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ampo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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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2-1. 신화 --- 끝나지 않은 길 (The Unending Journey |
1. 천복 탐색-그윽한 행복감 (몇 장의 이미지들)
2. 대극(맞섬)-그곳에서 한판 뜨다(분노의 까르마)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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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윽한 행복감
*
내가 중 2학년 때었던가?
여중시절 사춘기 때 이야기다.
나를 완전히 사로잡는 사진 몇 장이 있었다.
그 당시 한참 유행하던 프로야구 두산팀의 '박철훈 아저씨' 사진도 아니고 칼리만자로의 표범을 불렀던 마왕, '조용필 오빠의 사진'도 아니다. 그들보다 더, 강렬하게 나의 시선을 꼼짝없이 멈추게 하고 내 심장이 부풀어 올라 바알갛게 피가 도는 흥분감에 사로잡히게 하는 '역사 속 한 장소의 사진'이다.
온 몸의 떨림을 느끼며 그 장소에 빨려든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어느 듯, 사진을 양 손에 잡고 느꼈던 순간의 짜릿한 찰나가 지나가고... 내 가슴 속 달아올랐던 흥분은 가라앉는다. 내 까만 동공의 경직도 서서히 풀리었다. 이내 나는 편안함을 찾았다.
그리곤....
이미 나는 그 사진 속을 거닐고 있었다.
**
하얀 대리석 바닥을 따라 회향을 돌 듯 맨발로 차분히 건물을 따라 걷는다. 건물의 벽면을 둘러싸듯 한 줄로 둘려 쳐 흐르는 신비로운 문양이 눈이 띈다. 만지고 싶다. 하얀 대리석 벽면에 손바닥을 가져다 댄다. 차갑다. 하지만 맨질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나를 흡족시킨다. 그 느낌을 따라 가다가, 건물의 벽면을 타고 흐르는 녹청색과 자주빛이 선명한 신비로운 문양들 하나하나를 만지작거린다.
바로 그때, 건물 반대편 저 멀리서 저녁놀이 타오른다.
바알간 빛살들이 서서히 몰려와 퍼져나가며 하얀 대리석을 물들인다. 세상은 온통 발갛게 물들고....
그러다 이내, 하얀 대리석 건물은 거어멓게 어둠이 내려앉는다.
‘아, 눈물이 난다. 이 감정은 무엇일까?’
중 2학년 사춘기 소녀였던 나는 왜 이런 떨림이 있는지 왜 이런 느낌이 드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사진들은 내 가슴이 들어왔고 나는 자연스레 마음을 먹는다.
'여기를 가보고 싶어....언젠가는 꼭 갈거야...아니 그냥 가게 될 것 같아....'
***
그리고 20 여 년이 지난 2005년 가을, 나는 6살 난 딸과 함께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계속)
@ 20년 후-(비행기 안)
"언제 도착하지...? 난 코끼리를 탈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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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복 발견-몇 장의 이미지들
인도- 타지마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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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그리고 20년에서, 8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지난 2013년 6월의 오늘
나는 나도 모르게 빠져들었던 '내가 이미 존재했었던 그곳들'을 다시 돌아보며
이 글을 쓴다.
--- 서은경 씀 (2013.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