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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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은 내가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된 것에 진심으로 감사한다. 나는 이제껏 꿈이 없었다.
그래서 꿈을 찾기 위해 이곳에 왔다. 얼마 전 ‘낯선 곳에서의 아침‘을 읽고 일주일간 단식을 시도했고, ’단군의 후예‘에 참여케 되었다. 이것이 행운일지 아닐지 100일후에 결정될 것이다.
새벽시간과 새벽활동
○새벽시간 : 5시~7시
○새벽활동 : 산책1시간, 과거회상 글쓰기, 스케치, 책읽기 등
나의 전체적인목표
○나와의 싸움에서 승리하여 자신감을 찾자
○나에게 적합한 구체적인 꿈을 찾자.
중간목표
○나의 성찰기를 매일 10쪽씩 쓴다.
○100일 동안 책 20권을 읽자
○하루 2장씩 스켓치를 하자
목표달성 과정에서 직면하게 될 난관과 극복방법
○포기하려는 생각
-거울보고 새벽에 일어나 ‘멋진 순호’ 라고 외친다.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내가 좋아 하는 일에 집중하고, 땀 흘리는 모습과 희열하는 모습을 상상한다.
○체력저하
-예방이 최선이다. 우선 잠자는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매일 따뜻한 물을 꾸준히 먹는다.
목표를 달성했을 때 내 삶에서 일어날 긍정적인 변화 묘사
○100일은 지금까지 내 삶에서 너무나 짧다. 그래서 획기적인 무엇이 바뀌리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러나 어떤 변화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한다. 삶을 자신의 의지대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찾을 것 같다.
목표를 달성했을 때 나에게 줄 보상
○나 자신에게 한 번도 선물을 한 적이 없다. 그래서 이번엔 가능한 선물을 하고 싶다. 근래 들어 좋은 만년필 갖고 싶었다. 의미가 있는 만년필이 나에게 생기길 기대해 본다.
61일차(11/9)
11:00/04:40 ~6:00 마을길, ~7:00 일기쓰기, 책읽기-짜릿하게 따뜻하게-이시은
아침산책을 조금 줄이기로 했다. 오전에 하는 배드민턴과 겹치는 날은 새벽 산책을 생략하기로 했다. 우선 오늘은 마을길을 30여분 돌면서 새벽시간을 조절했다. 향기로운 새벽의 냄새가 코를 스친다.
한 노숙자가 있습니다.
그는 어떤 집의 쓰레기통을 뒤지다가 버려진 아기를 발견합니다.
아기가 너무도 해맑게 그를 보고 웃습니다.
그는 아기를 기르기로 합니다.
그의 인생은 아기로 인해 바뀌었습니다.
아이를 위해 바치기 시작한 인생,
그런 마음을 알아준 것인지
아이는 그가 바라던 이상으로 똑똑하게 자랍니다.
게다가 효녀입니다.
두 사람에 흐르는 피는 전혀 달랐지만,
그보다 좋은 부녀지간은 없다 싶을 정도로 말입니다.
이토록 훈훈한 부녀사이를 그냥 내버려둘 리 없습니다.
시련이 찾아옵니다.
아이의 친 부모가 나타납니다.
그것도 정말 잘사는, 부자인, 똑똑한 아이의 장래를 위해서라면 너무도 좋은 환경인.
아버지는 딸의 장래를 위해 싫다는 딸을 억지로 그 부모에게로 돌려보냅니다.
둘은 울면서 헤어집니다.
훗날, 아이가 보고픈 아비를 찾아 둘만의 보금 자리를 찾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이미 그 집을 떠나고 없습니다.
딸은 그저 아쉬운 얼굴로 돌아설 뿐입니다.
그 둘은 이대로 헤어지는 걸까요.
이대로 영영 만나지 못한 채 서로 갈 길 다른 인생을 살아가는 걸까요.
그런 걱정으로 마음이 엉망이 된 그때,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존 레논의 음악이 흐릅니다.
흑백 영상으로 노숙자였던 아버지가, 아기를 만나던 모습을 보여줍니다.
자막이 뜹니다.
헬로 베이비.
만약 내가 보고 싶은 거라면,
나도 너를 보고 싶어하는 거란다.
분명 분명 보고 싶은 거란다.
나는 분명히 울컥 했다. 목놓아 울지는 않았지만 눈에서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감기때문에 더렵혀진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았다. 눈 뿐만 아니라 코와 입에서 흘러내는 이물질을 한없이 닦아냈다. 이시은 님에게 짜릿하고 따뜻하게 인사하고프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당신의 행복을 빕니다.
76일차(11/24) 토
잠든시간/깨어난시간 11:00/04:40
~6:00 공원길 ~7:00 음악듣기 ~7:30 영웅 388~394쪽
만족/집중 4/3
서늘한 아침. 파카를 놔두고 운동복을 입는다. 하늘은 맑고 별빛마저 곱다. 차가운 바람이 가슴을 파고든다. 동쪽하늘에 걸친 사자자리와 그 북쪽에 놓인 북두칠성을 바라보며 산책을 나선다. 추위때문에 몸이 움추러든다. 더불어 마음마저 움츠러든다. 심호흡을 한번 하고 손을 크게 저어본다. 차가운 늦가을. 시린 새벽을 맞았다. 오늘은 이어폰을 통해 음악을 들으며 걸었다.
조용필의 노래 '꿈'을 자우림이 부르고 있다.
<저기 저 별은 나의 마음 알까? 나의 꿈을 알까? 괴로울 땐 슬픈 노래를 부른다. 이 세상 어디가 숲인지, 어디가 늪인지, 그 누구도 말을 않네. 화려한 도시를 그리며 찾아왔네. 그곳은 춥고도...>
온 몸을 들썩이며 노래속으로 빠져들었다.
이어진 곡은 윤도현의 '나는 나비'다.
<내 모습이 보이지 않아 앞길도 보이지 않아 나는 아주 작은 애벌레 살이 터져 허물 벗어 한 번 두 번 다시 나는 상처많은 번데기 추운 겨울이 다가와 힘겨울지도 몰라 봄바람이 불어오면 이제 나의 꿈을 찾아 날아....>
근래 들어 나를 의심해 본다. 내가 너무 감상적이지 않은가? 오늘도 울컥 해버렸다.
77일차(11/25) 일
10:30/4:40 ~8:20 성당길(미사참석)
만족/집중 4/4
춥다. 오늘 진짜 춥다. 파카를 걸치고도 볼따구를 얼리는 찬바람에 가슴까지 쪼그라든다. 휴일 새벽아침. 거리에 아무도 없다. 차도 없다. 바람이 분다. 저기 불빛이 있다. 성당이 있다.
앞에는 신부님이 있다. 나는 혼자 나만의 세계로 간다. 아이쿠~ 미안합니다. 집중한다. 마음을 비우고 무념의 극치로 치닫는다. 오래가지는 못한다. 잠시나마 평화를 느낀다.
돌아가는 길. 다시 길거리다. 날이 밝았다. 온 몸을 움직이며 걷는다. 흐느적~ 하느적~.
88일차(12/6) 목
10:30/4:40 ~5:40 반룡산 공원길 ~7:00 나의 방식으로 세상을 여는법 112쪽
만족/집중 4/4
문을 나선다. 새벽 하늘엔 오리온 자리가 보이지 않는다. 동쪽으로 사자자리와 북두칠성이 밝게 빛난다. 차가운 바람이 가슴속 깊이 들어와 온 몸을 휘감는다. 바람이 귀와 얼굴을 얼려버렸다. 아! 모자 안쓴것이 후회된다. 그래도 이 겨울이 좋다. 이 바람속에 잔잔한 재미와 훈훈한 정이 깃들어 있다. 이바람을 뚫고 지나가면 따뜻한 세상이 있다.
<죽게되리란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자기가 죽는다고 믿는 사람은 없다네. 만약 그렇게 맏는다면 우리는 다른 사람이 될 텐데...>-모리와 함께한 일요일에서-
"믿어라. 두려워 마라. 보고도 믿지 못하는 것을 보지 않고도 믿는다면 얼마나 행복하냐." 정확지 않은 성경 구절이 떠오른다.
89일차(12/7) 금
10:00/4:40 ~6:10 젤미마을 ~7:00 책읽기 나의방식으로 세상을 여는법 182~194
만족/집중 3/3
일찍 자면 일찍 일어난다. 4시경에 눈을 떠 누워있었다. 일어날까 말까 혼자 잠시 고민했다. 삶을 즐겁게 살기가 참 힘들다. 어제 간단한 회식때문에 속이 좀 않좋다. 출석체크를 하고 잠시 누웠다가 산책을 나섰다. 밖으로 나서자 마음이 편해진다. 혹시 걷는 것이 천복인가?
'나의 방식으로 새상을 여는 법' 20대, 너무 늦기 전에 찾아야 할 인생의 나침반. 나는 40대다. 나는 너무 늦었는가? 그렇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