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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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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3월 18일 06시 03분 등록
어제 저녁에 친구와 '해피투**'란 연극을 봤습니다. 보면서, 배우들이 참 심하게 '연기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웃기기도 했고, 나름대로 상큼한 재미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1시간 20분의 짧은 시간동안, 배우들의 과장된 말과 행동탓인지
'아~저 사람들이 지금 연극을 하는구나'란 자각이 수십번은 들었던 것습니다.
그러다보니 극에 몰입하지못하고, 정말로 관객이 되어서 평가를 하게 되더군요. 지난번에 본 연극과 비교가 되면서 '좋은 연기는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 모두 '허구'임을 알면서도, 우리는 어떤 모습을 자연스럽게 여기고, 어떤 배우들이 연기를 잘한다고 극찬을 하는 것일까.


일단 저는 김희애가 떠올랐습니다. 물론 여타 훌륭한 배우는 수도 없이 많지만 그녀가 보여준 분노, 슬픔 등이 가장 먼저 생각나더군요.

좋은 연기란 첫째, 자신에 얽매임 없이 완전히 대상에 몰입할줄 아는 것이다. 좋은 배우들 대부분이, 연기를 할때는 그 배역에 완전히 몰입한다고 합니다. 기존의 자신의 모습이 어떻든 간에 배연이 주어지면 그 배역만을 생각하고, 언행을 상상하고, 끊임없이 분석합니다. 이 과정에서 살을 빼기도 하고, 찌우기도 하는 것이겠죠.

그러자면 연기자는 좋은 모습,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줘선 안됩니다. 즐거운 모습, 기쁜 모습, 예쁜 모습 뿐 아니라 추한 모습,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까지 보여줘야 합니다. 우리 인간의 '희노애락'을 모두 담아내야 하는 거죠.
둘째, 우리인간의 희-노-애-락을 모두 담아내고 표현할 줄 안다.


여기까지 생각하다보니, 결국 우리 사는게 연극과 크게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는 우리 인생의 배우란 말을 합니다.이말이 갑자기 공감이 가면서 가슴에 팍 꽂혔죠.

우리는 '나'란 인간을 알아야 하고, 이를 가장 잘 표현하면서 살 권리자 의무가 있습니다. (이건 사회교과서 내용 같군요..ㅎㅎ)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자기에게 주어진 배역에도 충실하지 못하면서, 다른 배역이 더 멋지고 더크다고 하여 탐내기도 합니다.
희노애락을 자연스럽게 여기기 보다는 좋은모습만을 보여주려 애쓰기도 하지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지 못하고, 심하게 연출된 혹은 연기된 삶을 살아갑니다.


좋은 연기를 한다는 것,
나의 모습으로 살아간다는 것,

저역시 좋은 연기자는 아니었습니다.
IP *.229.28.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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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명수
2006.03.18 09:17:34 *.11.16.93
귀자님 반갑습니다.

무척 연극을 좋아하는 모양입니다.
저는 연극보다는 영화를 좋아하는데
여하튼 문화생활은 삶의 무게를 내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삶은 물론 연극이지요
그러나 보람된 삶은 한곳에 올인해야 한다는 사실에
동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비록 연기자가 희로애락 모두를 표현해야 된다고
말하지만 저의 연극에서는
좋은 모습, 아름다운 모습에
모두를 걸겠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내 삶은
어느 한쪽에다 승부를 걸어야 빛나니까요

귀자님도 좋은 모습과 아름다운 모습에
모두를 걸어보는 것이 어떨런지요

그래야 비록 연극같은 이 세상이
좀더 밝고 깨끗하게
펼쳐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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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자식
2006.03.18 22:22:49 *.77.164.161
저도 님의 말에 동의합니다. 저 또한 아름답게 살고 싶기에 이 곳을 찾는 것이기도 하지요. 제가 말한 희노애락의 표현은 약간 다른 의미였습니다. 저를 예로 들어볼게요. 우리에겐 감정이 있습니다.

화, 분노, 슬픔, 기쁨, 즐거움, 고통, 아름다움, 행복...이 모든게
감정입니다. 무척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대담이란 책에서 보니
'우울'을 느끼는 것 역시 매우 진화된 감정의 표현이라고 하더군요.

저는 될수있는한 부정적인 감정들이라 여겨지는 것은
피하거나 애써 무시해왔습니다.
화가 나면 화를 감추고, 슬픔은 애써 무시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뿐 아니라, 나 자신에게도
감정을 연기하려 햇지요. 좋은 모습, 아름다운 모습만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서요.

근데 그게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신의 모든 것을 인정하는데서부터 시작되는것 이라 생각합니다.

슬픔이든, 분노든 그것을 첫번째로 인정하고 나서야
그 에너지를 좋은 곳으로 바꾸든, 변화하든, 흘려보내든
그다음단계가 가능하다는 겁니다.


결론적으로 제가 말하고 싶어햇던 희노애락은
자연스러움, 건강함의 표현과 다른 말이 아니었습니다.
약간은 다른 핀트였지만
결론은 도명수님과 같은 의견아라 여겨지는데요...어떠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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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명수
2006.03.20 09:03:31 *.57.36.18
아하 귀한 자식이 귀자님이었군요

인간의 삶에 희로애락이 있음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우리는 이 네 글자를 피하고 살수는 없지요
그점에 전적으로 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그러나 보다 나은 삶을 갈구하는 사람에게
힘을 한 곳으로 모으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재능은 한 곳에 집중할 때
발휘되기 때문이죠

우리가 나타낼 수 있는 모든 감정은
우리의 노력여하에 따라 통제가
가능하다는 생각입니다.

나쁜감정을 표출하는 행위보다는
이것을 감추는 행위가 자신을 위해
좋지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임을 압니다.

그러나 이를 감추고 통제하는 능력을 기르면 기를수록
자신이 성장함을 느낌니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좋은 감정과 아름다움을 지고로 추구한다면
나쁜감정은 이들의 틈바구니에서 존재할 겨를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귀자님이 바라는 세상도 이런 것이 아닐까요?
그래서 귀한자식이라 이름 지은 것이 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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