젝트 팀에서 누가 정규직이고 누가 임시직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187. 이제 일이 재미있다거나 개인의 성장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일은 목적을 위한 수단일 뿐 특별한 경력이 되는 것도 아니며 인생의 중심은 더더욱 아니다. 그러므로 파트타임 일이나 교대제의 일이 더 인기를 끌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다른 재미있는 일을 할수 있는 시간을 주기 때문이다. 일은 다양한 활동의 포트폴리오 중 한 부분을 차지할 뿐이다.

 

188. 회사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거기에는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책임지고 자신의 특별한 재능을 개발하며 자기 자신을 프로젝트와 팀 리더에게 판매하도록 요청받는 개인들이 있다.

 

188. 나처럼 평생직장 생활을 교육받았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자신의 이력을 자기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것을 커다란 도전으로 느낄 것이다. 도전을 무사히 헤쳐 나가는 사람들은 자유와 기회를 한껏 음미할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회사 이후의 생활이 힘겹고 숨막힐 것이다. 그런 사람일수록 내가 겪은 것처럼 자기 자신을 판매하고 자기 자신의 값어치를 결정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자신의 학습과 능력 개발을 조정하고 자신의 여러 삶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이 문장들 진짜 너무 와닿는다. 나는 이제 나를 판매하고 내 값어치를 나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다섯 번째 장. 새로운 자본주의와 딜레마

 

189. 오늘날 전 세계 어디에서나 일하는 사람들은 암묵적으로 자본주의의 기본 이념을 받아들이고 있다. 미래를 내다볼 때 자본주의는 이미 세계의 실질적인 종교가 되었다.

 

193. 뭔가를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가르치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나는 그 후 가르침이야말로 내 생각을 발전시키는 탁월한 방법이라 생각해오고 있다.

 

196. 친도구는 자본주의가 안고 있는 과잉의 문제를 보여주는 첫 번째 징조다. 경제가 성장하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돈을 써야 한다. 그래야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한 일자리가 창출되고 더 많은 물건을 사들일 돈이 생긴다 이런 식으로 성장의 나선형이 돌아가는 것이다.

요즘 정부가 추진하는 성장주도형 정책이 이런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생각대로 잘 돌아가지는 않는 듯함

 

197. 충족시켜야 할 더 많은 수요가 있는 이상 그것은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나 수요가 위축되면 자본주의는 시들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가진 것 이상 더 많은 것을 원하는 마음을 억누를 때 역시 자본주의는 위축된다.

 

197. 남들이 가진 것을 보면 나도 갖고 싶은 욕망, 남들이 갖고 있지 않은 것을 갖고 싶은 욕망도 수요를 이끌어 낸다.

이것이 문제이자 장점이다. 남들 가진 것은 다 가지고 싶고 안가진 고급스럽고 더 멋진 것을 나부터 원한다.

 

198. 싱가포르는 강력한 리더십만 있으면 가난한 나라들도 자본주의 체제를 일으킬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싱가포르는 단 30년 만에 모든 시민을 가난에서 구제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했는지 사례를 얘기해주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199. 사실 사람들은 자기 주위에 있는 사람들과 상황을 비교할 뿐 자신의 부모와 비교하지 않는다. 풍요의 강은 사람들을 태우고 아주 빠르게 흘러간다. 이 때 둑을 쳐다보지 않고 주위 사람들만 바라본다면 자신이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조차 의식하지 못하게 된다.

 

201. 리콴유는 특정상황과 문화 속에서는 다른 종류의 자본주의가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교도 자본주의라 부르지만 나는 기업 자본주의라 생각한다.

 

203. 나는 미국을 사랑했다. 미국의 개방성과 다정함을 사랑했다. 그들이 영국인이 아니라는 사실이 좋았고, 상대의 부모가 누구인가를 따지지 않고 상대를 그 사람 자체로 대우해주는 분위기가 좋았다.

 

206. 나는 돈을 공개적으로 말해서는 안 되는 것, 근검절약하는 생활이 자랑인 것, 돈이 생활의 수단이기는 하지만 인생의 목적일 수는 없는 것 등을 가르치는 나라 출신이었다. 그런 나에게 돈 얘기를 거리낌 없이 하는 미국은 충격 그 자체였다.

 

207. 기업은 여러 가지 목적을 갖고 있는데, 가령 고객들에게 좋은 가치를 제공하는 것, 직원들이 개인적인 성장을 이룩할 수 있도록 그들에게 보람있는 일과 기회를 주는 것, 회사가 소재한 공동체와 주변 환경의 필요를 존중하는 것, 주주들에게 적절한 이익이 돌아가게 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211. 더욱이 주가는 변덕스럽기 짝이 없는 정부 같은 것이다. 주가의 등락은 회사의 사업 실적에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동시에 당대의 유행과도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카지노나 다름없는 이런 기관을 우리 사회의 부 창조 시스템의 기반으로 삼는 것은 비논리적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진짜 주식시장은 합법적인 도박이다.

 

213.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상장이 아니라 가용으로 돈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그들은 늘 돈에 쪼달린다. 그들은 최고 경영자의 봉급과 자신의 봉급을 비교해본다.

 

214. 부모가 누렸던 상대적 생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부부 두 사람이 같이 뛰어야 한다는 것이다. 통계적으로 볼 때 미국은 나이지라아에 이어 세계에서 불공평한 나라 2위를 차지한다. 미국은 경제가 발전할수록 빈부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진다는 이론의 구체적 사례다.

 

214. 미국의 가난한 사람은 실제로 몹시 가난하다. 하지만 그들은 혁명을 일으킬 생각을 하지 않으며 중산층도 자신의 생활수주닝 떨어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본주의의 아킬레스건이고 또 자본주의를 치욕적인 종말로 내닫게 할 원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미국의 극빈층 사람들은 대부분 그런 불공평을 개탄하지 않는 듯했다. 나는 그 대답이 미국에만 독특하게 해당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것을 초기 청교도로 소급하면 개인적 노력을 통한 구원을 강조하는 철학에 연원을 두고 있다.

 

214. 우리의 인생은 우리의 책임이며 우리가 처한 조건을 다른 사람 탓으로 돌려서는 안된다. 인간의 의무는 지상에 천국을 건설하는 것이다.

지금의 총기사태를 봐도 보통의 사람들로서는 이해를 못하는 것이 미국이다. 총기규제를 하면 되는데 그것을 여러 가지 이유로 하지 않는다.

 

219. 노벨상 수상자인 로버트 포겔은 미국의 정신적 타락을 우려한다. 그 타락이 자본주의의 물질적 성공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포겔은 정신적 믿음에서 결핍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자긍심, 가족 간 유대의식, 기강, 품질의 존중, 목적의식 등이 부족하다고 우려한다. 그는 사람들이 먹을 것을 충분히 갖고 나면 물질적 부보다는 품위있는 정신적인 것을 더 생각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228. 이것이 글로벌 세계를 대하는 케랄라의 문제점이다. 젊은이들을 잘 교육시켜서 다른 데에 빼앗기는 것이다. 뒤에 남은 사람들은 인도 기준으로 보면 잘살지만, 그들이 지닌 돈은 해외에 나가 있는 친척이나 관광객들로부터 나온다. 이 두 수입원이 그들을 오염시킨다.

 

232. 세계의 가난한 나라들은 성공적인 자본주의를 만들어낼 조건을 다 갖추고 있는데 단 하나, 자본이 없다. 가난한 나라들은 엄청난 자산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런 자산을 유동적인 가용자본으로 전환하는 힘이 전혀 없다. 발전도상국의 국민이 가지고 있는 자산, 즉 집, 가게, 회사의 80%가 합법적인 것이 아니라 죽은 자본이나 마찬가지다.

몰랐던 사실을 하나 알았다. 죽은 자본. 불법적인 자산. 이것이 그렇게 큰 문제일지 몰랐다. 그러면 정부는 이런 것을 모르지는 않겠지만 방법이 없을 것이다. 그래도 밀어붙이기식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

 

233. 전 세게 2백여 개 국가들 중 겨우 25개 국가만이 보편적 재산권을 확보하고 있어 그것을 가용 자본으로 전환할 수 있다.

 

245. 전 세계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발전도상국가의 자본주의가 성숙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가난한 이들에게는 여러 가지 선택안을 제시해야 한다. 경영학위 귀재인 피터 드러커는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했다. 경쟁하지 말라. 일을 남들과 다르게 처리하고 승리의 개념을 재규정하라. 적어도 자본주의는 그렇게 할 가능성을 열어준다. 홍수에 휩쓸려갈 때에는 선택안을 생각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홍수는 때때로 사람들을 새로운 장소, 새로운 가능성으로 데려다 준다.

경쟁하지 말라. 미래를 창조하라. 일을 다르게 처리하라. 진짜 기억에 새겨야할 말들이다. 어렵지만 나아가야 할 길이다. 남과 경쟁해서 남을 피흘리게 해서 이기는 것은 좋은 것인가. 경쟁시대에 어쩔수 없다지만 될수록 경쟁없이 무혈입성하는 것이 제일 좋은 것이다.

 

245. 만약 좋은 사회를 만들려는 미국인의 정력과 자신감, 케랄라 사람의 매력과 다정함, 싱가포르 사람의 극기심과 결단력을 종합할 수 있다면 가장 좋은 형태의 자본주의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3부 독립된 생활 인생 스크립트 새로 쓰기

 

여섯 번째 장.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251. 벼룩은 무리 짓지 않는다. 더 큰 동물을 빨아먹고 살지만 그 동물의 내부에서 살지도 않고 살 수도 없다. 나는 독립한 첫해 각종 대회나 회의의 참석자 명단에 오른 내 이름 옆자리에 회사명이 쓰여 있지 않고 텅비어 있다는 사실에 기쁨을 느꼈다.

 

252. 얼마나 잘된 일이냐고 중얼거렸다. 싸구려 삼페인이 든 종이컵을 들고서 일부러 즐거운 척 하지 않아도 됐다. 1년 내낸 얼굴 한번 마주친 적 없는 동료들 앞에서 사람 좋은 표정을 짓고 서 있을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사실대로 말하자면 나든 그런 초청장이 그리웠다. 그것은 사회적 배제에 의한 죽음이었다.

정말 이해한다. 나도 이제 1년이 되어가고 있다. 그동안 어느 조직에 속해있다는 소속감이 있었는데 그런 것이 없다. 만나는 사람도 거의 없다. 사실 만나기 싫은 것도 있지만. 오로지 하는 것은 연구원, 독서모임 이 둘뿐이다. 정말 회식을 싫어했는데 가끔 그립기도 하다. 전우들과 한잔 술을 나누면서 상관 욕도 하면서 그랬던 모습이. 요즘은 성 정체성 혼란까지 온다. 아이들 학교모임에 등하교를 시켜주다 보면 죄다 여성분들과 만난다. 그들과 인사하고 덕담을 나누고. 내가 이렇게 까지 여성들과 얘기를 잘했나 싶을 정도다. 사회적 배제. 힘들지만 받아들여야 되는 현실이다.

 

255. 나 자신의 인생을 계획하려면 직감에 따른 반응 이상의 것, 그러니까 전략이 있어야 했다. 그리고 어떤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그것은 사명감이아 목적의식에서 흘러나와야 한다. 목적의식이 없다면 나는 전에 만나보았던 많은 기업들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었다. 단지 살아남는 것은 인생의 충분한 목적이 되지 못한다. 그것은 숨쉬기가 인생의 목적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한심한 일이다.

 

260. 자신의 열정을 아직 발견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나는 이렇게 조언한다. 실험을 해보라. 마음에 드는 것은 뭐든지 해보라. 하지만 그것이 하나의 열정으로 성숙할 때까지 그것을 당신 인생의 중심으로 여기지 마라. 그렇다면 그것은 오래가지 못할 테니까.”

글을 쓰고 책을 준비하는 자체가 나의 열정인 것인지 잘 모르겠다. 작가의 말처럼 성숙할때까지 결과가 나올때까지는 그냥 해보자. 중심으로 생각하지 말고.

 

264. 나는 경쟁자들의 책을 읽는 것을 중단했다. 그 대신 개념을 찾기 위해 역사책, 전기, 소설들을 닥치는 대로 읽기 시작했다.

이거 좋은 방법인 것 같다. 경쟁자들의 책을 읽어서는 똑같은 경쟁을 하는 것이다. 다르게 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270. 남을 엿보는 것은 아주 강력한 학습 방법이다. 하지만 그저 배우는 데에만 그쳐서는 안 되고 그렇게 엿본 아이디어를 실천에 옮길 수 있어야 한다.

 

274. ‘좋아, 그런대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삶은 단 한번뿐이므로 그저 근근히 견뎌나가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인생의 목적은 결국 무엇인가? 이 질문은 여전히 나를 따라다니는 화두다.

 

일곱 번째 장. 일 구획 짓기

 

275. 포트폴리오 인생을 사는 사람은 러시아워 때의 혼잡한 지하철을 타지 않습니다. 그들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당신이 그 구성원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을 보지 못하는 겁니다.

 

280. 집안일의 보상은 감사와 사랑, 가정의 창조와 유지, 소속감을 주는 곳, 혼란스러운 세계 속의 아늑한 섬등의 형태로 다가온다. 집안일을 별로 하지 않는 사람들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거싱다. 균형잡힌 생활은 남녀 불문하고 집안일를 포트폴리오에 편입시켜야 한다. 포트폴리오 인생은 그 기회를 제공한다.

이 말대로라면 나는 아주 잘하고 있다. 집안일의 90%는 내가 다 하고 있으니 말이다. 불평과 불만보다는 나의 포트폴리오 중의 일부라고 생각하자.

 

282. 나는 내가 잘하지도 못하는 것을 통해 기여하는 것보다 내가 가장 잘하는 몇 가지를 무상으로 지원하는 편이 더 낫겠다고 생각했다.

봉사에 대한 새로운 생각. 돈도 좋지만. 내가 가진 재능을 기부해보는 것. 그런데 나의 재주는??

 

284. 독립적인 벼룩은 기댈 곳이 자기 자신 밖에 없다. 돈버는 일의 미래를 확보하려면 공부하는 일은 본질적인 것이 되어야 한다.

 

285. 포트폴리오 일은 그것이 일종의 윤작이라는 데에 매력이 있다. 공부하는 일도 쉬는 시간이 충분해야 비로소 윤택해진다. 너무 많이, 너무 빨리 쓰면 그 다음 날은 아무것도 못한다.

 

여덟 번째 장. 생활 구획짓기

 

309. 나의 포트폴리오 생활이 제대로 도약하는 데에는 10년이 걸렸다.

49에 시작했으니 59이다. 난 그에 비해 더 젊을 때 시작했다. 힘을 내자

 

312. “난 당신이 잘돼서 정말 좋아요. 하지만 내 생활이 완전히 당신의 생활 속으로 잠겨버리는 건 싫어여. 나만의 시간과 공간이 없어요. 나의 열정은 사진인데 난 이제 그걸 실천하고 싶어요.” 정말이지 아주 조심하지 않으면 성공은 사람을 망쳐놓는다.

 

319. 성공적이 결혼 생활의 비결은 인생의 사이클이 바뀌면 결혼 패턴을 적절히 바꾸는 것이라고.

 

325. 낮 동안에는 격리된 패턴을 유지한다. 우리는 별도의 방에서 별도로 일하고 또 별도의 기능을 수행한다. 우리는 다른 습성을 가진 인격체다.

 

327. 구획 지어진 일정한 시간에 함께 있는 것은 오랫동안 서로 떨어져 있는 것을 보상해준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 떨어져 있을 때 자신의 일에 자유롭게 집중한다.

 

맺는 글. 자유로운 개인들의 공동체

 

333. 솔직히 털어놓자면 대기업 없이 벼룩, 독립생활자, 소기업만으로 이루어진 세계는 생각만 해도 황량하다. 자유라는 동전의 다른면이 고독이라면 독립성의 이면은 이기심이다. 자기 자신의 가능성에만 맞춰 생활하다보면 다른 사람의 가능성은 무시하기 쉽다.

 

340. 사람들은 남들보다 뛰어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과는 다르게 되려고 저마다 노력한다. 그것은 승자 독식의 형태가 아니라 모든 사람이 승자가 되는 방식이다.

 

3. 내가 저자라면

 

보완이 필요한점

코끼리들이 앞으로의 변화와 시대의 흐름 속에 기존의 자본주의 형태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으로 연방제를 내어놓았다. 일견 관심이 많이 가는데 일방적인 흐름만 적어 놓아 아쉬웠고 내 지식적 한계로 잘 이해하지 못했다. 이 부분에 대한 저자의 의견을 상세히 적었으면 좋겠고 그 논문 발표이후 관련 학계의 반응이 궁금하다.

 

벼룩에 대한 구체적 사례가 저자외에는 보이지 않는다. 우리 주위에 볼수 있는 벼룩들에 대해 소개해주고 그들은 과연 어떤 식으로 포토폴리오를 구성했는지를 알려주면 좋겠다. 벼룩들에 대한 책을 따로 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장점

아마 대부분의 직장인이라면 용어만 다르지 벼룩으로 살고 싶어 할 것이다. 직장생활에 지쳐가는 사람과 조직에서 벗어나 나만의 인생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책일 것이다. 무턱대고 조직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왜 떠나려고 하고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이고 직장을 그만두고 난 뒤 나의 포트폴리오는 무엇인지를 생각해볼 수 있게 해준다. 나 같은 경우는 솔직히 대책없이 나와서 생각해보기로 하고 나온 케이스라 이 책을 읽으면서 사실 후회를 많이 했다. 조직 밖의 사회가 얼마나 냉정하고 황량한지를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었다. 저자의 경우 포트폴리오 생활이 제대로 작동하는데 10년이 걸렸다고 한다. 참 쉽지 않은 기간이었을 것이다. 새출발을 준비하고 있는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고 앞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되는지 그리고 마음가짐을 어떻게 가져야 되는지 일깨워 주었다.

 

저자의 가족들과의 관계가 너무 이상적이었다. 사실 일을 그만둔 가장 큰 이유는 가족들 때문이었다. 아내와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내가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알게 되었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희생을 강요해서는 절대 안 된다.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해주고 적절한 거리두기는 꼭 필요하다.

 

각 나라마다 자본주의를 바라보는 태도와 형성이 다르지만 자본주의 흐름과 장, 단점 그리고 자본주의를 대체할수 있는 제도까지 제안해주었다. 자본주의에 대해서는 그동안 막연하게 생각하였는데 과거부터 지금까지의 자본주의 흐름과 그리고 코끼리인 대기업들의 변화역시 잘 정리해주었다. 벼룩으로 살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고 벼룩이 되기 전 경험을 쌓기 위해 코끼리에 들어가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각 시스템의 변화를 얘기해주고 어떻게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좋은 가이드 역할을 해주었다.


 

내가 저자라면 이렇게

마지막 포트폴리오에서 자녀교육에 관한 부분이 추가되었으면 좋겠다. 저자는 기존 학교시스템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럼 그런 환경 속에서 저자는 자녀를 키우면서 교육을 어떻게 했으며 새로운 시대에 어떻게 준비를 해야하는지를 상세하게 알려주었을 것이다.

 

저자의 사례를 많이 들었는데 저자를 제외한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수 있는 벼룩들을 많이 소개해주었다면 벼룩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저자는 포토폴리오를 완성하는데 10년이 걸렸다고 했다. 저자의 포토 폴리오는 글쓰기, 강연, 방송하기, 집안일, 운동, 자원봉사 등이다. 각각의 포트폴리오가 수입면에서 어떤 식으로 배분되었으며 시간을 얼마의 비율이 되었는지에 대한 글을 추가하면 좋겠다. 벼룩으로 사는 것에 대한 내용이 너무 개괄적인 느낌이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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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7 00:10:42 *.18.218.234

지금까지의 기상씨 북리뷰나 저자연구를 보면, '타고난 것'과 '후천적 노력'을 분리해서 접근한다는 생각이 들더만요. 기상씨는 월등하게 타고난 게 많은 거 같은데 후천적 노력만으로(유전적 소인에서 벗어나) 무에서 유를 창조한 파랑새를 찾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당신 충분히 잘나게 태어났수~ 거기에다 노력파이기까지 하니 넘사벽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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