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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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나는 우연히 떠오른 한 가지 생각을 자꾸 되새기게 되는데, 그것이 이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어느 날 문득 내가 너무 교훈적인 인간이 아닌가 하는 자문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남들 앞에서 늘 도덕적이고 모범적인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 모든 일을 '잘' 해야 하고 그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일'들을 '잘 하겠다'는 생각, '타의 모범'이 되고 '교훈'이 되겠다는 생각에 대해서 나는 이제까지 한 번도 의문을 가져보지 않았다. 혹 이런 것들이 나의 잘못이 아니었나 하는 반성을 이 나이게 되어서야 비로소 해본다.”
- 미술가 안 규철의 <그 남자의 가방>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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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그렇지만 늘 심각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들의 마음을 가만히 보면 ‘~을 해야 한다.’ ‘어떤 내가 되어야 한다.’ ‘어떻게 살아야 한다’와 같은 수많은 기준들이 낚시 바늘처럼 그 사람을 꿰고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아무리 아파도 회사는 가야한다’, ‘남에게 절대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 ‘나는 뭐든지 잘 해야 한다’와 같이 무척 경직되거나 가혹한 기준도 있습니다. 이들은 흔히 이러한 기준에 부합해야만 자신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고, 그렇지 못하면 자신을 단죄하곤 합니다. 그런데 도대체 이런 기준과 마음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요? 과연 그 사람의 생각일까요?
깊은 최면상태에서 암시를 걸면 최면이 깨고 난후 암시내용 대로 행동을 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에게 ‘당신은 최면이 깨어나 눈을 뜨면 창문을 엽니다.’라고 암시를 했다면 그는 최면에서 깨어나 창문을 열게 됩니다. 이때 그 사람에게 왜 창문을 열었느냐고 물으면 그 사람은 순간 ‘네. 실내가 좀 덥네요.’와 같이 그럴싸한 대답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정말 자신이 덥게 느꼈기 때문에 창문을 열었다고 믿게 됩니다. 하지만 진실은 무엇입니까? 스스로 행동한 것이 아니라 암시에 의해 한 행동이었습니다.
교류분석학자 에릭 번은 자아를 부모자아, 어른자아, 아이자아 세 상태로 구분하였습니다. 이중 부모자아는 합리적이고 사실에 근거한 어른 자아와 달리 어린 시절에 부모나 어른들의 가치관과 말, 그리고 행동 등이 무비판적으로 내면화되어 형성된 자아를 말합니다. 주로 통제, 금지, 비판의 기능이 강한 편입니다. 이는 아이의 인격발달에 필요하지만 성인이 되어서도 어른자아가 발달하지 못한 채 부모자아가 지배적이면 고지식하고 경직된 채 세상을 살아가게 됩니다. 안타깝지만 부모자아를 자신의 진정한 자아라고 생각하며 별다른 의문없이 그 기준대로 살아가기 위해 애를 쓸 것입니다.
당신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고, 어떤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그런데 정작 그 기준과 내용이 당신의 것일까요? 기준과 당위에 미치지 못하는 자신을 책망하는 것에서 벗어나 왜 그렇게 살아야 된다고 생각하는지 깊이 있는 고민을 해보세요. 그 질문과 고민이 정리될 수 있을 때 당신은 비로소 자기를 더 잘 받아들이고 자기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을테니까요.
- 2012. 5. 23. 당신의 마음을 깨우는 '문요한 에너지 플러스' 5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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