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암 홍정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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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에세이11 - 4월20일
260 * 360 / 연필
모든 일이 그렇듯 마음을 비우면 더 잘되는 것 같습니다.
그림도 그런 것 갔습니다.
잘 그려야지 하는 집착에서 오는 부담에서 벗어나 이미지에 집중할 수 있어서인 것 같습니다.
얼굴을 그린다는 것은 참 재미있고도 어려운 일입니다.
오늘 사부님을 그리며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는 동안 몇 번이고 사부님께서 왔다가셨습니다.
찡긋 웃는 웃음에도 나타났다가 문득 어느새 사라집니다.
두터운 입술에 문득, 시원한 이마와 머리카락에도, 봉추같은 눈썹에도 번번히 나타나셨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그러는 동안 욕심이 생겨버린 것 같습니다.
그곳만 신나서 그리다보면 갑자기 낯선 사람이 앞에 있습니다.
좋았던 기분이 팍 상합니다.
누가 볼까 부끄럽고, 이것밖에 안 되는 실력에 한심합니다.
또 다시 한 참을 바라보다 어디가 잘 못 되었는지 살펴보고 조금씩 수정하기를 거듭합니다.
사부님께서는 아마 이 그림을 좋아해주실 것 같습니다.
‘얼굴의 화가’라고 해주신 그 말씀.
결코 거짓이 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이제야 ‘마음이 얼굴이고 시간이 얼굴인 것’을 제가 감 잡았거든요
선생님은 정말 행복한 분이시네요.
그림으로 누군가를 추모할 수 있는 홍정길님도 그렇구요.
13일에 올린 그림은 정열적인 눈동자와 손등에 부숭한 털까지 잘 묘사되어 선생님의 강인한 면이 부각되었다면,
이번 그림은 세련된 모습에 다정한 웃음이 일품이라 둘 다 참 좋습니다.
제 블로그에 옮겨 놓고 오래도록 지켜 보아도 되겠지요 http://mitan.tistory.com/
'얼굴의 화가'!
세상에 초상화를 그리는 사람은 많아도 이렇게 애정이 담뿍 들어 간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님의 재능이 삶을 곧추세우는 기둥이 되고, 세상을 더욱 아름답게 할 수 있는 비밀이 그 네이밍 속에서 느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