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essay - 내용, 형식. 둘다 중요하다.

(http://maumdoduk.egloos.com/ 캘리그라피 출처)

직장 다닐때 일입니다. 보고서를 작성해서, 상사에게 전달했습니다. 상사는 내용은 보지 않고, 오자와 맞춤법을 지적하더군요. 고쳐서 갔는데, 또 같은 부분을 지적합니다. '다 작성을 하면, 모니터에서만 말고, 출력해서도 확인해'라고 하더군요. 저는 못마땅했습니다. '내용이 중요하지, 맞춤법이 대수인가?'라고 생각했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제가 팀장이 되고, 보고서를 받을 입장이 되었습니다. 직원이 보고서를 제출했는데,저처럼 오자가 잔뜩 있더군요. 그 순간 받은 느낌은 이렇습니다.

'이 사람은 나를 어떻게 보고, 이렇게 가볍게 행동할까?'

사업체를 운영하면, 원하지 않는 능력이 생깁니다. 직원들의 손끝만 봐도 무슨 생각하는지 안다는 것이지요. 행동거지와 눈빛, 말투, 근무시간을 지키는 태도, 퇴근후 유니폼을 벗어놓은 모습, 저에게는 이런 행동들이 인사고과가 됩니다. 작은 기업에 인사고과라 해보았자, 별거 없지만 그래도 많은 시간을 일터에서 보내는데, 사장이 이쁘게 봐주지 않으면 참 피곤할 겁니다.대기업에서 임원이 되는 사람들은, 성과를 내는 사람이 아니라고 합니다. '한결 같은 사람'이 된다고 하더군요. 저도 직원을 뽑을때, 능력 보다는, 상식적이고, 예측가능한 사람을 선호합니다.

모든 만물은 '격格이 있습니다.' 격은 태도이며, 그릇이고, 보기 좋은 디자인 입니다. 훌륭한 격은 훌륭한 쓰임과 대접을 받습니다. 그래서 사람의 격을 인격이라고 합니다. 정보의 격(그릇, 매체)은, 서체입니다. 서체는 내용을 담는 그릇입니다. 스티븐잡스의 디자인 감각은 서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정리하고, 가다듬어서, 보기 좋은 격을 만든 것이 그가 한 일입니다.서체는 모든 디자인의 시작입니다.

저에게는 두가지 욕망이 있습니다. 하나는 세상의 이야기를 최대한 많이 수집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그 이야기를 보기 좋게 정리 하는 것입니다. 전자는 콘텐츠이고, 후자는 디자인입니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군요. 작가는 콘텐츠를 많이 확보해서, 잘 정리하는 사람.

(김인건 페이스북)

(아래, 일주일치 드로잉)