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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23일 11시 47분 등록

여행길에서



우리의 삶은

늘 찾으면서 떠나고

찾으면서 끝나지




진부해서 지루했던

사랑의 표현도

새로이 해보고

달밤에 배꽃 지듯

흩날리며 사라졌던

나의 시간들도

새로이 사랑하며

걸어가는 여행길




어디엘 가면

행복을 만날까




이 세상 어디에도

집은 없는데……

집을 찾는 동안의 행복을

우리는 늘 놓치면서 사는 게 아닐까

*

중국 여행을 떠나며 이해인 시인의 시선집을 가방에 챙겼습니다.
참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면 그 풍경 안에 머무르며 시를 읽었습니다.
'여행길에서'는 나의 마음에 들어왔던 시들 중 하나입니다.

한 구절, 한 구절이 가슴에 울림을 주었습니다.
찾으면서 시작된 삶이 찾으면서 끝난다는 시인의 말.
그 찾음은 자신이 뜻한 것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요.

뜻한 것이든, 아니든
과정에서 의미와 행복을 발견하는 것이 生임을 안다면
죽음도 새롭게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중학교 은사님을 찾으며 시작된 2008년 스승의 날.
하늘나라에 계시다는 슬픈 소식을 접하며 슬픈 날이 되었지요.
아직 이 슬픔의 까닭을 찾지 못하여 슬픔이 끝나지 않은가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주어진 오늘 하루를
어제와는 다른 마음으로 사랑하며
또 하나의 여행길을 떠납니다. 24시간 동안의 여행을.

행복을 찾느라 행복을 잊지 않기를.
내일의 행복을 준비하느라 오늘을 놓치지 않기를.
지금 여기에서의 행복을 힘껏 선택하기를.

IP *.166.8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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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
2008.05.23 13:02:29 *.161.251.192
"아름답다"라는 말로는 차마 부족한 절경들의 향연이
신이 창조해낸 조각품이었지.

먼 망망대해가 펼쳐지고 파도는 쉼없이 부딪치는 그곳에서
너가 이 시를 읽어 주었을때...
이 시가 내안에 들어와 또 다른 시를 낳았지.

하나의 끝은 또 다른 끝을 낳는다는 진시황제 기념비에 쓰여있던 글처럼..
다시 돌아온 일상에서 또 하나의 여행길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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