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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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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9일 10시 55분 등록

쌀 과자 한 개….,

 

2011. 작년昨年이다. 맑은 마음, 좋은 벗, 깨끗한 땅이란 부제를 달고 있는 사이트에 들렀다.

그곳에서즉문즉설이란 코너를 접했다. 그 코너에 꽂힌 이유는 있다. 한가지가 아니니 이곳에 주저리주저리 다 풀 수는 없는 노릇이다. 처음에는 재미 있어서 듣기 시작했다. 마음에 와 닿는 제목에 클릭했다. 한 개 두 개 클릭수가 늘어만 갔다. 221개라는 꽤 많은 숫자의 동영상을 다 보았다. 그때 정한 삶의 개똥철학이다. ‘인생은 동전던지기, 쌀 과자 처럼 쿨하게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비슷비슷한 고민들, 그 고민을 들어주고 이렇게 생각하면 어때? 이렇게 생각하는 방법도 있는데…하면서 자주 사용하신 단어이다. 쌀 과자. 나도 쌀 과자 좋아한다. 마트에 가보면 맛있는 과자도 많다. 쌀 과자란 놈 사실 특별한 맛이 있는 것은 아니다. 처음소리는 바삭한다. 입안에 들어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스르르 녹아버린다. 경쾌한 소리가 좋아서 먹는다. 과자를 즐겨 하지 않는 내가 이따금씩 먹게 되는 과자다.

 

모두 애썼습니다. 연구원 10명을 발표합니다. 로 시작하는 글의 말미에 적어놓은 글. 시시한 글은 이 공간에 올라 갈 수 없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세요. 여러분은 이미 작가입니다란 말이 태산을 어깨에 얹은 기분이다. 그 동안은 인연이 닿지 않으면 그만이다. 이렇게 생각했다. 지금부터는 아니다. 그래서 더욱더 무겁다. 이제부터는 내 개똥철학에 기대어 볼 일이다. 그래 가볍게 가자. 쌀 과자처럼.

 

인연이란 말을 좋아한다. ‘지금 고민하는 것 10년 후에도 고민할 것 같으면 신중해라’. 그렇지 않으면 고민하지 마라. 긴 시간 동안 나를 지탱해 주었던 말이다. 그래서인지 내게 고민거리는 늘 사람이었다. 중심에는 사람이 있었다. 다른 것들은 순위가 밀렸다. 우선순위 말이다. 사람과의 인연은 수만 보아서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두수 세수 얼마나 많은 수를 읽어야 그 인연의 깊이를 알겠는가. 알 수 없는 일이다. 늘 최선을 다하고 마음을 다해야 하는 이유이다. 나름 간을 보는 기준은 있다. 누구나 그럴 것이다. 타인은 이해하기 힘든 나만의 자가 있는 모양이다. 어떤 이는 이야기한다. 내 자가 좀 이상하단다. 또 어떤 이는 이야기한다. 꽤 쓸만하다고. 후자에 동의한다. ? 내가 가지고 있는 내 기준이니까.

 

오다 보니 여기다. 오늘이다. 변경연 8기 연구원이다. 가끔 필연이기를 희망하지만 우연이다. 우연이 나를 끌고 왔다. 여기까지. 스승님이 내어준  첫 과제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라니. 시작은 얼마나 좋은가.  바로 좋지 않은 일이 붙을 수 있으니 더는 좋아하니 않으리라. 한시미학산책의 저자 정민교수 집단 인터뷰. 과제야 어찌되었건 그분과의 만남이 좋았다. 그냥 좋은 정도면 괜챦은데. 마음속에 이미 그분이 와 있었다. 고조 곤히. 어찌한단 말인가.

 

오늘날 자연의 본성인 신성神性은 누가 해석합니까? 누가 우리의 샤먼입니까? 우리를 대신해서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해주는 이는 누구입니까?’

 

캠벨은 대답한다. ‘그것은 예술가들이 해야 할 일입니다.’

 

시인도 예술가도 아니고, 초월적인 접신 경험도 해보지 못한 보통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캠벨은 대답한다. ‘방법을 가르쳐 드리지요. 아주 멋진 방법이랍니다. 방에 앉아서 읽는 겁니다.

읽고 또 읽는 겁니다. 제대로 된 사람이 쓴 제대로 된 책을 읽어야 합니다. 읽는 행위를 통해서 일정한 수준에 이르면,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마음이 즐거워지기 시작합니다. 우리 삶에서 삶에 대한 이러한 깨달음은 항상 다른 깨달음을 유발합니다.’

 

어렴풋하던 믿음을 확신으로 만들어준 글이다. 캠벨선생님 감사합니다!! 제대로 된 사람이 쓴 제대로 된 책을 읽는다? 쉬운 듯 하면서 어렵다. 제일 어렵다. 적당히 보다 더 어렵다. 제대로 된 사람 제대로 된 책? 내가제대로 된을 고를 수 있단 말인가. 이것도 해결해 주셨다. 나의 스승님께서, 제대로 된 책이 아닌 것을 텍스트로 삼지는 않으셨으리라.

 

정민교수는 연암과 다산을 스승으로 모시고 있다고 했다. 연암의 이야기를 하면서 눈빛과 낯빛이 달라짐을 느낀다. 천복을 찾아 행복하게 사는 사람을 보았다. 특히 연암에 대한 흠모는 눈에 뛴다. 연암의 주제는사이라고 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그 중간. 그곳에 무엇이 있다고 했다. 그 무엇에 늘 꽂혀 있는 사람이 연암이라고 했다. 아직 연암에 대한 앎이 없는 내가 뭐라고 하기는 어렵다. 그날 그분께서 그렇게 말씀하셨다. 사람과 사람 사이. 나라와 나라 사이. 옳음과 그름 사이. 선과 악의 사이. 손과 손 사이. 사이에 무엇이 있단 말인가. 어디쯤 있단 말인가. 대체 무엇이 있길래 사이란 놈은 무엇이든지 만들어내다가 또 무슨 짓 이든지 하게 하는가

 

인연은 사이가 사이를 물고 있는 꼴이다. 사이에서 허우적거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글속에서 허우적거리지 않을 일이다. 한발이라도 빼고 있어야 할 일이다. 보통사람이 신성을 해석하는 방법. 그 첫 번째 제대로 된 사람. . 나는 그분을 정민교수로 선택했다. 아마 쉽지 않을 것이다. 한글도 허우적대는 내가 한자漢字에 익사할지도 모른다

이제부터 사이사이를 더 열심히 살피고 살 일이다. 그 사이에 나와 우연의 인연이 있는 어떤 것을 찾을 일이다. 그것이 나를 끌고 갈 일이다. 행복한 오늘을. 

  

가지런할, 조화할, 옷자락

가지런하다. 같다. 같게 함. 갖추다. 정비함. 다 같이. 모두. 바르다. 가운데. 한복판. 나누다. 나뉨. 잇닿다. 한정하다. 제한. 자르다. 취하다. 빠르다. 재빠름. 삼가다. 엄숙함. 힘쓰다. 부지런함. 소용돌이. 배꼽. 오르다. 나라 이름. ()의 제후국. 전국 시대 7(七雄)의 하나. 남제(南齊). 북제(北齊). 조화하다. 음식의 간을 맞춤. 또는, 그 요리. 더하다. 한도. 여러 가지를 섞어 조제한 약. 옷자락. 재계(齋戒)하다. 공손하다. 삼가는 모양. 자르다. 가지런히 하여 자름

 

  , 사이

. 사이. 중간. . . 주변(周邊). 들이다. 받아들임. . 무렵. 요즈음. 요사이. 잠깐. 줄이다. 간략하게 함. 몰래. 가만히. 나누다. 분별함. (). 방 넓이의 단위. 사물의 상태. 사이. 간격. 상거(相距). 빈틈. 불화(不和). 계제. 기회. 떨어지다. 사이를 둠. 다르다. 구별됨. 멀어지다. 사이가 멂. 바뀌다. 갈마들다. 헐뜯다. 비방(誹謗). 엿보다. 간첩(間諜). 관여하다. 참여함. 섞다. 섞임. . 다름. 부당함. 막다. 막힘. 병이 조금 낫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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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09 13:41:40 *.68.172.4

길수님의 글을 천천히 읽으면서 어느새 저의 경우를 대입하게 되네요. 그리곤 함께 길을 가는 벗으로서 애정을 가지게 됩니다.^^ 길수 형님은 겸허한 마음으로 범인의 자리를 자청하시네요.ㅎㅎ 그래서 더욱 마음에 듭니다. 원래 불완전한 신이 사랑스러운 법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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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09 14:53:35 *.120.78.130

ㅎㅎ 나도 길수 행님이 점점 좋아 질라 한다.

난 정민 교수를 뵙지 못했건만 나로 하여금 연암의 글을 읽어 볼 마음을 먹게 한 것을 보면...

그 분의 연암 선생 흠모는 도를 넘지 싶다.

 

쌀과자 한개 ..제목과 내용은 무슨 관계가 있는건지?

제목이 멋있긴 한데...

회의 들어가야 할 맘으로 봐서 그런가.

다시 나중에  찬찬히 읽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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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09 15:04:04 *.114.49.161

길수 형님^^  작년에 참새방앗간으로 삼으셨던 사이트가 아니라 오프라인 법당을 저도 오래 들락거렸어요. 스물두살부터 이 도시로 이사오기 전까지 최소 일주일에 한 번 갔지요. (이사온 지는 2년) 제 두번째 집입니다. 첫번째 집에서 아부지가 이름을 주셨고, 두번째 집에서 스승님이 이름을 주셨어요. 변경연은 세 번째 집.  정민교수님 방에서 보던 형님의 얼굴의 뜻을 알락말락합니다. 사랑스러운 형님^^ 그리고요, 형님 정민 전작주의 하시려면 시간 쫌 걸리시겠습니다. 워낙 다작 작가라....그날도 올해 나올 책만도 여러 권이라 하시두만요. 하지만 꼭 책걸이로 막 자랑질 하고 소문내주세요. 한 권 끝낼 때마다요. 술 한 잔은 꼭 사 주세요. 세상에 함민복 투가리 시를 다 외우는 사람이 어디 있답니까? 흥이예요. 술 얻어 마시면서 길수형님이 정민교수님 책을 끝장내시라고 천지신명께 빌겠습니다. 딸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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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09 17:31:53 *.51.145.193

간결하고 깔끔한 형님의 직선의 글에서 항상 무디고 휘어진 내 글이 부끄럽습니다.

깊이 배우겠습니다. 명료하게 지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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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10 00:36:45 *.142.242.20

쌀과자 나도 좋아하는데! 

길수 형님 가진 매력에 다들 빠지셨군요. 훗! 저도 그런데 ^^

레이스 할때도 댓글로 툭 던지셨는데 

저는 뻥 뚫리는 시원함을 느꼈었답니다. 

오늘도 그러네요. 

아.. 태산을 어깨에 얹은 기분.. (깊이 공감)


형님! 우리 목요일에 신나게 춤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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