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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16일 11시 57분 등록

저자 연구

찰스 핸디(Charles Handy: 1932.07.25 ~ )

아일랜드에서 대대로 목사인 집안의 아들로 태어났다. 기숙학교에서 교육받고 영국의 옥스포드 대학교에서 고전문학, 철학을 공부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국제적 석유 회사인 에서 마케팅을 했는데, 이 때 말레이시아와 싱가폴 등지에서 근무하며 국제 비즈니스 감각을 익혔다. 하지만 그런 장점 외에도 셸은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으니 그처럼 창조적인 사고를 하는 디오니소스형 인간에게 아폴로형인 거대 기업 셸은 전혀 맞지 않는 일터의 형태였다.

 

셸을 떠난 후에는 런던비즈니스 스쿨의 창립 멤버로 교육 프로그램, 커리큘럼 등을 만드는 일을 했다. 이런 일을 배우기 위해 미국의 MIT, 슬론 경영대학교에서 1년 유학을 했는데 이때의 경험이 유럽과 미국의 자본주의의 차이를 깨닫고 자본주의의 성공, 미래 등에 대해서 깊이 있는 사고를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10년간 런던비즈니스 스쿨에서 일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본인이 가르치는데 재능이 있으며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후 윈저성의 세인트 조지 하우스 학장, 왕립 예술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그러다 마흔아홉번째 생일이던 1981 7 25일부터 자발적 실업 상태, 즉 본인 스스로 이름붙인 포트폴리오 인생을 시작했다. 이후 저술 활동과 강연, 방송(BBC, ‘투데이의 오늘의 사색 코너 진행) 등을 하며, 일과 취미, 배움, 가정, 자원 봉사 등이 잘 조화된 균형 있는 삶을 살고 있다.

  


마음을 무찌르는 글귀

들어가는 글_인생의 중간에서 새로 시작하기 되돌아본 미래

11 1981 7 25, 마흔아홉 번째 생일날 아침에 나는 일찍 깨어났다. 평상시 같았더라면 특별하달 것도 없는 날이었겠지만 그날은 좀 달랐다. 그날은 바로 자발적으로 실업 상태가 된 내가 제 2의 인생을 시작하는 첫날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그것을 실업 상태라고 부르지 않는다. 내가 그로부터 2년 전에 만들어낸 말에 따르면 나는 비로소 포트폴리오 인생이 된 것이다.

같은 자발적 실업을 하더라도 이렇게 창조적으로 사는 사람도 있다. 반성하자.

 

14 나는 모든 진리가 3단계를 거친다는 철학자 아르투르 쇼펜하우어의 말로 나 자신을 위로했다. 그에 따르면 진리는 첫째 조롱을 받고, 둘째 반대를 받다가, 셋째 자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16 이것은 정말 새로운 세계이다. 나는 자유를 얻기 위해 안정을 내팽개치고 바로 그 새롭고 무모한 모험의 세계를 선택한 것이다.

 

22 “경제가 활성화된 나라에서 일하는 것은 아주 신나는 일이야.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말이야. 경제가 낙후된 나라에서 사는 게 더 좋을지도 몰라. 그런 나라에서는 말이야, 손쉽게 택시를 잡을 수 있고, 어렵지 않게 식당의 좌석을 잡을 수 있고, 좋은 연극을 볼 수 있고 또 대화는 늘 철학적이지. 한마디로 여유 있게 숨쉬며 살 수가 있는 거라고.”

얼마 전부터 많이 하는 생각이다. 특히 지금처럼 돈벌이 보다는 쉼에 집중하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 나면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 하지만 현실을 보자. 그들은 지금 휴가 중이다. 경제가 활성화된 나라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난 후에 이와 같은 쉼과 여유를 얻고 즐길 수 있었다.

 

23 하지만 1981년에 이르자 사정이 달라졌다. 은퇴에서 사망까지 18개월이 아니라 18년의 세월이 떡 버티고 서 있는 것이었다. 텔레비전 시청, 이런저런 여행, 골프 치기 등 아무리 많은 여가 활동을 동원한다고 하더라도 18년은 간단히 채울 수 있는 세월이 아니다. 게다가 국가 연금이라는 것은 그런 사치를 허용해줄 것 같지도 않다. 사람들은 그런 시간 간격을 장밋빛으로 포장하기 위해 3시대 (Third Age)’라는 말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름만 그럴듯하게 갖다 붙이면 뭘 하는가. 오늘날 우리는 이 20년이라는 긴 세월을 어떻게 처분해야 할지, 또 그 기간 동안의 생활비는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정말 난감한 것이다.

 

24 석유기지 운영 매뉴얼, 기지 건설 규정, 판촉물, 보고서 양식 등은 이 수로의 땅, 현지 석유기지의 자세한 위치, 그 운영 상황 등을 전혀 모르는 런던 본사의 책상물림 간부가 고안했다. 나는 실상에 맞지 않는 것은 과감히 무시하고 내 나름대로의 기지 운영 디자인을 만들었고 단지 본사에서 감사반이 내려오지 않기만을 빌었다. 그런 경험으로 인해 나는 개인의 창의력이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에 눈뜨게 되었고 또 런던 본사에 앉아서 세계 경영을 하겠다고 큰소리치는 것이 얼마나 쓸데 없는 짓인가를 깨닫게 되었다.

큰 회사에서 일하게 되면 이런 생각을 하고 깨달음을 얻게 된다. 유럽 회사도 다를 바 없다. 물론 나는 한국에 있는 유럽 회사였던지라 저자보다 더 크게, 빨리 깨달았을 거다. 몇 번 겪고 나면 그냥 상사가 시키는 대로, 상사의 취향대로 하게 되더라.

 

24 클로버는 세 잎이면서도 여전히 한 잎이다. 바로 그것 때문에 성 패트릭은 기독교의 삼위일체를 설명할 때 클로버를 구체적인 예로 들었다

 

26 토지나 물건보다는 지식과 노하우에서 가치가 생성되는 이 시대에 자본주의의 미래는 무엇이며 그것(자본주의)은 어떻게 바뀔 것인가? ~

인터넷에 의해 영토의 개념이 애매모호해지는 버추얼(virtual) 세계에서 우리 사회는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 조세는 어떻게 징수할 것인가? 국가는 과연 존속할 것이며, 사회는 회사와 마찬가지로 극대화와 극소화를 동시에 경험할 것인가?

 

27 이미 흘러가버린 과거의 세상, 혹은 자기가 원하는 어떤 세상을 목표로 하여 자신의 인생을 준비한다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짓이다. 현실을 그렇지 않은데도 개인에게 과거처럼 살아갈 것을 가르치는 것은 부도덕한 짓이다. 그게 드라마 학교이든 또는 요리 학교이든 불문하고 말이다.

내가 받은 학교 교육도 과거의 유산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었고 그래서 벼룩의 삶 (내가 맞은 제 2의 인생)에는 하등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이었다.

 

28 코끼리에서 벼룩으로의 전환은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겪게 될 변화이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올지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벼룩의 삶을 선택하면서 고용의 의심스러운 안전보다는 무소속의 자유를 더욱 높이 평가할 것이다.

16년 전에 예측했던 건데 그의 예측은 잘 들어맞고 있다. 나도 그 중의 한 사람이 되었다. 아직 우리나라의 경우, 무소속의 자유보다는 의심스러울지라도 고용의 안정을 더 중요하고 좋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곧 달라질거라고 본다.

 

29 아무튼 학습은 학창 시절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우리는 그런 사실에 고마움을 느껴야 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나중에 배운 학습이 훨씬 더 재미있으니까. 나는 교과서보다는 화랑, 극장, 영화관, 연주회장 등에서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여행도 크게 도움이 되었다. 다른 문화권에서 한동안 살아본 경험은 자신의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는 렌즈를 마련해 주었고, 너무 익숙하여 아무런 의문도 들지 않았던 사물을 새롭게 돌아보게 했다

 

31 자유롭게 자기 시간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 포트폴리오 생활의 큰 축복이다.

개인의 성향에 따라 축복이자 저주가 될 수도 있다. 언제나 축복은 양면성을 갖는 것 같다.

 

32 “포트폴리오 인생으로 간다면 자네 자신의 직함은 어떻게 되는 건가?”

내 친구가 물었다.

() 학장이라고 둘러대는 것도 잠시밖에 안 될 텐데.”

그냥 찰스 핸디가 되는 거지.”

내가 말했다.

얼마나 멋져요.”

아내가 그렇게 말했지만 별로 위안이 되지 못했고 설득력도 없었다. 정말 대회나 행사장 같은 데 참석해서 내 이름 밑에 아무런 기관명도 붙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지나야 했다. 나는 발가벗은 느낌이었다.

언젠가 대기업의 과장으로 퇴직해서 강사로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인 명성으로 보나)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는 사람으로부터 비슷한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는 과장으로 퇴직했기 때문에 10년이 훨씬 넘게 지난 그때까지 아직도 과장님으로 불리고 있다고 했다. 친구들은 부장, 이사 등이라며 차장이라도 달고 퇴직할 걸 그랬다고 자조적으로 웃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직함을 중시해서 그런 것 같다.

 

33 벼룩들도 대리인이 필요하다. 물론 그 대리인의 이름은 고용기관, 임시직 관리회사, 직인(職人) 협동조합 등 다양하다. 이 점에 있어서 나는 운이 좋은 편이다. 여러 출판사들이 나를 일종의 브랜드로 정착시키려고 애쓰고 있으니까.

 

1부 포트폴리오 인생의 시작

1장  시작으로 되돌아가서

40 우리의 과거는 불가피하게 우리의 현재와 미래의 일부분이다. 생애의 후반기에 접어들어 벼룩의 생활을 영위하려면 먼저 나 자신에게 충실해져야 한다. 자기가 아닌 다른 어떤 것을 염원하거나 가장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50 하지만 나는 돈을 빌려와서 더 많은 돈을 벌어 되갚는 것보다는 먼저 돈을 축적하고 그 다음에 쓰는 것을 더 좋아한다. 이런 태도는 나의 아버지로부터 배운 것인데 아버지는 수입 이상의 지출을 간통보다 더 나쁜 죄악이라고 여겼다. 바로 이런 유산 때문에 나는 모험적인 사업가 혹은 떼부자는 되지 못한다.

 

50 여러 해가 지나나 뒤에 생각해 낸 것이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돈 또는 어떤 필요에 소용되지 않는 돈, 그러니까 그저 쌓아놓기만 한 돈은 낭비된 돈이라는 것이다.

나는 아직도 이 상태인 것 같다.

 

56 마술적인 소설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Gabriel Garcia Marquez)가 자신의 자서전에서 말했듯이 인생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것은 당신에게 실제로 벌어진 일이 아니라, 당신이 기억하고 있는 일과 당신이 그것을 기억하는 방식이다.”

 

60 나는 이 조용한사람에게 작별인사를 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달려온 수백 명이 사람들이 울고 있는 것을 보았다. 나는 고개를 돌리며 생각에 잠겼다.

과연 내 장례식에 눈물을 흘리면서 찾아줄 사람이 있을까? 성공이란 무엇이며 나와 내 아버지 중 누가 더 성공한 사람인가? 인생은 무엇을 위한 것이며 우리가 이 지상에 존재하는 의미는 무엇인가?

 

61 “네 자신을 알라는 델피의 아폴로 신전에 새겨진 고대 그리스의 명언이다. 그러나 자기 자신을 알려면 먼저 자기 자신이 아닌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62 “왜 부자가 되려고 하세요? 우리는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어요. 당신도 일하고 나도 일하니까요. 또 필요하다면 당신은 경영학 과정에 다시 나가서 임시 강사를 할 수도 있어요.”

그건 너무 리스크(위험)가 많아.”

어차피 인생은 리스크예요. 난 피곤에 찌든 직장인과 함께 사는 게 지겨워졌어요.”

그렇게 하여 나의 포트폴리오 인생, 벼룩 생활이 시작되었다. ~

지출 칸은 연초에는 늘 더 커보였지만 연말에 가면 수입 난이 그 정도로 커져 있었다. 나는 걱정을 해야 하는 순간에도 그리 걱정하지 않았다. 남의 결재를 받기 위해 내 어깨 너머를 쳐다보지 않아도 된다는 것, 난생처음으로 내 인생을 내 마음대로 주무른다는 것, 내가 아닌 그 어떤 것으로 위장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나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고 그런 상태를 편안히 여긴다는 것 등등이 너무나 좋았다.

나도 그랬던 것 같다. 왜 돈을 버는지, 왜 부자가 되려고 하는지, 그러면 얼마나,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 묻고 답하다 지금과 같은 삶을 선택했다. 찰스 & 엘리자베스 핸디와 다른 점은 그냥 나는 내가 묻고 답함.

잘 한건지 답은 지금도 찾고 있는 중.

 

63 우리는 어딘가에 소속될 필요를 느낀다. 자유의 차변(借邊)에는 늘 혼자서 해내야 한다는 고독감이 기재되어 있다. ~

그러나 행복이라는 저울대에서 무게를 달아본다면 거기에는 일말의 의심도 있을 수가 없다. 자유는 그 어떤 것보다도 무겁고 그래서 늘 이기는 것이다

 

 

2장  나는 무엇을 배웠나

71 나는 학교 생활을 하면서 남의 눈에 띄지 않는 것과 입을 다무는 것이 몸보신의 2대 요령이라는 것을 배웠다.

나도 그랬는데아일랜드나 영국도 그렇구나. 요즘도 그런걸까? 아니면 찰스 핸디가 학교 다니고 일했던 시절에만 그랬던걸까?

나는 사실 한국에서 겪었던 대로 남의 눈에 띄지 않고 입을 다무는 삶을 살려다가 외국(홍콩, 안티구아, 유럽 모두) 회사나 미국 학교에 다닐 때 처음에 잘 적응을 못하는(거나 일을 잘 못하는) 사람으로 오해받았었다. 이후에 상사나 팀메이트로부터 전해 듣고 바뀌었는데

 

72 사람은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뭐든지 잘하게 되어 있다.

꼭 그런건 아니지만 재미없는 걸 잘하는 건 정말 어려운 것 같다.

 

73 지금와서 돌이켜보니 열두 살 혹은 열다섯 살에 학생의 미래를 결정해 버리는 것은 너무 이르다는 생각이 든다. 인생은 길다. 그러니 우리의 선택을 가능한 한 오래도록 미루는 것이 좋다.

매우 동의한다. 특히 미래를 직업적인 면에서만 선택할 경우 더욱 그렇다. 요즘은 미래, 즉 꿈을 직업이 아니라 어떤 삶을 살 것인지 삶의 형태, 또는 가치관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또한 특정 직업으로 40대 정도까지 살았더라도 그 후에 다시 자신의 삶을 찾으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나도 그 중의 한명이다.

 

78 어느 학기에는 친한 친구들끼리 한 학기 동안 일기를 쓰기로 약속했다. 최근에 나는 우연한 계기로 그 일기를 발견하게 되었는데 당시의 내 생활이 너무나 사소한 것들에 의해 좌지우지되었다는 것을 알고서 깜짝 놀랐다.

나도 그랬다. ,고등학교 때야 그렇다고 쳐도 어느 정도 정신적으로 성숙하고 안정됐다고 생각했던 대학시절에도 그렇다. 그 때 썼던 일기를 몇 페이지 읽다가 덮어버렸다. 너무 어둡고 음울한, 지금의 나로서는 생각도 못할 내가 있었다. 불과그러고 보니 20년도 더 전이구나암튼 그런데 지금과 너무 다른 모습이라서 깜짝 놀랐다. 나는 내가 원래 밝고 긍정적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어쨌든 누가 볼까 무서워 꼭 태워 버려야지라고 결심했었다.

 

82 하지만 나는 무기력한 느낌이 들었다. 내 능력이라고는 고작해야 영어에서 그리스어로 혹은 그 반대 순서로 번역을 할 수 있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나는 학과 내용이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사실 나는 그 내용 따위는 오래 전에 이미 잊어버렸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생각하는 과정이었다. 내 스스로의 힘으로 사물을 분류하여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한 것이었다.

 

86 프랑스는 동일 연령 집단의 75펴센트가 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추가 교육을 받도록 배려한다. 영국도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교육 시설을 제공해야 한다. 파트타임 연수, 개방대학 같은 장기 교육 시설, 야간 강좌 등을 널리 설치하여 사람들이 일하면서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재의 일류 대학들은 점차적으로 대학원 대학이 되어야 하고, 각종 연구 기금의 지원을 받으면서 공부하고 또 대학원 학위를 따면 나중에 학비를 되갚을 수 잇는 학생들에 의해 채워져야 한다.

 

89 나는 가끔 농담 삼아 MIT의 슬론 경영대학원에서 내가 배운 것이 있다면 내가 그 학교에 갈 필요가 없었다는 것뿐이었다고 말한다. 그런 다음 하지만 그것을 알아내가 위해 거기에 갈 필요가 있었다고 재빨리 덧붙인다. ~

하지만 경영대학원에서 가르치는 내용의 대부분은 이미 내가 알고 있는 것임을 발견하고서 깜짝 놀랐다. 나는 그 동안 경험으로 그런 것을 다 체득했던 것이다. 단지 그런 체험에 그럴듯한 용어를 붙이지 않은 것뿐이었다. 몰리에르(Moliere)의 연극에 나오는 므슈 주르댕처럼 내가 의식만 하지 못했을 뿐 실은 관리자의 문장(文章)을 구사하고 있었던 것이다. ~

그렇다고 1년간의 유학 기간이 시간 낭비였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무엇보다 나는 자신감이 엄청나게 커지게 되었다. 바쁜 관리자들의 교육은 그들의 경험과 직접적으로 연결될 대 최대 효과를 거둔다는 것을 절감하게 된 것이다.

학교를 가는 이유와 목적이 꼭 지식의 습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비즈니스 스쿨의 경우, 실제로 뭘 배우러 오기 보다는 네트워킹이나 때로는 휴식” (회사로부터 돈을 받아서하는…)을 위해 오는 사람들도 꽤 있다.

나의 경우, 학교에서 받은 일부 학비 보조를 빼고는 모두 내 돈을 들였으니 학비, 생활비, 게다가 2년 동안 일을 못해서 날린 기회비용까지 생각하면 MBA는 매우 손해보는 일이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지식만이 배움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사람과 경험을 얻은 것만으로도 그만한 비용은 가치가 있었다고 믿는다. 지금까지도 느끼고 있으며, 이 모든 것을 다 고려했을 때 절대 손해보는 일이 아니었다고 굳세게 믿고 있다.


94 나는 학교가 인생을 미리 실험하는 안전한 장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재능 우리 모두는 시험에서는 드러나지 않는 재능을 갖고 있다 을 발견하는 곳, 자기의 과제와 다른 사람에 대한 책임을 배우는 곳, 우리가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그것이 언제 필요한지를 깨닫는 곳, 인생과 사회에 대한 우리의 가치와 신념을 탐구하는 곳, 이런 곳이 되어야 한다고 확신한다. ~

우리는 학생들 모두에게 황금의 씨앗을 주어야 한다. 음악가, 기업가, 사회사업가인 어니스트 홀 경(Sir Ernest Hall)은 한때 파블로 카잘스(Pablo Casals)가 이런 글을 쓴 적이 있다고 말했다.

왜 우리는 학교의 학생들에게 그들의 본질을 가르치지 않는가? 우리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해야 한다. “넌 네가 누구인지 아니? 넌 하나의 경이야. 넌 독특한 아이야. 이 세상 어디에도 너하고 똑같이 생긴 아이는 없어. 네 몸을 한번 살펴봐. 너의 다리, , 귀여운 손가락, 그것들이 움직이는 모양 등은 모두 하나의 경이야. 넌 셰익스피어, 미켈란젤로, 베토벤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어. 넌 그 어떤 것도 해낼 수 잇는 능력이 있어. 넌 정말로 하나의 경이야.”

 

2부 인터넷 시대의 기업 문화 자본주의의 과거, 현재, 미래

1장  새로운 경제와 그리 새롭지 않은 경제

99 나는 제도와 회사의 세계를 목표로 교육을 받았고 졸업 후 그 세계로 나아갔다. 나는 다시는 가난하게 살지 않겠다는 결심을 했고 내가 보기에 재정적으로 풍족한 생활을 영위하는 방법은 회사에 입사하는 것뿐이었다. 당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나 혼자만이 아니었다. 당시는 회사원의 시대였다. 회사는 사람들이 삶에서 바라는 것, 가령 생활의 안전, 승진의 전망, 보람있는 일을 할 기회를 제공했다. 그런 제도가 그대로 지속될 수만 있다면 그것은 참 좋은 생활이었다. 하지만 세계의 경계선이 무너지고 통신수단이 발달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그런 회사들은 급격한 변모를 겪게 되었다.

내가 회사 생활을 처음 시작했던 그런 기업의 세계는 이제 영원히 사라져 버렸다.

우리 나라도 90년대까지는 그렇지 않았을까? 아니 지금도 명문대를 나와서 대기업에 입사하는 걸 가장 안전하고 좋은 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세상의 그리고 기업은 달라져 가는데 아직도 어떤 곳에는 대기업 또는 공무원을 꿈으로 삶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다. 안타깝다.

 

102 “셸은 믿을 수 있습니다.”

입간판은 그렇게 선전하고 있었고 그런 메시지는 고객들뿐만 아니라 사원들에게도 적용되는 것이었다. 나는 그냥 평범한 회사원이 아니라 거대한 조직의 대표자였다. 그것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이었다.

큰 회사를 다닐 때 좋은 점 중에 하나이긴 하다. 전세계적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글로벌 기업에 다녔던 나의 경우, 본사가 있는 유럽뿐 아니라 아시아나 북미 등 어느 곳에 가서도 내가 어느 조직에 속한 사람인지 말하는 것 만으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느 정도는 알려줄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이긴 했다.

 

104 아담 스미스(Adam Smith)는 사업가 두세 명이 모이면 반드시 담합하려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평소에는 신사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일반 대중을 그토록 속여먹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건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그들은 손쉬운 회사 생활이라는 명분 나아가 주주를 만족시킨다는 명분 아래 그런 일을 버젓이 해치우고 있는 것이었다.

 

105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소비자로부터 우선 선택되는 제품을 갖고 있기를 바라고 경쟁으로부터 면제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아주 독창적이거나 뛰어난 제품에만 자기가 원하는 가격을 매길 수가 있다. 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경제학을 배웠는데 그것은 현장에서 실물 경제를 통해 배우는 것이었다.

 

108 아폴로는 대기업의 수호신이다. 그는 논리와 질서의 신, 조화의 신,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양()들의 신다. ~ 20년 전에는 아폴로형 회사가 유행이었다. ~

20년 전 일본 회사들은 아폴로 원칙의 빛나는 사례였다. 회사는 평생 고용을 보장했고 그 대신 사원은 애사심, 상급자에 대한 존경심, 회사가 잘 알아서 해주겠지 하는 복종심 등을 보여야 했다. 이런 회사들은 널리 존경을 받았으나 아폴로형의 성격이 아닌 직원은 다니기가 아주 지루한 회사였다. 나는 아폴로형이 아니었고 셸은 아폴로형이었다. 그게 문제였다. 입사 후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아 나는 내가 그 회사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이런 회사에 다니며 가장 중요한 것은 실력이 아니라 충성심이라고 했다. 나에게 가장 부족한 것중에 하나가 충성심이다. 사실 별로 갖고 싶지도 않다. 그게 문제였다. 나 역시 입사 후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아 나는 내가 그 회사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다른 장점이 많았고 커리어 관리 차원에서 몇 년은 다녀보기로 했었다.

 

111 “이사님, 흥미로운 품의서 하나 가지고 왔습니다.”

내가 말했다.

새로운 케로신 유통구조를 제안한 것입니다.”

이사는 그 서류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핸디, 자네 입사한 지 얼마나 되었나?”

육 개월 되었습니다.”

우리가 이 나라에서 영업을 한 건 얼마나 되었다고 생각하나?”

, 오십 년인가요?”

정확하게 오십오 년이지. 자네의 육 개월 경험으로 오십오 년된 경험을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자 가서 다른 유익한 일이나 알아보게.”

나는 시키는 대로 했다. 나는 업무 대신 사교 생활에 열중했고 회사 내에서는 고개를 푹 숙이고 다녔고 상급자들에게 좋은 아이디어를 제시하겠다는 생각은 아예 저만치에다 밀쳐놓았다. 나는 아폴로형 세계에 갇힌 디오니소스였다.

영국회사도 한국 회사와 별로 다를 것이 없구나. 새로운 제안을 몇 번 거부당하고 나면 그냥 상사가 원하는 대로, 시키는 대로 하게 된다. 회사 다니는 것이 재미없고 싫었지만, 다른 장점 급여, 휴가, 베네핏 등 때문에 그냥 참고 다녔다. 그러다가 그런 장점들이 점점 사라지고 견딜 수 없게 되는 지점에 그만 두었다.

 

112 다른 회사들과 크게 달랐다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자유시장의 겨대기업이 중앙통제의 전체주의적 국가(그 거대 기업들이 그토록 싫어하는 것)를 그토록 닮았다는 그 기괴함에 입이 딱 벌어질 따름이었다.

 

113 아폴로 회사들은 새로운 조직을 관리하기 위하여 조직 속에서 성장한 사람들을 선호한다. 그들은 이 격동하는 시대를 헤쳐나가는 데 있어서 어떤 연속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성공하지 못한다. 네모 상자 안에 들어가 있으면 상자 바깥을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116 합병의 결과로 매출액은 크게 늘어났지만 직원들 수는 많이 줄어들었고 해고당한 직원들은 상당수가 계약자 신세로 전락했다. 핵심세력에 그대로 남아있는 운 좋은 직원들은 근무시간이 더 길어졌지만 기업의 과실(果實)을 더 많이 나누어 가졌다. 그들에게는 봉급 이외의 옵션과 보너스가 듬뿍 주어졌다.

내가 다녔던 회사도 그랬다. 조직 변경, 즉 희망 퇴직 등을 하고 나면 남은 사람을 달래는 방법으로 특별 보너스가 지급되었다. 나간 사람이 직급이 높거나 팀장일 경우, 그 자리를 메꾸기 위해 승진 인사가 있기도 했다. 그리고 남은 사람들은 나간 사람들의 몫까지 일을 해야했다.

 

118 “나이키는 개념을 판매한다.”

이것은 미국의 사회비평가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d)이 미국 내의 아웃소싱 현상을 지적하면서 한 말이다. 나이키가 세계 최대의 신발 제조업체이기는 하지만 이렇다 할 공장도 기계도 장비도 부동산도 없는 것이다. 이 회사가 꽉 잡고 잇는 것은 회사 전체를 단단히 결속시켜주는 정보 시스템뿐이다.

 

119 물론 가장 멋진 아이디어는 소비자들이 당신을 위해 일해 주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소비자가 당신에게 아무런 금전적 부담도 주지 않고 당신의 쇼핑 파트너가 되는 것이다. ~

개념적으로 볼 때 주유소에서 인터넷까지는 한 걸음에 불과하다. 이제 회사들은 고객들에게 자사 웹사이트를 이용하여 주문을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122 좋든 싫든 회사는 이름을 가진 개인들의 공동체이고, 그 개인들은 저마다 개별적인 필요와 계약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들 개인은 인적 자원혹은 노동력에 불과한 존재가 결코 아니다.

 

123 사람들이 직접 만나야 하는 경우는 인간관계를 형성할 때뿐이다. 의사소통 중 70%가 시선 접촉, 어조, 몸짓 언어 등에 의존하고 나머지 30%가 실제 말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하니 그럴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테크놀로지에 의한 통신이 발달했다고 해도 한번 직접 만나는 것보다 못한 경우를 많이 경험했다.

 

125 아마존(Amazon.com)과 기타 유사 닷컴 업체들은 소비자의 과거 매입 실적을 기준으로 그의 기호에 맞춘 제안을 계속 해오고 있다. 이러한 개인화는 고객 유인책 이상의 것이다. 자 우리를 있는 그대로의 개인으로 한번 파악해 보라. 사실 우리는 80년 동안의 잠재적인 현금 축적처(蓄積處)이고, 회사는 그 축적된 돈의 일부를 원하는 것이다. LTV(Life-Time Value: 평생가치)는 새로운 마케팅의 표어가 되었다. 만약 회사가 우리를 그 자신에게로 끌어당길 수 있다면, 회사는 80년 동안 지속되는 현금 흐름에 더욱 유리하게 접근할 수 있다. 당신의 이름을 아는 것은 겨우 시작에 불과하다.

나의 강점인 개별화가 크게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문제는 고객이 100명 이상만 되도 진정한 개인화가 불가해서 특정 기준으로 그룹핑(segmentation)할 수 밖에 없고, 어떤 기준으로 할 것인지 등이 어렵다는 점이다. 가장 좋은 기준이라는 것도 시대 및 연구, 논문 등에 따라 달라지고, 가장 좋은 기준이라는 것을 적용해도 비용이 너무 많이 들거나 효과가 크지 않은 경우가 많다. 개별화 장점을 발휘하고 효과가 있으려면 100명 이내의 실질적고객을 갖는 것이 제일 좋을 것 같다.

 

132 또한 복수 시민권 (twin citizenship)의 원칙이 있다. 한 사람이 소단위와 대단위에 동시에 소속되어서 두 단위 모두에게 소속감을 느끼는 그런 상태를 말한다. 권력 분리의 원칙은 어떤 한 기관이 입법, 사법, 행정의 기능을 모두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나머지 기본법의 원칙과 공통 화폐의 원칙은 조직 전체를 단단하게 엮어준다.

저자가 말하는 복수 시민권과는 조금 다르지만 내가 가장 부러워했던 사람이 복수 시민권(또는 여권)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두 나라에 속하면서 두 가지 이상의 언어를 자유롭게 하고, 어느 곳에서도 일할 수 있는 자격이 있어서 살 곳의 선택의 폭이 넓은 사람들. 제일 부러웠던 사람은 태어난 곳인 미국, 엄마의 나라인 베네수엘라, 그리고 아빠의 나라인 독일(유럽) 여권을 갖고 있던 대학원 동기다. 영어, 스페인어, 독일어를 자유롭게 하고, 미국, 유럽, 남미, 어느 곳에서도 비자 문제 없이 일할 수 있었다.

 

134 “지역의 일은 지역 사람들이 가장 잘 알아요. 중앙에서 내가 할 일은 그들을 돕는 것이지 그들의 일에 간섭하거나 대행하는 것이 아니에요.”

 

135 사실 코끼리 기업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바구니 속에 든(복지부동)” 사람들이 너무 많다. (우선 과거의 나부터 그랬다) 그들은 새로운 것은 시도할 생각을 하지 않고 그저 자기 앞에 밀려오는 일만 근근이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연금술사들은 다르다. 그들은 자기 앞에 밀려오는 일을 수동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적극적으로 일을 만들어내며 또 그런 일을 성취하여 커다란 차이를 보여준다. 이런 그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그들은 열정적이다. ~

둘째, 그들은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것을 뛰어넘어 자신의 꿈에 강하게 매달리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 설혹 현실이 그런 꿈과는 반대 방향을 가리키고 있어도 그들은 그 꿈을 놓지 않았다. ~

키트가 볼 때, 부정적 능력은 곧 창조성과 같은 말이었다. 모든 현실이 다른 방향을 가리킬 때에도 자신의 꿈에 매달리는 끈질김 혹은 오만에 가까운 자신감. 바로 이런 것을 연금술사들은 많이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부정적 능력도 연금술사의 마지막 특징이 없었더라면 별로 가치가 없을 것이다.

셋째, 연금술사들은 제 3의 눈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남들과는 다른 눈으로 사물을 보았다.

 

138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연금술사들 대부분이 적당한 시기에 황금의 씨앗을 부여받았다는 것이었다(내가 나의 선생님으로부터 그런 씨앗을 받았던 것처럼). 그들이 존경했던 교사, 첫 번째 상급자, 목사, 대부 등이 그들의 특별한 재능을 알아보고 그들이 그 분야의 특별한 사람이라는 것을 일깨워줬던 것이다. ~

내가 A학점을 받았을 때 생물 선생님은 내가 그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점수를 받았다고 말해 주었어요. 그래서 내가 똑똑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지요.”

그러고 보니 나도 특정 교수님의 수업에서만 A+ 학점을 받아서, 그 분은 나를 매우 똑똑한 학생으로 생각하셨었다. 그분 수업이 어렵고 학점 따기 까다로운 수업이라 수강생이 적어서 그랬던 이유도 있었다. 그런데 나는 그 분 외의 다른 교수들의 수업에서는 학점을 그리 잘 받지 못해서 다른 교수님이나 학생들에게는 그냥 평범한(하거나 조금 모자란) 학생이었다. 그 때 그분 말씀을 철썩같이 믿었어야 했는데… 20여 년 전의 나는 자존감도 부족하고 그닥 긍정적이지 않았었기에 그분 말씀을 크게 신뢰하지 않았었다. 이제라도 믿어보자.

 

141 대부분의 나라에서 가장 큰 문제는 대표적 코끼리인 정부에 유연성(연금술)이 없다는 것이다. 영국 정부는 중앙 싱크탱크(이 기관의 이름은 정부가 바뀔 때마다 바뀐다)를 가지고 있으나, 행정부 내에 연급술사를 양성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는 그들에게 낯설기 짝이 없는 것이다. 공무원들은 태생적으로 위험부담(risk)을 싫어한다. 책임 소재를 가리는 것이 성공과 모험에 대한 포상이라기 보다 실수에 대한 징벌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누구든 그렇게 소심한 사람이 되고 말 것이다.

 

143 무엇보다 연금술사들은 한 직장에 있다가 정년이 되어 은퇴한다는 것은 꿈조차 꾸지 않는다. 테렌스 콘란은 70세가 다 되어가지만 그의 아이디어는 점점 더 야망에 불타오른다.

 

147 더 많은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위한 장치인 프랜차이징의 물결은 개성적인 소규모 가게들을 사라지게 했다. 그리하여 마을들은 점점 더 닮은 꼴이 되어가고 똑같이 복제된 가게들이 시내에 늘어서게 되었다 우리는 이 세상을 스타벅스(전세계적으로 많은 프랜차이즈를 가지고 있는 미국의 커피숍 전문점)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 살면서 놀랐던 것 중에 하나가 뉴욕이나 시카고 같은 대도시를 제외하고, 내가 살았던 South Bend(Indianan)Twin City(Minneapolis & St. Paul, Minnesota) 같은 중소 도시에서는 개인 브랜드, 일명 mom and pop store를 찾아볼 수 없었던 거다. 대부분의 쇼핑몰에는 WalmartTarget 같은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Starbucks, Barnes & Noble, Burger King, Applebees 같은 프랜차이즈 커피숍이나 서점, 식당 등이 있어서 어느 곳을 가든 크게 달라 보이지 않고, 어느 곳을 가든 비슷한 맛과 향의 음식과 커피를 먹을 수 밖에 없다. 이런 작은 도시에서 독특한 식당이라고는 한식이나 중식, 인디언 음식 같은 이국적인 음식을 파는 식당 밖에 없었던 것 같다. 많이 이상했고 안타까웠는데우리나라도 그렇게 되고 있는 것 같다.

 

148 이제 대기업들은 사회적 책임을 재규정해야 한다. 이익금의 일부를 떼어내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돌려주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회사가 이익을 얼마나 올리고 또 그 수익금으로 무엇을 하 것인가 궁리하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얼마나 회사를 정직하게 운영하고 또 서로 다른 이익단체의 요구를 얼마나 균형 있게 들어주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

 

151 정말로 중요한 것은 숫자로 표기할 수 없는 것이다.

 

155 한편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지식이 판매 가능한 가치임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이제 시간당 계약인 임금이나 봉급을 받고서 그 지식을 팔려고 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익의 일정 비율을 보장하는 수수료 혹은 로열티를 요구한다. 봉급이 지불된 시간에 비례하여 주어지는 돈인데 비해, 수수료는 지불된 시간과는 상과없이 생산된 일에 대하여 주어지는 돈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는 아직도 이런 눈에 보이지 않는 지식에 대해서는 (일부 특정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무료로 제공되는 서비스로 여겨지고, 유형의 결과물에 대해서만 비용을 지급받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나의 지식이 수수료를 받는 판매 가능한 가치가 있음을 인정받으려면 아직은 일부 특정한 사람이 되어야만 할 것 같다.

 

155 프리랜서는 수수료를 청구한다. 프리랜서는 자신의 노하우 결과를 판매할 뿐, 노하우 자체를 판매하지는 않는다. 반면에 직원은 일의 결과가 아니라 시간을 회사에 팔아버림으로써 그 시간을 이익으로 전환시키는 노하우마저도 암묵적으로 함께 팔아버리는 것이다. 앞으로 점점 더 많은 프리랜서들이 자신의 지식을 철저히 통제하기 위하여 회사를 상대로 수수료를 청구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정의하기 애매모호한 지적 재산은 점점 더 벼룩들에게 속하게 될 것이고 점점 더 많이 코끼리들에게 임대될 것이다.

 

158하지만 이제 코끼리들은 경제적 압력 때문에 점점 더 직원들을 개인적 경제 단위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회사들은 이제 회사 운영을 인간성의 흐름에 발맞춤으로써 모든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해야 하지 않을까? 만약 사태가 이런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국면이 전환되어 지적 재산권의 소유자인 핵심 직원들이 회사를 인질로 잡고 보상금을 요구하는 경우가 오지 않을까? 그렇다면 노동자가 생산의 수단을 장악해야 한다는 마르크스의 희망과 예언이 아주 기이한 방식(마르크스가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실현될지도 모른다.

 

2장  달라지는 기업문화 그리고 개인

160 “우리들이 다섯 살이 되기 이전에 발생한 테크놀로지의 변화는 하나의 규범으로 정착된다. 서른다섯 이전에 발생한 테크놀로지는 우리를 흥분시키고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열어준다. 그러나 서른 다섯 이후의 테크놀로지는 우리를 당황하게 하고 난처하게 한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새로운 기술과 문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을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들로,한심하게 봤었는데, 이제 내가 그러고 있다. 요즘의 모바일 문화와 기술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서른 다섯이 넘어서 그런건가?

 

162 나는 또한 기술 변화의 유혹에 대해서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 뭔가 신기한 것이 존재하면 우리는 그것을 사용해 보고 싶어진다. 이제 단 하루 만에 콸라룸푸르에서 런던까지 비행기로 날아와 회의에 참석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렇게 하고 있다. 자판기의 버튼 두 개만 누르면 많은 사람들에게 동시에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잇기 때문에 우리는 그렇게 하고 있다. 24시간 내내 전세계를 상대로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리는 또한 그렇게 하고 잇다. 그리하여 우리는 우리 자신을 탈진하게 만든다.

 

169 우리의 주방은 완전 자동화되어 이동전화에서 보내주는 코드 메시지에 따라 맞춤 음식을 차려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외식을 할 것이다. 부자가 될수록 좋은 물건은 물로 좋은 체험을 사들이려고 할 테니까.

연극 구경, 기분전환 여행, 외식, 축구 구경 등 소위 체험 경제(experience economy)가 오래 전에 실물 경제를 앞질렀다.

 

169 영리한 마케팅 담당자들은 평범한 활동도 하나의 체험으로 이벤트화한다. 쇼핑은 이제 가족 외출의 멋진 구실이 되었다. 항공사는 일이 바쁜 기업의 중역을 여기에서 저기로 옮겨주는 일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수면, 사색, 연예 등의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 항공사들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와 함께 여행하는 체험을 즐겨보세요.”

이렇듯 체험 경제에서는 회사들이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추억을 파는 것이다.

이런 것들이 앞으로 내가 해야할 일이라고 본다.

 

172 지식과 아이디어가 컨텐츠의 대부분을 제공하는 정보 시대에 우리는 그런 컨텐츠를 제공해줄 개인이 필요하다. 규모의 경제와 든든한 자금력이 필요한 테크놀로지는 코끼리 회사들이 통제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컨텐츠가 없으면 궁극에 가서는 가치가 없어진다. ~ 이처럼 컨텐츠는 구체화된 아이디어이고 아이디어는 혼자 혹은 집단으로 존재하는 개인으로부터 나온다. 그러므로 과거에도 그랬지만 재능은 귀중한 것이고 미래에는 더욱 귀중해질 것이다. 황금의 헬로(golden hello: 거액의 영입비)는 점점 그 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재능 잇는 벼룩들 모두가 자신의 지적 재산을 코끼리에게 팔아넘기지는 않는다.

 

175 도한 우리들 마음대로 들어갈 수도 있고 떠날 수도 있는 전세계적인 우정 네트워크(friendship network)도 있다. 인터넷에서의 사랑은 환상이 없고 위험이 없다. 고통이나 상실 없는 간통이 가능하다! 협박당할 위험 없이 간통 클럽에 가입할 수 있고 현실 세계에서는 머리 속에서나 꿈꾸던 그런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우리의 독특한 성격을 상황에 따라 마음껏 재창조할 수 있고 원한다면 열흘에 열 번의 삶을 살 수도 있다. 이거야말로 맞춤 주문의 환생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런데 이렇게 온라인 상에서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의 끝이 그다지 좋지는 않더라. 아마도 거짓된 삶과 환상을 현실에서사실로 살고 있는 것처럼 과장하고 거짓말로 사람들을 현혹해서 인 듯. 다른 삶을 사는 건 좋으나 현실과 버추얼 세상을 본인 스스로 잘 구분하고 살아야 한다.

 

176 “사람들은 e메일에서 좀더 솔직하게 이야기해요. 나는 전세계에 많은 친구들을 만들었어요.”

 

177 회사는 이제 모든 것을 소유해야 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회사는 이 새로운 매개를 통하여 서로 다른 조각들을 이어 붙여 통합하는 버추얼 회사가 될 수 있다. B2B(기업 대 기업) 거래는 인터넷의 진정한 미래이고 기업의 모습을 완전히 바꾸어 놓을 것이다. ~

최저 입찰자가 반드시 최고 파트너는 아니기 때문이다.

 

177 만약 일주일간 휴가라도 다녀온다면 무려 1천건의 e메일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많은 사람들이 노트북을 해변까지 가지고 가거나 잠자는 낙타가 되어버리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잠자는 낙타는 실리콘 밸리의 용어로서 주말에만 잠을 자는 사람을 가리킨다.)

주말에 잠만자는 사람들이 아닐까? 그렇다면 예전에 내 모습 같다.

 

178 1949년의 연간 무역 규모와 1979년의 연간 외환 거래 규모가 오늘날 단 하루에 거래되고 있다. 1984년의 연간 전화 통화건수가 오늘날 단 하루에 통화되고 있다. 정말 요즘은 하루가 옛날의 한 해에 해당한다. 나는 때때로 이렇게 소리치고 싶어진다. 이 디지털 세상의 속도를 늦추어라.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나에게 휴지(休止) 버튼을 달라.

 

185 우리는 불가피한 것은 무시할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야 하고 또 그것을 너무 지나치게 좋아하지도 말아야 한다. 인간이 늘 그래 왔듯이 우리는 결국 적응할 것이고 궁극적으로 생활, 사랑, 웃음은 계속 돌 것이다. 설혹 주변기기들이 우리가 알아왔던 것보다 더 이국적이고 더 디지털적이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봄의 냄새는 여전히 아름다울 것이다. 정보는 거대한 쇳덩어리나 자동차보다 우리 환경에 피해를 덜 입힐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봄의 냄새가 더욱 아름다울지도 모른다

 

192 과감하게 생각해 본다면, 제품의 원천과 최종 소비자 사이에 낀 모든 세력은 중간에 해당된다. 앞으로 20년 동안 거이 모든 직장이 중간배제 현상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다. 온 세상의 정보가 손가락 끝에 있기 때문에 컴퓨터의 지원을 받는 DIY(DO-It-Yourself)의 가능성에는 제한이 없다. 당신의 자동차를 웹상에서 사고, 중고차를 경매 사이트에서 팔면 되기 때문에 자동차 대리점을 방문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도 왜 우리는 자동차 대리점을 필요로 할까?

그 이유는 해석이 없는 정보는 자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것을 유익한 지식으로 전환하려면 철저한 분석, 맥락의 이해, 해당 분야의 전문지식 등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게 하자면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의 많은 분야에서 자기 자신을 교육할 시간이나 여력이 없다. 따라서 많은 산업들의 중간은 여전히 필요할 것이지만 그 존속 형태는 아주 새로울 것이다. 물품을 배달하는 조직은 안내인, 해석가, 교사 등으로 대치될 것이다. 주로 개인이거나 소기업인 이들은 전자적으로(인터넷 이용) 움직이면서 방대한 자료를 소비자의 필요에 따라 적절히 가공할 것이다. 중간 지대의 일은 여전히 남아 있겠지만 그 형태는 다를 것이다. ~

보다 폭넓게 말해서 전통적 기업들의 중간배제 현상은 그 비어버린 중간을 새로운 방식으로 채우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저자의 말에 동의한다. 정보가 너무 많기 때문에 어떤 정보가 맞고 틀린지, 어떤 정보가 나에게 필요한 정보인지 불필요한 정보인지 취사 선택 하는데 더 많은, 어쩌면 쓸데 없이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필요한 정보를 알고 있다고 해서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도 아니다. 나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취사 선택하는 시간을 절약해서 그 동안에 보다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다면, 그런 서비스를 비용을 주고 구매하게 될 것이다.

정보를 선택하고 해석해서 가이드(동기 부여 또는 코칭)까지 하는 일이 중요한 직업의 영역이 특히 벼룩들에게 될 것이다

 

198 오늘날의 충성심은 첫째가 자기 자신과 자기의 미래에 대한 것이고, 둘째가 자기 팀과 프로젝트에 대한 것이고, 마지막이 회사에 대한 것이다.

 

198 이제 엄연한(어쩌면 좋은 것일지도 모르는) 진실은 이런 것이다. 우리는 정규 직장에서의 생활이 끝난 뒤에도 일을 계속해야 할 것인데 그것은 정규 직장의 연속이 아니라 이런 일, 저런 일을 그러모아 만든 포트폴리오일이 될 것이다. 일은 우리를 건강하고 유익한 사람으로 만들고 도 우리의 은퇴 생활을 지원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후손들의 부담을 덜어준다. 어쩌면, 장래의 어느 시점에 은퇴라는 말은 사라져버릴 지도 모른다.

은퇴없이 일을 하는 것은 좋지만, 나이를 많이 먹고도 생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을 하고 싶지는 않다. 돈을 많이 버는 일은 돈이 많이 필요한, 젊은 사람들에게 양보하고 나는 나를 건강하고 유익한 사람으로 만들고”, 엑스트라 개념 정도의 돈을 벌고 재미있는 삶을 살기 위한 일을 하고 싶다. 그 중의 하나로 생각하고 있는게 실버 무용단이다.

 

199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기업들은 인재의 손실을 우려한다. 자유를 추구하는 독립적인 직원들은 회사 밖의 생활이 너무나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여 회사를 자꾸만 그만둔다. 이리하여 회사의 인재와 혁신 세력이 심하게 유출되는 것이다. ~

그들은 재능있는 직원들이 바라는 게 안식년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전직장은 있던 안식년도 (비공식적으로) 없애 버렸다. 안식년을 쓰겠다는 직원을 간 큰 직원 내지는 자리가 없어질지도 모를그런 일로 여겨지게 만들었다. 안식일과 단기 해외 파견 근무 등을 그대로 유지했더라면 재능있는 직원들이 계속 남아있었을지도 모르겠다.

 

200 미래에는 인생이 좀더 구획적(區劃的)으로 될 것이다. 힘들고 어려운 회사 프로젝트에 뒤이어 안식년이 따라올 것이다. 안식년의 일부 비용은 회사에서 부담하고 나머지는 개인이 부담하게 될 것이다.

실제로 이렇게 사는 사람들이 있었다. 특정 회사에 직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인력 풀(pool)에 프로젝트 매니저로 등록되어 있어서 프로젝트 별로 일을 했다. 짧게는 3~4개월에서 길게는 1~2년 정도의 프로젝트를 마치면 3개월 이상 휴가를 보낸 후에 다시 일을 한다고 했다. 문제는 부양가족이 있는 가장의 경우 3개월 정도의 무급 기간도 잘 견디지 못하더라. 3개월 휴가 뒤에 바로 일을 시작할 수 없는 경우도 많아서 쉬는 동안 휴가를 즐기는 게 아니라 다음 할 일을 찾느라 제대로 쉬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다시 시작에 대한 공포가 쉼을 제대로 즐길 수 없게 하는, 대다수의 한달 벌어 한달 먹고 사는 월급쟁이들에게는 그림의 떡 같은 그런 구조였다. 그런데 나는 이렇게 일하며 살고 싶다. 아직도 비현실 속에서 헤매고 있는건지, 아니면 부양가족이 없어서 그러는 걸까?

 

202 그러므로 파트타임 일이나 교대제의 일이 더 인기를 끌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다른 재미있는 일을 추구할 수 있는 시간을 남겨주기 때문이다. 일은 다양한 활동의 포트폴리오 중 한 부분을 차지할 뿐이다. 많은 남자들이 놀랍게 생각하는 것이지만, 여러 연구 조사에 의하면 여성들이 파트타임 일을 더 좋아한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여성들에게는 직장이 생활의 결정적인 부분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건 해석이나 상황에 따라 많은 욕을 먹을 수도 있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견해인 것 같다.

 

204 회사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거기에는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책임지고, 자신의 특별한 재능을 개발하고, 자기 자신을 프로젝트와 팀 리더에게 판매하도록 요청받는 개인들이 있다. 이런 형태의 세계에서 우리는 회사 안에 있든 혹은 바깥에 있든 독립된 재능으로서 사고하고 행동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제 우리가 들어서고 있는 보다 유연한 세계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이 이런 식으로 방향 전환을 해야 할 것이다. 나처럼 평생 직장 생활을 교육받았고 또 생각했던 사람들은 자신의 이력을 자기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것을 커다란 도전으로 느낄 것이다. 그들 중 잘 헤쳐나가는 사람들은 자유와 기회를 흠뻑 음미할 것이고 다른 사람들은 회사 이후의 생활을 힘겹고 숨막힌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 사람들일수록 내가 이미 겪은 것처럼 자기 자신을 판매하고 자기 자신의 값어치를 결정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자신의 학습과 능력 개발을 잘 조정하고 자신의 여러 삶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이런 것을 가르쳐주는 학교는 아직까지 없다. 당신보다 앞서간 선배들의 힘겨운 경험과 교훈으로부터 어렵사리 배워야 하는 것이다.

이런 학교 내가 만들려고 한다. 성인을 위한 학교. 2의 삶을 살려는 성인이나 길을 잃어버린 성인을 위한 학교. 그러려면 내가 먼저 길을 찾아야 한다. 아니면 같이 찾아가던가.

 

1장  새로운 자본주의와 그 딜레마

207 미국식이든 무엇이든 자본주의가 전세계의 가난한 사람들을 부유하게 할 것인가 아니면 더 가난하게 할 것인가? 자본주의는 개인들을 완전 압도하여 우리의 가치와 우선사항을 왜곡시킬 것인가, 아니면 일부 사람들이 믿듯이 그것만이 자유로 가는 유일한 길인가? 자유와 평등은 양립 가능한 것인가, 아니면 우리는 제3의 요소인 박애를 필요로 하는가?

 

209 뭔가를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가르치는 것이다.

요즘 매우 크게 느끼고 있다. 다른 사람을 가르치면서, 아니 가이드하는 정도만으로도 많이 배우고 점점 나아지고 있음을 느낀다.

 

212 친도구는 자본주의가 안고 있는 과잉의 문제를 보여주는 첫 번째 징조이다. 경제 성장을 하자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돈을 써야 한다. 그렇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한 일자리가 창출되고 또 더 많은 물건을 사들일 돈이 생기게 된다. 이렇게 하여 성장의 나선형은 돌아가는 것이다. 이것이 20세기 말에 미국 경제가 누렸던 바로 그 나선형이고 또 약간의 일시적 기복은 있었지만 세계 경제가 지난 50년 동안 누려온 경제 패턴이다. 그러니 이런 패턴은 그리 문제라고 할 것도 없다. 충족시켜 주어야 할 더 많은 수요가 있는 이상 그것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말이다.

수요가 위축되면 자본주의는 시들기 시작한다. 우리가 가진 것 이상으로 더 많은 것을 원하는 마음을 억누를 때에도 역시 자본주의는 위축된다.

친도구라는 말은 이번에 처음 들어봤다. 자본주의가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장, 유지하는 이유를 가장 잘 보여주는 증거 중의 하나인 것 같다. 자본주의사회에서 살려면 적절한 친도구를 만드는 것도 큰 능력이라 할 수 있겠다. 뭐가 있을까?

 

213 새로운 제품과 제품 업그레이드는 우리의 구매욕을 자극하고 그리하여 수요를 계속 창출한다. 마찬가지로 남들이 가진 것을 보면 나도 갖고 싶은 욕망, 혹은 남들이 갖고 있지 않은 것을 갖고 싶은 욕망이 생겨난다. 질투심도 그렇지만, 광고에 의해서 촉발된 패션도 수요의 중요한 자극제이다.

그러니까. 적절한 친도구를 하나 생각해내 보자.

 

214 “내 수입은 나의 아버지가 벌어들인 것보다 적어도 다섯 배는 많습니다. 하지만 나의 부모님은 정원 딸린 단독주택, 가정부, 그리고 자동차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요즈음 정원 딸린 주택은 아주 희귀하고 또 무척 비쌉니다. 나는 가정부 없이 5층 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차도 없어요. 차를 사려면 그 가격에 맞먹는 허가증을 먼저 취득해야 하니까요. 나의 아버지는 매일 저녁 여섯 시면 퇴근해서 집으로 오셨습니다. 하지만 나는 거의 매일 아홉시나 되어야 퇴근합니다. 나와 내 아버지 중 누가 더 부자인지 잘 모르겠어요.”

싱가폴에서 비싼 자동차 허가증을 구입해야 하는 건 교통체증을 막기 위한 방법의 하나라고 들었던 것 같다. 일견 합리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일부의 부자들만 자동차를 소유해서 교통 체증이 없이 쾌적하게 도로를 이용할 수 있다는 매우 불공평한 논리이기도 하다.

 

221 “당신이 직접 벌어들인 돈은 당신의 인간적 가치를 보여주는 훌륭한 표시이므로 자랑해야 할 일이지 결코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다. 일은 좋은 것이다. 그러므로 좋은 일은 나쁜 일보다 당연히 더 많은 돈을 벌어들여야 한다. 따라서 더 많은 돈을 벌었다는 것은 남보다 더 많이 좋은 일을 했다는 뜻이다.”

나는 이런 삼단논법이 아직도 유효한지는 모른다. 하지만 돈이 유익한 뿐만 아니라 부끄러워할 것도 아니라는 사랑은 미국 문화에 깊숙이 뿌리박혀 있었고 또 그런 사살은 기이하게도 영국인 중의 일부 금욕적인 사람들이 물려준 것이었다.

 

227 카지노나 다름없는 이런 기관을 우리 사회의 부() 창조 시스템의 기반으로 삼는다는 것은 비논리적이다. 아니 어떻게 보면 기이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정말로 이상한 것은 그런 기관의 기능이 활발히 돌아가서 좋은 효과는 낸다는 것이다. 적어도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미국에서는 증권 시장이 경제의 기관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개인들은 자신의 회사를 공개하여 백만장자가 되었다. 경영실적이 좋은 기업 경영자들에게는 싼 값에 회사 주식을 사들이는 옵션이 주어졌다. 개인들은 일부러 돈을 빌려 주식시장이라는 카지노에 투자했다.

내가 지금까지 주식투자를 안 하는 공식적 이유이자 변명이기도 하다. 비공식적 (그러나 실제) 이유는 게을러서

 

229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일반 직원보다 5백 배나 많은 봉급을 최고 경영자에게 제공하는 급여제도가 과연 정당한 것이냐는 의문을 갖게 된다. 우리는 여기서 마이클 조건 같은 스포츠 스타나 빌 게이츠 같은 사업가 얘기를 하고 있는게 아니다. 보통 회사의 고용 사장(사주가 아닌 사장)이 그런 소득을 올리는 것이다. 그러니 평범한 사람은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되는 것이다. 어떻게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데 어떤 사람은 남보다 5백배나 많은 봉급을 타갈 수 있는 거지? 과연 단 한 사람이 그 정도의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건가?

전직장의 본사 CEO가 임기를 마쳤을 때 실적 부진 등의 이유로 연장 계약을 안 하려고 했다고 한다. 그러자 자신의 계약을 연장하면 회사에 수백억의 이익을 갖다 주겠다며, 그 방법으로 수백명 임직원을 해고하겠다고 했단다. 그래서 실제로 계약을 연장하고 100억이 넘는 정도의 금액을 연봉 및 보너스로 받았다고 했다. 단지 이 회사의 CEO뿐일까? 많은 CEO들이 회사에 그 정도의 가치를 제공해서가 아니라 직원에게 주는 급여를 비용으로만 생각하고 그 비용을 줄인 대가로 연봉을 가져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234 아담 스미스는 늘 이렇게 주장했다. 시장제도는 공감에 바탕을 두고 있다. 자기 이웃을 보살피고 자기가 번 것을 불우한 사람들과 나누려는 공감이 있어야만 시장제도가 잘 굴러갈 수 있다. 이런 공감이 없다면 시장의 거래를 지탱해 주는 신뢰의 기반이 붕괴된다.

 

3부 독립된 생활 인생의 스크립트 새로 쓰기

2장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포트폴리오 생활

270 내 마음대로 한다면 나는 아마도 클럽이나 협회에 가입할 것이다 그리하여 대회나 회의에 참석하고 클럽 총무나 교회의 집사로 선출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내가 의중에 두고 있는 것이 늘 남들의 이익만은 아니다. 이는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부족을 찾고 있는 것이다. 자선단체나 기타 단체에서 자원봉사하는 사람들은 그런 단체의 정신에 봉사하려는 뜻도 있지만 동시에 자신의 필요해 부응하려는 뜻도 있는 것이다. 이처럼 소속감은 중요한 것이다.

많은 노년층이 실제로 이렇게 하고 있지 않을까? 우리 엄마도 언젠가부터 일요일뿐 아니라 주중에도 하루의 대부분을 교회 일로 보내신다. 인간 관계도 여가, 취미 생활도 교회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교회(를 비롯한 대부분의 종교 집단)에 젊은 사람들은 별로 없고 점점 노화하는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어차피 교회도 어느 정도 경제력이 있고 여유 시간이 있는 나이든 사람들이, 헌금도 얼마 안 내고 봉사할 시간은 별로 없는 젊은 사람들보다 낫겠지. 다만 나이든 사람들이 죽어서 사라지고 난 후에도 젊은 사람들이 유입되지 않을 경우에 그대로 멸종할 수도 있다는 문제가 있다. 별 걱정을 다 한다.

 

274 열정은 자기 자신의 것보다 남의 열정이 훨씬 잘 보인다. 나는 나 자신이 열정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역할을 맡아서 연단 위에 올라가지 않는 한, 평소에는 냉정하고 침착하며 수줍고 말이 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나에게도 꿈이 하나 있었고 그것은 조용한 열정으로 성숙되어갔다. 비록 여러 해 동안 나 자신으로부터 나의 꿈을 감추면서 기업의 중역이 되려고 애써왔지만 내 꿈은 작가가 되는 것이었다. 나는 그 과정에서 내가 타고난 교사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러니 나의 첫 번째 책이 교과서가 되는 것은 필연적인 일이었다. 나는 소설이나 희곡을 써보는 것도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일에 열정이 없었기 때문에 결국 쓰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모든 일이 다 그렇지만 하나의 좋은 아이디어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맞다. 나도 다른 사람이 잘하고 좋아하는 건 잘보이는데 정작 나의 열정과 잘하는 건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279 남들보다 낫기보다는 다르게 되자.

 

283 물론 내가 경험한 흥미로운 지식을 그대로 쌓아두는 것도 해가 될 것은 없지만, 그것을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놔두면 곧 사라져버리고 마는 것이다. 한번은 어떤 소설을 중간쯤 읽다가 내가 그 소설을 전에 읽었다는 것을 기억해 낸 적도 있었다.

 

285 하지만 그저 배우는 데에만 그쳐서는 안 되고 그렇게 엿본 아이디어를 실천에 옮길 수 있어야 한다.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많고 아는 게 많아도 실천하지 못하면 그릇을 덮어 둔 해시계와 같다.

 

290 ‘좋아, 그런대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의 삶은 단 한번뿐이고 그러니 그 삶을 영위하면서 그저 근근이 견뎌나가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3장  일 구획짓기

291 하지만 충분히 일할 나이의 남자들이 나와 똑같이 쇼핑을 하러 나온 것을 보고 의아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평일에 경.마장을 가득 메우곤 하던 사람들은 대체 뭐지? 그들이 모두 은퇴한 사람은 아니었을 것이다. 또한 실직자는 너무 가난하여 경.마장에 나오지 못할 게 분명했다.

남자들은 또 다르겠지만 나도 작년 이 맘때 한참 친구들과 브런치 모임 및 낮에 교외에 있는 아울렛으로 쇼핑을 자주 다녔었다. 파주의 어느 예쁜 레스토랑에서 브런치를 먹고 아울렛으로 쇼핑을 하러 갔다가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 시간에 많은 여인들이 친구들과 밥을 먹고 쇼핑을 하고 있어서너무도 여유롭고 익숙한 모습들, 그리고 주말처럼 사람에 치이고 북적대지 않고, 한가롭게 쇼핑을 즐기는 모습들. 이제 막 그런 여유를 즐기는 나와는 많이 달랐던 그 사람들. 무슨 복으로 그렇게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는건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에게 평일 대낮의 그 시간은 회사에 매여서 한가로움과는 거리가 먼 시간이었다. 내가 짜증내며 바쁘게 일하고 머리를 쥐어짜던 시간에도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었다. 처음에는 좀 허탈하고 내 모습이 한심스럽기도 했지만, 그게 세상이다. 누군가는 나를 보며 허탈하고 한심해할지도 모르겠다. 다르게 사는 삶의 방식을 인정하고 내가 행복하고 재미있게 살 수 있는 삶의 방식을 찾아서 살아야지. 잊지 말자. C’est La Vie.

 

296 가정 일을 별로 하지 않는 사람들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균형 잡힌 생활은 남녀 불문하고 가정 일을 포트폴리오에 편입시켜야 한다. 포트폴리오 인생(자유로운 벼룩 인생)은 우리에게 그렇게 할 기회를 제공한다.

1년 전에 저자의 다른 책 <포트폴리오 인생>을 읽었다. 사실 이 책은 그 책과 내용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고 비슷한 부분이 많다. 작년에 읽을 때도 공감을 많이 했었는데, 그때는 공감을 하더라도 맞아, 나도 이렇게 살아야겠다라고 공감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에는 맞아 맞아, 나도 이렇게 느끼고 있고, 그렇게 살고있지.’라는 식의 공감을 하고 있다.

그렇다. 나도 이제 집안일, 특히 요리, 청소 등을 나름 즐겁게 하고 있다.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서 먹는 기쁨, 그리고 깨끗한 환경을 나에게 선물하는 기쁨. ㅎㅎㅎ 이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집안일이 그야말로 이 돼서 너무 하기 싫어진다. 1년 새에 나도 벼룩의 삶을 닮아가고 있는 것 같다. 아직은 제일 중요한 수입면의 포트폴리오만 빼고.

 

297 사람들은 자원봉사 일을 가장 만족스럽게 여긴다. 금전적인 이유나 다른 사람의 강요에 의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이 좋아서 하기 때문이다.

 

299 독립적인 벼룩은 기댈 곳이 자기 자신밖에 없다. 돈 버는 일의 미래를 확보하려면 공부하는 일이 본질적인 것이 되어야 한다. 내 경우, 공부의 핵심은 나의 글쓰기이다. 소설가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작가들은 실제 글쓰는 시간보다 3배나 많은 시간을 공부하는 데 투입한다.

다행히도 나는 공부,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 내가 벼룩으로 잘 살아가기 위해서 무엇을 배우고 공부해야할지 잘 생각하고 찾아봐야지.

 

300 포트폴리오 일은 그것이 일종의 윤작이라는 데에 매력이 있다. 공부하는 일도 쉬는 시간이 충분해야 비로소 윤택해진다.

당장 내년부터 10개월 일하고 2개월 쉬는 삶을 실천해보고 싶다. 10개월짜리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실행해 봐야겠다.

 

308 “난 아이들에게 돈을 물려주는 것은 반대야. 하지만 정말 중요한 점은 이거야. 돈을 버느라고 많은 시간을 투입하게 되면 우리가 정말로 원하는 일을 할 시간이 그만큼 적어진다는 거야.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은 내 경우엔 글쓰기이고 아내의 경우에는 사진을 찍는 것이지. 우린 돈의 노예가 되고 싶지 않아. 우리가 충분한 돈의 액수를 낮추면 낮출수록 다른 일을 할 자유는 그만큼 더 많아지는 거야. 돈을 너무 강조하면 돈은 너를 해방시키는 것이 아니라 돈 버는 일에 꽁꽁 묶어둘 수 있어.”

 

313 “사과는 예측하지 못한 순간에 우리 무릎 위로 떨어진다. 하지만 당신이 직접 과수원에 가서 나무를 약간 흔들어줄 때 사과가 떨어질 가능성은 더욱 많아지는 것이다.”

4장  생활 구획짓기

326 나는 내 책에서만 그런 이론을 제시했을 뿐 정작 내 가정에서는 무시하고 있었다. 정말로 아주 조심하지 않으면 성공은 사람을 망쳐 놓는다.

현실에서 이런 경우 많이 봤다. 남의 말이 아니다.

 

344 노벨상을 수상한 경제학자인 아미아르타 센(Amyarta Sen), 부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으로 측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센의 정의를 적용해 본다면 구획짓기는 우리가 더 부자가 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노벨상을 받지는 않았지만 달라이 라마도 비슷한 말을 했다. 일과 삶은 분리되어서는 안 된다. 일이 그저 품삯이어서 만도 안 되고, 일이 다른 삶을 희생시켜서도 안 된다. 일과 삶은 어우러져서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Judge your success by what you had to give up in order to get it.” ― Dalai Lama

 

맺는 글_마지막 생각들 자유로운 개인들의 공동체

356 경쟁적 개인주의 대신에 다양한 개인주의의 시대가 올 수도 있다. 우리는 남들보다 뛰어나려고 조력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과는 다르게 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것은 승자독식의 형태가 아니라 모든 사람이 승자가 되는 그런 방식이다. 우리는 스스로 승자의 개념을 재정립할 수 있다. 그러려면 다양성은 인종의 다양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바람직한 생활 스타일의 다양성이 되어야 한다.

 

371 중국 속담에는 이런 말이 있다. “행복은 할 일이 있는 것, 바라볼 희망이 있는 것, 사랑할 사람이 있는 것, 이 세가지이다.”

나는 그 행복을 계획하고 있다.

나도 그렇다.

 

 

내가 저자라면

l  목차에 대하여

크게 3부로 나누어져 있다. 1: 저자의 과거, 2: 기업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예측하면서 더 이상 기업의 일부(코끼리)로 사는 것의 어려움을 설명, 그래서 3: 독립된 생활, 즉 벼룩으로 살아가야 하는 결론을 도출하면서 벼룩으로 사는 장.단점, 그리고 주의할 점들을 제시한다.

논리적인 순서이기는 한데 과거와 현재, 미래, 그리고 일반적 기업의 이야기가 저자의 경험을 증거를 제시하면서 펼쳐져서 시간이 뒤죽박죽이거나 좀 중복되는 느낌이 드는 곳도 여러 부분 있다.

 

l  보완이 필요한

목차에서 말한 것처럼 전개가 좀 뒤죽박죽으로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다. 시간 순이든, 논지 전개 순서이든 뭔가 정리가 필요한 것처럼 보인다.

본인의 경험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써 나갔다. 물론 시대를 대표 엘리트의 측면에서 하는 사람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좀 더 평범하거나 다른 삶을 산 사람(아내도 좋은 것 같다)을 한 명 더 등장시켜서 대표성을 확대, 또는 대중성을 좀 더 가졌으면 좋았을 것 같다.

 

l  책의 장점

2001년에 현 시점을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했다. 기존과는 다른 포트폴리오적 삶이 필요함을 주장했고, 현재 많은 사람들 나 포함 이 실제로 그렇게 살고 있거나 살려고 한다. 벼룩으로 살려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살아온 선배 벼룩의 삶을 대부분 긍정적 부분과 일부 단점도 보여줘서 희망과 자신을 준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l  내가 저자라면

처음 책을 섰던 2001년에서 16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다시 한번 책을 써보겠다. 많은 부분이 현실 속에서 이미 실현됐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다소 있고, 16년을 자신의 말처럼 살면서 이제는 다르게 생각하는 것도 있을 것 같다.

새로운 책에는 벼룩과 같이 산, 그리고 자신도 벼룩의 삶을 산 아내, 엘리자베스 핸디의 목소리와 사진도 포함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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