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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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꿈은 일생동안 미국의 대통령이 되기보다는 단 일년이라도 좋으니 무법자가 되는 것이다.
– ‘톰 소여의 모험’ 중에서
톰 소여는 꿈 보다 해몽이 좋은 헤르메스다. 이모로부터 담장을 페인트칠하라는 벌을 받은 톰 소여가 재미(fun)라는 요소를 끌어들여 동네 아이들에게 돈 받고 페인트칠을 시킨 이야기를 기억할 것이다. 페인트칠이 벌이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벌로써 부과된 페인트칠을 자발적 놀이로 승화시킨 해석의 지혜가 기억에 남는다.
요즘 이런 체험 마케팅이 지역 축제를 중심으로 성행하고 있다. 지난 주말 강원도 양구에서 ‘펀치볼 시래기 축제’가 열렸다. 시래기는 무의 줄기와 잎을 말린 것으로 겨우내 처마 밑에 새끼로 엮어 말려 놓고 서민들의 속을 든든히 채워주던 빈자(貧者)의 음식이었다. 웰빙 바람을 타고 시래기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건강식품이 되었다. 축제 주최측은 시래기에 ‘향수(鄕愁)’라는 요소 외에 ‘펀치볼’이라는 지명 브랜드와 ’유일한 민통선 이북 마을’이라는 희소성을 가미시켰다. 화채그릇을 연상시킨다고 하여 펀치볼로 명명된 이 분지 지역은 한국 전쟁 당시 손에 꼽히는 격전지였고 지금도 남북 대치의 긴장감을 실감할 수 있는 곳이다. 작년 이맘때 체험한 문경 사과축제는 대상만 바뀌었을 뿐 톰 소여의 지혜를 그대로 차용한 상품이었다. 관광객들에게 휴대용 종이 박스 하나씩을 나눠 주고 사과밭에 풀어 놓는다. 관광객들은 연신 상기된 표정으로 밭을 돌며 사과를 따서 정성스럽게 박스에 넣는다. 일당 3~4만원은 줘야 할 일을 도리어 체험 상품으로 팔고 밭 주인이 하는 일은 박스 무게가 2kg가 넘는지 저울 눈금을 확인하는 게 고작이다.
여기서 두 가지 시사점이 눈에 들어온다. 관점의 전환이 갖는 시장 가치와 다수의 관점이 갖는 힘이 그것이다.
구매자는 새롭게 부여된 가치에 기꺼이 돈을 지불했다. 그러나 치장되었을 뿐 그 가치의 본질은 본래 있었던 것이다. 시야에 들어오지 않은 가치를 재조명해 구매자의 의식 속으로 부각시킨 것이 판매자가 창출한 부가가치이다. 구매자는 그것을 스스로 창출하는 대신 돈을 주고 소비했다.
장소를 시장에서 우리의 주변으로 옮겨 본다. 시장에서 비교적 수월하게 수용되었던 관점의 자유는 생활의 문제로 전환되면 낯가림을 당하곤 한다. ‘상식’이 다수와 흑백의 논리 위에서 똬리를 틀고 있기 때문이다. 철학의 논제였던 진리가 우리 시대에는 ‘상식’으로, ‘여론’으로 개명하고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듯 하다. 다수의 편이 된다는 건 다수의 목소리에 편승하여 나의 가치를 실현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옳고 그름의 이분법은 복잡다단한 삶을 명쾌하게 결론 내고 분산된 힘을 내 편으로 끌어들이기에 좋다. 다수에 참여하는 건 최단거리를 선택한 것과 같이 효율적인 일인지 모른다. 그러나 효율을 위해 간류를 남기고 천 개의 지류를 묻는 것이 유익한 결과로 이어질지는 두고 볼 일이다. 수 많은 지류를 통해 땅은 물을 공급받고 거기에 조성된 생태계에 동식물은 터전을 마련한다.
간류를 타는 것이 스피드는 나을 지 모르지만 거기서는 부가가치란 퇴적층이 쌓이기 어렵다. 다수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사실에서 눈을 돌려 나의 가슴이 뛰도록 사실의 메시지를 변용하는 것이 미래의 블루오션이 아닐까.
꿈 보다 해몽이라 했다.


말을 타고 달리는 사람도 있고, 런닝머신 위에서 달리는 이도 있다.
더러는 골방의 의자에 틀어앉아 상상의 나래를 펴고, 간혹 피곤한 날개를 기지개로 달래기도 한다.
지난 밤 짧지 않은 수다 끝에.. 녀석의 손끝에서 무엇이 나왔을까.
올커니.. 톰소여.. 일과놀이..그랬구나..음~ 펀치볼? 어라? 문경 사과축제.. 그래 톰소여 이야기를 그래서 꺼냈구나..
좀 더 볼까.. 관점의 전환? 시장가치... 다수의 힘... 그래서 결론은 블루오션..
무슨 책을 써얄지를 고민하고 있군..음...
지속적이고 일상적으로 나를 자극할 수 있는 거가 뭘까? 내가 지치지 않고, 재미지게 써갈 거라면... 그런 소재로 시작해보는 것이 좋을텐데... 나의 24시간 중 많은 시간을 차지하고 있고, 매일매일 자극을 받고 있는 것.. 세준이 이야기?
진철이 말대로 세준이와 니체를 섞어볼까? 천개의 눈... 내가 세준이를 보는 눈은 몇 개나 되지?
세준이를 보는 세상의 눈은 또 몇개나 될까?
그래,.. 다른 사람은 쓰지 못하지만, 나는 쓸 수 있는 것...
똑같은 뜨거운 물인데, 갈아 놓은 커피의 종류에 따라 나오는 커피맛은 다르게 마련이지..
진철이 저 자식은.. 무슨 물고기 이야기를 또 써놨네? 종잡을 수 없는 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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