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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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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3일 02시 23분 등록
돈 맥클린의 '빈센트'란 노래를 들었습니다. 반고흐의 영혼을 투명하게 들여다보는 노래입니다.너무 맑아서 세상과 타협할 수 없었던 사람, 그래서 고단하기 그지없었던 그의 삶, 애처롭고 처연하기만 합니다.

저는 생을 힘들게 살다 간 모든 사람들에게 연민과 애정을 느끼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습니다.'하릴없이 공감을 너무 많이 하지요, 그러다보면 감정이 많이 소진되고 힘이 듭니다.

고흐의 생애는 보는 사람을 너무나 힘들게 하는 파란의 생애입니다
그의 그림과 그의 생애를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으면 그의 영혼이 말을 겁니다. 그의 영혼과 만나면 우리의 영혼은 한없이 고양되지요.
화가로서 한없는 경외감을 주는 그지만, 인간으로서의 그는 한없는 연민을 줍니다. 그가 얼마나 그림을 사랑했는지, 세상과 사람을 얼마나 애정어린 눈으로 바라봤는지..

뒤늦게 그림을 시작해 화가로서의 짧은 삶(10년)을 마감한 고흐의 37년 인생을 돈 맥클린이 아름다운 노래 하나에 압축해 놓았습니다.

노래는 이곳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wwwtoc?Redirect=Log&logNo=130023619061

예전에 라디오에 가장 많이 신청하던 팝송 중의 하나였던 이 노래를
우리는 의미도 모르고 그냥 들었습니다.

아래는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들 중의 일부입니다.
(참고: 반 고흐, 영혼의 편지, 예담, 2005 개정판, 신성림 역)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은 감상적이고 우울한 것이 아니라 뿌리 깊은 고뇌다. 내 그림을 본 사람들이 이 화가는 정말 격렬하게 고뇌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의 경지에 이르고 싶다. 어쩌면 내 그림의 거친 특성 때문에 더 절실하게 감정을 전달할 수 있을지 모른다. 나의 모든 것을 바쳐 그런 경지에 이르고 싶다. 그것이 나의 꿈이다.

우리가 살아가야 할 이유를 알게 되고 자신이 무의미하고 소모적인 존재가 아니라 무언가 도움이 되는 존재임을 깨닫게 되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사랑을 느낄 때이다.
캔버스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도 무한하게 비어있는 여백, 우리를 낙심케 하며 가슴을 찢어놓을 듯 텅빈 여백을우리 앞으로 돌려 놓는다. 삶이 우리 앞에 제시하는 여백에는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는다. 삶이 공허하고 무의미해 보여도
확신과 힘과 열정을 가지고 나아가는 사람은 쉽게 패배하지 않는다.

이토록 삶에 의욕을 가진 그가 왜 권총 자살로 삶을 마감해야 했을까.

빈센트'를 들으며 고흐의 마음이 되어봅니다. 아무리 그가 자신의 목숨을 끊었다 해도 그것은 삶으로부터의 도피로 보이지 않습니다.가슴 속에 활활 타오르는 열정을 그는 이 차가운 세상에서는 도저히 다 태울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고흐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Lust for Life' 도 잊혀지지 않습니다.이 영화는 걸출한 두 배우, 커크 더글러스(고흐)와 안소니퀸(고갱)의 연기가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특히 예술영화를 많이 찍은 빈센트 미넬리 감독이 고흐의 진품 그림 200여점과 함께 고흐의 생애를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고흐 삶의 연대기를 따라가는 동안 그의 가난과 고뇌와 고독과 광기가 그대로 전달됩니다. 고통 그 자체였던 그의 삶이 너무나 눈물 겹지만, 참 아름답습니다.

푸른빛 우울로 살다갔지만 영원의 노란빛으로 우리를 한없이 위로하는 위대한 작가, 고흐.

■ 돈 맥클린(Don Mclean) : 빈센트

Starry, starry night/ Starry, starry night/ Paint your palette blue and gray
Look out on a summer's day /With eyes that know the darkness in my soul
별이 많은 어느 날 밤, 팔레트를 파란색과 회색으로 칠해봐요.
그리고 내 영혼의 어두운 면조차 볼 수 있는 그런 눈으로 이 여름날을 잘 살펴보세요.

Shadows on the hills /Sketch the trees and the daffodils
Catch the breeze and the winter chills /In colors on the snowy linen land
눈처럼 하얀 린넨의 세상 위에다 언덕에 생긴 그림자들이나
나무들, 또는 수선화를 그려보고 겨울의 차가움이나 그 바람조차 유채색으로 그려봐요.

Now I understand /What you tried to say to me /And how you suffered for your sanity
And how you tried to set them free /They would not listen, they did not know how
Perhaps they'll listen now
나 이제서야 당신이 내게 뭘 말하려 했는지 이해할 것 같아요.
그리고 당신이 온전하게 살아가기 위해 얼마나 고통받아왔는지,
사람들을 자유롭게 해주기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두요.
사람들은 당신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도 안았죠. 어떻게 듣는지도 몰랐을거에요. 하지만, 아마도, 이젠 당신의 말에 귀 기울일지도 모르겠네요.

Starry, starry night /Flaming flowers that brightly blaze
Swirling clouds in violet haze/ Reflect in Vincent's eyes of china blue
별이 총총하게 박힌 어느 밤, 빈센트의 푸른 눈 속에선
밝고 화려하게 반짝이는 선명한 색깔의 꽃들과
보라빛 안개 속에서 소용돌이치는 구름들이 비춰지죠.

Colors changing hue/ Morning fields of amber grain
Weathered faces lined in pain /Are soothed beneath the artist's loving hand
황갈색의 농작물로 가득찬 아침의 들판은 그 색을 바꿔가고,
고통으로 가득찬 상한 얼굴은 화가의 그 부드러운 손에 의해 다시 곱게 변해가죠.

Now I understand /What you tried to say to me /And how you suffered for your sanity
And how you tried to set them free /They would not listen, they did not know how
Perhaps they'll listen now
나 이제서야 당신이 내게 뭘 말하려 했는지 이해할 것 같아요.
그리고 당신이 온전하게 살아가기 위해 얼마나 고통받아왔는지,
사람들을 자유롭게 해주기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두요.
사람들은 당신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도 않았죠. 어떻게 듣는지도 몰랐을거에요.하지만, 아마도, 이젠 당신의 말에 귀 기울일지도 모르겠네요.

For they could not love you /But still, your love was true
And when no hope was left inside /On that starry, starry night
You took your life as lovers often do
But I could've told you, Vincent. /This world was never meant/ For one as beautiful as you
사람들이 당신을 사랑할 수는 없었지만, 당신의 사랑은 진실한 것이었죠.
그리고 그 어떤 희망도 남아있지 않았던 별이 많았던 그 밤,
당신은 연인들이 종종 그렇게 하듯, 당신의 생명도 앗아가버렸죠.
하지만요, 빈센트, 나 당신에게 해야 할 말이 있어요.
이 세상이 이처럼 아름다운 당신을 그렇게 만들어버릴 의도를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말요.

Starry, Starry night /Portraits hung in empty halls
Frameless heads on nameless walls
With eyes that watch the world and can't forget
별이 총총한 이 밤에, 빈 벽에 초상화들이 걸려있네요.
이름도 없는 벽에, 액자도 없이 걸려있네요.
세상을 바라보는 잊을 수 없는 눈빛들..

Like the strangers that you've met /The ragged men in ragged clothes
The silver thorn, a bloody rose/ Lie crushed and broken on the virgin snow
당신이 만났던, 그 낯선 사람들, 누더기 옷을 걸쳤던 초라한 사람들,
순백의 눈위에 던져서 부서진 은빛 가시, 피빛 장미들처럼.

Now I think I know /What you tried to say to me And how you suffered for your sanity. And how you tried to set them free/ They would not listen,
they're not listening still Perhaps they never will
나 이제 알 것 같아요. 당신이 내게 하고자 했던 말이 뭐였는지.
당신이 온전하게 살기 위해 얼마나 고통 받았는지,
그리고 또 사람들을 자유롭게 해주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었는지.
당신 말은, 들으려 하지 않았죠. 지금도 들으려 하지 않네요.
아마.. 앞으로도 들으려 하지 않을지도 몰라요.

(노래출처 : www.mukebox.com/pop's pop)
IP *.248.75.18

프로필 이미지
2008.06.03 09:38:05 *.41.62.236


소은님도 그 노래를 좋아하시는군요.

사람들은 그의 일대기를 음악으로, 영화로, 사진집으로, 뮤지컬로
관광지로 쓰고 있습니다.

단지 좀 염려되는 건 그의 그림들이 너무 대중화되어 상업적이 된 느낌, 작품성이 폄하되는 느낌도 있지요.

덕분에 오랫만에 노래 들어 봅니다.
이순신할아버지처럼 날씨에 민감해지네요.
오후엔 맑을 거라네요. 쾌청한 하루 지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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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6.03 14:25:41 *.36.210.11
소은은 이런 글을 쓰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곤 해. 물흐르듯한 큐레이터의 작가와 작품에 대한 설명과 작가적 감성으로 파고드는 세련됨에 음악 해설까지 이 무궁한 조화로움이 도무지 어디에서 나오는지 탄복하게 하곤 하거든. 그대들 둘의 어울림 참 좋으네. 도반 다운 낭만과 멋이 절로 흥을 돋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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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우
2008.06.03 16:08:37 *.122.143.151

동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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