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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0월 24일 12시 03분 등록

가을 산으로 들어섰습니다. 석양이 지고 있었습니다. 중년의 부부가 석벽에 앉아 나란히 가부좌를 틀고 지는 해를 향해 명상에 빠져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작은 개 하나가 신나게 작은 방울을 울리며 산길을 오르는 것을 보았습니다. 한 아줌마가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산길을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갈림길에 이르러 한 남자가 내게 물었습니다. 그가 가고자 하는 곳으로 가려면 내려온 길을 되집어 30분은 반대로 올라가야합니다. 아직 어린 두 아이와 이미 지친 기색이 역력한 아내를 데리고 온 길을 다시 가야하는 남자의 눈에 잠깐 난감한 기색이 내비칩니다.

그리고 해는 이미 가장 높은 산봉우리를 넘어가고 있으니 능선을 따라갈 때는 아직 밝겠지만 반대쪽 계곡으로 접어들면 이미 어두운 길이 되고 말 것입니다. 잠시 망설이던 그들은 되집어 다시 오르고 나도 내 길로 내려섰습니다.

날은 곧 어두어 졌습니다. 오는 내내 같이 데리고 내려올 걸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험한 길도 아니고 긴 길도 아니어서 고생을 조금 하겠지만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으니 되었다 싶었습니다.

길은 느닷없는 곳에서 결정을 요구하고 난감한 곳으로 종종 우리를 인도 합니다. 해가 질 때까지, 그리하여 지치고 화나고 두려울 때 까지 우리를 놓아두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길이 있어 되돌아 갈 수 있고 길이 있어 우연히 다른 세계로 발을 들여 밀게 합니다. 사람들 길가는 모습이 다 다르듯, 개도 자신의 길을 즐기 듯, 길은 즐길 때 비로소 자신의 인생이 됩니다.

IP *.229.14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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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진
2005.10.24 15:48:34 *.125.77.95
길을 즐길 때 비로소 자신의 인생이 됩니다.

다시 한번 이 말의 뜻을 되새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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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기원
2005.10.24 21:02:00 *.107.106.100
삶에 길
모두의 길에서
너무나 벋어나지 않으면서도
나만삶의 길이 될 수있는 법을 찾을 수있게하여
그 길이 다른 분들에게 안내의 길이 되면 좋겠습니다.
늘 나를 돌아보는 길을 찾고 즐 길 수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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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용
2005.10.25 11:36:20 *.99.120.184
일상의 일에서도 생각의 폭과 깊이가 다름은 내공의 차이인가요? 관심의 차이인가요? 성격의 차이인가요? 항상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 사람냄새가 물씬 풍기고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한 느낌을 받습니다. 하루 하루 일상속에서 나름대로의 의미를 음미하면서 살아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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