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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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휘몰아쳤습니다.
창문을 통째로 흔들어대는 바람소리에 밖으로 나가 한참을 걸었습니다.
특별히 어디랄 것도 없이 발길이 가 닿는 대로 바람이 부르는 대로 돌아다니다가
저녁이 되어서야 펄럭이는 바람냄새를 안고 돌아왔습니다.
문득 어렸을 때도 그랬음을 기억합니다.
유년기, 새까맣고 빼빼 말랐고 겁이라도 집어먹은 듯 동그랗고 까만 눈을 가졌던 촌뜨기 지지배 시절,
그때도 바람이 부는 날은 바람의 손짓에 따라 산으로 들로 헤매고 다녔었습니다.
아이였을 때부터 바람에 매혹 당한 것을 보면 아마도 기질적인 것이겠지요.
줄 끊긴 연처럼 하염없이 날아가고 싶은, 펄럭이는 바람이 휘감길 때마다
나부끼고 흘러가고픈 마음이 되는 것은…,
바람만 불면 그 소리에 이기지 못하고 펄럭거리며 밖으로 나서게 했던 것,
바람의 손짓에 하염없이 나를 내 맡겼던 것은 무엇일까요?
스스로도 어쩌지 못하는 자유를 향한 뜨거운 갈망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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