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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렌에 대하여
8살 때 유괴를 당했다. 테세우스와 친구에 의해서다. 이 때는 전차나 과속으로 부르릉거리고 소녀납치나 했던 테세우스는 잘 자라나서 나중에 아리아드네의 도움을 받아 크레타섬의 미궁에서 미노타우로스를 죽인 영웅이 되었다. 8살 꼬꼬마인 헬렌은 아르테미스 신전에 제물을 바치러 가서 제의적인 춤을 추고 있었다. 사냥과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는 성장중인 소녀들의 수호신이기도 했다. 헬렌은 그 신전에서 납치를 당한 거였다. 두 사내는 서로에게 제우스의 딸을 얻어주기로 약속을 했었다. 납치를 마치고서 제비를 뽑았다. 이긴 놈은 헬렌을 차지하고, 진 사람이 지하로 내려가서 페르세포네를 차지하는 걸 거들기로 했다. 테세우스가 이겼다. 일단 어머니한테 여자아이를 맡겨놓고 친구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하로 내려가보니 이미 페르세포네는 하데스에게 납치되어 지하세계의 여왕이 되어 있었다. 그 동안 헬렌의 오빠들이 와서 누이를 데리고 돌아가버렸다.
식겁한 헬렌의 아버지 틴다레오스는 서둘러 사위를 뽑았다. 아버지는 딸의 신랑감으로 지원한 젊은이가 너무 많아서 고민이었다. 누굴 선택하든 거절당한 사람들이 혹시나 분란을 일으켜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위태롭게 할까 걱정이 될 정도로 많은 구혼자가 몰렸기 때문이다. 한 사람에게 여자가 돌아가면 뭔 사단이 나도 날 것이라 생각했던 건 그녀의 아버지 뿐만이 아니었다. 마침 꾀가 많은 오디세우스가 만약 헬렌의 혼처가 누구에게 정해지더라도 구혼자 모두가 연합해서 헬렌의 남편을 도와주기로 결의를 했다. 이 약속이 트로이전쟁이 나자 헬렌의 남편 편을 규합하는 근거가 되었다. 메넬라오스 청년이 당첨되었다. 헬레나는 동생인 메넬라오스에게 언니인 클리타임네스트라는 아가멤논에게, 이중사돈의 결혼식이 치뤄졌다. 그 과정에서 중재를 고맙게 여겨 틴다레오스는 오디세우스에게 조카딸 페넬로페이아를 중신 섰다. 틴다레오스의 아들들이 모두 죽었기 때문에 사위인 메넬라오스가 왕위를 물려받았다. 헬레나는 남편과의 사이에 딸 헤르미오네를 낳았다.
결혼하기 전에 헤라클레스와 연분이 있었다. 테티스여신은 가장 아름다운 여자를 아들에게 주고 싶었다. 헤라클레스는 헬렌을 보자마자 마음이 동해서 그 자리에서 헬렌과 잤다.
헬렌과 함께 화약고 앞에 있던 남자, 헬렌의 정인은 파리스다. 그는 트로이의 왕과 다산을 했던 왕비 헤카베의 아들이었다. 이 아이가 태어날 때 ‘나라를 망하게 할 사람’이라는 신탁이 있었다. 그로 말미암아 트로이가 멸망할 거라는 거였다. 피는 물보다 진하고 신탁보다 세서 차마 어머니는 신생아를 죽이지 못한다. 그래서 강물에 띄워진 모세, 끈을 달아 내린 오이디푸스의 탈출에 버금가는 빼돌리기와 혈족세탁을 포괄하는 신생아 구출작전을 통해 파리스는 이데산에서 양치기로 자라난다. 파리스가 트로이전쟁과 연루되기 시작하는 건 불화의 여신 에리스의 황금사과 때문이다. 에리스는 자기만 결혼식에 초대를 받지 못한 것이 괘씸했다. 결혼식의 당사자는 테티스여신과 인간 남편 펠레우스왕이었다. 두 사람 사이에서 아킬레우스가 태어났다. 그 보다 두 사람의 결혼담을 더 말한다면 은빛 발을 가진 바다의 여신 테티스에게 붙어있는 라벨 ‘테티스의 아이는 아버지를 능가할 것’이라는 신탁이 부담스러워했던 제우스는 은근히 테티스에 마음이 있었지만 인간에게 시집보내 버린다. 테티스 여신은 불멸의 신이 인간과 결혼해야 한다는 결정이 대단히 불쾌하고 자존심 상했다. 펠레우스가 그녀를 꼭 잡자 때로는 불이 되고 때로는 물이 되고 때로는 짐승이 되어 도망가려고 했다. 그러나 뚝심남 펠레우스는 테티스가 원래의 아름다운 여신으로 돌아올 때까지 꽉 잡고 있었다. 깜빡했는지 아니면 실제로 친분이 없었는지 테티스여신은 에리스여신에게 청첩장 주는 걸 누락했다. 모두가 먹고 웃으며 즐기는 혼인 피로연장에 나타나 황금 사과를 하나 던지면서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 바친다고 말한다. 그 사과를 차지할 만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세 여신 헤라, 아프로디테, 아테나가 나섰다. 그런데 판정의 뒷담화를 예측하고 골치가 아파진 제우스는 이 심판을 은근슬쩍 이데산의 목동 파리스에게 넘겨버린다. 파리스는 여신들이 자신에게 주겠다는 걸 보고서 승리자를 정했다. 헤라는 유럽과 아시아의 군주가 되게 해주겠다고 했고, 아테나는 모든 전쟁에서의 승리와 영광을, 아프로디테는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주겠다고 했다. 파리스는 아프로디테의 손을 들어주었다. 문제는 그 때 그 가장 아름다운 여인 헬레나가 이미 유부녀였다는 거다. 그러니까 소원을 좀 상세히 입력을 해야 하는데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을 빠뜨린 거다. 어느날 메넬라오스는 이웃나라 왕자를 대접한다. 공교롭게도 그는 다음날 중요한 약속이 있었다. 그는 아내에게 손님을 잘 대접하라고 이르고 일을 보러 간다. 며칠 걸리는 길이었다. 헬레나와 파리스는 그 사이에 불타오른다. 메네라오스가 돌아왔을 때 안방은 비어있었다. 헬레나는 짐을 싸들고 청년을 따라 트로이로 가 버렸다.
군대는 트로이로 진격했다. 한편 헬렌은 트로이에서 어떻게 지냈을까? 트로이성에는 두 가지 의견이 있었다. 하나는 헬렌을 비난하는 쪽이었다. 한 쪽은 전쟁은 신의 예정대로 이루어진 일이라며 헬레나에게 따듯하게 대한 쪽이다. 프리아모스왕과 파리스의 형인 헥토르의 관점도 그러했다.
결과적으로 트로이전쟁은 연합군의 승리로 끝이 났다. 전쟁은 참혹했다. 여자와 아이들에게는 더욱 그러했다. 끝이 나는 장면에서 헬렌은 어찌 되었을까? 그리스비극에서는 정황을 이렇게 그린다. (메넬라오스가 헬렌의 아름다움에 굴복하는 장면 인용하기)
다시 헬렌의 아름다움에 굴복된 메넬라오스는 헬렌을 죽이지 않는다. 메넬라오스의 배에 태워져 전리품처럼 고국으로 돌아오는 걸로 된다. 그녀가 고향을 떠난 지 몇 년 만일까? 전쟁이 10년을 끌었으니 최소한 10년은 흘렀다. 헬렌이 두고 갔던 딸은 결혼할 나이가 된 처녀로 자라 있었다. 돌아온 헬렌이 어떻게 상황을 맞이하였는 지를 알려주는 부분이 있다. (이 부분을 찾아 인용하시오) 헬렌은 중세를 거쳐 다시 파우스트에서 다시 불려 나온다. 파우스트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과 살아보고 싶었다. 헬렌은 파우스트와의 사이에 딸을 낳고 산다. 이렇듯 헬렌은 ‘가지고 싶은 여자’의 상징이다. 한 번 보기만 하면 저절로 몸이 녹는 여자였나 보다.
사랑을 위한 전쟁이어서 전쟁이 낭만적이었다고? 세상에 낭만적인 전쟁 따윈 없다. 천 척의 배를 띄울 수 있는 아름다움을 가진 여자, 헬렌, 납치를 당해 스톡홀름 증후군을 앓을 수도 있는 헬렌, 많은 사람들이 구혼자로 나서서 그 중 자신이 결혼해서 살 신랑을 자신이 아니라 아버지가 선택을 해줘서 따라가 살게 된 헬렌, 그리고 결혼을 한 상태에서 갑자지 사랑하는 이를 만나 가정을 두고 떠나는 헬렌, 다시 돌아온 헬렌. 헬렌은 이 모든 것들이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그녀는 행복했을까? 그녀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떨까? 어떤 여자들은 아름다움이라는 재능과 함께 남자들에게 사랑을 불러일으키는 치명적인 매력이라는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 여자는 어떻게 하면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재능을 활용해서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 수 있을까? 이 물음에서 이 꼭지는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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