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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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ye, 사진/양경수>
"아빠, 나 4학년 되면 핸드폰 사줘."
"핸드폰은 원래 중학교 가면 사는거야. 초등학교 때는 친구들과 맨날 같이 놀고 근처에 있는데 핸드폰이 왜 필요해?"
"아니 그러니까. 친구들이 다 사면 나도 사기로 했어. 엄마랑."
"그러지 말고 그때까지 종이컵에다가 실을 연결해서 전화기로 써~"
내가 장난삼아 얘기했습니다.
"아~ 씨"
민호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습니다.
분명 이건 "씨"라는 쌍시옷 발음의 탄성이었습니다.
"민호야 그건 욕 아니냐?"
아이는 크게 웃기 시작합니다. 온 몸의 균형을 잃고 웃어 댔습니다.
"내가 심장이 막히면서 '아~ 씨'가 저절로 나왔어. 나도 놀랬어. 내가 왜 그랬는지."
그러고는 계속 깔깔 넘어질 듯 배꼽을 잡습니다.
이 마주이야기를 다시 읽을 때 마다 민호는 웃음보가 터집니다.
자신이 욕을 했다는 사실이 너무 재밌나 봅니다.
하면 안되는, 하면 혼난다고 생각했던 말들을 자연스럽게 터뜨렸고, 들어주었고, 함께 웃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