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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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소녀가
아직 국민학교도 안들어 갔을 무렵
하루는 나를 보고
----할아버지는 유명하다면서?
그러길래
----유명이 무엇인데?
하였더니
----몰라!
란다. 그래 나는
----그거 안좋은 거야!
하고 말해 주었다.
올해 그 애는 여중 2학년이 되어서
교과서에 실린 내 시를 배우게 됐는데
자기가 그 작자를 잘 안다고 그랬단다.
----그래서 뭐라고 그랬니?
하고 물었더니
----그저 보통 할아버진데, 어찌보면
그 모습이 혼자 노는 소년 같아!
라고 했단다.
나는 그 대답이 너무 흐뭇해서
----잘 했어! 고마워!
라고 칭찬을 해 주고는
그날 종일이 유쾌했다.
**********************************************************
재수시절 그 각박했던 때
국어 담당 선생님은 강의실에 들어서시자마자 이 시를 낭독하셨지요.
소녀와 구상 시인의 흐뭇한 정경이 자꾸자꾸 그려지고
혼자 종일이 유쾌했을 시인에 나도 종일이 유쾌했더랬습니다.
결국
야간자율학습 배신하고
서점엘 갔고,
재수생은 시집들고 집으로 갑니다.
몇달 후
'유치찬란'하게 삼수생으로 향합니다.- 시집 이름이 <유치찬란>
IP *.16.147.138
아직 국민학교도 안들어 갔을 무렵
하루는 나를 보고
----할아버지는 유명하다면서?
그러길래
----유명이 무엇인데?
하였더니
----몰라!
란다. 그래 나는
----그거 안좋은 거야!
하고 말해 주었다.
올해 그 애는 여중 2학년이 되어서
교과서에 실린 내 시를 배우게 됐는데
자기가 그 작자를 잘 안다고 그랬단다.
----그래서 뭐라고 그랬니?
하고 물었더니
----그저 보통 할아버진데, 어찌보면
그 모습이 혼자 노는 소년 같아!
라고 했단다.
나는 그 대답이 너무 흐뭇해서
----잘 했어! 고마워!
라고 칭찬을 해 주고는
그날 종일이 유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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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시절 그 각박했던 때
국어 담당 선생님은 강의실에 들어서시자마자 이 시를 낭독하셨지요.
소녀와 구상 시인의 흐뭇한 정경이 자꾸자꾸 그려지고
혼자 종일이 유쾌했을 시인에 나도 종일이 유쾌했더랬습니다.
결국
야간자율학습 배신하고
서점엘 갔고,
재수생은 시집들고 집으로 갑니다.
몇달 후
'유치찬란'하게 삼수생으로 향합니다.- 시집 이름이 <유치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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