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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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전체적인 목표 (1~2가지)
1. 올빼미에서 수탉으로 변신하여 하루를 재편한다.
2. MBTI 전문가가 되기 위한 토대를 닦고 MBTI를 전략 무기화한다.
* 중간 목표 (3~5가지)
1. 21일 동안, 매일 5시에 책상에 앉고 8시까지 깨어 있는다.
2. MBTI 관련 책을 통해 MBTI 지식과 상담 기술을 이해한다. (+21일까지)
3. FormG 검사 상담을 10명 진행하여 실전 기술을 습득한다. (+63일까지)
4. MBTI 중급 과정을 이수하고 FormK 검사 자격을 취득한다. (+100일까지)
5. FormK 검사 및 심층 상담 3건을 진행하여 기술을 심화한다. (+100일까지)
* 목표 달성 과정에서 직면하게 될 난관과 극복 방안 (2~3가지)
1. 타성의 저항
불을 보듯 뻔하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습관이 저항할 것이다. 지난 1년 동안 자정 전에 잠든 적 없다. 늦게 자니 늦게 일어나게 되고, 늦게 일어났으니 밤이 되도 잠이 오지 않는다. 또 자정 전에 자면 왠지 아쉽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깨야 한다. 공격 지점 두 개다. 먼저 12시전에 무조건 잠자리에 든다. 이건 별로 어렵지 않다. 문제는 다음이다. 평소에는 TV를 보지 않으면서 잠자리에만 들면 1~2시간 TV를 본다. 작년 봄 회사를 그만두면서 생긴 이상한 습관이다. TV를 치워 버려야 한다. 그러면 TV를 볼 수 없다. 이것이 두 번째 공격 포인트다.
2. 잠과의 싸움
새벽에 일어나 본 적이 없으니, 잠의 유혹은 대단할 것이다. 이 유혹은 ‘10분만 더’, ‘내일부터 하자’고 속삭인다. 자명종을 2개 준비한다. 하나는 휴대폰이다. 바로 옆에서 울린다. 그러면 일어나긴 한다. 하지만 끄고 다시 잔다. 이때 두 번째 자명종이 울린다. 이 시계는 저 멀리 있다.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일어나자마자 주방으로 직행한다. 커피 물을 끊인다. 물이 끊는 동안 세수를 한다. 커피를 들고 내 방으로 들어와 앉는다. 정해진 시간까지 미리 계획해둔 활동을 한다. 이 패턴이 중요하다. 이 패턴을 21일간 지속하면 잠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이다.
3. 완벽주의에 대한 집착
나는 완벽주의 경향이 있다. 문제는 완벽주의가 탁월함의 촉진제가 아니라 실행력을 저하시킨다는 점이다. 완벽주의는 준비 단계에서 마비를 일으킨다. ‘책 몇 권을 더 읽어야 해’, ‘좀 더 준비가 필요해’. 돌아보면 이런 준비를 했다고 해서 결과가 좋아진 적은 거의 없다. 준비만 하다가 실전을 하지도 않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이번에는 반대로 해보자. 20%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 준비를 멈추고 실전에 돌입한다. 특히 MBTI 이론 공부를 할 때, 더 이상 새로운 책을 구입하지도 읽지도 않는다. 이론 공부는 지금 보유하고 있는 책들로 충분하다. 상담도 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임하지 말자. 즐겨야 한다. 상담은 내 강점과 맞는 활동이니, 하다 보면 잘하게 될 것이다. 상담할 사람을 모두 미리 정해놓고 시작하지 말고, 한명씩 정해서 진행하자. 기존보다 준비 단계에 쏟는 시간과 에너지를 20%만 줄이고 실행력을 높이자.
* 목표를 달성했을 때 내 삶에서 일어날 긍정적인 변화 묘사 (1~2가지)
1. 올빼미에서 수탉으로 변신하여 하루를 재편한다.
스스로 저녁형 인간이라 여겼다. 그러나 한 번도 새벽에 일어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본 적 없다. 이번에 한 번 제대로 해보자. 어둠과 빛의 경계를 삶의 무대에 등장시키자. 그러면 하루를 재편할 수 있다. 모든 변화는 하루에서 시작한다. 하루를 바꾸는 건 필수적이고 엄청난 변화다.
2. MBTI 전문가가 되기 위한 토대를 닦고 MBTI를 전략 무기화한다.
다중지능 관점에서 보면 나는 자기성찰지능과 인간친화지능, 언어지능이 강하다. 그 동안 이 3가지 재능을 강점으로 계발하기 위해 의식적인 노력을 해왔다. MBTI는 3가지 강점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도구다. 이런 생각을 갖고 올해 초 MBTI 교육을 받았다. 앞으로 몇 개의 과정을 더 이수할 생각이다. 하지만 배운 걸 활용하지 않고 있다. 삶에서 실천하지 않는다면 배워서 뭣하냐.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배운 것을 몸에 익히자. MBTI를 나의 강점과 연결하여 전략적 무기로 만들자.
* 목표를 달성했을 때 나에게 줄 보상 (1~3가지)
1. 21일 동안 성공했을 경우, 여자 친구의 선물을 받을 자격이 생긴다.
21일 동안 성공하면 여자친구가 선물을 해주겠다고 했다. 그 선물 받고 싶다. 반드시 성공해서 선물을 받자. 성공하지 못하면 내가 선물을 해줘야 한다. 21일간 성공해서 선물을 받고, 나도 기분 좋게 선물을 해주자. 얼마나 좋을까!
2. FormG 검사 상담(10명)에 성공한 경우, 부모님에게 30만원씩 드린다.
회사를 그만두고 주머니 사정이 안 좋아져서 지난 두 달 동안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지 못했다. 50일의 성공은 60만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 적어도 몇 백 만원의 수입을 얻은 것과 같다. 그러므로 부모님께 용돈을 드려도 많이 남을 것이다. 좋은 습관도 만들고 효도도 하자.
3. 100일간 성공한 경우, 제주 올레길을 여행한다.
산티야고 순례길 같은 여행을 떠나고 싶다. 제주 올레길을 모두 걸어 보자. 보름도 좋고 한 달도 좋다. 여행비용은 200만원이다. 걷고 또 걸어서 나를 만나보자. 여행은 자기성찰의 좋은 도구다. 나도 바다 건너 여행 좀 해보자!

융 심리학 입문>의 5장 '심리학적 유형'과 7장 '심리학에서의 융의 위치'를 읽었다. 융의 심리학적 유형론은 MBTI에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다. 융은 2가지 태도와 4가지 심리기능으로 인간의 심리를 설명했다. 그는 이 태도와 기능의 조합에 따라 총 8가지의 개인 유형을 제시했다. MBTI(마이어스와 브릭스)는 여기에 '외부 세계에 대처하는 생활양식(라이프스타일)'인 '인식'과 '판단'을 더했고, 이렇게 해서 MBTI는 총 16가지 유형을 보여주고 있다.
MBTI의 성격유형은 4개의 문자의 조합으로 구성된다. 가령 ENFJ 유형에서 태도는 첫 글자(E), 기능은 두번째와 세번째 글자(N, F), 라이프스타일은 마지막 문자(J)에 해당한다. 각각의 유형은 주(우월)기능과 부(보조기능)기능, 3차 기능과 열등기능을 가지고 있다. ENFJ의 주-부-3차-열등기능은 다음과 같다.
ENFJ : 외향적 감정(Fe)-내향적 직관(Ni)-감각(S)-내향적 사고(Ti)
4개의 문자로 구성된 성격유형도 중요하지만, 매우 흥미로운 점은 주(우월)기능과 부(보조기능)기능, 3차 기능과 열등기능이다. ENFJ와 ENTJ는 세번째 글자 하나만 서로 다를 뿐이다. 그런데 이 작은(?) 차이가 작지가 않다. 왜냐하면 주기능과 열등기능이 완전히 바뀌기 때문이다. 주기능은 그 사람이 삶에서 가장 의식적이고 자연스럽고 빈번하게 사용하는 심리기능이다. ENFJ의 주기능은 외향적 감정이고, ENTJ의 주기능은 외향적 사고다. 감정과 사고는 서로 대극을 이룬다. 그래서 문자 하나가 다름에도 그들의 생각과 행동 등은 아주 다르게 보인다. 물론 개인차가 크긴하지만, 전형적인 두 유형을 비교해보면 그렇다는 뜻이다.
내가 보기에 성격유형은 사람을 분류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융의 성격유형론과 MBTI는 자기 탐색을 위한 수단, 즉 스스로를 알아가는 데 필요한 방향과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존재한다. '스스로를 알라'는 말은 동서고금의 진리지만, 그 진리를 실천하기는 참 어렵다. 내가 이해하고 경험한 바로는 성격유형론과 MBTI, 더 나아가 분석 심리학은 진지한 자기 탐색을 위한 깊이 있고 종합적인 방법이다.

융의 만년작이자 제자들과 함께 쓴 <인간과 상징>의 제1부 '무의식에 대한 접근'을 절반 가량 읽었다. 재독이다. 1부는 융이 썼고, 나머지 4개 부는 제자들(조지프 헨더슨, 마리루이제 폰 프란츠, 아닐라 야페, 욜란데 야코비)이 썼다. 융은 자신이 맡은 1부의 원고를 마무리하고 제자들의 초고 검토를 마치고, 열흘 후 세상을 떠났다. 그러니까 <인간과 상징>은 융의 유작이고, '무의식에 대한 접근'은 아마도 그가 쓴 최후의 글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많은 분석 심리학 전문가들이 분석 심리학의 입문서로 '무의식에 대한 접근'을 추천한다. 분석 심리학을 창시한 인물의 평생에 걸친 체험과 지식이 책 속에 녹아들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인간과 상징>은 분석 심리학에 대한 일반인의 이해를 돕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음에도, 읽기가 만만치 않다. '무의식에 대한 접근'도 마찬가지다. 번역상의 문제 같지는 않다. 이 책을 번영한 이윤기 씨는 분석 심리학 전문가는 아니지만 번역 실력과 내공을 겸비한 사람이다.
<무의식에 대한 접근>을 마저 읽고, 나머지 부분의 재독은 훗날로 남겨둘 생각이다. 이부영 박사님의 '분석 심리학 3부작'을 읽은 후에, 혹은 분석 심리학에 대한 일차적인 공부를 마무리한 후에 총정리하는 차원에서 읽으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다.
'무의식에 대한 접근'을 읽고 이부영 박사님의 <분석 심리학>의 5장 '꿈의 해석'을 공부했다. 이 부분을 공부하고 또 '무의식에 대한 접근'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꿈'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분석 심리학과 융에 대한 나의 관심은 융의 자서전을 읽으면서 촉발되었다. 그의 자서전에는 자기 꿈에 대한 매우 인상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그럼에도 나는 꿈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일부러 그랬던 것이 아니라 관심이 가지 않았다. 분석 심리학에 대한 책을 읽고 본격적으로 공부하면서도 꿈은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꿈을 잘 기억하지 못해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그런데 요즘 들어 꿈이 아주 중요하다는 생각이 점점 든다. 아마 분석 심리학을 통해 과거에 꾸었던 인상적이고 강렬했던 꿈을 아주 약간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
아마도 나는 밤마다 수면 중에 꿈을 꿀 것이다. 그런데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 돌아보면 잠에서 깨고 난 후에 잠깐 동안이나마 기억나는 꿈들도 있었다. 하지만 꿈에 대한 관심이 없었기에 기록해두지 않았다. 그것들은 바람처럼 사라졌다. 그런데 몇 개의 꿈은 기록을 전혀 하지 않았음에도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꿈을 기억하지 못하는 내게 이런 소수의 꿈은 신기한 경험이었지만, 그 뿐이었다. 그 꿈의 목적이 무엇이고, 어떤 메시지를 가지고 있는지 잠깐 생각해본 적은 있지만 감을 잡을 수 없었다. 그저 강렬한 기억으로 남았을 뿐. 분석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꿈을 기록하기 위해서 노트와 펜을 잠자리 옆에 두었다. 그 후로 몇 개의 꿈을 기록하긴 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거의 대부분의 꿈은 잠에서 깨자마자 사라졌다. 기억나지 않으니 기록도 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꿈을 기록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해야할 것 같다. 꿈의 일부분만이라도, 기억나는 내용은 모두 기록해볼 생각이다.
융이 거듭 강조한 것처럼 꿈은 의식에 대한 무의식의 보상 기능을 하고, 자기 탐색과 삶에 대한 유용한 정보와 메시지를 전해주는 것 같다. 그렇다면 나도 노력해봐야지. 적지 않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어제에 이어 <인간과 상징>의 제1부 '무의식에 대한 접근'을 읽었다. 다 읽었다. 처음 읽을 때 대충 읽어서 인지 아니면 경험과 지식이 쌓여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초독 때는 이해되지 않았던 부분,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넘겼던 내용에 눈길이 머물렀다. 특히, 원형과 상징에 관한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이해할 수 없었던 원형과 상징에 대해 감이 잡히는 듯하다. 원형과 상징에 대해 몇 가지 메모를 해두었다. 아래 옮겨보면 이렇다.
* 상징은 명백하고 직접적인 의미 외에 특정한 의미를 담고 있다. 상징은 하나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 각자에게 다양한 의미로 담가오고, 그래서 그에 대한 해석 역시 다양할 수 있다. 상징은 모호하지만 그 이상의 의미와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 21p
* 상징은 무의식적 측면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종교는 말과 의식(의례), 이미지적인 측면에서 상징을 많이 활용한다. 종교는 완벽하게 정의하거나 설명될 수 없다. 종교는 정신과 믿음의 영역이지 과학의 영역이 아니다. 우리는 신을 믿는다고 하지 신을 안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런데 융은 말년의 한 인터뷰에서 '신을 안다'고 답했다. 아마 50년 이상을 무의식과 상징에 대해 연구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답이 아닌가 싶다. 23p
* 많은 상징이 무의식과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 무의식이 꿈에 드러나듯이, 꿈은 상징을 담고 있다.
* 융은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종교 상징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129p 옛날에는 신화가 그런 역할을 했던 것 같다. 신화 역시 상징의 보고다. 캠벨은 사람에게는 자신만의 신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젊은이에게는 그 시절에 맞는 신화가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 인간의 특성 중 하나는 상징화 능력이다. 이 능력이 있기 때문에 종교와 예술이 탄생한 것이 아닐까. 29p
* 상징은 회화적인 표현으로 나타난다. 그러니까 상징은 이미지다.
* 꿈과 상징은 무의식과 의식을 연결하는 교량이다.
* 융은 원형(원초적 심상)이란 모티프를 표상으로 형성시키는 경향이라고 말한다. 원형은 어떤 패턴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본능이 상징적인 이미지로 나타나는 것을 원형이다. 원형은 자율적으로 작용한다. 99p
* 상징은 해독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상징은 기본적으로 정의하기 어렵고, 논리적으로 공식화하기도 어렵다. 아마 상징이 무의식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융은 상징을 해독하기 위해서는 지성과 감정, 직관과 상상력 등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132p, 134~135p
* 원형은 이미지와 정동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융은 "이미지에 정동이 작용하면 신성한 힘(심적 에너지)이 생긴다. 이때부터 상징은 역동성을 지니게 되는데 여기서 반드시 어떤 의미가 산출된다." 말한다. 원형은 정동이라는 교량을 통해 살아 있는 개인과 불가분으로 연결돼 있는 이미지들이다. 그래서 원형은 그 원형과 관련된 개인의 전체적 삶의 문맥 안에서만 해석 되어야 한다. 144p
* 원형은 생명력이 강하다. 다른 말로 하면 에너지가 강하다. 원혀잉 지닌 누미노시티는 하나의 사상(事象, 사건)이고, 사상으로 남은 채 원형적 상징의 가치가 드러난다. 148p
* 마음의 작용을 원형적으로 재현하면, 의식의 지평을 넓히고 그 경계를 확장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은 개성화(자기실현)에 포함된다. 그래서 개성화 과정에 있어 상징의 해석이 중요하다. 148p
* 상징에 대한 융의 설명에 캠벨의 설명을 더하면, 상징에 대해 보다 명료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융 기본 저작집의 9권 <인간과 문화>에서 3편을 읽었다. '인격의 형성', '심리학적 관계로서의 결혼', '생의 전환기'. 지금까지의 공부로 조금 쉽게 다가오리라 생각했는데, 역시 융의 글은 만만치가 않다. 우리가 잘 모르는 무의식과 상징(원형)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으므로,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인격의 형성'에서 융은 인격은 '인간 존재의 전체성'이라고 말한다. 자아실현은 결국 인격에 대한 이슈이고, '인간 존재의 전체성 실현'을 뜻하낟고 볼 수 있다. 융은 인격의 발달이란 '자신의 법칙에 충실함'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충실함'에 대해 그리스 단어인 '피스티스'로 설명한다. 피스티스는 신뢰, 친뢰하는 충성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나는 '충실함'과 '피스티스', '신뢰'를 '헌신'으로 이해한다. 융은 인격의 발달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인격이란 의식하며, 도덕적 결단으로 자기 자신의 길을 선택하지 않고는 결코 발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동기, 즉 필요뿐만 아니라, 의식적 도덕적 결단이 인격 발달 과정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전자, 즉 필요가 결여된다면 그 발달은 의지력의 곡예에 지나지 않을 것이며, 후자, 즉 의식적 결단이 없다면, 그 발달은 흐릿한 무의식적 자동기제에 머물 것이다. 그러나 자기 자신의 길을 가기로 도덕적으로 결정할 수 있으려면 꼭 그것이 최상이라고 여겨야 한다. 어떤 다른 길이 더 낫다고 여겨진다면 자기 자신의 인격 대신에 그 길을 가고 따라서 발달시킬 것이다. 그 다른 길이란 도덕적, 사회적, 정치적, 철학적, 종교적인 인습들이다. 인습들이 언제나 어떤 식으로든 꽃핀다는 사실은, 사람들의 절대 다수가 자기 자신의 길이 아니라 인습을 선택하며, 따라서 자신을 발달시키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방법을, 그럼으로써 집단성을 발달시키고 자기 자신의 전체성은 희생시킨다는 것을 뜻한다."
반갑게도 융은 인격의 발달에 있어 '소명'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반가운 이유는 나 역시 인간의 삶에 있어 소명에 헌신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융이 지적한 것처럼 소명은 '한 사람이 자기 자신의 길을 선택하도록 자극'한다고 말한다. 소명의 내용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모든 소명은 운명적이다. 또한 그것은 나를 '습관적인 길들로부터 해당되도록 밀고 가는 비합리적인 요인'이다. 융은 이렇게 말한다.
"참된 인격은 언제나 소명이 있으며, 신을 신뢰하듯이 그것에 신뢰(피스티스)를 가지고 있다-평범한 사람은 그것이 단지 개인적인 사명감이라고 말하겠지만. 이 소명은 피할 수 없는 신의 법칙처럼 작용한다. 매우 많은 이들이 자신들의 길을 가다 파멸한다는 사실이 소명을 가진 자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다. 마귀가 새로운, 기이한 길들을 귓속말로 속삭여주는 것처럼 그는 자기 자신의 법에 순종하지 않을 수 없다."
소명은 '어떤 목소리가 말을 거는 것'을 뜻한다. 융은 "소명을 가진 이는 내면의 소리를 들으며, 특별히 정해져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모든 사람은 각자 고유한 소명의 씨앗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다만 소명을 알아채지 못하거나 거부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그만큼 소명을 따르는 사람은 적고, 그 소명에 헌신하고 소명을 실현하는 사람은 더욱 적기 때문에, 특별한 사람만이 소명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건 아닐까 생각한다. 융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소명 또는 소명감은 위대한 인물들의 특권이 아니라 평범한 인물들의 특권이기도 했다. 다만 위대함이 줄어들수록 흐려지고 무의식적일뿐이다. (...) 위대함이 줄어들수록, 인격이 점점 불확실하고 무의식적이 되다가 결국은 사회성과 구별이 없게 되어, 자기 자신의 전체성을 포기하고 그 대신 집단의 전체 속에서 녹아버린다. 내면의 소리 대신에 사회적 집단과 그 인습들의 소리가, 소명 대신에 집단적 욕구들이 나온다."
바로 이 대목에서 소명을 따르는 삶은 니체가 강조하는 인생관, 즉 '운명에 대한 사랑(amor fati)'과 통한다. 아모르 파티는 그저 운명을 수용하는 정도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모르 파티는 적극성과 자유의지를 내포하고 있다. 융의 표현을 빌리면 "다가오는 내적 소명의 세력에 의식적으로 '그래'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만이 인격체가 된다. 그러나 그 세력에 굴복해버리면 사건의 맹목적 경과에 빠져버리고 파멸된다." 아모르 파티는 운명에 대한 수동성이나 체념적 복종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런 사람은 소명을 따르기 보다는 소명에 압사 당하기 쉽다. 그래서 융은 "모든 진정한 인격의 위대함과 구원이란, 그가 자유의지로 결정하여 자기 소명에 자신을 바치며, 집단이 무의식적으로 한다면 멸망으로 끌고 갈 것을 의식을 가지고 개별적으로 실행에 옮긴다는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운명이 사람을 선택한다. 마찬가지로 소명도 사람을 선택한다. 다시 말해 사람은 소명을 선택할 수 없다. 다만 발견할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인간이 '의식적'인 '자유의지로' 그 소명을 선택하지 않으면, 따르지 않으면, 그 소명에 헌신하지 않으면 그 소명은 결코 실현되지 않는다. 소명 그 자체가 사람을 비범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소명에 대한 헌신과 실현이 그 사람을 비범함의 경지로 끌어 올린다.

융과 제자들이 함께 쓴 <인간과 상징>의 2부 '고대 신화와 현대인'를 읽었다. 2부는 미국 출신의 분석심리가인 조지프 핸더슨이 썼는데, 다 읽지 못하고 절반 정도 읽었다. '영원한 상징', '영웅과 영웅의 창조자', '입문 의례와 원형' 이렇게 세 꼭지를 읽었다. <인간과 상징>을 공부하면서 막연하게만 알았던 상징의 의미와 그 중요성을 깨우치고 있다. 이 깨달음이 얼마나 깊어질지 아직 모르겠다. 그리고 이 깨달음을 내게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활용할 수나 있을지 자신도 없다. 계속 공부하다보면 실마리가 보일 것이고, 돌파구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어제에 이어 <인간과 상징>의 2부 '고대 신화와 현대인'를 마저 읽고, 3부 '개성화 과정'의 절반을 읽었다. '마음의 성장 패턴', '무의식과의 첫 만남', '그림자의 자각', '아니마 : 마음속의 여성', '아니무스 : 마음속의 남성'. 2부 '고대 신화와 현대인'은 처음 읽을 때보다 이번이 더 좋았다. 초독 때는 내가 허술하게 읽은 것 같다.
3부 '개성화 과정' 역시 두번째 읽고 있는데, 역시 초독 때보다 더 잘 이해된다. 내용이 좋은 것은 물론이다. 융의 수제자인 마리루이제 폰 프란츠가 쓴 '개성화 과정'은 융이 쓴 1부와 함께 <인간과 상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오늘 읽은 부분은 100p 가량 되는데, 시간은 약 5시간 걸렸다.

<인간과 상징>의 3부 '개성화 과정'을 마저 읽었다. '자기 : 마음의 정체성', '<자기>와의 관계', '<자기>의 사회적 측면'. 그리고 아닐라 야페가 쓴 4부 '시각 예술에 나타난 상징성'의 처음 두 꼭지를 읽었다. '신성한 상징-돌과 동물', '원의 상징'. 4부부터는 초독이다.
오늘 읽은 분량은 약 85p이고, 시간은 4시간이 걸렸다.
분석심리학에 집중하고 있어서 MBTI에 대한 공부는 뒤로 미뤄지고 있다. <인간과 상징>을 완독하고, MBTI 공부를 좀 해야겠다. 다 잊어버리면 안 되니까. 그리고 이부영 박사님의 '분석 심리학 3부작'을 재독할 생각이다. MBTI 상담은 나침반 제자 2명을 다음 주 중에 진행할 생각이다. 그리고 그 다음 주부터 문화 부족의 김욱진 님과 이인선 님, 필살기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안명기 님을 진행할 생각이다.

<인간과 상징>의 4부 '시각 예술에 나타난 상징성'을 마무리했다. '상징으로서의 현대회화', '사물의 내밀한 혼', '현실로부터의 후퇴', '대극의 합일'. 이어서 5부 '개인 분석에 나타난 상징'을 모두 읽었다. 4부와 마찬가지로 초독이다. 오늘 읽은 분량은 100p이고, 대략 4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시간을 재지 않아 정확하지 않다.
밤에 꾸는 꿈이 참 소중한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분석 심리학을 처음 공부할 때, 유독 꿈의 기능과 중요성에 대해서는 관심이 가지 않았다. 융이 자서전에서 꿈에 대해 여러 번 강조를 했음에도 그랬다. 그런데 공부하면 할수록 꿈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번에 <인간과 상징>을 읽으면서 보다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나는 꿈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분석 심리학을 접한 이후부터는 꿈을 기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너무나 생생하여 잊을 수 없는 꿈 몇 개를 가지고 있다. 그 중 몇 개는 분석 심리학을 전혀 모르던 시절에 꾼 것이다. 나는 이 꿈이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하지만 너무나 생생하고 강렬했기에 잊을 수 없었고, 문득문득 떠올랐다. 그런데 분석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특히 요즘 들어서 이 꿈들의 의미를 어렴풋이 알 것 같다. 그리고 지금 내가 알게 된 의미는 그 전에 짐작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내게는 정말이지 놀라운 일이다. 이 꿈들 외에도 융 자서전을 읽는 도중에 꾼 것, 그리고 분석 심리학을 공부하는 몇 개월 사이에 꾼 것도 몇 개 있다. 분석 심리학을 접한 이후에는 잠자리에 꿈을 기록할 수 있는 노트를 두고 있다. 그럼에도 잠에서 깨면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기억 나는 대로 적어둘 생각이다. 융이 강조한 것처럼 한 사람이 꿈을 꾸준히 기록하고, 열심히 그 꿈을 분석하면 소중한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에는 이것을 믿지 않았는데, 지금은 믿는다.

<인간과 상징>의 '결론'과 '옮긴이의 말'을 읽었다. 이로써 7일에 걸쳐 <인간과 상징>을 완독했다. 1부~3부는 재독이고, 4부와 5부, 결론은 초독이다. 결론 부분은 심리학과 물리학의 근본적인 연관성을 다루고 있다. 분량은 적지만 물리학에 문외한인지라, 그리고 주제 자체가 만만치 않아서 쉽게 읽히지 않았다. 시간도 오래 걸렸다.
<인간과 상징>은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을 위해 기획되고 저술된 분석 심리학 입문서이다. 특히 만년의 융이 직접 주도적으로 참여했다는 점, 그리고 그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큰 의의가 있다. 이 책을 읽고 내가 내린 결론은 <인간과 상징>은 깊이 있는 분석 심리학 입문서라는 점이다. 처음에는 몰랐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나는 프로이트의 정신 분석학과 융의 분석 심리학에 관한 책을 무수히 보아왔다. 그러나 융과 그 제자들이 일반인을 위해 쓴 이 <인간과 상징>만큼 쉽고도 명료한 책은 본 적이 없다"는 번역자 이윤기 선생의 말에 공감했다.
분석 심리학은 심오하고 역동적이다. 넓으면서 깊고, 깊으면서 넓다. 그래서 <인간과 상징>을 한 번 읽는다고 분석 심리학을 꿰뚫어볼 수는 없다. 10번을 읽어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음으로써 분석 심리학의 큰 그림과 핵심 개념들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다. 이 '감'이란 것을 우습게 볼 게 아니다. 왜냐하면 이것이 돌파구이기 때문이다. 구멍을 어디에 내야 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내야 하는지를 파악하고 첫 구멍을 내기가 어렵지, 일단 구멍을 내고 나면 가속독가 붙는다. 감을 잡는다는 뜻은 내게 이런 의미다. 동시에 <인간과 상징>은 분석 심리학을 어느 정도 공부한 다음에 정리하는 차원에서 읽기에도 좋다. 물론 적극적 명상, 초월기능, 성격유형론 등 중요한 내용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총정리용으로 읽기에는 부족할 수 있다. 그럼에도 무의식, 꿈, 상징과 원형, 개성화 과정 등에 대해서는 이 책만큼 풍부하면서도 잘 정리해 놓은 책을 발견하기 어렵다. 한 마디로 <인간과 상징>은 읽을 만한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인간과 상징>에 이어 <사람의 성격을 읽는 법>의 1장 '나는 어떤 사람일까? : 성격유형의 원리'를 읽었다. 이 책은 내가 읽은 최초의 MBTI 관련 책이다. 아마 2000년대 초반에 읽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며 MBTI와 16가지 성격유형을 다시금 정리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그리고 내일부터는 성격유형의 분류 기준인 4가지 차원(척도)을 하나씩 암기할 생각이다. 이어서 16가지 성격유형의 특징을 매일 하나의 유형씩 정리할 생각이다. 이제 어느 정도 머리로는 이해가 되고 정리가 된 것 같은데, 검사와 상담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말로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럴려면 총정리하는 시간을 갖는게 좋을 것 같다.

<사람의 성격을 읽는 법>의 3장 '상대를 읽어내는 법 1단계 : 단서를 찾아라'와 4장 '사람을 읽어내는 법 2단계 : 기질을 파악하라'를 읽었다. 4장의 끝 부분은 읽지 못했다. 이 부분은 '기질 판별 테스트'인데, 오늘 하는 것보다 내일 공부를 시작하면서 하는 게 더 나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MBTI를 공부할수록 제대로 습득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는 대충 알고 있음에도, 그것을 자각하지 못하고 사람들을 판단하고 이야기했던 것 같다. MBTI는 자기 탐색과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도구이지 판단하고 평가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하물며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는 더욱 조심하고 신중해야 한다. 그럴 때는 사용하지 않는 게 더 나은 것 같다. 자신과 타인을 왜곡하고 오해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올해까지 분석 심리학과 MBTI를 꾸준히 철저하게 공부하고 싶다. 1년도 안 되는 기간이지만 기본적인 생각은 그렇다.

<사람의 성격을 읽는 법>의 4장을 마저 읽고, 5장 '사람을 읽어내는 법 3단계'를 읽었다. 그리고 MBTI 상담(검사 전 오리엔테이션, 검사, 해석 등) 관련 내용을 리뷰했다. 오늘 나침반 제자에게 MBTI 상담을 해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제자는 24살 대학교 4학년 여성이다. 오후 5시 10분에 논현역에서 만나 근처 커피숍에서 상담을 진행했다. 상담에는 약 90분이 걸렸다. 검사하는 데 소요된 25분을 포함한 시간이다. 첫 상담이었던 지난 번보다는 약간 나아진 것 같다.
피검사자의 나이와 상황에 맞춰 상담의 포인트를 달리할 필요가 있다. 대학생과 직장인, 주부 등, 20대와 30대 그리고 40대 등 나이대가 다른 경우에도 상담 방향을 조금 달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리고 상담을 좀 더 자주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공부도 계속 해야 한다. 앞으로 1주일에 한 명은 상담을 진행할 생각이다.

나는 요즘 여름에도 이렇게 게으른데 겨울이면 더할 가봐서 걱정이 되고는 해. 움추려 들기 쉽고, 의기소침해 지기 쉬운데다가 정말로 몸이 굳어버릴 것이 염려되거든. 올 여름을 잘 날 수 있게 되면 겨울도 괜찮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미치고 미치고 미쳐서 미친 알 하나 낳을 수 있도록 해보자. 그대는 그대의 일, 나는 또 내가 가야할 길이겠지.
재미없을 때는 맛 있는 걸 먹는 게 좋은데. 순대 먹으러 와. 너무 싸냐? ㅎ~ ^-^*

융 기본 저작집의 3권 <인격과 전이>를 읽었다. 이 책은 융의 중요한 논문 2개를 담고 있는데, 그 중 첫번째인 '자아와 무의식의 관계'의 1부 '의식에 대한 무의식의 작용'을 읽었다. 그리고 오후에 MBTI 상담을 진행했다. 세번째 상담이다.
MBTI 상담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조금 알 것 같다. 먼저 MBTI는 ‘시험(test)’이 아니라 ‘지표(indicator)’임을 명심해야 한다. 즉, 평가 혹은 진단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자기 탐색의 도구이다. 그러므로 상담 역시 이 목적에 충실해야 할 것 같다. 즉, 피검사자가 자신의 성격 유형을 파악하고 그 성격 유형의 특성(4가지 선호 지표, 즉 태도, 심리기능, 라이프스타일 등)을 자각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두번째로 피검사자가 자신의 성격을 수용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촉진해주는 역할이 필요하다. 특히, 젊은이들의 경우에 이 부분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자아가 튼튼해야 외적 적응(학업, 직업, 결혼 등)을 원활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보기에 건강한 자아 형성을 위해서는 타고난 자신의 성격을 수용하고 신뢰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의 성격을 긍정적인 관점에서 계발하고 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두 번째 목적과 연관되는 내용인데, 상담자는 피검사자가 혼란스러워하는 심리적 측면(자신의 성격에서)에 대한 정보와 실마리를 제공해야 한다. 상담자가 판단하고 최종적으로 평가한다는 뜻이 아니다. 여기서 상담자의 역할은 ‘길잡이’에 불과하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하나하나 분해하여 분석 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고, 부분을 다 합한다고 해서 전체가 되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인간은 다면적이고 다차원적인 존재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를 완전하게 인식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무의식이 아닌 의식적인 측면만 고려해도 그렇다. 사람마다 편차가 클테지만 누구나 자신에 대한 불일치, 자신과의 불화, 모호한 자신의 어떤 면을 가지고 있다. 그 부분에 작은 등불을 가져다 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상담자의 역할 중 하나이다.
넷째, 자기 이해를 넘어 타인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지향해야 한다. MBTI 상담의 기본적인 목적은 자기와 타인의 이해다. 다시 말해 자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타인을 바라보는 포괄적 관점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상담자는 피검사자가,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다는 점, 그리고 주로 사용하는 심리기능이 다르고, 누구나 열등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 등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서로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르다는 점을 이해할 때, 불필요한 오해와 소모적인 갈등을 줄일 수 있다.
다섯 번째로 상담자는 융이 말하는 ‘개성화’와 ‘자기실현의 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어쩌면 이 부분은 일반적인 MBTI 상담에서는 온전히 다루기 어려운 부분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내가 MBTI 교육을 완수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나는 이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자기실현은 모든 인간이 지향해야 하는 삶의 의미이자 목적이기 때문이다. 개성화와 자기실현에 대한 길잡이 역할을 해주는 것, 이것이야말로 내가 차별점이자 공헌력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 부분이다. 내가 MBTI와 함께 분석 심리학을 함께 공부하는 이유 중 하나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나는 이 부분에서 초짜에 불과하다. 상담을 진행하면서 스스로 이 부분을 잘 다루고 있지 못하는 생각과 좀 더 잘하고 싶다는 갈증을 느끼고 있다. 분석 심리학과 MBTI를 꾸준히 공부해나가면 조금씩 나아지리라는 소망을 품고 있다.
지금까지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간단히 정리해보면, 상담을 통해 자기실현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이것은 앞서 언급한 자신에 대한 이해를 돕고, 긍정적으로 자신을 계발하는 데 필요한 정보와 실마리를 제공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자기실현을 위해 MBTI와 상담자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일까? 피검사자의 검사 결과와 현재 상황에 맞춰 자기실현을 위한 정보와 실마리를 제공하는 것이 기본 전제가 되겠지만, 일반적인 지침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주(우월)기능과 부(보조)기능의 균형 잡힌 발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그런 방향으로 계발을 유도해야 한다. 발달의 순서는 ‘주기능 -> 부기능’이다. 나이로 따지면 청년기까지는 선호하는 기능을 주로 사용하고 계발(전문화)하도록 한다.
2) 3차기능과 열등기능에 대해 설명하고, 계발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 아마도 순서는 ‘3차기능 -> 열등기능’일 것이다. 중년 이후에는 덜 선호하는 기능(3차기능과 열등기능)을 반드시 계발(일반화)해야 한다. 그래야 성숙한 인격을 형성할 수 있다.
* 발달 단계
1) 선호 기능(주기능)을 최상으로 계발한다.
2) 부기능을 적절한 수준으로 발달시킨다. (주기능과 부기능의 균형)
3) 점차 발달하지 않은 기능을 인식하고, 주기능을 고려하여 의도적으로 활용한다.
4) 일상과 직업(직장)에서 과제와 상황에 맞춰 적합한 기능을 적절히 활용한다.

융 기본 저작집의 3권 <인격과 전이> 중 2부 '개성화'를 읽었다. 융의 글은 읽다보면 순간적으로 내면이 환해지는 경험을 종종 하게 된다. 이 빛은 이내 모습을 감춘다. 분석 심리학은 참 모호하고 복잡하고 어렵다. 다르게 말하면 매우 심오하고 역동적이고 정교하다. 그저 묵묵히 공부하고 수양하는 길밖에 없을 듯하다.
<인격과 전이>의 두번째 부분(논문)인 '전이의 심리학'은 다음 기회로 미뤄둘 생각이다. 지금 내가 소화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닌 것 같다. 내일부터는 이부영 박사님의 분석심리학 3부작 중 첫번째인 <그림자>를 재독할 생각이다.

단군 프로젝트의 절반에 해당하는 날이다. 시간적으로 분기점이지만 중요한 것은 하루 2시간 확보(기상 시간)의 습관화와 필살기(새벽 활동)의 숙련화다. 다음 주 정도에 지난 50일을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게 좋을 것 같다. 단군 일지를 성찰의 재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의 성격을 읽는 법>의 9장~12장을 읽었다. 9장은 '경험주의자를 정복하는 구별법, 대화법'이고, 나머지 두 장은 '관련주의자', '이상주의자'에 대한 것이고, 마지막 장은 '새로운 시작을 위한 마지막 점검'이다. 오늘 읽은 분량은 50p 정도다. 이 책을 읽은 목적은 16가지 성격유형을 정리하는 차원이었는데, 그 목적은 반도 이루지 못했다. 여전히 정리가 되지 않았으니까. 그래도 성격유형에 대한 이해는 좀 더 깊어지고 넓어진 것 같다. 책을 덮고 나니 기억나는 내용은 별로 없지만, 무의식에 저장되었을 것이다.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는 일정하지 않다. 오늘의 의식 중 어떤 것은, 내일은 무의식에 속해 있고, 오늘의 무의식 중 어떤 것은 내일에는 의식에 포함되어 있다. 무의식에 저장된 <사람의 성격을 읽는 법>의 내용은 적절한 자극에 의해 의식으로 올라올 수 있을 것이고, 관련된 내용이 더해지면서 점점 의식화될 것이라 믿는다.
<사람의 성격을 읽는 법>에 이어 이부영 박사님의 <분석 심리학> 7장 '정신치료' 중에서 '적극적 명상(상상)'과 '한국문화와 융학파의 분석'을 읽었다. '적극적 명상(상상)' 부분은 3번째 읽는 것이다. 머리로는 알 것 같은데, 활용하기에는 여전히 버겁다. '한국문화와 융학파의 분석'은 재독이다. 여기까지 읽고 멈추려고 했는데, 오후에 이부영 박사님의 <그림자>를 읽었다. 해야 할 일이 있고, 다른 책을 읽을 계획이었는데, 요즘에는 좀처럼 다른 일이나 책은 손에 잡히지 않는다. 분석 심리학에 대한 책만 읽고 싶다. 그래서 <그림자>의 1장 '마음의 세계와 그림자'를 읽었다. 분량으로는 56p이다.
<그림자>의 2장 '그림자의 원시적 관념과 분석심리학적 개념'을 읽었다. 역시 처음 읽을 때보다는 이해의 수준이 깊어진 것 같다. 분량은 30p다. 1시간 정도 읽고, 나머지 시간(1시간 30분)은 단군 프로젝트에 필요한 과제를 수행하는 데 사용했다. 이렇게 나눠서 쓰는 건 원칙에 위배되지만 사정이 급해서 그렇게 했다. 17일 '새벽 번개'에 활용할 '새벽 활동 자가진단지'를 만들었다. 계속 생각만 하고 착수하지 못하다가, 마감일(내일 운영진 모임이 있다)을 앞두고 착수했다. 자가진단지 초안을 만드는 데 4시간이 걸렸다.
오늘도 MBTI와 분석심리학을 공부하지 못했다. 오늘 오후 2시부터 저녁까지 단군 프로젝트 운영진 미팅이 있어서, 그 미팅을 준비했다. 미리 준비했어야 하는데 요즘은 일을 미뤘다. 예전에는 미루는 습관이 없는 편이었는데, 얼마 전부터인가 이렇다. 변명의 여지가 없지만 성격유형 측면에서 보면 미루는 습관은 '인식형(P)'의 열등한 표출로 볼 수 있다. 나의 성격유형은 ESFJ에서 ENFJ로 바뀌었다. 이 변경이 일시적인지 것인지 아닌지는 아직 모르겠다. 더 중요한 점은 작년에 인생의 겨울이 시작되면, 심리기능이 급격하게 역전되었다는 점이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S->N으로의 변화지만, E->I, J->P로의 변화도 자각할 수 있을 정도다. F->T는 아직 뚜렷하지 않은 듯하지만 이 부분도 진행 중인 것 같다. T는 나의 열등기능이다. 아마도 계발이 되도 가장 늦게, 힘들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내 생각에 보통 이런 심리기능의 역전 현상은 하나의 기능(4가지 선호지표 중 하나)씩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인 것 같다. 그런데 나의 경우는 세 가지 지표가 동시에라고 볼 수는 없겠지만 상당히 집중적인 시기에 급격하게 이뤄졌다. 아마 융이 말한 '에난티오드로미(Enatiodromie)'를 겪고 있는 것 같다. 분석 심리학에 의하면, 이 현상은 '심적 대극의 반전 현상(변화)'인데, 이 심리적 변화를 잘 감당하지 못하면 정신질환에 걸리기 쉽다고 한다. 내 생각에도 만약에 내가 분석 심리학 공부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인생의 겨울은 지금보다 훨씬 더 춥고 어두울 것 같다.
융과의 인연이 다행스럽고, 이 인연은 내게 소중하다. 인생의 겨울을 내면 탐험의 시간이자 장으로 받아들인 것, MBTI를 자기 탐색의 도구로 삼은 것, 그리고 더 나아가 분석 심리학을 공부하기로 결정한 것이 잘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더 두고 볼 일지만 말이다.
<그림자>의 3장 '그림자의 투사 현상'을 읽었다. 분량은 약 100p다. 2시간 40분 정도 읽고, 20분은 밀린 단군일지(3일치)를 썼다. 요즘은 분석 심리학 관련 책이 아니면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 처음에는 시간을 늘려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게 낫겠다 싶었다. 그래서 하루의 독서 시간 대부분을 분석 심리학에 쏟았다. 그런데 이렇게 해보니 득보다 실이 더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빠져 있으면 오히려 큰 그림을 보기 어렵고, 정리도 안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오늘부터는 원래 계획대로 MBTI와 분석심리학에 하루 3시간을 투자하기로 마음을 고쳐 먹었다.

<그림자>의 4장 '분석과 그림자의 인식과정'을 읽었다.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중요한 부분인데 이렇다. 분석심리학을 공부하다 보니 내 그림자를 조금씩 알 것 같다. 얼핏얼핏 보인다. 좋은 모습이 아니다. 어둡고 열등하고 추악하기까지 하다. 예전 같으면 투사했을텐데, 그럴 수 없다. 다는 아니겠지만 조금이나마 인식이 되기 때문이다. 피할 수도 없다. 피한다는 건 결국 무시한다는 것이고, 무시는 가장 소극적이면서도 비열한 억압의 형태다. 그림자는 직접 대면하고 의식적으로 표현하는 게 원칙인데, 그 열등함을 보기도 힘들고, 표현하기는 더 어렵다. 나 하나만 고통 받는 거라면 해볼 수 있겠지만, 관계와 연관된 그림자, 그 그림자를 늦게 알고 난 후에는 열등한 표현으로 인해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투사보다는 낫다고 하지만 열등한 표현은, 적어도 처음에는 투사보다 위험하고 힘들고 고통스럽다.

<성격의 재발견>의 3부 '성격유형의 실용적 의미'를 읽었다. 10~14장이고, 장의 제목은 '반대 유형을 적절히 활용하라', '성격유형과 결혼', '성격유형과 조기 학습', '성격유형과 학습 스타일', '성격유형과 직업'. 분량은 약 85p.
MBTI의 창안자의 저서 답게, 그리고 그녀의 노력이 집대성된 책 답게 내용이 훌륭하다. 책의 나머지 부분들을 모두 읽어야봐야 하겠지만, 3부의 내용은 정말이지 훌륭하다. 지금까지 읽은 MBTI 관련 서적 중 최고다.
나는 MBTI를 성격 유형의 가늠자 이상으로 활용하고 싶은 바람을 가지고 있다. 그럴려면 MBTI로 피검사자가 자신의 성격유형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외에, 결혼과 교육 그리고 직업 등 삶의 본질적인 측면과 중요한 이슈에 MBTI(즉, 자신의 성격유형)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내가 분석 심리학과 MBTI를 함께 공부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이 두 가지를 겸비해야 자기실현을 위한 신뢰할 수 있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성격의 재발견>의 3부는 나의 이런 바람과 갈증에 시원한 약수처럼 다가왔다. 10~14장 모두 유용한 내용인데, 특히 14장 '성격유형과 직업'은 20대의 진로 상담과 직장인의 이직 결정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성격의 재발견>의 4부 '유형 발달의 역학'을 읽었다. 15~19장이다. 장의 제목은, '성격유형과 정신적 성숙', '성격유형의 훌륭한 발달', '성격유형의 발달을 막는 장애물들', '어린이의 유형 발달을 위한 동기부여', '성격유형을 새롭게 가꾸는 일은 인생의 어느 시기든 가능하다'. 분량은 60p.
4부의 모든 내용이 좋았는데, 15장 '성격유형과 정신적 성숙'과 16장 '성격유형의 훌륭한 발달', 그리고 마지막 장인 19장 '성격유형을 새롭게 가꾸는 일은 인생의 어느 시기든 가능하다'가 특히 좋았다. 19장은 이사벨 브릭스 마이어스가 이 책의 다른 장들(1~18장)을 집필을 완료하고 오랜 시간이 지난 뒤(아마도 10년 뒤)에 썼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50년 이상 성격 유형을 연구한 그녀의 내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또한 MBTI 교육의 초급 과정과 보수 과정에서, 강사의 입에서 나왔던 표현들이 이 책과 거의 같았다. 그러니까 MBTI 연구소의 강사들은 이 책에 기반을 두고 강의를 진행하는 것 같다. 카를 융과 그의 수제자들이 함께 쓴 <인간과 상징>과 이부영 박사님의 <분석심리학>이 분석심리학에 대한 최고의 입문서라면, <성격의 재발견>은 MBTI의 정수를 담은 최고의 입문서인 것 같다.
<성격의 재발견>을 다 읽고, 4가지 선호지표, 16가지 성격유형, 유형발달, 진로 선택 등의 내용을 전체적으로 정리해볼 생각이다. 그리고 이것을 상담에 활용할 생각이다. 아마 상담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 같다.

<성격의 재발견>의 2부 중 3~8장을 읽었다. 3장 '성격의 비교와 발전에 유익한 성격유형 일람표들', 4장 '외향-내향(EI) 선호의 영향', 5장 '감각-직관(SN) 선호의 영향', 6장 '사고-감정(TF) 선호의 영향', 7장 '판단-인식(JP) 선호의 영향', 8장 '각 정신작용의 내향적 및 외향적 형태들을 비교하면'. 분량은 70p.
4~8장에는 각 선호지표의 영향을 요약한 표가 들어 있다. 이것을 지금까지 공부한 것들을 참고하여 각 선호지표 정리본으로 종합하면 좋을 것 같다. 8장 '각 정신작용의 내향적 및 외향적 형태들을 비교하면'의 내용은 생각했던 것보다 명확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이 부분에 대한 공부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성격의 재발견>에서 읽지 못한 부분은 9장 '16개의 성격유형을 묘사하다'이다. 이 부분은 총 16개의 성격유형을 주기능을 기준으로 2개의 성격유형씩으로 묶어 설명하고 있다. MBTI 교육에서 받은 <16가지 성격유형의 특성>과 함께 공부하면 16가지 성격유형을 이해하고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될 듯하다.

<성격의 재발견>의 9장 '16개의 성격유형을 묘사하다'를 읽었다. 분량은 53p다. 9장의 내용은 <사람의 성격을 읽는 법>과 <16가지 성격유형의 특성>과 비슷하면서도 중점적으로 다룬 것은 조금 다른 것 같다. 9장은 다른 두 권의 책보다 분량면에서는 적지만 설명은 보다 명확한 것 같다. 그리고 주기능과 부기능을 설명하는 데 공을 들였다. 이것은 16가지 성격유형을 설명한 방식에도 잘 드러나 있다. 이사벨 마이어스는 주기능을 함께 쓰는 2가지 유형을 짝지어 16가지 성격을 설명했다.
이 책을 끝으로 당분간 MBTI에 대한 새책은 구입하거나 읽지 않을 생각이다. 이부영 박사님의 '분석심리학 3부작' 중 재독을 하지 않은 '아니마, 아니무스', '자기와 자기실현'을 읽는 일과 MBTI 총정리를 병행할 생각이다. 변경연 해외 여행을 8월 7일 (금) 떠난다. 그때까지 아마 이부영 박사님의 책 2권을 재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MBTI 총정리는 어려울 것 같다. 여행 가서 하기도 어렵고, 여행 중에는 책 읽는 것으로 새벽 활동을 채워야 할 것 같다. 가능하면 8월 6일까지 MBTI 총정리의 초안을 거칠게라도 만들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이상했다. 책을 읽고 싶지 않았다. 억지로 읽으려고 했지만 도무지 읽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내면에 너무 집중해서 피곤해진 탓일까? 아니면 그림자의 심술일까? 혹은 아니마의 변덕스러운 기분일까? 낮에 목욕을 하고 이발을 했다. 그런데 목욕탕을 다녀온 후부터 왼쪽 귀가 이상하고 머리가 무겁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감기인 것 같지는 않은데...
저녁에 강남 압구정 역에서 부족 모임이 있었다. 모임에서 나는 밝았고, 유쾌했다. 그러나 사실 모임 내내 나는 피곤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했기에 그것을 감추고 싶었고, 감출 수 있었던 것 같다. 만약에 내가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낀 모임에서라면 점점 더 피곤해지고, 중간에 슬쩍 빠져나왔을 수도 있다. 어쩌면 한 바탕 소란이 일어났을지도 모른다.

이부영 박사님의 <아니마와 아니무스 : 남성 속의 여성, 여성 속의 남성>을 읽었다. '들어가는 말'과 1장 '아니마 아니무스란 무엇인가'의 절반 가량을 읽었다. 분량은 83p이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나지 않았다. 몸도 여전히 안 좋았다. 자고 일어나니 왼쪽 편두통이 더 심해지고, 왼쪽 귀 역시 왠지 모르게 거북했다. 그런 상태로 책을 읽었다. 그런데 책을 읽는 중에 간간히 마음이 밝아지는 순간을 체험하고, 밝아지는 마음을 느꼈다. 책을 읽고나니 몸 상태도 다소 편안해진 듯하다. 두통이 많이 가셨다. 책을 읽는 3시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아마 내면에서 일어난 일일텐데, 그게 무엇일까?
어제 오늘의 그 알 수 없는 마음의 정체는 나의 내적 인격, 즉 아니마와 관련이 있는 것일까? 그것에 관한 좋은 책을 읽으면서, 말로 명확하게 표현할 수는 없지만 어쨋든 이 어둡고 불쾌한 마음의 정체를 조금이나마 자각하게 된 걸까? 순간적인 자각이 의식화라고 볼 수는 없지만, 의식화의 전제 조건이자 전진임은 분명하다. 그래서 몸 상태가 한결 나아진 걸까?
모를 일이지만 한 가지는 확실히 깨달았다. 어제와 오늘 같은 마음 상태에 있을 때, 그런 때일수록 투사를 조심해야 한다. 왜냐하면 부정적인 투사가 일어나기 쉬운 조건이기 때문이다. 에너지 흐름이 원활하지 않거나 스트레스가 강한 상황, 알 수 없는 정감에 사로 잡혔을 때, 사람은 이 불편하고 불쾌한 것을 견디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혹은 더 빈번하게는 무의식적으로 다른 대상에게 이것을 옮겨 놓는다. 이게 바로 투사다. 이런 투사가 부정적임은 물론이다.
아니마는 무의식 속에 자리한 내적 인격이다. 무의식은 전체 정신 중 일부임에도 자아가 잘 모르는 부분이다. 그리고 대부분 고태적이고 미숙하고 열등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아직 의식화(분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의식화되지 못한 것은 표현(표출)도 열등하고 미숙하고 유치하다. 대부분의 투사는 부정적이다. 게다가 투사는 왜곡과 과장, 집착, 그리고 강렬한 정감을 수반한다. 아니마는 흔히 동성이 아닌 이성에게 투사하기 쉽다. 어떤 이성에게 왠지 모르게 끌리거나 한눈에 반하는 현상은 아니마 투사의 가능성이 높다. 이와는 반대로 아니마 투사로 인해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고 관계를 악화시키는 경우도 빈번하다. 둘 다 바람직하지 않다.
<아니마와 아니무스>를 적절한 시점에 재독하게 된 것 같다. 감사하고 다행스러운 일이다.

어제보다 몸 상태가 나아졌다. 머리는 다소 무겁지만 왼쪽 귀는 괜찮아진 것 같다. 더위를 먹은 건가, 아님 냉방병인가. 집에서 에어컨도 켜지 않는데, 버스에서 에어컨을 강하게 받아서 그런가. 모르겠다.
<아니마와 아니무스 : 남성 속의 여성, 여성 속의 남성>의 2장 '한국인의 꿈에 나타난 아니마 아니무스상'을 읽었다. 분량은 약 50p이다. 책에 나오는 한 사례자의 꿈(아니마가 등장한 꿈)이 내가 올해 2월에 꾼 꿈과 비슷했다. 많이 비슷한 건 아니지만, 꿈에 대한 표현 중 두 문장은 완전히 일치했다. 놀라운 일이다. 그 꿈을 꿀 당시에 분석심리학에 대해 거의 알지 못했고, 꿈이 의미하는 바도 전혀 자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분석심리학을 공부할수록 그 꿈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것 같다. 그리고 깨닫게 되는 내용이 놀랍다. 좀 더 두고 봐야겠지만.

<아니마와 아니무스 : 남성 속의 여성, 여성 속의 남성>의 3장과 4장을 읽었다. 3장 '밖에서 보는 한국인의 아니마 아니무스상', 4장 '정신과 임상에서 보는 아니마 아니무스 문제'. 아니마와 아니무스는 '그림자'보다 이해하기가 훨씬 어렵다. 그만큼 의식화하기도 힘든 것 같다. 이론이나 책으로 이해하기보다는 직접적으로 체험하는 게 낫다. 문제는 아니마와 아니무스 역시 그림자와 마찬가지로 미분화된 상태에 있다는 점이다. 아니마와 아니무스 체험은 유쾌하지 않다. 반대로 끔찍하고 심난하기 일쑤다. 아니마와 아니무스는 여전히 내게 질문과 물음표의 대상이다.

<아니마와 아니무스> 5장 '한국문화에 나타난 아니마 아니무스상'의 마지막 부분('불교와 여성, 관세음보살', '맺음말')을 읽었다. 이 책의 두번째 읽기가 이렇게 마무리됐다. '아니마와 아니무스'의 개념(이론)적 내용은 여전히 내게 어렵다. 하지만 경험으로는 희미하게나마 감이 온다. 아니마의 의식화가 내게 있어 필술적이고 큰 과제가 될 것 같다.
이 책에 이어 로빈 로버트슨의 <융과 괴델>을 읽었다. 원래는 이부영 박사님의 분석심리학 시리즈 마지막권인 <자기와 자기실현>을 읽을 생각이었는데, 계획을 바꿨다. <자기와 자기실현>은 다음 주 금요일에 떠나는 그리스 여행 중에 읽을 생각이다. <성격의 재발견>과 MBTI 교육 교재를 중심으로 MBTI 이론과 상담 내용을 총정리하는 과제도 남아 있는데, 이건 여행에서 돌아온 후에 진행할 생각이다. 대신에 여행 중에 <성격의 재발견>을 재독할 생각이다. <자기와 자기실현>과 <성격의 재발견>을 재독한 후에 두번째 과제를 진행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융과 괴델>의 1~4장을 읽었다. 1장 '르네상스의 이상', 2장 '학문의 탄생', 3장 '인간은 무엇을 알며, 또 그것을 어떻게 아는가?', 4장 '실용적 반응들'. 독서 시간은 2시간, 분량은 72p이다. 이 책은 수학과 철학과 심리학을 넘나들며 원형과 상징에 대해 다루는 것 같다. 1~4장은 이 책의 서론 정도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 책의 중심 내용이 뭔지 아직 잘 모르겠다. 어쨋든 내게 쉽게 다가오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원형과 상징에 대한 이해를 넓고 깊게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융과 괴델>의 12~15장을 읽었다. 12장 '괴델 증명의 배경', 13장 '발달의 원형 : 그림자', 14장 '발달의 원형 : 아니마/아니무스', 15장 '발달의 원형 : 자기'. 분량은 60p이다. 12장은 어려웠지만 13~15장은 재밌고 유용했다. 그 동안 가지고 있던 의문들 몇 가지를 풀 수 있는 단초를 얻었다. 이런 단초는 일종의 통찰의 형태로 내게 다가왔다.
내일과 모레, 한 동안 뜸했던 MBTI 상담을 진행한다. 내일은 이번에 나침반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제자와 상담을 진행하고, 모레는 문화 부족인 김욱진 님과 진행한다. 제자는 20대 중반이고 욱진 님은 40대 초반(?)이다.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내일 새벽에는 상담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MBTI 상담을 준비하기 위해 MBTI 교육 중에 받은 교재와 <성격의 재발견>에서 상담 관련 내용을 리뷰했다. 그리고 MBTI 연구소의 중급 교육을 신청했다. 오늘이 수강 신청 첫날이라 12시쯤 신청했는데, 대기자 22번째로 등록됐다. 아뿔싸! 교육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8월이 가기 전에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오후 4시에 시청역 근처에서 나침반 제자를 만나 MBTI 상담을 진행했다. 상담 시간은 2시간 10분이 걸렸다. 나침반 프로그램 직후에 진행한 상담인 관계로 평소보다 더 자세하고 충실하게 상담을 진행하고 싶었다. 오랜 만에 상담 실습을 해본 것인데, 이전보다 조금 나아진 것 같다. 그러나 이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표준적인 상담 프로세스와 자료를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습을 진행하다보면 완성도 높은 프로세스와 자료를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너무 조급해하지 않을 생각이다. 지금까지 분석심리학과 MBTI를 열심히 공부해왔다. 꾸준히 하면 분명히 좋은 전문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로써 4번째 상담이다. 원래 계획보다 상담 인원이 적다. 여행을 다녀온 후부터 부지런히 해야겠다. 내일 모레 김욱진 님을 진행하고, 여행 다녀와서 안명기 팀장님, 이인선 님, 고정욱 팀장님, 임소연 과장님을 진행할 생각이다.

<융과 괴델>의 16~19장을 읽었다. 16장 '괴델의 증명', 17장 '심리학적 발달 모델로서의 연금술', 18장 '융합의 비의', 19장 '원형으로서의 숫자'. 17장과 18장은 융의 연금술 연구를 다루고 있는데, 이제까지 잘 몰랐던 내용을 잘 요약한 것 같다. 특히, 18장은 융의 연금술의 핵심을 제대로 포착한 것 같다. 이 책의 백미라 볼 수 있다. 그리고 19장은 이 책의 결론에 해당되는데 수학과 괴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나에게는 쉽지 않은 내용이었다. 그럼에도 원형 가설의 관점에서 괴델과 융의 공통된 인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

상담을 준비하며 2시간 정도를 보냈다. 오후 7시부터 욱진 님과 상담을 진행했다. 상담 시간은 대략 2시간이었다. mbti 관점에서 보면 욱진 님은 스스로를 잘 계발해온 것 같다. 성격유형은 ESTJ로 나왔는데, 이것이 타고난 유형인지는 알 수 없다. 30대 중반을 넘어서는 중년기부터는 타고난 유형보다 3차기능과 열등기능을 발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욱진 님은 좋은 발달의 좋은 케이스인 것 같다.
내일 여행을 준비하고, 여행 전에 마무리할 일들을 처리하느냐 하루 종일 바빴다. 날씨가 더워서인지 체력이 딸리는 것 같다.

오늘, 늦잠을 잤다. 일어나보니 9시 30분. 기상 알람은 듣지도 못했다. 어제 무리를 해서인가. 일어나서 MBTI와 분석심리학을 공부하지 않고, 여행 준비를 했다. 오늘 밤 12시 비행기로 그리스(터키)로 떠난다. 여행 중에도 최대한 단군 프로젝트에 참여할 생각이다. 하지만 홈페이지에 출석 체크를 하고 단군일지를 올릴 수는 없을 것 같다. 인터넷 환경이 따르지 않을 듯 하다. 그래서 출석 체크와 단군일지를 현지에서 수기로 작성하고, 여행을 다녀온 후에 일괄적으로 올릴 생각이다. 여행 참가자 중에 단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서로 증인이 되어주면 좋을 듯하다.
여행 중에 공부하기 위해 책 2권을 가져간다. <성격의 재발견>과 <자기와 자기실현>이다.

8월 7일~16일까지 해외 여행(변경연 6기 해외연수)을 다녀 온 후 처음 쓰는 단군일지다. 여행 중에 새벽활동을 계속 하려고 했지만 거의 진행 할 수 없었다. 처음 3일은 어떻게 버텼는데, 그 다음부터는 어려웠다. 많은 날의 여행 일정이 일찍 시작되는 관계로 새벽 기상은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하지만 역시 활동은 하지 못했다.
시차 적응이 안 되서 인지 새벽부터 오후 2시까지는 멍한 상태였다. 그런 상태로 이부영 박사님의 <자기와 자기실현>을 읽었다. 여행 중에 조금 읽었는데 거의 기억이 나지 않아 처음부터 다시 읽기로 했다. 오늘은 1장 '왜 자기실현인가?' 중 '1. 분석 심리학에서 본 자아와 자기'를 읽었다. 분량은 92p이고, 재독이다. 처음 읽을 때 철저하게 읽지 않았음을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 느끼고 있다. 이번에는 좀 더 꼭꼭 씹으면서 읽어보자.

어제보다 컨디션이 더 안 좋았다. 좀처럼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자기와 자기실현>의 1장 2절 '자기실현 또는 개성화'의 1/3 정도를 겨우 읽었다. 분량은 30p이다.
나는 스스로 내면 탐험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탐험은 고통-죽음(심연)-부활의 과정을 거치는 것 같은데, 나는 지금 어디쯤 와 있는지 모르겠다. 확실히 심연 단계는 아니다. 아마 앞으로 더 큰 고통과 시련을 겪게 되리라 생각하고 있다. 이쯤에서 그만 두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심연은 언제쯤 올까? 그 시기는 또 얼마나 힘들까? 내가 잘 가고 있는 걸까? 이런 의문에 휩싸인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