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은 김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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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열관이 끊임없이 제동을 건다. 쭉쭉 뻗어나갈려는 욕망에 계속 퉁을 놓는다.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망치면 어떻게 하냐고'
'책임 질거냐고'
흰 도화지는 나침반이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이냐고, 흰도화지는 나를 압박한다.
'지르자!'
조금씩 질러 나가면 도화지는 채워지리. 내 인생도 채워지리.
그림 그리기, 책 쓰기, 콘텐츠 만들기에서 먼저 해야할 일은 검열관을 죽이는 것이다. 비판과 상처 받은 영혼은, 끊임없이 검열관과 싸워야 한다. 콘텐츠를 만든다는 것은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검열관을 죽이거나 축소해나간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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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에 써놓았던 글입니다. 검열관은 모르겠지만, '무언가 반드시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은 많이 없어진듯합니다. 덕분에, 저는 어떤 성과를 바라지 않으면서도, 제가 원하는 삶을 살아갑니다.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영화도 만들고, 운동도 열심히 합니다 .과거에는 이런 활동을 통해 돈을 벌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해도, 돈이 들어가면 갑자기 하기 싫어집니다. 그 행위는 재미있을지 몰라도, 돈거래 하는 사람간의 관계는 항상 유쾌한 것만은 아닙니다. 수정사항도 많고, 터무니없는 요구를 할때도 있지요. 그럴때면,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해도, '내가 왜 이 일을 시작했을까?'라는 회의가 들것입니다.
하지만, 그림과 글, 영상으로는 돈을 벌지 않겠다고 마음먹으면 그 순간부터 순수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재미가 있으니까, 오래 지속합니다. 오래하면, 실력도 늡니다. 실력이 있으면 경제적인 가치도 생깁니다. 천복을 통한 경제적인 성과는 일반 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듭니다. 전혀 다른 방법으로 이루어지지요.
제 요즘 화두는, 과연 생업과 천복을 매칭시킬려고 애써야 하는가?라는 질문입니다. 그렇게 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억지로 연결시키기 보다는 생업과 천복은 차라리 분리시켜서 활동하는 것이 더 즐겁습니다.
돈이 아니라면, 천복을 찾을 일도 없습니다. 당장 하고 싶은 일은 누구나 직관적으로 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