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운 이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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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길에서
우리의 삶은
늘 찾으면서 떠나고
찾으면서 끝나지
진부해서 지루했던
사랑의 표현도
새로이 해보고
달밤에 배꽃 지듯
흩날리며 사라졌던
나의 시간들도
새로이 사랑하며
걸어가는 여행길
어디엘 가면
행복을 만날까
이 세상 어디에도
집은 없는데……
집을 찾는 동안의 행복을
우리는 늘 놓치면서 사는 게 아닐까
*
중국 여행을 떠나며 이해인 시인의 시선집을 가방에 챙겼습니다.
참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면 그 풍경 안에 머무르며 시를 읽었습니다.
'여행길에서'는 나의 마음에 들어왔던 시들 중 하나입니다.
한 구절, 한 구절이 가슴에 울림을 주었습니다.
찾으면서 시작된 삶이 찾으면서 끝난다는 시인의 말.
그 찾음은 자신이 뜻한 것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요.
뜻한 것이든, 아니든
과정에서 의미와 행복을 발견하는 것이 生임을 안다면
죽음도 새롭게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중학교 은사님을 찾으며 시작된 2008년 스승의 날.
하늘나라에 계시다는 슬픈 소식을 접하며 슬픈 날이 되었지요.
아직 이 슬픔의 까닭을 찾지 못하여 슬픔이 끝나지 않은가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주어진 오늘 하루를
어제와는 다른 마음으로 사랑하며
또 하나의 여행길을 떠납니다. 24시간 동안의 여행을.
행복을 찾느라 행복을 잊지 않기를.
내일의 행복을 준비하느라 오늘을 놓치지 않기를.
지금 여기에서의 행복을 힘껏 선택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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