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素賢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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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명상 시간에 ‘다이나믹 명상’ 시범을 보였다. 후에 나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게 된다. 한 수강생이 다가와 나에게 묻는다. ‘혹시, 접신(接神) 하셨어요?’ 순간 번뜩이는 섬광이 가슴을 스치고 지나간다. 사람들은 몸과 영이 하나가 되는 순간을 ‘접신(接神)’이라고 부른다. 그저 호흡에 집중하여 호흡 자체가 될 때 ‘접신(接神)’이라 이야기한다. 그 날 이후, 나는 어떤 신을 모시며 살고 있을까 상상해 본다. 내면에 살아 숨쉬는 신. 나에게는 나를 점지하고 돌보는 삼신(三神)이 존재한다.
첫 번째는 잡신(雜神) 이다. 나에게는 하나로 귀결되지 않는 잡스러운 ‘잡끼’가 있다. 때론 어수선하고, 때론 뒤죽박죽이고, 때론 함께 섞여 어울림을 만들어 낸다. 언제부터인가 ‘끼가 세다’, ‘끼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다. 얄팍한 재주가 많은 사람으로 묘한 불쾌감이 있지만, 이야기를 들을 때 마다 은근히 기분이 좋았다. 동양철학에서는 결국 ‘끼’는 생명의 에너지를 말하고 있다. 생명의 에너지가 세거나 많다는 것은 얼마나 멋스러운 칭찬과 질투인가. 잡신이 전해주는 ‘끼’는 나에게 매우 중요한 키워드다. 이것은 내 가슴속에 끊임없이 타오르는 분노의 불길이며, 사람들을 홀리는 힘이며, 이 사회의 기존 질서를 넘어 여성운동을 일으키는 원동력이며, 초월적 예술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열정이다.
두 번째는 지름신이다. 21세기의 기류를 타고 탄생한 신이다. 사람들은 자신을 통제할 수 없다는 두려움에 지름신을 부정적인 신으로 인식한다. 끊임없이 자신의 욕구를 억누르는 눌림굿을 한다. 하지만 나에게 지름신은 가장 자주 접신하는 신이다. 욕구를 만나면 즉시 사랑에 빠져 행동하고 싶어 못견디는 신이다. 나는 늘 언제 시작할 수 있는지 질문하고 또 질문한다. 아직 나에게 모르는 무엇이 있을지라도 나는 멈추지 않는다. 실패를 무릅쓰고라도 결정하고, 행동하고, 그 결과를 보면서 배운다. 그러지 않고서야 어떻게 신선한 사고를 유지할 수 있을까.
세 번째는 창조신(創造神)이다. 창조신은 내가 지극정성으로 모시는 신이다. 나란 존재를 지구별에 창조하셨으니, 그것만으로도 모셔 마땅한 신이다. 고로 나는 창조신의 자손이다. 창조신에 흐르는 피는 나의 몸 안에도 흐르고 있다. 창조신의 DNA는 내 골수 속에 출렁이고 있다. 창조성은 내가 만들어 낸 것이 아닌 만큼, 내가 만들어야 하는 무엇이 아니다. 혈관의 막힘없이 피가 흐를 수 있도록, 나의 몸을 열어놓기만 하면 된다. 몸의 힘을 빼고, 나의 근원인 창조신에게 온 몸을 던져, 신과 하나가 되면 된다. 피는 속일 수 없다.
삼신(三神)이 삼위일체가 될 때, 나는 온전히 내가 된다. 그것은 굿판에서 하는 내림굿과 다를 것이 없다. 내림굿을 할 때의 두려움과 공포는 우리가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 위한 기나긴 여정과 다르지 않다. 내안의 신들과 내림굿 판을 벌려보자. 자신의 강점을 찾았을 때, 자신의 일을 만났을 때, 내림굿을 하듯 신명나는 축제를 벌려보자. 두려워하지 말자. 굿판에는 훌륭한 리더와, 방석화랑이, 두 손 모아 끝까지 빌어주는 가족들과 친구들이 있을테니. 내면의 신을 찾아 접신(接神)의 삶을 누려보자.
당신은 오늘 어떤 신과 접신(接神)하셨나요?
* 방석화랑이 : 굿을 할 때 굿판에서 잔심부름을 하는 사람.
IP *.111.247.32
첫 번째는 잡신(雜神) 이다. 나에게는 하나로 귀결되지 않는 잡스러운 ‘잡끼’가 있다. 때론 어수선하고, 때론 뒤죽박죽이고, 때론 함께 섞여 어울림을 만들어 낸다. 언제부터인가 ‘끼가 세다’, ‘끼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다. 얄팍한 재주가 많은 사람으로 묘한 불쾌감이 있지만, 이야기를 들을 때 마다 은근히 기분이 좋았다. 동양철학에서는 결국 ‘끼’는 생명의 에너지를 말하고 있다. 생명의 에너지가 세거나 많다는 것은 얼마나 멋스러운 칭찬과 질투인가. 잡신이 전해주는 ‘끼’는 나에게 매우 중요한 키워드다. 이것은 내 가슴속에 끊임없이 타오르는 분노의 불길이며, 사람들을 홀리는 힘이며, 이 사회의 기존 질서를 넘어 여성운동을 일으키는 원동력이며, 초월적 예술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열정이다.
두 번째는 지름신이다. 21세기의 기류를 타고 탄생한 신이다. 사람들은 자신을 통제할 수 없다는 두려움에 지름신을 부정적인 신으로 인식한다. 끊임없이 자신의 욕구를 억누르는 눌림굿을 한다. 하지만 나에게 지름신은 가장 자주 접신하는 신이다. 욕구를 만나면 즉시 사랑에 빠져 행동하고 싶어 못견디는 신이다. 나는 늘 언제 시작할 수 있는지 질문하고 또 질문한다. 아직 나에게 모르는 무엇이 있을지라도 나는 멈추지 않는다. 실패를 무릅쓰고라도 결정하고, 행동하고, 그 결과를 보면서 배운다. 그러지 않고서야 어떻게 신선한 사고를 유지할 수 있을까.
세 번째는 창조신(創造神)이다. 창조신은 내가 지극정성으로 모시는 신이다. 나란 존재를 지구별에 창조하셨으니, 그것만으로도 모셔 마땅한 신이다. 고로 나는 창조신의 자손이다. 창조신에 흐르는 피는 나의 몸 안에도 흐르고 있다. 창조신의 DNA는 내 골수 속에 출렁이고 있다. 창조성은 내가 만들어 낸 것이 아닌 만큼, 내가 만들어야 하는 무엇이 아니다. 혈관의 막힘없이 피가 흐를 수 있도록, 나의 몸을 열어놓기만 하면 된다. 몸의 힘을 빼고, 나의 근원인 창조신에게 온 몸을 던져, 신과 하나가 되면 된다. 피는 속일 수 없다.
삼신(三神)이 삼위일체가 될 때, 나는 온전히 내가 된다. 그것은 굿판에서 하는 내림굿과 다를 것이 없다. 내림굿을 할 때의 두려움과 공포는 우리가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 위한 기나긴 여정과 다르지 않다. 내안의 신들과 내림굿 판을 벌려보자. 자신의 강점을 찾았을 때, 자신의 일을 만났을 때, 내림굿을 하듯 신명나는 축제를 벌려보자. 두려워하지 말자. 굿판에는 훌륭한 리더와, 방석화랑이, 두 손 모아 끝까지 빌어주는 가족들과 친구들이 있을테니. 내면의 신을 찾아 접신(接神)의 삶을 누려보자.
당신은 오늘 어떤 신과 접신(接神)하셨나요?
* 방석화랑이 : 굿을 할 때 굿판에서 잔심부름을 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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