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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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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3월 13일 02시 08분 등록
여기에 대한 나의 대답은 2006년 3월 8일 수요일을 기점으로 확실하게 '감' 잡았다. 그것이 이뤄지게 된 경위는 이러하다.


지금으로부터 8년전, 내가 대학입시로 괴로움에 몸부림 치던 고1 즈음이다. 책을 무척 좋아하는 나는 그런 괴로움을 '책'으로 달래곤 했다. '내가 왜 공부해야하는가? 나는 누구인지, 오ㅐ 사는지에 대해서도 모르는 판에 이까짓 수학, 영어, 지리가 가당키나 한 것인가?' 이것이 당시 내가 가진 딜레마이자, 최대의 고민사였다. 현실을 전복시키곤 싶으나, 용기와 신념이 받쳐주지 않은고로 나는 주로 책을 통해 현실을 도피하곤 했다.


그때 나의 레이다 망에 걸린 이래, 지금까지 쭉--걸려 있는 것이 '바람의 딸 시리즈'다. 저자는 '한비야'씨로 세계 방방곡곡, 그것도 오지로만 총 10여년을 돌아다녀 오지전문여행가로 이름을 날린 분이다. 여행기는 아다시피 각자의 시각과 가치관, 관점등 저자의 주관이 아주 철저하게 녹아드는 글이다. 같은 곳을 여행했더라도 자신이 본 아름다운 풍경만을 늘어놓는 사람이 있고, 자신이 만난 사람들을 주로 묘사하는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자신의 지식과 생각을 총동원해 '삶의 기술'을 기술하는 사람들도 있다.


한비야씨의 여행기를 관통하는 주된 테마는 '사람'이었다. 어딜가든 사람이 있기 때문에 그들과 관계를 맺고, 그것을 통해 우리는 알아가고 살아간다. 어딜가든 이 것이 통하며 사람은 다르되 같다는 것을 그의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나는 그의 글에서 느낄 수 있는 휴머니티가 좋았고, 글의 단순함과 경쾌함, 그러나 무겁지 않은 진중함이 좋았다.
야자시간에 담임 몰래, 밤새는 줄도 모르고 책을 읽으며, 결심했다.
"그래, 이사람을 만나자!"


나는 감화를 받은 사람들은 모두 나의 스승으로 삼는 경향이 있다.( 그들이 실제하든 실제하지 않든 상관없다. '캔디'도 나의 스승이었으니까.) 그래서 수첩에 그들의 이름을 빼곡히 써놓곤 그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마지막에는 그들과 의남매,혹은 사제지간으로 결속을 다지는 상상을 한다. 이것이 나의 결심만으로 충분치 않다는 것을 안다. 그것은 당시 나의 일상을 버티게 하는 즐거운 상상이자 말그대로 '꿈'일 뿐이었다.


그리고 2006년,
고등학교를 무사히 마치고, 대학교를 입학하고도 졸업할 때가 다 될 무렵. 내 주위의 사람들은 하나둘씩 자신의 꿈을 접어둔 채, 다른 사람들의 줄에 따라 가는 경우가 많아졌다. 자신의 줄을 이탈해, 다수의 줄을 향해 가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남기는 말이 있다.
"꿈은 꿈일 뿐이야. 현실을 제대로 바라봐야지. 어쩔 수 없잖아?"


먹고 사는 문제가 늘 발목을 잡는다.
나도 내줄을 이탈해야하는 잠시 고민할 즈음, 그러나 내가 나의 줄을 이탈하지 않게 만드는 사건이 한참 위에 써둔,
2006년 3월 8일에 일어났다.
그날은 한비야씨 북세미나에 참석한 날이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이미 눈치빠르신 분들이라면 대강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상상대로다.
나는 한비야씨를 만났고, 그의 사인이 담긴 책을 받았으며, 그와 포옹을 했고, 나의 메세지를 전달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었다. 한비야씨와 사진을 찍었고, 나의 명함을 전달했으며, 나의 이름을 각인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이것은 방송의 전파를 탔다!


한비야씨를 만나 포옹했을 때 나는 울컥해서 눈물을 흘렸다. '내가 드디어 한비야씨를 만났구나.' 하지만 이보다 나를 더 감격적으로 만들어 준 것은 내가 상상만 하던 '꿈'이 '실제'로 일어났다는 데 있었다.
그 꿈을 위해 내가 한 것이라곤, '결심'한 것과 그의 책을 열심히 본것, 레이다를 그를 향해 쭈삣 세워놓은 것 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나의 꿈은 8년만에 결실을 맺어 준것이다.



내가 만나고 싶어 하던 사람을 만났다!
이는 어찌 보면 사소한 일일 수도 있고, 일상의 해프닝에 하나로 치부될 수도 있는 일이다. 남들이 보면 뭐 그거 하나 때문에 이런 법석을 떠느냐 싶을 수도 있다. 그러나 누구도 그날의 나만큼 감격을 느낄 수가 없기에 그것을 애써 글로 적어 공유해보려 시도하는 것이다.



꿈을 꾸고, 꿈을 향해 가면서도, 늘 '이게 과연 될까?' 라는 자괴감, 사람들이 나에게 좀더 현실성을 가지라고 자신들의 줄로 나를 불러 세울 때, 충고라며 던지는 말속에서 느끼는 갖가지의 회의와 의심들이 나를 주춤거리게 만든다. 내가 꿈꾸지만, 과연 이게 이뤄질 수 있는 것일까? 내가 꿈꾸지 못할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닐까?
이렇게 조금씩 나의 꿈을 갉아먹는 '꿈기생충'을 단박에 물려쳐준 갓이 바로 위의 일들이다. 그러니 어찌 사소하다고 나의 개인적인 일로 넘길 수 있겠는가?
나의 꿈을 가지고, 어떠한 일에도 가슴을 팔지만 않는다면, 얼마의 세월이 걸리든 결국 꿈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것.
이 것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감도 잡고 대추도 잡았다.


붉은 악마의 구호가 아니다. 이건 진리다.


"꿈★은 이루어진다."














IP *.229.28.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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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기원
2006.03.13 11:56:07 *.7.28.25
귀자님의 꿈이야기 잘보았습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하지요.
저역씨 구본형소장님을 이렇게 만나고
지금은 더많은 연으로 역어가며 살아가고있습니다.
단지 책과 메스컴에서나 보는것에서 함께 호흡하고 한지붕에서 잠을자고 함께 여행하며 많은 것을 배울 수있었습니다.
단지 사소한 꿈에서 시작해었답니다.
새로운 스승을 만들어야한다는...
그래서 그분께 배우고 철학을 따라하며 내몸의 기질을 찾아보자하는 것에서...
그래요. 꿈은 이루워집니다.
간절하면 간절할 수록....
귀자님의 또다른 꿈이야기도 기대하겠습니다.

원하시는 꿈이 조금더 가까이 되시는 나날이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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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자식
2006.03.13 17:52:25 *.229.28.221
감사합니다. 숲기원님.
늘 힘이 되는 말씀만 해주시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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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영
2006.03.23 02:35:00 *.84.254.206
꿈은 이루어지자고 꾸는 거예요~ ^^;;;
안될게 무엇 있겠습니까...
무언가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그걸 돕는다자나요~ ^^

'어떠한 일에도 가슴을 팔지만 않는다면' ← 이 말 참 좋은데요~ ^^
↑ 중요중요 별다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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