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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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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3월 20일 09시 13분 등록
나는 선물이 될 수 있을까요?

언젠가 들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남태평양의 어느 섬나라 원주민들은 ‘가’라는 사람에게 선물을 받으면 ‘가’라는 사람에게 답례하는 것이 아니고 다른 이웃인 ‘나’라는 사람에게 선물합니다. 그걸 받은 ‘나’라는 사람은 다시 ‘다’라는 사람에게 주어야 하지요. 결국 선물은 돌고 돌아 최초로 선물한 ‘가’라는 사람에게 돌아옵니다. 모두가 선물했고, 모두가 선물을 받은 것이죠.

어느 나라에서는 유명한 선물게임이 있습니다. 선물을 받으면 그보다 많은 선물로 답례를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지는 거지요. 최종적인 승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갚지 못할 정도로 선물을 하는 겁니다. 그러면 승자는 누구일까? 아마 그 나라의 제일 부자일 것입니다. 그 나라 제일 부자는 자신이 가진 것 모두를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면 이길 수 있습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지금 선물의 홍수 속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하는 선물은 위와 같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의 선물은 지극히 대칭적이며, 대가적이죠. 선물을 주면 주는 사람에게만 답례하며, 심지어 10만원의 가치가 있는 선물을 주면 그 이상을 받으려는 속내를 갖고 있습니다.

이는 선물을 상업적 매개수단과 연결하는 데서 온 것이며, 또한 대가를 바라는 인간의 바람직하지 못한 심성에 바탕을 둔 것이죠.

그러한 단적인 예로 상업성을 교묘히 포장한 발렌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의 선물이며, 인간이 대가의 마음을 보여주는 선거철 또는 승진철 선물 돌리기입니다.

선물을 대가의 일종으로 이해하는 것처럼 나쁜 것은 없습니다. 선물은 대가성이 없다고 느낄 때 진정한 의미를 발산하죠. 더욱이 준다는 생각없이 주는 선물, 혹은 생각없이 주어지는 것을 받는 것이 진정한 선물의 극치입니다.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대가는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그래서 사랑은 연인의 선물이고 자녀는 부모님의 선물이며 학생은 선생님의 선물입니다. 직원도 회사의 선물이 될 수 있습니다.

자연은 진정 선물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수면을 스치는 부드러운 바람은 대기의 선물이고, 시원한 그늘은 나무의 선물이며, 들판에서 피어나는 향기는 꽃의 선물입니다. 이런 모습에서는 대가를 찾을 수 없습니다.

나도 사랑하고 싶고 자연이 되고 싶습니다. 나의 삶이 나를 둘러싼 타자들의 선물 속에 이루어지고 나의 삶이 타자들에 대한 선물이 되는 세상, 그러한 세상 속에 내가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작게는 오늘 만난 우리 연구원지망생의 선물이 되고 싶습니다.

과연 이러한 나의 소망이 딱딱한 도시콘크리트 공간 속에서는 불가능한 것일까요? 오늘도 몰고 가는 자가용 위의 도로에서는 이룰 수 없는 것일까요? 서로간이 선물이 되는 세상, 아마 이것이 우리가 만나고 모여야 할 이유가 될 것입니다.
IP *.57.3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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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기원
2006.03.21 00:20:27 *.190.172.111
명수님 이 큰 선물을 어찌 감당해야하나요.
이미 명수님은 저에게 선물이었습니다.
선물을 하는 것도 좋치만 상대가 원하는 것을 할 수있게 상대에게 충분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합니다. 명수님께서 올려주신 이 소중한글 처럼요.
명수님 계신곳 어디에서나 선물이 될 수있습니다.
선한마음, 행복한 웃음, 반가운 인사를 나눌 없는 곳은 없지요.
아무도 없다면 허공에다 할 수있지 않을까요.
언제나 선물이 될 수있는 나날이 되시기를...()...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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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영
2006.03.22 12:53:33 *.41.24.81
과연 이러한 나의 소망이 딱딱한 도시콘크리트 공간 속에서는 불가능한 것일까요? 아뇨! ^^

다른 사람의 선물이 되고자하는 도명수님의 예쁜 마음만으로도
이미, 이 세상 최고의 선물이 되었습니다! ^0^

그 어느곳에서
이렇게 따뜻한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을 쉽게 만날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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