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은 김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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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선을 봐서 만났는데, 작은 회사에 근무중이었다. 학위가 있기 때문인지, 회사 규모 대비 연봉은 적지않았다.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세일하는 것이 그녀의 업무다. 이를테면, 제약회사가 시제품을 만든다. 실제로 시험하기 전에, 분자를 이리저리 합성해 보는 프로그램이다. 컴퓨터로 시뮬레이션 하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단, 가지고 있으면 좋지만, 당장 급한 프로그램은 아니었다. 수요가 활발하지 않고, 시장이 작았다. 결혼을 하고 애를 낳자, 회사는 사직을 권했다.
IP *.123.110.13
실업급여를 타기 위해, 노동부에 찾아갔다. 그곳에서 2시간 동안 교육을 받아야, 실업 급여를 수령할 수 있다. 이력서를 형식적으로나마 제출했지만, 학력이 너무 높기에 갈 수 있는 곳은 없었다.
지식 기반 사회에서 중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다. 오히려 지식은 방해가 된다. '정보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생각에 정보 수집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정보가 모이면, 하나로 결론이 나는 것이 아니다. 각 정보가 지향하는 바는 제각각이다. 오히려 의사결정에 혼란만 부른다. 체지방을 줄이기 위해서 해야할 것은, 운동 밖에 없다. 몸을 많이 움직여야 살아남는다.
난 많이 배웠을까? 적어도 우리 부모님 보다는 많이 배웠다. 이제는 더 배워서는 안된다.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는 것은 맞다. 비지니스 환경은 지금 이 시각에도 변하고 있다. 하지만, 공부를 핑계로 실행이 차순위로 밀려나면 잘못 들어선거다.
경력이 끊긴다는 것은 생각보다 안좋다. 특히 주부의 경우는 그 단절이 더 심하다. 여성능력센터에서 아주머니들을 대상으로 일한 경험이 있다. 경력이 끊긴 주부를 위해, 교육을 진행했다. 아주머니들은 우수한 인재들이다. 전직 스튜디어스, 프로그래머, 대기업 디자이너가 있었다. 다수가 대졸이다. 여성은 결혼하면, 10명중 7명이 어쩔수 없이 퇴사한다. 회사일과 육아를 병행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애들 키워놓고, 일할려고 보니 갈곳이 없다. 못해도 3, 4년은 육아에 전념해야 하는데, 그 공백을 받아줄 회사는 없다.
여성 능력센터는 그런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아주머니들은 이를 악물고 공부를 했다. 복습할 시간이 없기에, 새벽에 식구들이 잠들면 과제를 해야만 했다. 컴퓨터를 켤줄도 모르던 사람들이, 홈페이지를 만들고 프로그래밍하는 모습에 감동했다. 하지만, 8개월 IT 교육을 받았다고 기업에서 모셔가는 인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주부는 제약이 많다. IT쪽은 예사로 날밤을 샌다. 월급이 많은 것도 아니다. 적은 월급을 받기 위해, 살림이 펑크나면 남편들은 분노한다. 그녀들이 취업하는 곳은, 이러닝콘텐츠 업체가 대부분이었다. 이쪽은 신생산업이지만, 이미 포화상태다. 단가가 낮고, 단순 노가다다. 같은 그림을 짦은 시간에, 최대한 많이, 싸게 해내는 업체가 일감을 얻는다. 예전 우리 어머니들 전화번호부 풀칠하고, 솔잎 만들었던 부업과 다를 게 없다. 디지털 노가다. 주부들은 단순 노동자로 전락한다.
몇몇 연락이 되는 사람중에 기업을 일군 사람은 하나도 없다. 흔하디 흔한, 쇼핑몰 하나 운영하는 사람조차 없다. 그녀들이 필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다. 하나에 전념할 수 있는 비지니스 환경이다. 교육의 취지는 좋았지만, 성과는 없었다. 이 교육은 누굴 위한 것이었을까? 차라리 이렇게 생색만 내고 끝낼 바에는, 이런 기관은 없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아내는 가게에서 카운터를 본다. 써빙을 보고, 닭뼈다귀를 치운다. 나도 만만치 않다. 난 학사학위가 2개다. 군대를 26개월 마치고 나니, 바로 복학을 했다. 남들 보다 1년 벌었다는 생각에, 다른 학교로 편입을 했다. 덕분에 첫직장은 좋은 회사에 취업할 수 있었다. 나는 첫직장이 마음에 들었다. 여행업은 월급이 짜다. 어머니는 내복은 안중에도 없고, 내 첫월급에 상심하셨다. '학교 2개나 보냈는데, 월급이 이게 뭐냐.'
돈을 벌기 위해서 공부하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가지고 있는 것을 써먹지 못하다면, 바보다. 이제 경영을 해야하는 것이 숙제다. 경영이란, 어디에 에너지와 시간을 쏟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행위다. 당연 그 목표는 성과다. 우리는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 아쉬움을 무릎쓰고 몇개는 포기해야 하고,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무역협회는 결국 경영을 해서 살아남았다. 당뇨병 만큼이나 무서운 학력 과잉 상태에서 어떻게 체지방을 줄일 수 있을까? 어떻게 스스로를 경영해야할까?
지식 기반 사회에서 중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다. 오히려 지식은 방해가 된다. '정보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생각에 정보 수집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정보가 모이면, 하나로 결론이 나는 것이 아니다. 각 정보가 지향하는 바는 제각각이다. 오히려 의사결정에 혼란만 부른다. 체지방을 줄이기 위해서 해야할 것은, 운동 밖에 없다. 몸을 많이 움직여야 살아남는다.
난 많이 배웠을까? 적어도 우리 부모님 보다는 많이 배웠다. 이제는 더 배워서는 안된다.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는 것은 맞다. 비지니스 환경은 지금 이 시각에도 변하고 있다. 하지만, 공부를 핑계로 실행이 차순위로 밀려나면 잘못 들어선거다.
너무 많은 정보가 해일처럼 밀려와서, 어안이 벙벙한 상태. 이 것이 요즘 우리의 모습이다. 각종 정보매체는 알아도, 몰라도 그만인 정보를 끊임없이 뱉어낸다. 이런 정보는 사람의식에 영향을 미친다. 정보화 시대의 차별화란, 고급 정보가 아니라, 정보 자체를 차단한 상태에서 나온다. 실행이야말로, 정보화 시대의 보석이다.
아내는 얼마전부터 새로운 사업을 준비중이다. 교육사업인데, 박사학위가 마켓팅에 도움이 되리라 예상한다. 나는 내면으로의 탐색을 멈추고, 외식업에 몰입할 생각이다. 나에게 경영이란 생각을 줄이고, 실행을 늘리는 것이다.
[옛날에 소시지 기계가 두 대 있었다. 이 기계들은 돼지고기를 원료로 하여 맛 있는 소시지를 만들 수 있도록 정교하게 제작되었다. 이 중 한 대는 돼지에 관심이 많아서 엄청난 양의 소시지를 생산했다. 하지만 다른 한 대는 '돼지가 나한테 무슨 소용이람?' 내가 하는 일은 돼지보다 훨씬 훌륭하고 재미 있는 일이야'라고 말했다. 이 기계는 돼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끊고, 자신의 내부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원료의 제공이 중단되자, 이 기계는 작동을 멈췄다. 자신의 내부에 대해 연구를 하면 할수록, 이 기계에게는 자신의 내부가 점점 공허하고 어리석은 것으로 보였다. 이제껏 맛 있는 소시지를 만들어온 정교한 장치들은 모두 정지했으며, 이 기계는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 ]버트런트 러셀_행복의 정복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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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혹시 '밥장'이라는 일러스트레이터 아세요? 아마도, 형 근무중인 회사 다녔던 것으로 아는데...아닌가?
그냥 궁금해서요.
블로그는 요기-->http://blog.naver.com/jbob70/
항상 좋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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