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란바다
- 조회 수 3396
- 댓글 수 4
- 추천 수 0
이 글은 2005년에 나에게 도움을 주신 분의 홈페이지에 올렸던 글입니다. 치열하게 고민하던 와중에 있던 저에게 배려의 마음을 보여주신 분이었지요. 제게는 인생의 멘토이시지요. 제 기억이 맞는다면 구본형 선생님과 몽골여행에도 동반하셨을 것입니다. 이 글의 일부를 수정하여 이 곳에 게재하는 작은 이유인 셈입니다.
저는 15년의 승선 생활을 하였고 마지막 몇 년은 선장(Captain)으로 근무를 하였습니다. 한꺼번에 닥친 여러 가지 사유로 인해 직업을 바꾸는 과정에서 참 많이 헤매었던 것 같습니다. 여기를 찾는 많은 분들에게 자신을 탐색하는 시간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저 역시 아직도 탐색의 과정 중에 있지만 그것이 더 나은 나를 만들어 나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건전한 고민은 미래의 당신에게 큰 선물이 될 것입니다.
===================================================================
- 인생은 항해 -
인생을 항해(航海)와 같다고 얘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도 풍파를 헤쳐 나가는 과정을 두고 비유한 것이겠지요. 물론 항해의 전 과정은 인생과 흡사한 면이 너무 많지요. 순탄한 항해가 있는 반면 도저히 감당하지 못할 것 같은 일과 예기치 못한 상황들의 발생.
하지만 항해사들에게 그 비유는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것과는 또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항해의 학술적 정의는 대충 ‘지구상의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선박을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이동시키는 행위’입니다. 그런 항해를 성공적으로 성취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선박의 위치(位置)를 결정하는 일입니다. 그래야 가야 할 곳을 향해 취해야 할 침로(針路)를 비롯한 모든 사항이 결정 되겠지요.
초기에는 육지의 연안을 따라서 항해하는 방법으로 선박의 위치를 결정하였고, 뒤이어 역사상 위대한 항해자들에 의해 대양을 가로 지르는 항로가 개척되었지요. 이 경우 참고할 것이라고는 천공의 해와 달 그리고 별 뿐이었겠지요. 전자를 지문항해라 하고 후자를 천문항해라 합니다. 천문항해에는 천체의 고도를 재기 위한 측정기인 육분의(sextant)와 정밀한 시계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한 때 정밀한 시계를 개발하는데 엄청난 현상금이 걸렸던 적도 있지요.
세계대전을 겪으며 인류는 레이더를 개발해서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위치를 결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울러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육상 기지국의 전파를 수신해서 선박의 위치를 결정하는 방법도 개발 되었지요. 요즘 핸드폰의 위치 추적 방식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겠지요. 이른바 전파항해의 시대가 열린 것인데, 좀 더 정밀한 위치를 원했던 인류는 인공위성을 활용하는 방법까지 개발하기에 이릅니다. 드디어 위성항법의 시대가 도래합니다. 이런 각종 항법들은 처음에는 군사적인 필요에 의해서 개발 되었고, 이를 시간이 지나면서 상업적으로도 활용한 것이 대부분입니다. 지금 상업적으로 널리 이용되는 GPS가 대표적인 예지요.
선박에서 이런 각종 항법들을 활용하여 위치를 확인하는데 최선을 다하는 것은 가야 할 곳을 제대로 찾아가기 위한 목적 때문입니다. 인생이 항해와 같다고 할 때 항해사들은 본능적으로 ‘위치확인’을 떠 올립니다. 내가 현재 어디 있는지를 아는 것, 경우에 따라서는 분수를 아는 것 혹은 내 파이의 크기를 파악하는 것이 다 여기에 포함되겠지요.
인생을 항해와 비유하는 말을 들으면 나는 얼마나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데 노력하였을까 하는 의문을 가집니다. 지문, 천문, 전파, 위성 그 어떤 것이 되었든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위치를 확인하려 애쓰던 항해사로서의 내 모습이 인생에는 얼마나 투영되었는지 자문해 보지 않을 수 없답니다.
목표점에 대한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얼마 전부터 나는 현재의 위치를 가늠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초기에 제 상담을 맡아주셨던 P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활용한 도구들(MBTI, STRONG, STRENGTH FINDER 그리고 여러 유익한 책들)은 내 항해의 위치확인 시스템이 됩니다. 물론 내 항해의 키를 잡으신 분은 오직 한 분, 초월적인 존재이십니다. 하지만 그 분께서 내게 맡기신 역할을 찾아내고 훌륭히 수행해내는 것은 제 몫이겠지요.
별을 이용해서 위치를 결정할 때는 적어도 3개의 별을 관측합니다. 그러면 해도(海圖) 위에는 세 개의 위치선이 이룬 삼각형 하나가 남습니다. 최종적으로 계산을 거쳐 그 삼각형 내부에 점을 찍게 되면 그것이 그 선박의 위치이지요. 저는 현재 삼각형 하나를 겨우 완성해가는 중입니다. 그것이 정확한 삼각형인지도 모르고 마지막 점을 찍기까지 또 얼마의 시간이 필요한지도 모릅니다. 별을 관측할 때도 관측자의 실수나 측정기기의 오차나 부정확한 시계 등이 원인이 되어 엉뚱한 위치를 결정하기도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너무 어둡거나 너무 높거나 낮은 고도여서 관측에 부적합한 별을 선정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면 경험 많은 선장이 그 오차를 수정해 주겠지요. 이 홈피 또한 많은 사람들에게 그런 길잡이 역할을 해낼 것을 기대합니다.
제 작은 딸 아이 이름은 ‘시리우스 (Sirius)'입니다. 큰 개 자리에 속해있고, 항해 관측용 붙박이 별 중에서 가장 밝은 별이지요. 위성항법을 주로 사용하는 요즘에는 잘 모르는 항해사들도 많지만 예전의 항해사들에게는 하늘의 등대와 같은 별입니다. 저는 우리 아이가 타인에게 등대와 같은 존재가 되기를 바랬습니다. 많은 부모들이 그러하듯 저 자신이 못 갖춘 덕목을 아이에게 투영한 것이지요. 우리나라에서는 가을이 지나면서 늦은 저녁 남동쪽 하늘에서 이 별을 볼 수 있습니다. 오리온 자리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빛을 발하는 이 별은 나에게 언제나 희망이 됩니다.
부지깽이님이 얘기하시는 비전을 제 언어로 풀자면 아마도 목적한 항구(Destination Port)가 될 것이고, 비전에 이르는 여정에 자리매김하는 이정표는 등대로 해석될 것 같네요. (다시 읽다 보니 문득 생각나서 덧붙입니다 ㅋㅋ)
여러분 가슴에도 아름다운 등대 하나 밝혀져 있기를 기도합니다.
IP *.19.204.188
저는 15년의 승선 생활을 하였고 마지막 몇 년은 선장(Captain)으로 근무를 하였습니다. 한꺼번에 닥친 여러 가지 사유로 인해 직업을 바꾸는 과정에서 참 많이 헤매었던 것 같습니다. 여기를 찾는 많은 분들에게 자신을 탐색하는 시간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저 역시 아직도 탐색의 과정 중에 있지만 그것이 더 나은 나를 만들어 나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건전한 고민은 미래의 당신에게 큰 선물이 될 것입니다.
===================================================================
- 인생은 항해 -
인생을 항해(航海)와 같다고 얘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도 풍파를 헤쳐 나가는 과정을 두고 비유한 것이겠지요. 물론 항해의 전 과정은 인생과 흡사한 면이 너무 많지요. 순탄한 항해가 있는 반면 도저히 감당하지 못할 것 같은 일과 예기치 못한 상황들의 발생.
하지만 항해사들에게 그 비유는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것과는 또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항해의 학술적 정의는 대충 ‘지구상의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선박을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이동시키는 행위’입니다. 그런 항해를 성공적으로 성취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선박의 위치(位置)를 결정하는 일입니다. 그래야 가야 할 곳을 향해 취해야 할 침로(針路)를 비롯한 모든 사항이 결정 되겠지요.
초기에는 육지의 연안을 따라서 항해하는 방법으로 선박의 위치를 결정하였고, 뒤이어 역사상 위대한 항해자들에 의해 대양을 가로 지르는 항로가 개척되었지요. 이 경우 참고할 것이라고는 천공의 해와 달 그리고 별 뿐이었겠지요. 전자를 지문항해라 하고 후자를 천문항해라 합니다. 천문항해에는 천체의 고도를 재기 위한 측정기인 육분의(sextant)와 정밀한 시계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한 때 정밀한 시계를 개발하는데 엄청난 현상금이 걸렸던 적도 있지요.
세계대전을 겪으며 인류는 레이더를 개발해서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위치를 결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울러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육상 기지국의 전파를 수신해서 선박의 위치를 결정하는 방법도 개발 되었지요. 요즘 핸드폰의 위치 추적 방식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겠지요. 이른바 전파항해의 시대가 열린 것인데, 좀 더 정밀한 위치를 원했던 인류는 인공위성을 활용하는 방법까지 개발하기에 이릅니다. 드디어 위성항법의 시대가 도래합니다. 이런 각종 항법들은 처음에는 군사적인 필요에 의해서 개발 되었고, 이를 시간이 지나면서 상업적으로도 활용한 것이 대부분입니다. 지금 상업적으로 널리 이용되는 GPS가 대표적인 예지요.
선박에서 이런 각종 항법들을 활용하여 위치를 확인하는데 최선을 다하는 것은 가야 할 곳을 제대로 찾아가기 위한 목적 때문입니다. 인생이 항해와 같다고 할 때 항해사들은 본능적으로 ‘위치확인’을 떠 올립니다. 내가 현재 어디 있는지를 아는 것, 경우에 따라서는 분수를 아는 것 혹은 내 파이의 크기를 파악하는 것이 다 여기에 포함되겠지요.
인생을 항해와 비유하는 말을 들으면 나는 얼마나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데 노력하였을까 하는 의문을 가집니다. 지문, 천문, 전파, 위성 그 어떤 것이 되었든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위치를 확인하려 애쓰던 항해사로서의 내 모습이 인생에는 얼마나 투영되었는지 자문해 보지 않을 수 없답니다.
목표점에 대한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얼마 전부터 나는 현재의 위치를 가늠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초기에 제 상담을 맡아주셨던 P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활용한 도구들(MBTI, STRONG, STRENGTH FINDER 그리고 여러 유익한 책들)은 내 항해의 위치확인 시스템이 됩니다. 물론 내 항해의 키를 잡으신 분은 오직 한 분, 초월적인 존재이십니다. 하지만 그 분께서 내게 맡기신 역할을 찾아내고 훌륭히 수행해내는 것은 제 몫이겠지요.
별을 이용해서 위치를 결정할 때는 적어도 3개의 별을 관측합니다. 그러면 해도(海圖) 위에는 세 개의 위치선이 이룬 삼각형 하나가 남습니다. 최종적으로 계산을 거쳐 그 삼각형 내부에 점을 찍게 되면 그것이 그 선박의 위치이지요. 저는 현재 삼각형 하나를 겨우 완성해가는 중입니다. 그것이 정확한 삼각형인지도 모르고 마지막 점을 찍기까지 또 얼마의 시간이 필요한지도 모릅니다. 별을 관측할 때도 관측자의 실수나 측정기기의 오차나 부정확한 시계 등이 원인이 되어 엉뚱한 위치를 결정하기도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너무 어둡거나 너무 높거나 낮은 고도여서 관측에 부적합한 별을 선정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면 경험 많은 선장이 그 오차를 수정해 주겠지요. 이 홈피 또한 많은 사람들에게 그런 길잡이 역할을 해낼 것을 기대합니다.
제 작은 딸 아이 이름은 ‘시리우스 (Sirius)'입니다. 큰 개 자리에 속해있고, 항해 관측용 붙박이 별 중에서 가장 밝은 별이지요. 위성항법을 주로 사용하는 요즘에는 잘 모르는 항해사들도 많지만 예전의 항해사들에게는 하늘의 등대와 같은 별입니다. 저는 우리 아이가 타인에게 등대와 같은 존재가 되기를 바랬습니다. 많은 부모들이 그러하듯 저 자신이 못 갖춘 덕목을 아이에게 투영한 것이지요. 우리나라에서는 가을이 지나면서 늦은 저녁 남동쪽 하늘에서 이 별을 볼 수 있습니다. 오리온 자리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빛을 발하는 이 별은 나에게 언제나 희망이 됩니다.
부지깽이님이 얘기하시는 비전을 제 언어로 풀자면 아마도 목적한 항구(Destination Port)가 될 것이고, 비전에 이르는 여정에 자리매김하는 이정표는 등대로 해석될 것 같네요. (다시 읽다 보니 문득 생각나서 덧붙입니다 ㅋㅋ)
여러분 가슴에도 아름다운 등대 하나 밝혀져 있기를 기도합니다.
댓글
4 건
댓글 닫기
댓글 보기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729 | 생각 [3] | 백산 | 2007.06.28 | 2237 |
1728 | 한국의 3대사찰 송광사를 찾으며 [4] | 도명수 | 2007.06.27 | 4386 |
1727 | 11:53 지하철 풍경 [5] | 다뎀뵤 | 2007.06.27 | 2447 |
1726 | [34] 나는 구본형 문화대학 다닌다.(신문을 보다가) [7] | 써니 | 2007.06.20 | 2308 |
1725 | 부정적인 은유도 때론 긍정적일 수 있다 [2] | 꿈꾸는 간디 오성민 | 2007.06.20 | 2034 |
1724 | 마지막 시험을 치고서 [10] | 김귀자 | 2007.06.19 | 3011 |
1723 | 왜착한사람에게 나쁜일이 일어날까? [9] | 기원 | 2007.06.18 | 2457 |
1722 | 타인의 기억속의 내 모습 [4] | 김나경 | 2007.06.17 | 2671 |
1721 | 강냉이와 녹차 [6] | 한명석 | 2007.06.17 | 2066 |
1720 | 20/20 페차쿠차 나이트, 서울 [7] | 김유석 | 2007.06.17 | 3855 |
1719 | 39TH SOUNDDAY [1] | 김유석 | 2007.06.17 | 1860 |
1718 | 16비트로 보는 세상 [3] | 한정화 | 2007.06.15 | 2113 |
1717 | 일상 속 보이지 않는 것들 [11] | 오윤 | 2007.06.14 | 2102 |
» | 인생은 항해 [4] | 파란바다 | 2007.06.12 | 3396 |
1715 | 비즈니스는 고객이다 [5] | 자로 | 2007.06.11 | 2159 |
1714 | 대체의학 강연을 듣고 [3] | 김지현 | 2007.06.09 | 2056 |
1713 | 언제 어디서나 주인이 되라 [1] | 꿈꾸는 간디 오성민 | 2007.06.09 | 2276 |
1712 | 표절 [5] | 귀귀_90002 | 2007.06.09 | 2046 |
1711 | 인생은 B to D 이다 [11] | 귀귀 | 2007.06.07 | 2323 |
1710 | 사람의 마음을 얻어오려면 [9] | 한명석 | 2007.06.05 | 24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